회덕에 다녀와서
오늘 서울에 가지 않는다는 것을 며칠 전에야 알았다. 회덕에 간다고 하니 대충 동춘당과 남간정사는 갈 것이라고 예상을 할 수 있었다. 금요일에야 대전으로 돌아왔고,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밤늦게야 조사를 했다. 오늘 늦잠을 자서 조금만 늦었으면 지각을 해서 차를 놓쳤을 것이다.
맨 처음에는 비래동 고인돌에 갔다. 비래동고인돌까지 찾아가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고인돌 앞에 밭이 있어서 들어가기가 힘들었다. 비래동고인돌에 구멍 여러 개가 있는데, 이를 성혈이라고 한다. 성혈에는 무언가를 기원하는 뜻이 있다. 비래동 고인돌에는 그런 성혈이 약 24개가 있다. 비래동고인돌은 무지석식 고인돌에 속한다.
우리는 호연재김씨 시비를 보러 버스에 다시 탔다. 호연재는 조선 후기의 시인으소써, 안동 김 씨로 지낸 김성달의 딸이다. 김호연재가 쓴 시는 약 190개가 있는데, 가장 대표전인 시가 <야음> 이다. 우리는 한 명씩 나와서 <야음> 이라는 시를 낭송했다. 불안하고, 떨리고, 부끄럽고……. 온갖 생각이 다 떠올랐다. 칭찬을 듣긴 했지만........
동춘당은 1643년(인조21)에 송준길선생이 38세 때 지은 별당 건물이다. 동춘당에서는 평면도와 정면도 그리기, 대청마루가 있는 방만 몇 칸인지 구하기, 벽이 꺾어져 있는 이유 구하기 등 많은 재미있는 활동을 했다. 그 중에 정면도를 그리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나는 동춘당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점심에는 한식뷔페를 먹는다고 하였다. 한식뷔페를 먹는다고 하니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정작 음식점에 가 보니 내가 기대했던 거와는 영 딴판이었다. 식욕이 생기지 않아 1접시만 먹고 밖으로 나왔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남간정사에 갔다. 남간정사는 1683년(숙종9)에 송시열 선생이 유림과 제자들을 모아 학문을 가르치기 위하여 세운 곳이다. 오늘날 선생이 사셨던 곳은 우암사적공원으로 조성되었다. 송시열 선생은 효종대왕과 함께 북벌을 의논했다. 남간정사에서도 동춘당 못지않게 나무기둥 색이 왜 변했는지 알아보기, 처마 모습 관찰하기 등의 재미있는 미션을 풀었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박팽년 유허비를 찾아갔다. 박팽년 유허비까지 찾아가는 것이 미션이었다. 승찬 이랑 어른들에게 물어서 찾아갔는데 여자애들이 졸졸졸 따라와서 기분이 나빴다. 박팽년은 세종 때의 집현전 학사 출신으로, 수양대군(세조)이(가) 단종을 강제 폐위시키고 청령포로 귀양을 보낸 뒤 왕위에 올랐을 때, 단종 복위를 꾀하다가 잡혀가 옥중에서 사망하셨다. 박팽년유허비는 1669년(현종9)에 그의 후손들이 그의 충성을 추모하는 뜻으로 세웠다. 이 비석의 글은 송시열이 짓고, 송준길이 썼다. 물론 박팽년유허비에서도 미션을 풀었다. 그중 가장 알쏭달쏭했던 문제는 어떻게 그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지를 쓰라는 문제였다. 그 이유는 여자들이 노비로 끌려갈 때 둘째 부인이 임신중이였고, 그 관아에 있던 다른 여자노비도 임신 중이었다. 그 둘이 아이를 낳았는데, 둘째부인이 낳은 아이는 아들이었고, 다른 노비가 낳은 아이는 딸이었다. 그런데 죄인의 남자 후손은 모조리 다 죽기 때문에 둘째 부인은 자신의 아이와 다른 노비가 낳은 아이와 바꿔치기하여 겨우겨우 생계를 이어 나갔다. 둘째 부인이 낳은 아들이 컸을 때의 왕은 성종 이었다. 그는 성종에게 자신이 박팽년의 증손자라고 사실을 밝혔는데, 이 때 성종이 용서를 해 주어서 다시 후손이 생겨난 것이다.
마지막 미션은 지하철을 타고 대동역에서 시청역까지 전철을 타고 가는 것이었다. 우리 팀에서는 승찬이가 대장, 내가 부대장으로 뽑혔다. 교통비 지급, 간식 사먹기 등의 일을 하니 재미가 있었다. 표를 9매를 끊는데, 승찬 이의 실수로 열차를 타기 위하여 약 10분을 기다려야 했다. 시청역에 가서 애들이 마구 뛰어간 뒤에 승찬 이와 내가 도착하자 우리만 안 좋은 말 듣는 것이 정말 싫었다.
그래도 지하철 탄 일만 빼고는 다 재미있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어 매우 좋았다. 그리고 다음에 서울에 가는 것도 기대가 된다. 이번에는 연기되지 않기를 빈다.
첫댓글 현식아찬찬히 잘 정리했구나 아이들이 말한 거 너무 신경쓰지 말고 알았지서울에서 더 잼있게 탐험하자
현식이 참 잘 했네요 수양대군이죠..
안평대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