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시오도스, 호메로스, 오비디우스, 베르길리우스 등
고대 그리스와 로마 제국의
기라성 같은 시인들의 신화 세계를 체계화하여
한 권으로 엮은 신들의 이야기!
초등시절 집에 32권의 전집이 있었다. 초등생 독자를 대상으로 한 동화책이었다. 얼마나 재미있던지 그 당시엔 스스로 알아서 독서를 하는 그런 초등생이었다. 내 기억으론 5학년 때쯤이었던 것 같다. 독서를 통해 얻는 건 순전히 '재미'였고, 그 속에서 안타깝게도 지혜를 터득하는 슬기로움은 없었다. 명탐정 홈즈, 로빈슨크루소우의 모험, 그리스 로마 신화 등 초등생 수준에 맞게 각색이 잘 된 동화책이었고, 읽고 또 읽어 너덜 해진 책도 몇 권 있었다. 그중 한 권이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이다. 그 후 호기롭게 토마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읽기에 나섰지만 동화책과 달리 너무 재미가 없어 읽다 말았다. 그리고 그 뒤론 다른 책을 통해 다양한 새로운 내용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접하면서 동화책으로 읽은 그리스 로마 신화가 전부라 생각했던 건 정말 큰 착오였음을 알게 되었다. 정말이지 신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또한 제목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가 따로 분리된 것인지 아닌지 확고히 알지도 못했다. 내게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인간과는 달리 불사신인 신이 왜 인간과 똑같은 감정을 지녔느냐 하는 점이었다. 신화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기초가 너무 없다 보니 재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문학적 배경과 소양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에 대한 해결을 스스로 어쩌지 못한 채 세월이 흘렀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길지 않은 내용을 통해 신화를 보는 올바른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
- 이 책에 등장하는 정원의 님프 포모나는 로마 신화에서만 볼 수 있는 인물로, 그리스 신화에서는 비슷한 역할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에 비해서 내용이 적고 중요도나 영향력이 작다.
그 외에도 로마 시대에는 이미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그리스 철학의 영향으로 세상의 이치를 신들의 행위 대신 자연법칙으로 설명했을 뿐 아니라 로마인의 국민성 자체가 실용성을 절대적으로 추구했다. 따라서 이전의 그리스 신화보다는 신들이 인격신(초인간 존재이면서도 인간의 의식이나 형태를 가지는 신)보다는 자연의 법칙에 가까운 모습으로 나온다. p 7
- 이처럼 신화 속 신들이 인간과 동급으로 아니, 더 치사하게 묘사되고 있는 점은 그들이 신이었기 때문에 그 행동과 결과가 극단적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았고, 그리스 신화가 처음 태동하던 시기의 '상식'이 오늘날과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신화가 성립되는 당시의 고대 그리스는 권위주의적인 사회여서 탁월한 명예가 최고의 도덕이었고, 가장 큰 죄악은 자연의 섭리에 대한 오만이었다.
그런데 오랜 시간에 걸쳐 오늘날에 이르러 필수 교양처럼 인식되어, 역사적인 배경지식이 전혀 없이 사실만 나열하여 보는 사람에게 신화는 황당함의 대표 격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p 8
역시나 기억은 영원하지도 않고 정직하지도 않다는 것을 다시금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며 확인할 수 있었다. 내 기억 속에 뒤죽박죽이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고, 수많은 신들을 다시금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총 6가지 주제로 만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전히 나를 설레게 하며 옛 추억 속 감정으로 이끌었다. 딱히 좋아한다기보단 동경하는 신은 몇몇 있었는데 그들과의 재회가 즐거웠다. 여전히 그리스 로마 신화가 품고 있는 의미에 아주 가깝게 접근하지는 못했지만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의미 깊었고, 이를 통해 서구 문명을 이해하는 기반을 쌓을 수 있었다.
책의 앞부분에서 만나는 명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들과 책 속 신화 속 내용을 다룬 명화를 감상하는 재미도 크다. 처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접하는 이들에게 강추하며, 소장용으로도 가치 높은 책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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