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난 오늘 아무런 걱정 없이 집회를 참가하게 되어 좋았다. 장소는 신세계백화점 옆 공원, 약속시간은 6시 반 이었지만 그곳에 도착했을 땐 아무도 없었다. 깃발도 노랫소리도 심지어는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다. 여기가 아닌가? 해서 저기 위에 예술회관 쪽 공원까지 다녀와 봤으나 허탕... 그리고 다시 처음장소로 돌아와 봤을 땐 용규와 봄봄이 그리고 슬픈비 님께서 중앙에서 지원해준 물품들을 열심히 나르고 있었다. 울 까페 깃발이랑 초랑 또 주전자에 컵라면(삼양ㅋ)잔뜩.... 여기 오기 전 까지 여의도에서 열심히 참여하고 있던 두 분(한 분은 수원, 한 분은 경기도)은 용규의 협박으로 인천까지 끌려와서 더운 날씨에 땀 흘리며 노동을 해야했다. 일당을 달라며 한탄하기도 하고 살수차 맞으며 샤워하고 싶다던 두 분ㅋ 이 오늘 집회에 큰 도움이 되어주셨다!
우리는 분위기를 내기 위해 노래도 틀어놓고 피켓들(동암역 집회 때 썼던거!)도 여기저기 세워놓고 초도 여기저기 켜놓았다. 어느덧 시작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는 인원은 우리까페 회원님들 10분정도와(오늘은 김두한님, 보장님과 부인님, 오년못참아님, 희야, 용규, 수빈, 나, 그리고 모르겠는 여자분 커트머리에 안경쓰신ㅠ) 참가하신 시민분들(대부분 가족단위로 참가하셨다.) 30분 정도?였다. 적은 인원이지만 우리는 꿋꿋이 자리를 지키며 초를 밝히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쳐다보기는 했지만 우리와 함께 동참하지는 않았다. 입구 쪽에 놓아둔 피켓들을 읽어보는 사람들은 그나마 감사했다. 사람이 너무 적어 용규 희야 수빈이가 깃발을 들고 주변 일대를 돌며 홍보도 해보았지만 별 소용이 없는 모양이었다. 나도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느라 장소를 빠져나왔다가 돌아가며 보았는데 우리 장소는 유동인구가 많은 신세계-뉴코아백화점 부근에서 보기에 눈에 띄지도 않고 그냥 지나칠 만 했다. 초를 든 우리의 모습보다는 앞에 몇 개 세워둔 촛불이 눈에 들어왔다. 신세계 광장 장소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ㅠㅠ
적은 인원으로 결국 가두행진은 취소되고....국내 최초로 소고기 원산지를 속여 판 인천 구월 홈에버를 향해 뭐라도 외쳤어야하는데!!!! 결국 와있던 경찰차들(몇대였더라?)은 허무하게 돌아가야했다.(여기서 우린 하이파이브ㅋㅋㅋ) 어쨋거나 우리는 개의치 않고 오늘의 집회를 진행해나갔다. 사회자를 맡은 동구님의 펑크로 용규가 사회를 보고 거의 개인발언으로 진행이 되었다. 적은 인원이다보니 참여한 사람 거의 모두가 발언을 하게되었다. 기억나는 발언 몇가지 ...
맨처음하신용기있는분 - 선진화라고 말만 바꾼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믿을 수 없습니다.
용규 - 정말 이놈의 쥐새끼 내가 꼭 끄잡아 내려서 죽여버린다.
수빈 - 할말은 없는데요~ 여기 오라고 친구들한테 문자보냈는데 아무도 안와서 섭섭해요
대기업다니는 이동네 주민 분 - 기업 민영화라는 혁신은 필요한것 같아 반대하진 않지만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한 이명박은 반대합니다.
닉넴모르는회원분ㅠ - 사람이 많이 없다고 기죽지 말고 우리 힘내요!
아이어머니 - 빨리 끌어내어 앞으로 우리 아기 무사히 잘 키워나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이어머니2 - 저는 이명박을 안 찍었습니다. 서울집회도 여러 번 참여했었는데 이렇게 인천에서 열리니
부담되지 않아 좋습니다. 앞으로도 인천에서 열리는 집회 환영입니다.
늦어진 시작시간 만큼 끝나는 시간도 늦어졌다.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 이었지만 모두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계셨다. 마지막 마무리는 우리가 항상 외치는 구호로 끝내고 모두 남아 주변 청소까지 함께하고 돌아가셨다. 그리고 남은 물건들... 중앙연대에서 지원해준 물품들을 다시 돌려보내야하는데 방법이 없었다. 그 많은 짐들을 어쩔까 하다가 결국 보장님의 작은 suv차량에 차근차근 실어 넣어 대충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동암집회 이후 두 번째 인천집회인 이번 집회가 저번보다 사람이 더 많길 기원했으나 그렇지 못하여 아쉬웠다. 그래도 사람이 적은만큼 차분하고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등 나름 장점도 많았던 이번이었던 것 같다. 또 앰프나 발전기 같은 것을 빌리거나 물건들을 운송하는데도 돈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각각 4만원 정도..) 집회 한 번 할 때 소중한 후원금과 우리의 힘과 시간이 들어가는 만큼 이번 집회를 통해 잘못된 점은 고치고 보완할 수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