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기도 지향: 공동 사명
교회가 사제, 수도자, 평신도 안에서 참여와 친교와 공동 사명을 증진하면서 공동책임성의 표지인 시노달리타스의 생활 방식을 모든 면에서 지켜나가도록 기도합시다.
사제직을 받고 그 동안 제가 가장 많이 들은 말씀은 "수품을 축하합니다" 였습니다. 그런데 고백하자면그러한 축하 인사를 들을 때마다 저는 황송함을 느끼면서도 다소 의아하게 생각하곤 했습니다. 왜냐하면 교회의 여러 봉사자 중 하나가 되는 것이 이 정도로 축하받을만한 일인가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저는 여러다른 봉사직을 받는 형제자매들에게도 우리가 이렇게 축하를 하고 있나 묻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받은 직무가 별 것 아니라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교회의 한 식구이자 지체들로서 나누어 받은 자신의 정체성과 공동의 사명을 어떻게 생각하고 또 살고 있는가와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실시되면서 우리는 많은 시간을 혼자 또는 따로 보내게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자연스럽게 우리는 그 동안 바쁘고 분주해서 좀처럼 관심을 갖지 못했던 자기 자신에게보다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는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또 나는 어떤 것들을 바라고 희망하는지 자신에게질문할 기회들을 얻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 유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에 대해 서로 탐구하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대화들이 오고 감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고유함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고 또 서로의 다름과 다양성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만남의 부재가 더 깊은 차원의 만남을 촉진하게 된 셈입니다.
"만남"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사목적 비전을 가장 잘 드러내는 언어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것은단지 언어일 뿐 아니라 인격적인 태도입니다. 만남의 원리는 자신 밖으로 나아가는 초월을 의미합니다. 제2차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교회는 자기 안에 자족적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성화하는 성사"(Sacramentum Mundi)이자 "민족들의 빛"(Lumen Gentium)의 역할을 다하기로 세상에 천명했습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시노드는 교회가 변화하는 시대와 함께 순례하는 하느님 백성이라는 우리의 신원을 다시 확인시켜 주고자 합니다. 우리가 어떤 길을 누군가와 함께 걷기 위해서는 상대방과 발걸음을 맞추어야 합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것은 타인과 세계에 대한 긍정으로부터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그것은 대화와 만남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만남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접촉이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고, 이능력은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현실을 창조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에 매몰되어 자기만을 위해 살때 우리는 역설적으로 진정한 자기를 만날 수가 없습니다. 자아는 언제나 다른 이와의 관계에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타자를 향해 자신을 개방할 때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합니다. 이 정체성은 만남 안에서발견되었기 때문에 공동의 사명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같은 꿈을 꾸고 같은 목적지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서로 확인했기 때문에 함께 순례합니다. 그러나 이 공동의 순례에는 이 사람도 필요하고 저 사람도 필요합니다. 의심과 두려움은 언제나 우리를 분리하고 제한합니다. "두려움은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관심과 능력을 박탈합니다."(모든 형제들, 41항) 그 결과는 불신과 배제, 그리고 고립으로 인한 공동체의 붕괴와 순례의 실패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시노드는 상호 존중의 만남을 통한 친교로 우리를 먼저 초대합니다.
첫댓글 아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