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탄핵때를 닮아가는 정치풍경 ◈
민주당의 ‘아버지’로 불리며 순풍을 탄 듯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사실은 그리 편안하지 않아요
조만간 선거법 재판에서 일반적 예상대로 유죄가 선고되면
더 불안해질 것이지요
앞으로 대북 불법 송금, 위증 교사, 대장동 사건 등
위험한 재판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요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나서 그의 대선 출마길이 막히는 일은 없다고 해도
유죄 정치인으로서 정당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지요
지금도 그에 대한 비호감은 58%에 달하고 있어요
누구보다 이 전 대표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지요
그래서 놓기로 한 맞불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인 것 같아요
자신이 대통령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이 전 대표가 실제 이 길로 갈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궁지에 몰릴수록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번 더
거부권을 행사한 뒤에 벌어질 일을 기다리고 있지요
거부권 뒤엔 채 상병 특검법 국회 재의결이지요
지금 여론조사대로 한동훈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대표가 되면
이 문제가 윤·한 관계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수 있어요
둘 사이에 충돌이 벌어지면 이 전 대표는 그 추이를 지켜볼 것이지요
반대로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 편에 서서 특검법 부결로 나서면
민주당과 이 전 대표는 적절한 시점을 골라
‘대통령 탄핵 촛불 시위’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지요
촛불 시위는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까지 거부한 뒤에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내부 모습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비슷한 점이 눈에 띄고 있어요
우선 국민의힘 총선 패배로 여소야대 국회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
그 때와 같아요
대통령의 불통으로 민심 이반을 불러왔다는 총선 패배의 원인도 비슷하지요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도 같아요
박 전 대통령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다 세월호 사태로 하락했고
총선 친박 논란과 선거 패배로 추락하기 시작했어요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높았던 적이 없지만
총선 참패 이후 20% 후반과 30% 초반으로 고착되고 있지요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세월호 사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팽목항을 찾아
숨진 학생들을 향해 “고맙다”고 방명록에 쓴 것이 이를 말해주지요
지금은 채 상병과 김건희 여사 문제가 윤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어요
두 사안 다 이렇게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었지만 대통령 스스로가 키웠지요
민주당은 김 여사를 ‘제2의 최순실’로 만들기 위해 부심하고 있어요
김 여사의 국정 개입에 대한 소문은 너무 많아 열거하기도 힘들지요
이 중 일부만 사실로 드러나도 민주당은 ‘제2의 최순실 사태’로 규정하고
공격할 것이지요
‘지금의 이재명’도 ‘그때의 문재인’과 비슷하지요
문 전 대통령은 박근혜 탄핵으로 대통령을 거저 줍듯이 했고,
이 전 대표도 이를 바라고 있어요
가장 심각한 것은 국민의힘 분열이 2016년 탄핵 때의 여당 분열과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지요
대통령실은 극구 부인하지만 정치권에선 지금 국민의힘 대표 경선은
‘윤 대통령 대 한동훈’의 싸움으로 보고 있어요
한 전 위원장이 김 여사 문제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서 봐야 한다”고
말한 이후 두 사람 관계는 끝났다고 봐야 하지요
이미 국민의힘 경선에서 다른 후보들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해
‘배신자’라고 공격하기 시작했어요
선거의 속성 상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수밖에 없고
인신 공격까지 난무하게 될 것이지요
당 선관위원장이 각 진영에 경고했지만 통할 수가 없어요
경험 상 이렇게 파인 깊은 골은 잘 메워지지가 않아요
한 전 위원장이 승리해 당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은 딜레마에 빠지게 되지요
일부에선 윤 대통령 탈당도 거론하지만
그 경우 탄핵 상황에서 윤 대통령을 지켜줄 세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불가능할 것이지요
그렇다고 한 전 위원장을 인정할 수도 없어요
어느 쪽으로 가든 큰 분열의 요인이 있으며,
만약 분열하면 ‘대통령 탄핵’은 민주당의 정략을 넘어
‘실제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윤 대통령 바람대로 한 전 위원장이 패배해도 여권 내에 파인 깊은 골은
두고두고 위험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지요
그렇지만 윤 대통령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헌법에 규정된 탄핵 사유에
해당되는 일을 한 것이 없어요
업무상 작은 법률 위반의 논란이 있을지는 몰라도
대통령을 탄핵할 정도는 아니지요
이재명 전 대표와 민주당이 순전히 정략적인 목적으로 밀어붙이는
대통령 탄핵이 성공해서도 안 되지요
국민의힘이 108석에 불과하지만 분열하지만 않으면 탄핵을 막을 수 있어요
문제는 분열을 막을 수 있느냐 이지요
사람들은 지금 대통령이 부인 문제 등에서 선공후사가 아니라
선사후공한다고 개탄하고 있어요
대통령이 그 반대의 자세로 용기 있게 풀 것은 풀고 매듭지을 것은 매듭지으면
모든 우려는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지요
한 전 위원장을 포함해 국민의힘 정치인들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라도
서로 인내하고 관용해 불행한 정치 역사의 되풀이를 막아야 하지요
'좌파는 자충수에 망하고 보수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듯이
보수는 특히 분열을 경계해야 하지요
2016년도 탄핵 같은 우(愚)를 다시는 범해선 절대 안되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
▲ 29일 서울 용산 전자상가 매장에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회담 장면이 TV로 보도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