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산 높아 칼과 창처럼 늘어섰고(白馬山高森劍戟)
용만부[龍灣府] : 평안도 의주(義州)에서 읊다
······················································· 병산 이관명 선생
먼 변방의 큰 번진(藩陣)으로 강을 해자 삼아 / 絶塞雄藩江作池
멀리 나라 서쪽 모퉁이에 진영 열었네 / 開營遙鎭國西陲
민가(民家)가 물고기 비늘처럼 땅에 깔렸고 / 閭閻撲地魚鱗輯
정자(亭子)가 짐승 뿔인 양 언덕에 우뚝한데 / 亭壁棲崗獸角危
백마산 높아 칼과 창처럼 늘어섰고 / 白馬山高森劍戟
구룡연(九龍淵) 얼어붙어 유리를 깎아 놓은 듯 / 九龍淵凍削琉璃
가장 불쌍한 건 이곳 농우(의주)에 남은 풍속 있어 / 最憐隴右遺風在
한 곡조 양주(凉州詞)사가 장정들을 울리는 거라네 / 一曲凉州泣健兒
[주-1] 용만부(龍灣府) : 평안도 의주(義州)의 별칭이다.
[주-2] 백마산(白馬山) : 의주에 있던 성으로, 병자호란 때 임경업(林慶業) 장군이 지켰던 곳이다.
[주-3] 구룡연(九龍淵) : 의주에 있는 연못 이름이다.
[주-4] 농우(隴右) : 농서(隴西) 지방으로, 지금의 감숙성(甘肅省) 일대이다. 여기서는 의주를 가리킨다.
[주-5] 양주사(凉州詞) : 악부(樂府)의 이름이다. 왕한(王翰)의 《양주사》에 “아름다운 포도주에 야광주 술잔으로, 비파를 마시려고 말 위에서 재촉하네. 모래밭에 취해서 누웠다고 그대여 웃지 말게. 예로부터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간 이 몇이런가.”라고 하였다.
[출처 : 병산집(屛山集) 제2권 / 시(詩)]
ⓒ 전주대학교 한국고전학연구소ㆍ한국고전문화연구원 | 유영봉 황교은 (공역)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