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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평론 2021년 11월 칼럼
제목: 대장동 사태에서 보는 교육의 모순
저자 : 안재오
1. 서론 : 대권후보와 부동산 개발의 난맥
내년 4월에 있는 우리 나라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예비 대선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여당은 최근 이재명 경기도 도지사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야당인 국민의 힘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앞장서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재명(존칭 생략) 쪽에서 큰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보통의 정치적 불법적 스캔들의 문제를 넘어서는 너무 심각한 불법과 비리를 포함하고 있어서 국민교육의 차원에서도 한번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왜냐하면 이런 문제의 근본은 모두 한국의 교육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잘못된 교육 제도가 국가를 무너뜨린다.
더욱이 부동산 개발에 얽힌 비리문제를 떠나 부동산 문제는 근본적으로 볼 때 교육의 문제라는 것이 필자의 입장이다.
이재명이 성남시의 시장으로 재직할 때 성남 판교 대장동에 대규모 주택단지를 개발한 것이 문제이다. 현재 온 나라가 이문제로 술렁거리고 있다. 다음의 기사만 봐도 이 문제가 얼마나 광범위하고 심각한 불법 내지 비리와 연루되어 있느지를 알 수 있다. 즉 성남 시청 뿐 아니라 대법관, 국회의원, 특검, 변호사 등 한국의 대표적인 엘리트들이 총 집합적으로 이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결부가 되어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부동산 복마전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 설립자금 5000만원에 불과한, 극히 미미한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라는 자산관리회사가 4500 억원의 개발이익을 독점하여 무려 일천배의 수익률을 달성했다는 것이 사건의 골자이다.
(사설] 악취 진동하는 '대장동 게이트'…특검 거부 명분 없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 의혹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자고 나면 의혹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쏟아지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를 지경이다. 개발업자들은 물론 정치권, 법조계 등 지도층 인사들까지 두루 연루돼 악취가 진동한다.
시행사인 화천대유의 ‘돈잔치’를 보면 국민이 느끼는 허탈감과 상실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은 성과급·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실수령액 28억원)을 받았다. 직원으로 세운 공과 산업재해 때문이라고 하지만, 대리급 직원이 6년간 근무하고 이런 거액을 받은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정치권 ‘쪼개기 후원’ 의혹과 유력인사 6명에게 50억원씩 줬다는 소문도 나돈다. 화천대유와 관계사 출자자들이 투자금의 1000배가 넘는 배당금을 가져간 것도 요지경이다.
화천대유 고문·자문을 맡은 법조계 고위 전관(前官)들의 처신도 문제다. 이 지사의 선거법 위반사건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권순일 전 대법관은 통상 수준을 넘는 월 1500만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딸이 화천대유에서 일한 박영수 전 특검은 화천대유 관계사 소유주인 남모 변호사의 대장동 로비 혐의 재판 때 변호를 맡았으며,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은 남 변호사 구속기소 당시 소관 지검장이었다. 이해충돌 여부를 떠나 법조 윤리의 밑바닥을 보는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입력 2021.09.27.)
이재명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이재명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진들
이재명은 자신이 대장동 택지 개발을 설계했다는 말을 했다 즉 그는 “불법과 뇌물로 얼룩진 대장동 민간개발사업을 공영개발로 바꿨다”며 “그거 국민의힘 정치인과 그에 추종하던 세력들이 해먹던 사업입니다. 공영개발을 민영개발로 바꾼 것을 내가 성남시장이 돼 다시 성남시 공영개발로 바꿨는데 얼마나 공격을 많이 받았겠느냐” 라는 말을 하여 자신의 중요한 업적으로 내세웠다. 이재명 측은 이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재명 지사가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 다시 공영개발로 바꿔서 성남시에 5503억원의 엄청난 수익을 환수한 것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민관공동 도시개발사업으로서 '부분 공영개발'입니다. (다만, 이하에서는 이를 민간개발과 구별하는 의미에서 '공영개발'이라 합니다). 민간개발을 그대로 뒀다면, 민간사업자가 개발이익을 100% 독식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걸 이재명 당시 시장이 막고 공익으로 환수한 겁니다. 그래서 모범적인 공익사업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서울 뉴스 핌 9월 25일 기사)
그런데 성남시가 환수했다고 하는 5503억원의 내역은 다음과 같다 :
제1공단 공원조성비: 2561억원
임대주택부지 상당액인 사업배당이익: 1822억원
제1공단 공원 지하 주차장 400면 추가 건립: 200억원
북측터널·대장IC 확장·배수지: 920억원 (나무위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개발에 따른 이익은 실은 ‘이익’이 아니라 도시개발에 필수적인 기반 시설로 사업 주체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누가 하더라도 도시 개발을 위해서 필요한 인프라 시설인 것이다. 이런 것도 없이 대규모 주택집단을 건설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따라서 이재명이 말하는 개발이익 환수와 주민 복지 운운은 완전히 거짓말을 아니지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와 같은 개념이다.
이재명이 과장하는 단군 이래 최고의 주민 복지(이익 증대) 운운은 실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왜냐면 대장동 보다 큰 아파트 단지가 얼마나 많이 있는가? 그러면 분당이나 일산의 신도시를 건설하고 그 필수적인 기반 시설을 설계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얼마나 많은 이익을 주민들에게 베풀었을까? 아무도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 기반 시설을 확충하고 그 위에 신도시나 주택단지를 건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공영으로 하든 민영으로 하든 다 필수적인 일일 뿐이다. 단 그의 공로가 있다면 기존의 택지 개발을 공원과 묶어서 했다는 것이다. 그런 아이디어는 참신하다. 즉 위의 항목 1번 <제1공단 공원조성비 : 2561억원>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역시 민영개발로도 해결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 그 외에 터널이나 주차장 건설은 아무런 공로도 아니다. 도시 개발의 기본일 뿐이다.
이런 면에서 이재명의 사기성이 상당히 돋보인다. 아무렇지도 않은 평범한 일을 그럴싸하게 – 자기에게 유리하게 - 포장하는 능력이 있다.
여기서 우리는 잘못된 양심 혹은 교육의 실패를 본다. 자기가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한다. 이기적인 목적으로 한 일을 이타적인, 공익적인 일로 포장을 한다. 한 마디로 “도덕성의 미발달” (未發達)이다. 나와 타자의 분리가 없다. 공(公)과 사(私)의 구분이 없다. 내가 한 몫만큼 내가 가져간다는 분배적 정의의 원칙이 없다. 이게 우리 나라 엘리트들의 공통적인 병폐이다. 직위가 올라 갈수록 공과 사의 영역이 서로 침투할 수 있다. 내 몫과 남의 몫의 구별이 힘들어 진다. 아니 엄청난 재물의 교류를 목도하고 또 이를 관리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그들은 공적인 일을 하는데서 얻어지는 정보와 지식을 자신들의 사익을 위하는데 이용하려고 혈안이 되고 있다.
특히 한국이 이것이 심각하다. 이는 굳이 사례를 들 필요가 없을 만큼 매스컴에 자주 오르 내린다. 주로 부동산 관련 비리들이다. 심지어는 문재인 대통령 마저 불법 농지 매매 및 형질 변경의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이 아니라 사실이다. 서울에 사는 사람이 어떻게 멀리 양산에 가서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2. 이재명, 김만배, 유동규 그리고 화천대유, 천화동인
이재명은 대장동 민영 및 공영 개발과 더불어 다음과 같은 변명을 했다. 9월 13일, 이재명 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사업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모르면 배우라"면서 다음과 같이 의견을 밝혔다. “화천대유는 자산관리를 위해 명목상 만든 페이퍼 컴퍼니라는 점. 실제 대주주는 하나은행이다.”, "특수목적법인(SPC)이고 비용 지출이 세법상 금지돼있어서, 자산관리용 회사를 별도로 만든다"며 "그 만든 회사가 돈을 다시 투자자들에게 나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투자 비용이 가장 적은 “화천대유” 및 그 자회사들 “천화동인 1호~7호” 라는 1인 회사들이 개발의 초과 이익을 다 가져 간 것이다. 천화동인은 명목상 SK증권의 투자로 보이지만 실은 SK증권의 소득도 SK증권이 발행한 “특정금전신탁”에 투자한 개인 7명이 가져갔으며 이 7명은 각각 천화동인 1~7호란 명칭을 사용했지만 그 실체는 화천대유의 대표이사나 변호사 등 전원 화천대유의 사람들로서 신분을 숨기고 신탁에 투자했다. (나무위키)
실제 이를 위해서 이재명은 굳이 ‘공영 개발’ 혹은 ‘민-관 합작’ 개발이라는 방식을 택한 듯이 보인다. 즉 진중권이 말한 것처럼 공영개발을 통해서 토지를 강제로 구매하고 인허가를 쉽게 받고 그 반면 그 개발 이익은 처음부터 화천대유 라는 페이퍼 컴퍼니에게 몰아 주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를 설계한 사람은 성남도시개발 공사의 기획본부장인 유동규 혹은 이재명 자신이라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필자는 후자라고 본다.
화천대유라는 회사를 만든 실질적인 대주주이자 주인은 머니투데이 법조기자 출신인 김만배 씨다. (주)화천대유자산관리는 천하동인 1호부터 7호까지 7개의 자회사를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로 대장동 지구 개발과 관련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천하동인 1호의 주주는 화천대유의 실질적인 대주주인 김만배 씨 본인이었으며 2호와 3호는 김 씨의 배우자와 누나가, 4호는 판교프로젝트 금융투자 대표인 남 모 변호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5호와 6호는 같은 업체 회계사인 B씨와 변호사인 조 모 씨였으며 7호는 김만배 씨와 같이 머니투데이에 근무했던 배 모씨로 알려졌다. 정리하자면 화천대유를 포함해 천화동인 3호까지는 김 씨와 그 가족들이, 4호부터 6호까지는 김 씨의 지인들이 출자했다는 얘기다. (서울 경제 21.10.02)
화천대유 인맥
위의 기사와 인맥 도표를 통해서 우리는 얽히고 설킨 화천대유의 그물망을 볼 수 있다.
여기서 과연 누가 이 모든 복마전을 설계했을까 하는 점이다. 이재명은 스스로 자기가 했다고 말했다. 나무위키에 의하면
부동산 사업에서는 토지매입 리스크, 인허가 리스크, 분양 리스크 등이 주요 리스크로 꼽히는데, ① 공권력을 이용해 토지가 낮은 가격에 강제수용되어 토지매입 리스크가 없었고, ② 성남시가 100% 출자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껴있어서 인허가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기에 인허가 리스크도 없었으며, ③ 판교라는 지역 자체가 인기가 높은 지역이라 분양 리스크도 없었다.
라고 되어 있다. 이처럼 처음부터 공권력을 이용하여 토지를 낮은 가격에 강제 수용하고 인허가 문제도 전혀 없고 분양리스크도 없는 고 수입이 담보된 부동산 개발의 이익을 특정 민간인들이 독식하도록 만든 사람은 이재명 당시 성남 시장 뿐이다. 여기에 대해 진중권 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미 좌초한 민간개발에 공영개발의 외피를 입혀 공적 권한을 이용해 개발업자에게 고속도로를 깔아주고, 그 수상한 자들에게 수천억의 불로소득을 안겨준 게 이번 사태의 본질. 환수했다는 5천억은 어차피 민간개발을 해도 법에 따라 환수하게 되어 있는 것. 외려 공영개발의 명분을 이용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가도록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에게 돌아갔겠죠.
아주 핵심을 찌르는 평론이다.
3. 결론 : 교육 개혁
이런 확실한 비리, 불법 의혹이 큰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이재명은 민주당 대선 후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유동규가 구속되어 수사를 받고 있으니 귀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필자의 관심은 이런 일이 거듭 벌어지는 근본적인 원인과 대책이다.
그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우리 나라 아이들이 너무 놀지 않아서 이다.
좀 자세히 말하면 공부 잘하는 애들이 어린 시정 놀지 않고 공부만 하도록 사회가 그렇게 짜여져 있다. 필자가 예전에도 여기서 설파한 적이 있지만 놀이 특히 둘 이상하는 ‘사회적인 놀이’는 어린 시절 도덕성 확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윤리와 도덕은 책에서 배우거나 훈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놀이를 통해서 체화된다. 즉 규칙의 중요성이다. 놀이의 생명이 규칙이다. 규칙없는 놀이나 게임은 성립할 수 없다. 이를 네델란드의 철학자 호이징하는 “호모 루덴스” 라는 개념으로 확립했다. 게임의 규칙 앞에 누구나 평등하고 이를 어기면 벌칙을 받는다. 놀이 혹은 게임은 규칙을 준수하면서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경쟁 놀이의 핵심이다. 각종 경기 및 놀이는 이처럼 청소년의 윤리 형성에 기여한다. 이를 통해서 법 혹은 규칙에 대한 존경심을 배운다. 이기고 싶지만 규칙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온갖 방법과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규칙 위반 때문에 때로 큰 다툼이 일어난다. 이게 사회 생활의 준비이고 훈련이다.
이재명의 경우도 아주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린 나이에 공장에 가서 프레스 작업을 했고 몸도 다쳤다고 한다. 그러다가 어떻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부와 권세를 쥐게 되었다. 이런 경우 어린 시절의 고생이 긍정적으로 즉 가난한 사람을 도우거나 어려운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쪽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나 그와 달리 어린 시절의 고생을 지나치게 보상받고자 하여 법과 양심을 버리고도 자신의 영달만을 위하여 온갖 행동을 할 수 있다. 이재명은 아마 후자인 듯하다.
그 다음은 종교의 필요성이다. 어려운 가운데서 출세했으면 감사하고 만족할 줄 알아야 하는데 오직 자기의 힘으로 모든 환란을 이겨냈다고 생각하면 자만심과 허영심이 커진다. 안하무인격으로 남을 무시하고 법과 규범에 대한 존경심, 복종심도 사라진다.
인간의 죄악성이 바로 이런 것이다. 교만과 독선이 결국 파멸을 불러 온다. 인간의 죄악성은 모르고 나는 항상 당하고 살아왔다, 사회는 나에게 해 준게 없다, 불우하게만 자랐다, 환경이 나빴다 등의 의식은 불법과 교만을 야기하고 파멸을 초래한다. 동물적인 생존과 맹목적인 투쟁 그리고 속임수 사기 등의 온갖 범죄를 유발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① 교육을 개혁하여 아이들의 사회성, 준법성, 타자와 나의 평등성 등을 키워야 한다. 많이 놀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현행의 입시지옥, 성적 지옥의 교실을 변혁해야 한다. ② 종교를 통해서 인간의 근본적 죄악성을 돌아보게 하고 항상 감사하며
신 앞에서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세상과 타인에 대해서도 존중하는 마음을 배양해야 한다. ③ 부동산 문제, 서울, 수도권 집중의 문제는 교육의 평등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