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간 파리를 비롯한 흡혈파리들이 침팬지나 원숭이같은 유인원에서 인간들로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전파시킨 매개체일 가능성이 있다는 독일 연구진들의 보고서가 나왔다.
그동안 많은 에이즈 연구원들은 HIV가 20세기 초반 종간 장벽을 뛰어넘는 동물성 바이러스로 챔팬지와 원숭이가 HIV를 전파시킨 매개체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목해왔다.
그러나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의 게르하르트 브란트너 박사와 본대학의 베르너클로프트 박사,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만프레드 아이겐 박사등은 16일자 영국의 과학주간지 '뉴 사이어스'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이론을 뒤집는 새로운 학설을 제기했다.
연구진들은 "아프리카에서는 전통적으로 사냥으로 잡은 원숭이 고기가 야외시장에서 거래됐다. 피가 묻은 원숭이 고기에는 마구간파리와 같은 흡혈파리떼들이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침팬지등의 피를 빨아들인 흡혈파리들이 다시 사람의 피를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HIV를 전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흡혈파리들은 사람의 피부에 상처를 내 피를 빨아들인뒤 다시 이 피의 일부를 사람 피부속에 내뿜는데 이 피가 상처에 괼 경우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게이들의 설명이다.
흡혈곤충은 매우 많지만 극히 일부만이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마구간 파리는 색다르다.
모기와 같은 일부 흡혈곤충은 하나의 관으로 타액을 주입한뒤 다른 관으로 피를 빨아들이지만 피속의 바이러스를 전파시키지는 않는다.
다른 흡혈곤충들은 빨아들인 피를 다시 내뱉으며 그들중 대다수는 먼저 피를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모두 죽게 된다.
브란트너 박사와 클로프트 박사는 지난 1992년 마구간 파리가 빨아들인 피를 다시 내뱉는 소화기관의 일부에는 소화효소가 없다는 점을 발견했으며 이는 HIV를 비롯한 바이러스들이 완전하게 살아있어 이것이 다시 다른 동물에게로 전염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