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제요법을 추천하고 적극 권장하면서 많은 부모님들을 만나다보면 상당수의 부모님들이 일반 건강상식에 대해 집착하는 모습을 많이 대하곤 합니다. 일반 건강상식 속에서 경계대상 음식들 중에는 압도적으로 설탕과 콜레스테롤, 자극적 음식의 제한, 인스턴트식품 등입니다.
몸에 유익한 음식을 강조하고 평소 실천하려는 생활태도는 너무나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런 자세로 식구들의 식단을 관리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저 역시 외식은 가능하면 줄이고 배달음식은 아직 한번도 이용해보지 않았을 정도로 건강식단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이 있기에 우리 3식구는 모두 건강한 듯 싶은데, 그럼에도 여러 명의 발달장애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깨달은 것들이 많습니다.
발달장애를 위해 미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교육인 행동수정법인 ABA기법이 있습니다. 스키너의 행동수정 이론을 바탕으로 교육커리큘럼으로 잘 만들어진 ABA교육법은, 현재의 행동에서 미래에 문제가 커질 것으로 예측되는 행동에 우선순위를 정해 보상과 처벌방식을 적용해서 조금씩 수정해가는 기법입니다. 미국 교육성격상 너무 천천히 진행되기에 좀 답답하기도 하지만 이론 자체는 훌륭한 점이 많습니다.
ABA기법에서 행동수정 대상 타켓을 정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타켓순위를 정하기 위해서는 피교육자의 행동을 지켜보고 테스트해보는 작업은 ABA교육에서 꼭 필요한 단계입니다. 물론 요즘은 자폐증에서 보여주는 행동분석 중에서 문제행동 대부분이 감각처리장애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수정가능한 행동문제라고 분석하는 것에는 오류가 있다는 주장이 보편성을 얻어가고 있기는 합니다.
ABA기법에서 수정대상 행동의 우선순위가 아주 중요하듯이 생의학접근법에서도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당뇨병이 있는 경우 우선순위는 무조건 혈당관리가 됩니다. 어떤 이유이든 당뇨병이 있다는 것은 혈당관리 담당 인슐린호르몬이 없거나 활성화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인슐린이 최소로 움직일 수 있도록 식단관리하는 것은 필수조치입니다.
그런 것처럼 자폐증 개선을 위한 생의학적 접근에서 우선 순위를 두어야하는 조치는 무엇일까요? 바로 극강 편식과 둔한 미각의 해결입니다. 자폐증은 감각처리장애이고 촉각정보 역시 뇌에 쉽게 전달이 되지않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아이 스스로 전정감각 자극이 워낙 시급한 과제이기에 극도산만, 정신없는 행동, 높은 곳 올라가기, 빙글빙글돌기, 몸앞뒤 혹은 좌우로 흔들기 등의 행동에 집중하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촉각자극에 훨씬 더 몰입하게 됩니다.
미각은 촉각 영역의 한 부분인데 미각자극 역시 맛을 전달하는 뇌신경망이 극도 부실하다보니 이에 따라 심각한 자극행위들이 속출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이식증과 말리기 어려운 극심구강자극 행동, 강렬한 맛의 음식들 탐닉 (탄산음료 포함) 등의 식이습관을 갖게 됩니다. 물마시기는 싫어하면서 탄산음료에 집착하거나 밥은 안먹으면서 강렬한 맛의 떡볶이, 아주 단 달콤새콤 젤리 등은 아주 선호하는 이유가 다 이와 연관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부 아이들은 도통 음식을 입에 넣지 않으려고 하거나 한번 음식을 입에 넣으면 그냥 입에 물고만 있는데 이런 아이들은 사실 저작과 연하기능의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수용성감각 기능 이상은 저작과 연하기능에까지 영향을 미쳐서 씹고 삼키는 활동에 어려움을 갖는 아이들도 꽤 있습니다.
이렇게 생존과 직결된 먹는 문제에까지 크게 영향을 주는 자폐증을 개선하려면 대응방식을 과감하게 바꾸어야 합니다. 새로운 운동이나 외국어 등을 배우려할 때, 평소의 연습없이 그것을 마스터해간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주 1~2회 스포츠센터나 학원에서 1시간 가량 배워오는 것이 전부라면 일반사람들도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듯이 주 1~2회 감통이나 특체, 언어 수업 등을 통해 자폐증이 개선될 것이라고 여기는 것 자체는 어불성설입니다.
더우기 만약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위주로 먹이려 하고, 단 음식을 극도로 제한하려하며, 건강을 우선 내세운 식단을 고집한다면 특수아동들을 위한 타켓대상행동 규정에는 실패한다고 봐야합니다.
전정감각 해소를 위해서는 아이가 원하는 것보다 더 올려주고, 더 돌려주며, 더 빠르게 활동하도록 자전거나 인라인을 태워주어야 하고, 몸을 더 많이 요란하게 가동할 수 있는 수영이나 등산 등등을 더 과격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전정감각의 뇌신경이 발달해갈 수 있듯이 미각해소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강렬하지 않으면 아이는 결국 도저히 사람이 먹을 수 없는 것을 자꾸 먹거나(이식증 PICA) 끝없이 입에 뭔가를 가져가는 구강자극의 과도함에 빠지게 됩니다.
저하고 10살쯤에 1년정도 함께 살았던 아이 하나는 바닷가엘 데려가면 바다에 떠도는 해초를 어찌나 계속 주어먹는지 가끔 그것때문에 심한 배탈현상을 겪곤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촉각방어는 어찌나 강한지 칫솔을 입안에 넣지도 못하게하니 그 아이는 태어나서 10년간 양치질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현상 모두 아이의 수정대상 행동 순위매기기를 간과했거나 무지했거나 했던 결과들입니다.
건강지키기 위한 상식들은 분명 유용한 정보지만 그것보다 훨씬 다급하고 절실한 과제가 무엇인지 깨닫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가 항상 생각해야 되는 것은 얼마나 강렬한 맛을 원하면 화장품 샴푸 비누 등을 먹으려 하고, 어떤 아이는 엄마 몰래 자꾸 고추장을 퍼먹고는 합니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우선 건강상식은 뒤로 미뤄놓고 촉각이나 미각처리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미안하지만 아주 맵고 짠 것처럼 자극적인 음식제공이 필요합니다. 때로 뜨겁거나 아주 차겁거나 아주 시거나 달거나 등등 이런 것도 동원되어야 합니다. 미각정보처리 기능이 회복되어야 편식에서 벗어날 수 있고, 짜고 매운 것도 스스로 피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무조건 건강만 염려하는 한 아이는 좋아질 수가 없고, 극심 편식과 이식증, 구강자극 행위는 일단 굳어지면 끊어내기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놀랍지만 흙을 먹어대는 아이가 흙에 맛들이면 더 심한 탐닉증으로 갑니다. 흙이나 변을 먹는 것보다는 그래도 콜라나 마이쭈가 훨씬 낫지 않을까요?
글루텐-카제인요법, 식품 제한, 단 것이 산만함을 부축킨다 라는 정보 등등 모두 맞지 않거니와 잊어버려도 됩니다. 자폐증은 심각한 유전변이질환이며 우리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고 어렵기 짝이 없습니다. 치료약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치매를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니만큼 요령을 알아야만 개선해 나갈 수 있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