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거 초원은 넓고 뒷산이 높고 평화로운 곳입니다.
예전의 모습과 조금 바뀐 것이 천막겔에서 나무집으로 바뀌었고 강변이 에전보다 많이 깎여나갔다는 느낌이고 애들이 많이 컸고, 우리에게 말을 태워준 소년은 키가 훌쩍 커서 우리를보고도 쑥스러워합니다.
사춘기인지.... 호기심 많더 소녀는 시집을 갔는지 아니면 도시로 공부하러 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예전 우리에게 갓 짜온 우유를 한바케츠 주었던 아주머니도 계시고 초크베리를 주었던 처자도 계시고 애들도 그대로 대신에 성인 남자들의 숫자가 늘어서 가족관계를 파악하기는 어렸습니다.
시간만 많았다면 거기에 하루 묶으며 허르헉이라도 주문하려했는데 예전과 달리 유속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금새 자리를 떴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5일째로 세렝게동네에서 에르데네트로 빠져나와서 기차를 탈 계획이 예정되어 잇었습니다.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여운을 남기며 떠나갑니다.
다음에 또 만날 날이 오겠지요. 그때는 초원에 큰 솥 걸어두고 허르헉을 만들어 모두가 함께 먹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구름이 요상하게 말려오더니 금새 비가 요란하게 쏱아집니다.
이번에는 소나기가 아니라 다음날까지 계속 비가 내립니다.
우중에 텐트치고 야영합니다. 에깅강 합류지점까지 가는 길에 목각인형님이 저체온으로 힘들어하고 우리들도 체력이 바닥에 닿아 급히 야영지를 찾아서 내립니다.
분명 나무숲 뒷편으로 도로건설하는 불도저가 보였는데 사람은 없네요.
아마도 강 옆으로 도로가 건설 중인가 봅니다.
점점 문명의 이기들이 오지까지 파고 드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우중에 모닥불을 피우고 몸을 덮히고 밤까지 해서 먹고 나중에 휴식을 취하고 나온 목각인형님도 식사를하고 푹 잡니다.
우중에 철수를 하면서 진한 커피를 마십니다.
정량의 두배를 한꺼번에 타서 끓여서 마시니 힘이 납니다.
마지막날의 힘찬 출발을 외치며 파이팅을 합니다.
ㄱㅏ자 세렝게로~~~~~
힘차게 화이팅을 외쳤지만 떨어진 체력과 계속되는 비 , 차가운 날씨에 온몸이 젖고 추워서 제체온이 오는 듯합니다.
강물은 좀 따뜻한데 기온이나 바람이 싸늘합니다. 늦가을 날씨입니다.
두시간 열심히 저어가다가 나와야 할 에깅강 합류지점의 팔뚝산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여기가 아닌가벼~~~~
또 달리고 달리지만 여기도 아닌가벼~~~~
저 앞 산인가? 좀더 우락부락한 바위들이 잇는 산인데......
그렇게 가다가 사슴도 보고 에깅강 4km 전에 나타나는 커프의 나무집을 보고 멈추어 쉬어가기로 합니다.
따뜻한 차라도 얻어먹고 다시 출발하려 햇는데 이미 전의를 상실하고 한국말하는 아주머니와 가족들의 환대 그리고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그냥 여기서 철수하기로 합니다.
팔팔 끓어오르는 수테차가 마음을 녹입니다. 수테차는 먼저 차를 물에 넣어 끓입니다.
그리고 소금을 한두숫가락 넣습니다. 그래서 맛이 조금 짠 느낌입니다.
그리고 나서 우유를 맛에 따라 넣습니다. 많이 넣으면 진하고 맛이 담백하고 적게 넣으면 짜가 맛입니다.
아예 우유를 넣지 않는 집도 잇었습니다.
난로가에 붙어서 온기를 쬐이지만 난로 안에 내열벽돌이 잇어서 온기가 세게나오지 않습니다. 흐흐흑.....
수테차를 끓이고 난로 뚜껑을 열어 열기를 좀 세게 받아봅니다.
요리하고 잇는 아줌마가 30살 깐나씨입니다.
10년전에 한성대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고 합니다.
우리를 위해서 한국말까지 배운 사람을 에비해 놓은 하나님께 감사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아예 아점으로 식사주문을 합니다. 있는 재료로 볶음밥을 해주신다고 합니다.
옆에 계신 분은 할머니이고 나중에 차례차례 엄마, 이모, 등이 나오고 남동생도 나옵니다.
남동생은 영국에서 4년 유학하고 왔다고 하며 영어가 되고 25살이라고 합니다.
세렝게강과 에깅강이 합류하는 지점을 그려놓은 그림입니다.
가운데 우락부락한 바위산이 팔뚝산으로 명명한 기준 산입니다.
우리는 강가의 나무숲 너머로 경작지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합류지점은 몽골인들이 놀러오는 곳으로 그곳에서 목욕하면 관절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예전에 우리는 그곳에서 사람이 없는 줄 알고 홀러덩 벗고 샤워했던 곳인데......ㅎㅎㅎ
징기스칸
예전 이곳의 왕
요런 괴물 물고기가 세렝게강에서 잡힌다고 합니다.
다음에는 낚시를 테마로 여행해도 될 듯합니다.
카드놀이하는 엄마와 이모.
아주 한국에 다녀왔다고 수다가 많습니다.
김치도 좋아하고
여기서 우리가 가진 식량과 버너, 코펠, 후라이팬, 김치, 남는 모든 것을 털어내주었습니다.
주머니칼, 번데기캔, 고추장,된장, 고추가루, 간장, 식용유, 포카리스웨트가루, 영양제가루, 침낭, 옷들, 정말 단벌신사로 나왔습니다.
어짜피 공항에서 무게가 오버될 것이므로 미리 다 내주엇습니다.
이곳은 캠프로 이름은 어써트캠프라고 합니다.
에르데네트에서 두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에깅강 합루지점의 어써트캠프를 가자고 하면 갈 수 잇을 듯합니다.
전화는 불통입니다.
ㅇㅣ제 좀 살만 한가 봅니다.
추위도 가시고 배도 부르고 여유를 가져봅니다.
깐나씨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남기고 우리는 남동생 수캐가 운전하는 랜드크루져를 타고 에르데네트로 빠져나왔습니다.
깐나씨도 함께 나와서 역에서 티켓끊는 것도 도와주고 배웅해 주었습니다.
어써트캠프는 자연보호고구역 안에 있어서 주변 풍경이 너무 좋습니다. 나중에 대문 하나 있는데 거기까지 자연보호구역으로 깐나씨네 마당이나 다름없습니다.
자연보호 구역에는 가축의 방목도 불허하는 듯합니다.
대문 나오니 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24부 이어집니다.
첫댓글 꿈같은 곳을 찾아서 멋진 시간을 가지셔서 유종의 미를 장식한 것 같습니다
이곳이 이렇게 바뀌었군요.
아이들도 많이 컸겠어요.
이애들이 많이 컸습니다. 저 겔도 나무집으로 바뀌었구요. 아마도 몇년후에는 저 집에 자동차 타고 갈 수 있을 듯합니다. 간 건저편에 길을 내고 있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