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찰스 디킨스 박물관은 영국 런던 길가에 스쳐가는 바람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그가 런던에서 살았던 집은 여럿이었으나 남은 건 이곳뿐으로 세기의 독자를 사로잡은 대문호의 박물관은 그렇게 평범해 보였다,
박물관이 있는 거리는 작은 안내판마저 없다면 정말 일반 주택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간간이 차량만 자나갈 뿐 인적이 별로 없이 한적했다. 4층으로 이루어진 박물관은 찰스 디킨스의 문명에 걸맞지 않게 작고 비좁았다.
1층에서는 기념품을 판매하였고, 1~4층에는 자료와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 한 시대를 풍미한 그의 면모를 엿보게 했다. 대문호가 생전에 쓰던 손때 묻은 유물을 층계를 오르내리며 둘러보자 뭉클한 감동이 온몸에 밀려왔다. 문운을 싹틔운 그곳에서 찰스 디킨스는 오롯이 숨 쉬고 있다.
영국 남부 해안 도시 포츠머스에서 태어난 찰스 디킨스(1812년 ~ 1870년)의 어린 시절은 매우 불우했다. 공무원이던 아버지가 빚을 지는 바람에 궁핍하게 지내다 겨우 취직한 게 벌류사무소였다. 직장을 다니며 소설을 쓰던 그는 마침내 1836년『피크의 문서』를 발표함으로써 일약 명성을 얻는다.
찰스 디킨스는 셰익스피어와 쌍벽을 이루는 대문호다. 톨스토이라는 산을 넘었더니 도스토엡스키라는 산을 넘으니 찰스 디킨스라는 산이 시공을 초월해 눈앞에 우뚝 서 있다.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으로 유명한 「크리스마스 캐럴」은 오래 전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만큼 훌륭한 작품으로 동심에 각인돼 지금까지 기억 속에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고스란히 살아 있다. 그는 해학과 재치가 넘치는 소설뿐만 아니라 산문도 많이 쓴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은 풍자적이면서도 감상적 휴모니즘이 깃들어 있었으나 나중에 사회문제를 다룬 경향을 보이고 있어 당시 영국 현실을 반영하기도 한다.
찰스 디킨스의 작품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 중에서「위대한 유산」「피크의 문서」「올리버트의스트」「데이비드 코퍼필드」「리틀 도릿」「크리스마스 캐럴」은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변함없이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고전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세상은 변할지 몰라도 그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주위에서 누누이 발견되고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표중식
월간문학 <명작의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