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비행장은 1940년대 태평양전쟁 중이던 일제의 육군비행장으로 사용되었으며 군용기가 이착륙하던 곳이었다.
부산비행장은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부산을 방문하였을 때 내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후 김해 국제공항의 개항으로 업무를 이전하게 되었고, 부산시에서는 비행장 부지를 대규모 정보단지로 개발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001년 9월 BEXCO가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여러 기관들의 입주가 시작되어 현재의 센텀이 완성되었다.
한편 2005년 문화관광부의 '4대 지역거점 문화도시'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부산 영화영상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영화제 전용관과 전시관 등을 포함한 부산 영상센터 건물과 문화콘텐츠 콤플렉스, 후반작업기지, 영화체험박물관 등을 설립하는 계획은 중구의 박물관을 제외하고 대부분 센텀시티에 그 공간이 집중되어 있다.
그 결과 2013년 9월 현재 센텀시티에는 영상, 문화, 전시 등의 각종 콘텐츠와 관련된 건물이 밀집되어 있다.
영화의전당,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 문화콘텐츠 컴플렉스, 부산 시청자 미디어센터, 부산디자인센터, KNN방송국, 소향 뮤지컬시어터 등이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는 상황이다.
영상 관련 기관들의 부산 이전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지난 9월 5일 해운대 영상산업센터로 이전하였고, 영화진흥위원회와 게임물등급위원회도 10월까지 이전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주요 시설들의 밀집은 '영화도시 부산'이라는 하나의 테마에 이견이 없게끔 만드는 또 하나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환상의 공간, 해운대
부산을 많이 접해 보지 못한 타 지역 사람들에게 부산하면 해운대가 떠오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해운대 권역에는 우선 부산의 대표 관광지인 해운대 해수욕장이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전시 시설 BEXCO가 있으며 부산의 랜드마크인 광안대교가 이어져 있다.
영화의전당 건립 이후에는 그 독특하고 아름다운 외관을 보기 위해 센텀시티를 찾는 관광객들도 많다.
백화점이 들어선 센텀시티에는 쇼핑을 위해 찾아오는 국내외 관광객 수 또한 어마어마하다.
수영강변 센텀시티엔 50층이 넘는 초고층 아파트가 줄지어 있다.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해운대 방향의 풍경은 마치 상하이나 홍콩, 심지어 두바이를 떠올리게 만든다.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란 필자에게도 아직은 낯선 모습이다.
부산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감독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은 "부산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해운대는 이제 미래를 보여 주는 공간이 되었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과 '해운대'(2009)는 부산의 환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해운대에 존재하는 전통적 공간과 새로운 공간을 동시에 보여 주었던 영화 '해운대'에서 번쩍이는 야경의 상징인 광안대교와 높은 빌딩들은 그야말로 화끈하게 부서지기 위해 존재했다.
동시대의 해운대는 영화에서 종종 이처럼 즐거운 눈요기로 소비되곤 한다.
■부산 영화,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가
영화의전당이 센텀시티에 자리를 잡은 지 3년째다.
평일 낮에도 붐빌 때가 있을 만큼 주변의 부산 시민들에게는 좋은 영화 관람터로 자리매김했다는 생각이 든다. BIFF의 개·폐막식이 개최되는 야외 광장은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와서 쉬다 가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을 정도로 열린 공간이 되었다.
부산의 이름을 걸고 운영되는 영화제의 전용관이 생긴 것으로 본격적인 해운대 시대가 열렸으나, 문제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옛 시네마테크부산 건물의 철거와 보존에 관한 문제나 시네마테크부산이 영화의전당 안에 한 개의 관으로 편입되면서 독립된 공간의 성격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영상 관련 시설의 적극적인 유치도 좋지만 각 건물들의 밀집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나타낼지 또한 미지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아니라 해운대영화제가 아니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여전히 심심찮게 들려오지만,
부산영화영상클러스터 조성 사업으로 인해 앞으로도 부산 영화의 중심은 해운대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도시 부산'이라는 부산의 테마는 도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