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3주일 강론 : 엠마우스(루카 24,13-35)>(4.23.일)
1. 지난 4/17(월) 교우 30명과 함께 나주순교자기념성당, 퍼플섬, 가톨릭 목포성지로 부활 엠마우스를 다녀왔습니다. 날씨가 화창했고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부활의 기쁨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엠마우스’라는 성가를 불러보겠습니다. 오래 전에 공동체성가책에 수록되었던 노래였지만 저작권 때문에 가톨릭성가책에 더 이상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면 가사내용을 음미하면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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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렴 : 서산에 노을이 고우나, 누리는 어둠에 잠겼사오니,우리와 함께 주여 드시어,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1. 주님의 길만을 재촉하시면 어느 세월에 또 뵈오리이까?누추한 집이나 따스하오니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후렴)
2. 주님을 이 집에 모셔 들이면 기쁨에 겨워 가슴 뛰오니, 길에서의 얘기 마저 하시며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후렴)
2. 엠마우스(Emmaus)라는 용어는 루가복음 24장에 나오는 지역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후, 그분을 믿고 따르던 제자들은 슬픔과 실의에 빠졌습니다. 그러던 중에 두 명의 제자가 엠마우스로 가다가 모르는 사람과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엠마우스에 도착했을 때 날이 저물자, 그들은 그에게 날이 저물었으니 우리와 함께 머무르자고 했는데, 그분이 부활하신 예수님임을 알고 용기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나누자는 엠마우스 운동이 있는데, 이것은 이태리 출신 원선오 신부님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1928년 이태리 파노에서 태어난 신부님의 집이 워낙 가난해서 교육받지 못하다가, 살레시오회 신부였던 외삼촌 덕분에 살레시오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15세 때 첫 서원, 몇 년 실습 후, 1950년 일본 선교사로 파견되었고, 1954년 사제가 되어 활동하다, 1962년 한국에 와서 20년 생활 중에서 19년간 광주 살레시오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1982년 케냐로 떠날 때 55세였지만, 케냐에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이 많은 것을 보며 만족했습니다. 케냐에서 2년 후 수단으로 갈 만큼 늘 깨어 준비하는 마음으로 사셨던 신부님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들은 소리는 교회 종소리였는데, 마치 고향에 있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에 당신의 재능을 살려 ‘우리와 함께 주여’, ‘사랑이 없으면’, ‘엠마우스' 등의 노래를 작곡했습니다. 아름다운 곡들을 만드신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3. 어떤 사람이 양어깨에 지게를 지고 물을 날랐습니다. 좌우측에 각각 하나씩의 항아리가 있었는데, 왼쪽 항아리는 금이 간 항아리였습니다. 물을 가득 채워 출발했지만, 집에 오면 왼쪽 항아리의 물은 반쯤 비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른쪽 항아리는 꽉 찬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왼쪽 항아리는 주인에게 미안해서 주인에게 부탁했습니다. “주인님, 나 때문에 너무 죄송해요. 금이 간 나 같은 항아리를 버리고, 새것으로 쓰세요.”
그러자 주인은 금이 간 항아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네가 금이 간 항아리임을 알고 있지만 바꾸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가 지나온 길들을 바라봐라. 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오른쪽 길은 아무 생명도 자라지 않았지만, 왼쪽 길에는 아름다운 꽃과 풀이 무성하게 자라지 않았니? 금이 간 너 덕분에 많은 생명이 자라나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니?”
제가 알고 있는 다른 본당의 교우들이 우리 본당에 오면 나무들과 꽃이 많고, 성당 곳곳이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부러워합니다. 최근에는 다육이 덕분에 더 아름답습니다. 주일학교와 청년회를 위한 기금을 만들려고 다육이를 열심히 팔고 있습니다. 우리 본당이 아름답게 변모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교우들의 정성과 도움 덕분입니다.
4.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존중하며 살아야 하지만, 우리 현실은 너무 다릅니다. 술에 만취해도 운전할 수 있고, 남이야 죽든 말든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생명을 존중하자는 의미에서, ‘너무너무 못생긴 강아지’라는 내용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우리 집 개가 강아지를 10마리 낳았다. 예쁜 어미와 달리 10마리는 애비를 닮아 모두 못생겼다. 10마리 다 키울 수 없어 인터넷에 사진과 함께 소액에 분양하겠다는 소식을 올렸다. 하지만 아무도 연락이 없었다.
그래서 무료로 나눠주겠다는 소식을 다시 냈지만, 전화 두 통만 왔을 뿐 가져가겠다는 연락이 없었다. 그러자 둘째 애가 엄마에게 말했다. “아무도 연락 없으니까 이 중에서 제일 못생긴 이 강아지를 내가 키울래. 나머지는 시골에 있는 삼촌에게 보내면 어때?” “그나마 이쁜 애 놔두고 왜 못난 애를 키우려고?” “시골 가면 사람들이 한 마리씩 달랠 거 같은데, 얘는 너무 못생겨서 안 데려갈 거 같아. 그럼 너무 불쌍하잖아.”
평소에도 늘 못생긴 과일부터 집어 들던 아이 모습이 생각나서 엄마는 말없이 웃었고, 인터넷에 다시 분양 광고를 냈다. “너무너무 못생긴 강아지 나눠드립니다.” 그러자 전화통에 불이 났다. “너무너무 못생긴 강아지 보내주세요. 너무너무 못생겨서 아무도 안 데려갈 거 같아서요.” 결국 우리는 한 마리도 못 남기고 전부 분양해주었다.
정말 마음이 흐뭇해지는 내용입니다.
5.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에게 나타나셨고, 오늘날에도 여러 가지 모습으로 우리 삶 곳곳에서 나타나십니다. 아이, 어른, 남녀노소 안에 활동하시는 부활하신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또 사람들뿐만 아니라 대자연 속에 계시는 부활하신 예수님도 잘 발견하고, 대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아멘.
첫댓글 신부님 강론, 특송 감동이 물결쳤습니다. 고맙습니다. 홍보위원장님 촬영을 너무잘하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