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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안주가 수업료였죠”[대전일보 2006-07-07] | ||
“집은 아름답게 꾸미는 것보다 사람에게 유익한 공간이어야 해요. 인간이 필요하지 않을 때 자연에 그대로 돌려줄 수 있는 집이어야 한다는 게 제 지론이에요.” 흙집 전도사 정용환씨(41·흙집을 만드는 사람들 대표)는 인간의 욕심을 최대한 배제한 자연과의 조화가 이루어진 집이 가장 좋은 집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가 만드는 집은 네모나지 않고, 둥근 형태다.
그가 흙집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금부터 13년전. 인천해운항만청에 근무할 당시 강원도 여행길에 귀틀집을 짓는 모습에 매료됐다.
“집 짓는 일이 그렇게 쉬운 줄 몰랐어요. 10일도 안돼 집 한 채가 완성되더라구요. 짧은 기간에 집이 만들어진다는 게 흙집의 매력이라는 것을 그 때 알았죠”.
연월차를 쓰고, 결근계까지 제출하며 흙집 짓는 법 배우기에 나섰다. 1994년에 회사를 그만둔 뒤에는 흙집을 짓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지 달려갔다.
“목수를 많이 알게 됐어요. 어디에서 흙집을 짓는다고 알려오면 술이랑 안주 사들고 찾아갔죠. 술과 안주가 수업료였죠.”
그렇게 어깨동냥, 귀동냥으로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그만의 독특한 흙집 짓기 기술을 터득하게 됐다. 흙벽돌을 이용해 집을 만들지 않고 흙과 통나무만을 이용해 집을 짓는 방법이다. 화학물질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건강을 고려해 피라미드 원리를 집에 적용한 원형 스타일을 고집한다.
그는 결국 6년전에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흙을 찾아 충남 논산으로 내려왔다. 혼자 40평짜리 집을 짓고 있던 중에 흙집에 관심있던 6명이 그의 흙집 짓기를 도왔다.
“그 청년들을 보니 흙집 보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대로 가르치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좋을 듯 싶어 2004년 7월에 홈페이지를 오픈했어요. 흙집에 관심있는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
그에게서 흙집 짓는 법을 배운 문하생은 20대 대학생부터 전원생활을 꿈꾸는 60대 은퇴자들에 이르기까지 200명이 넘는다. 남의 도움을 하나도 받지 않고 자신의 집을 직접 지은 사람도 있고, 아예 흙집 짓기 목수로 나선 사람도 있다.
“흙집에 사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성격이 유해졌다고 말해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흙은 우리를 자연의 상태로 돌려주죠.”<글·사진 韓景洙 기자> |
첫댓글 저도 한번해보구 싶네요..오랫동안 꿈만꾸다 말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길잡이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