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 시집 『레닌 공원이 어둠을 껴입으면』(실천문학사, 2011)
임윤 시인의 발길과 시선은 남북으로 고착된 지형을 훌쩍 뛰어넘어 저 광활한 북쪽으로 향한다. 10여 년 동안 한반도 북쪽 낯선 이국땅에서 몸소 절절히 체험했던 재소 고려인과 재중 동포 그리고 탈북 이주민의 삶의 실상이 먹먹하고 긴박하다.
그의 시정신은 일제 강점기 국내 유랑민과 국외 유이민의 비극적 삶의 실상을 "북쪽, 북방, 북간도, 만주" 등의 공간을 통해 표출함으로써 당대 부조리한 사회현실을 극복하고자 했던 북방시편과 전통을 같이한다. 겨울 하바로프스크 아무르 강가를 지나 "유랑의 피가 흐르는 도시에서", "바다에서 왔다가 바다로 돌아갈" "카레이스키 연어들"을 기다리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은 저 오랜 역사를 이루었던 시원의 "반구대 암각화에 주파수를 맞"추기 위해 북방의 강인한 정서로 거침없이 시의 난바다를 항해하는 것이다. -양문규(시인)
■ 차례
1부
여름은 가늘다/항로/자작나무 빗자루/검은 눈동자/겨울 하바롭스크/난바다에 출렁이는 눈동자/사할린에는 연어가 산다/풀밭을 기는 킹크라비/오호츠크 귀신고래/마트료시카 속엔 누군가 있다/우리들의 대화법/샤슬릭에 대한 기억/김 씨가 함흥으로 돌아가던 날/바다 해빙/멸치 젓갈/연어들의 시위
2부
일보과(一步跨)에서 쓰는 편지/한울타리/흔적 1/이도백하에 내리는 눈/두만강 푸른 침묵에/북진의 불빛/낙타는 말이 없다/비명/구름의 등고선/사라진 그림자/황사/오랑캐꽃/피어나다/하얼빈 통신/허공에 지은 집/적막
3부
의자/흔적 2/공존/샤우트 창법/피리 속으로 사라지다/꺽지/쏙, 빠지다/증발한 빛/타임머신/팝업북/입 속에 사는 고래/흔적 3/산벚나무 텃밭/그들만의 리그/기울어지다/사랑니를 뽑고 싶다
4부
탈옥/날개 돋친 시간/가을 실직/바퀴의 길/오드-아이에 비친 저녁/처용무/파랑 전복/빈집/카오스/트라이앵글/흔적 4/호박 넝쿨/두릅 눈/사진 속을 걸어가다/패랭이꽃
해설․시인의 말
■ 시집 속의 시 한 편
검은 눈동자
레닌 공원이 어둠을 껴입으면
눈이 총총한 삿포로나이트클럽
보드카 홀짝거리는 흑요석이
깜빡깜빡 속눈썹으로 획을 긋는다
이반 레브로프 음악에 맞춰 춤추는
형형색색 회전 조명등
바람둥이 러시안 남편을 떠나
포로나이스크에서 기차를 타고 온
아버지 어머니 발음만 기억하는
올가라는 이름의 카레이스키 여인
유랑의 피가 흐르는 도시에서
그녀는 새까만 집시 여인이 된다
병원에 있는 아버지가 쿨럭이고
돌 지난 아이 울음이 귓바퀴에 걸린다
마지막 유목민이 되기 위해
흐느적흐느적 깊어가는 밤
눈동자에 갇힌 어두운 기억 지우려
빙글빙글 춤추는 흑요석 여인
오치 쵸르니예*
* 검은 눈동자.
■ 시인의 말
국적이 다르지만 같은 언어를 사용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같은 땅, 같은 언어로도 소통되지 못하는 사람들.
그들이 걸어온 길 혹은 걸어갈 길을 아는 건 바람뿐이리라.
한반도 주변국을 여러 해 돌아다니면서 만났던 얼굴들이 새삼 떠오른다.
그들은 지금 어디쯤 가고 있으며 나는 또 어디로 갈 것인가.
어디에서든 정착하길 바라며 부끄럽게도 첫 시집을 세상에 내보낸다.
2011년 가을, 바람 앞에서 임윤
임윤
1960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고, 울산에서 성장했다. 울산대학교를 졸업하였고, 1990년대 연어사업으로 러시아 사할린과 쿠릴열도, 중국 등지를 10여 년간 주유하였다. 2007년 『시평』으로 등단했다.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예진흥기금을 받았다.
임윤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입니다*^^*
이주언 시인님 고맙습니다..^^
어둠과 그늘, 무엇이 우선일까 그걸 생각해 봅니다.
그만큼 그늘에 대한 무한 동경의 질문처럼...마음으로 큰 축하 대신합니다!
고철 시인님 감사드립니다..언제 소주 한잔 합시다
너무 멀어 참석은 못했지만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양선규 한 줄 인사>
임윤 선생님 어제(금요일) 시집 잘 받아보았습니다. '레닌 공원이 어둠을 껴입으면' 출판기념회도 가지 못햇는데 책까지 받으니 미안함이 크네요. 오늘 12월 첫 주말이네요. 잘 보내세요. 다시 한번 시집 출간 축하드립니다
임윤 선생님 <레닌 공원이 어둠을 껴입으면> 시집 잘 받았습니다. 보내주심 감사드리면서
시집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좋은 시집 잘 음미하겠습니다.^^
임윤 선생님 시집 출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레닌 공원이 어둠을 껴입으면> 많은 사랑 받길 바라며 시집 잘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임윤 선생님, 시집 잘 받았습니다. 축하드려요!
임윤 선생님 시집 고맙습니다. 쓸쓸하고도 연민에 가득찬 시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