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 짐 해우 해태
메칠 전에 음식 관련 TV방송 가운데 해남에서 김을 말함시로 “해남에서는 김을 해우라고 하는데 해우는 解憂로 그 뜻이 근심을 풀어주는 음식이라는 뜻”이라고 뻘소리를 방송하등구만이람쨔.
요새 들어서 더 부쩍 뜻글인 한자를 갖다 붙여서 엉뚱한 뜻의 낱말로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일들이 더 많아지고 검증되지 않은 이러한 말과 글들이 전파와 SNS, 카톡등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감이 안타깝구만이라.
김과 같은 해조류는 세계 어디에나 많제만 김의 양식은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특히 전라남도가 원조이고 해남 진도 등 대부분에 전라도에서는 김을 해우라고 불루지라?
짐 또는 해태라고도 불렀는데 김→짐의 발음 차이로 볼 수도 있겄제만 옛 문헌에 김을 한자로 진(眹), 짐(朕)이라고 적은 기록들이 있어람쨔.
그란데 해우라는 낱말은 본시 김을 뜻하는 한자어인 海衣(해의)라는 말에서 발음 변이로 굳어진 입말이구만이라. 전라도에서 ㅢ 발음이 ㅜ 로 변하는 경우는 남의→노무, 여의다→여우다, 책가의(冊加衣)→책가우 등이로 지법 많아지람쨔.
바다(海)의 바위에 붙어 바위의 옷(衣)처럼 보이는 김의 생육 습성 땜시 예로부터 해의(海衣)라 했고 지끔도 김과 해의(海衣) 둘 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있는 표준어여람쨔.
위키백과 등에 해우(海羽)라 해서 물 위에 떠 있는 깃털이라는 뜻으로 김을 그리 불렀다는 글은 있으나 관련 문헌의 고증은 없이 여기저기 인용만 되고 있어 이 역시 확실한 주장은 아닌 듯 여겨징구만이라.
또
김을 예전에 해태라고들 했었는데 해태(海苔)라는 한자어가 자산어보(玆山魚譜, 1814)에도 올라있어 예전에 아예 없던 낱말은 아니나, 이 낱말은 일본인들이 주로 쓰는 김의 일본식 한자 이름입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김을 노리(海苔, のり)라 해서 거의 모든 기록물에 海苔라 적었기에, 우리나라 발음으로는 해태라 발음하면서 일본식 이름이로 많이 퍼졌던 것이라 합니다.
그 영향이로 김을 대만에서는 하이타이(海苔)라 불루는데, 중국 본토에서는 즈차이(紫菜)라 한답디다.
김(海衣)이 언급된 최초 문헌으로 삼국유사 아달라왕(阿達羅王) 때 연오랑(延烏郎)과 세오녀(細烏女)의 부부(夫婦) 관련 “夫婦而居. 一日延烏歸海採藻”의 ‘海採藻’를 들고 있으나 이 ‘해채조’가 김인지 다른 해조류인지 명확하지는 않고 고려와 조선시대 기록들에는 해의(海衣), 자채(紫菜), 자태(紫笞)가 감태(甘笞)나 미역(海藿) 등과 구분되고 김이 보라색이기에 이렇게 적은 것이라 합디다.
고려 때는 목은(牧隱) 이색(李穡, 1328~1396)이 쓴 시에 강릉에서 해의(海衣)를 보내 준 절도사에게 감사하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그라고 세종실록 지리지(1454)에는 해의(海衣, 김)가 각 해안 지방의 특산품으로 기록되어 있고, 조선시대에 해의(海衣)의 생산과 관련된 세금으로 바다 속의 김밭(海衣田)에 부과한 해의전세(海衣田稅)라는 제도가 있었다지람쨔.
효종실록에는 1650년 당시 김 1첩의 값이 목면 20필이라고 기록되어 있어 무쟈게 비싼 고급 물품이었음을 알 수 있고, 지끔도 일본 사람들은 한국 김이라믄 너도나도 고급품이람시로 좋아해가꼬 일본 관광객덜이 한국서 젤로 많이썩 사가는 물품이지라.
김(海衣) 양식의 원조로는 완도설과 광양설이 양립하는데
완도에서는 김유몽(金有夢, 약산도), 정시원(鄭時元, 고금면 용장리)을 김 양식을 처음 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나 광양 김여익이 훨씬 앞선 인물이랍니다.
인조18년께(1640년경) 병자호란 때 의병장이었던 전남 광양 태인도의 김여익(金汝翼, 1606∼1660)이 개깟이로 떠밀려 온 참나무 가지에 김이 붙은 것을 보고 양식하기 시작했다고 합디다. 그래가꼬 인조 임금이 한 번 먹어보고 맛이 좋아 이름을 물었는데 그 이름을 아무도 몰랐답디다. 그때 한 신하가 “광양 땅에 사는 김 아무개가 만든 음식입니다”라고 아뢰자 인조가 “그럼 앞으로 이 ‘바다풀’을 그 사람의 성을 따서 ‘김’으로 부르도록 해라”고 명해가꼬 ‘김’이란 이름이 생겼다는 전설이 전하지람쨔.
허나 이런 민간설이 아닌 ‘김’이란 이름의 어원 기록으로는 정약용의 경세유표(經世遺表, 1817)로 김의 이름이 ‘진(眹)’으로 기록되어 있는데,(“俗名曰海衣,方言曰眹”) ‘진(眹)’은 ‘짐(朕)’을 피휘한 것으로 보이고 한불자전(韓佛字典, 1880)에는 ‘김’과 ‘짐’이 둘 다 실려 있다지라.
하여튼 해태(海苔)는 일단 표준말도 사투리도 아닌데다가 반성도 몰루는 인간같쟎안 일본하고 관련도 있고...
‘짐’과 ‘해우’는 일단 ‘김’과 ‘해의(海衣)’의 전라도 사투리구만이람쨔.
혹한 추우에도 모도모도 건강덜 하시십쇼. 덜~!
-제59회 송현인 조병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