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골프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정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것이 실내외 골프연습장이었으며, 골프인구가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급속하게 늘기 시작하면서 당시만 해도 골프연습장의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였고 따라서 비교적 좋은 시설을 갖춘 골프연습장들은 빈 타석이 없어 1-2시간씩 대기를 하여야 하는 손님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빈 타석이 날 때까지 대기하는 동안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있었을까? 평소 일면식이 있던 사람들끼리 수다를 떨거나 한 쪽에 마련된 간이 퍼팅장에서 퍼팅 연습을 하는 정도가 대기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일의 대부분이었다. 하릴없이 시간을 때워야 하는 손님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대기 손님들이 덜 지루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당시 실내외 연습장 업주들의 공통적인 걱정거리이자 골칫거리였던 것 같다. 알바트로스의 경우 골프 시뮬레이션 출시 초기 골프연습장 점주들을 설득한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이었다. 골프연습장 시설 중 한 부분으로 구색을 갖추기에는 상당히 비싼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추가 시설로 접근하지 않고 대기 손님을 위한 배려와 그와 동시에 월회비와 레슨비 이외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모델로 접근했던 것이다.
이러한 부분이 설득력을 조금씩 얻으면서 시장 초기에는 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이 주로 실내외 골프연습장에 공급, 설치되어 운영되었다.
그러면 근래에 와서 흔히 ‘골프방’이라고 불리는 시뮬레이션 골프만을 위한 라운딩 전문점은 언제,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한국에 스크린골프 광풍을 일으킨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의 모 실외 골프연습장에는 2층에 2-30평에 가까운 퍼팅장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활용도가 떨어지자 퍼팅연습장을 줄이고 알바트로스 시스템 한 대를 설치하게 된다.
당시만 해도 골프시뮬레이션 시스템이라는 것이 손님들에게는 생소했지만 어차피 1시간 가까이 할 일 없이 대기할 바에는 한번 이용해보자는 쪽이 많았었는데, 필드 라운딩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예상했던 바와는 다르게 의외로 할 만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으면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을 만큼 손님이 늘게 되었다.
그러던 것이 대기 손님이 너무 많아져 심지어는 1인당 9홀로 이용을 제한할 정도가 되자 이용도가 낮은 퍼팅연습장을 아예 없애버리고 한 대를 더 설치하게 되었고 이 또한 거의 하루 종일 운영을 해야 할 정도가 되었고, 심지어는 영상을 출력해 주는 프로젝터의 램프가 오랜 사용시간으로 인한 고열을 이기지 못하고 터지는 상황까지 발생하게 된다. 이 연습장에서 말 그대로 ‘대박’이 터지자 연습장 인근의 일반 건물에 시뮬레이션 시스템만을 설치한 점포가 문을 열게 된다.
연습장이야 대부분의 손님들이 골프연습을 하기 위해 방문하기 때문에 클럽을 연습장에 보관해 두고 있거나 소지하고 오지만 시뮬레이션 골프만을 위해서 누가 무거운 클럽을 들고 외부로 가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을 뿐... 이렇게 시작된 골프방(라운딩전문점)이 거의 24시간 운영를 하며 초기 투자비를 6개월 만에 모두 회수했다는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과 입을 통해 전국에 각지에 퍼지면서 우리 나라의 골프업계 지도를 바꿔 놓게 되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