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 구청에 1억 5천만원(수표)이든 봉투를 놓고 간 80세 가량의 할머니, 독거 노인 등 어려운 사람들에게 써 달라 했단다.
특히 그 액수가 강남구청에 접수된 개인 기부액 중에서 사상 최대금액이라는 얘기를 듣고, 마치 9회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본 것처럼 짜릿했지만 기분은 더러웠다.
우리의 삶을 끌고 가거나, 개선하는 방식이 기부에 의존하면 안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구의 기부액이 1위라고 발표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짓인지? 기부는 올림픽 경기가 아니다. 실례로 부산에 있는 부경대 본관에는 1억이상 기부한 사람(혹은 단체) 이름을 순위에 맞춰 동판에 새겨 놓았다. 대학이 기부의 금은동 각축장인가?
부산의 어떤 고등학교는 본교 출신 당해 서울대 입학한 학생들의 이름을 매년 본관 입구에 전시한다고 한다. 완전히 미친 짓 아닌가?
원초적으로 가난을 생산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이젠 모금, 기부로까지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은 오히려 자본주의 체제를 위한 포플리즘으로 보안다. 그러므로 길거리에서 우파 기금운동에 참여를 선동(?)하는 사람들은 체제 선전을 위한 '삐끼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기부금은 내기 어려운 형편이라 예상되는 사람이 놀랄만한 액수를 그것도 익명으로 내었을 때 한껏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걸 보면 라면만 먹으면서 육상 경기에서 우승한 것과 '헝그리 복서'가 떠 오른다.
어려운 역경을 딛고 성공한(성공의 기준이 뭐지?) 사람을 발굴할 게 아니라, 모든 인민들에게 어려움이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
좆 빠지게 고생에서 성공한 사람을 만들려 하지 말고, 좆 빠지게 고생 안해도 가난하게 살지 않을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시스템 속에서도 남는 게 있다면 기부하라.
첫댓글 이 땅에는 등수가 뼈속까지 깊이 박혀있는 듯해요.
그것은 위계일 듯 하고, 위아래, 등급, 갑을, 존대하대,...
그리고 아랫 사람은 함부러 해도 된다고 하고, 의전문화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사람이 망가지지요.
예전에 국제NGO단체에서 일하시는 분 강연듣는데, 사회보는 분이
"우리나라 최고의 NGO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아! 여기에도 등수가...
고등학교도 무상교육이 되서, 돈 들어갈 일이 없는데,
장학금 제도는 그대로입니다.
"형편이 어려움에도 성적이 우수하고... 어쩌구저쩌구..."
여기에도 등수입니다.
개천은 미꾸라지 세상이지 용의 세상이 아닙니다.
용이 하늘로 가던말던
개천에서는 미꾸라지끼리 대동세상, 평등세상을 만들어 평화롭고 화목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