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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공파 정수상(鄭遂相) 계열 분재기(分財記)
■ 동두천 광주정씨가소장고문서(경기도 유형문화재) 동두천 광주정씨 성제공파문중은 고려후기에 득관(得官)한 이래 조선후기까지 다수의 문신·학자 등을 배출하여 경화사족으로써 가성을 지켜온 전형적인 양반가문이다. 특히 광주정씨의 대표적 인물인 정사호 선생(호는 화곡(禾谷))의 묘지는 동두천시 향토유적 제6호로 지정되어 관리 운영되고 있다. 동두천 광주정씨가 소장 고문서는 광주정씨 성재공파 정수상계열의 고문서로서 교령류(敎令類), 소차계장류(疏箚啓狀類), 첩관통보류(牒關通報類), 명문문기류(明文文記類) 4종 61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자료 중 소차계장류의 호적자료와 명문문기류에 속하는 분재기 자료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들 자료는 당대의 경제적 실상을 잘 대변해주고 있으며 역사적 자료가 많이 부족한 동두천시의 과거 경제, 생활상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로써 사료적 가치가 높다. 또한 이 고문서에 대한 사료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한국학중앙연구원(舊한국정신문화원)에서는 국학진흥연구사업의 일환으로 2004년 9월 한강이북에서는 드물게 이 고문서를 『고문서집성71』에 소개하여 사료적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
호적자료와 더불어 분재기(分財記)(주1) 4점이 전하는데, 이 유형문화재의 중심 고문서이다.
1685년 시월 분재기의 상황을 보면, 11세 율탄(栗灘) 정전창(鄭展昌 1631~1685)공이 의금부도사에 재직(在職)하셨는데, 1685년 6월 1일에 65세로 졸하시게 되었다. 장남 정치상(鄭致相 1658~1722)은 28세이고 차남인 정수상(鄭遂相, 생몰미상)은 전년 1684년 겨울에 혼례를 올렸다. 율탄 공의 건강 문제 등으로 다른 일에 마음 쓸 겨를이 없었으므로, 모친 청송심씨(靑松沈氏)는 이해 6월 율탄 공의 장례를 치르고 10월 8일에 차남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노비 다섯 구(口)를 분배하게 된다. 그런데 이듬해 1686년 2월에 별급 노비 수를 줄여 세 구(口)를 별급하는 문기를 다시 작성하였다.
1718년 시월 분재기는 12세 정치상(鄭致相)공이 차남 정임기(鄭林基)에게 노비 3구를 내리는 내용이다. 정임기공은 조세(早歲)한 숙부 정수상공을 계후하였다. 1717년 5월 하양현감(河陽縣監)에 부임하였으나 건강이 좋지 않았다. 차남의 간병으로 차도를 보이자 고마움으로 분재를 하게 되었다.
1722년 7월 10일자 분재기는 정치상(鄭致相)공이 하양현감(河陽縣監)으로 계시면서 병환으로 여러 고비를 넘기면서 잠시 쾌차한 기쁨으로 차남에게 논 4두락과 노비 7구를 내리는 별급문기(別給文記)(주1)인데, 다음 달인 8월 18일자로 졸하시게 된다. 시행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별급된 노비명단이 정임기공의 1723년 정월 호구단자에는 보이지 않는다.
주1) 분재기(分財記) : 자손이나 가족에 나누어 줄 재산(財産)을 기록(記錄)한 문서(文書).
주2) 별급문기(別給文記) : 재산(財産)의 증여(贈與) 때에 연월일과 별급 사유(事由)를 적어, 작성 교부(交付)하는 문기
1. 1685년 모 심씨의 차남 수상(遂相) 앞 별급문서
■ 1685년 10월 성문(成文)
乙丑十月初八日次子遂相處別給
右文爲 汝亦(주3)去年冬, 過行婚禮, 新婚極嘉, 一家之壹幸, 爲如何㢤! 無於新婚禮後, 以數口奴婢, 成文別給, 以表無存之情, 而肖僉遷就(주4), 未呆是如乎. 玆以 使喚婢欣春三所生奴山立年二十五, 文化居婢岳德年四十七, 同婢一所生奴儉於孫年二十, 二所生奴之太年十二, 黃州居婢三禮末所生婢命化年十一, 等伍口後呈, 竝永永許給, 以爲鎭長(주5)使用之向事(주6)
財主母 沈氏(주7) (날인)
筆執長子 鄭致相 (수날)
을축(1685년) 10월 8일 차남 수상 앞 별급
우문서는 네가 지난해(1684년) 겨울, 혼례를 거행했는데, 신혼은 지극히 아름다운 일가의 한 가지 행복한 일인데 어떠한가! 신혼례 후에 아무 것도 없어 이에 문안을 작성하여 노비 몇 구를 별급하여 한 가닥 없던 정을 표하려 한다. 모두 다 시일이 늦어 어리석음을 초래하지 않도록, 사환비 흔춘의 삼소생 노 산립 25세, 문화거비 악덕 47세, 동비 일소생 검어손 20세, 이소생 노 지태 20세, 황주거비 삼례 막내 비 명화 11세 등 다섯 구를 보낼 것을 영구히 허락하니 오래토록 간수하거라!
재주 모 심씨 (날인)
필집 장자 정치상 (수날)
주3) 여역(汝亦) : (이두어) 네가
주4) 천취(遷就) : 천연(遷延). 1 시일(時日)을 미루어 감. 2 망설임. 지체(遲滯)함.
주5) 진장(鎭長) : 매우 오래고 긺.
주6) 향사(向事) : 안일. 吏(이두어) 할 일. 한 일
주7) 청송심씨(靑松沈氏) : 1631~1697, 부 좌랑(佐郞) 선(譔), 조 감찰 우단(友端). 1685년 6월 1일에 율탄공이 졸하시고 4개월 지난 시점이다.
* 이면(裏面)에 1826년 2월의 별급문을 기재했다.
■ 1826년 2월 수정 시행문
ㅇ 康熙 二十五年 丙寅 二月 日 處別給
財主沈氏宅 代奴男伊亦 右文記付, 婢岳德 年四十八, 一所生 奴儉於孫 年二十一, 二所生 奴之大 年十三 等 三口乙 後所生竝以 各就用處預於而己代乎 此下端行事
ㅇ 강희 이십오년(1686) 병인 이월 일 처별급
재주 심씨댁은 노 남아에게 우 명문의 일을 맡겨, 비 병덕 나이 48세, 그 1소생 노 검어손 23세, 2소생 노 지대 13세 등 3구(口)와 그 후 소생 각각 용처를 취하도록 미리 대리토록 하니, 이를 단행토록 하여라.
* 1825년 10월의 별급문 이면에 기재했다.
2. 1718년 하양현감 정치상(鄭致相)의 차남 임기(林基) 앞 별급문서
ㅇ 康熙五十七年 戊戌 十月 初六日 仲子 鄭林基處 許呈文
右文爲 吾於癸未 始仕寸也. 罷敬十餘年(주8)之後 復我昨年 得除此邑倅 來此以後 衰疹侵尋(주9) 旣甚間惱 卽汝在京 熱槃極重(주10)之站 來至於嶺外 憂挨之際 我亦之驚 忽同措之 此實ㅇ毛擧(주11) 其時吾抵云於汝以躬 汝生乎死乎云者 吾之竭盡(주12) 心會坐坐不能. 暫忘底脚 緖考在於 此是如乎. 今五月 吾亦 以時熱症 形一信危谻 父子各在千里外 俱以潛遘(주13)之能 幸得回甦 今汝來診我病, 悲驚之亦 易ㅇㅇ㢤! 幷將 水原婢者斤礼二所生 奴善萬 年己巳生, 及同奴良妾 一所生 婢 一每 年, 二所生婢 小每 年, 竝參口乙 後所生幷以 許給汝處 以慰父子各難ㅇ疾 必是於面懷無限至情爲去乎. 汝亦永体 此失仔無轉賣之契 鎭長使喚者
財主 勾辜(주14) 父 通訓大夫 行河陽縣監 鄭 (수결)
ㅇ 강희 57년(1718년) 무술 7월 6일 중자(仲子) 정임기처 허정문(許呈文)
나는 계미년(1703년)에 작은 벼슬살이를 시작하였다. 감사하게 십여 년이 지난 후, 나는 다시 작년에 이 고을의 원(하양현감)을 제수 받았다. 여기에 부임한 이후 열병으로 쇠약해짐이 심해져 벌써 근심이 크다. 네가 한성에서 열반이 극중할 참에 떠나와 영남에 도착하여 걱정하면서 나 역시 놀랍게도 갑자기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는 실로 죄를 들추어내는 것 같은데, 그때 나는 너에게 몸소 막아내라 하였는데 너는 죽냐 사냐 했었다. 나는 기진맥진하고 마음은 앉아 있을 수가 없었는데, 잠깐 깊이 잊었던 생각이 난다. 금 오월에 나 역시 열병으로 그 모양이 위험하다 확신하게 되었다. 부자가 각각 천리 밖에 있었으나 모두 잠시 만나게 되어 다행히 소생하게 되었다. 오늘 네가 와서 나의 병을 간호하니 참으로 슬프고도 역시 놀랍고 또한 기쁘다.
이에 장차 수원비 자근례의 2소생 노(奴) 선만 기사생과 선만의 양인 처간 1소생 일매 (나이 모름)와 그 2소생 소매(나이 모름) 등 모두 3구를 후에 낳을 소생을 포함하여 너에게 내린다.
부자간의 각종 어려웠던 일을 위로하고 필시 얼굴을 떠올리니 무한한 정이 생각난다. 너 역시 영원히 이를 전매하여 잃지 말고 오래토록 간직하도록 하여라.
재주 구고(勾辜) 부 통훈대부 행하양현감 정 (수결)
1717년 문서에 이미 정임기공의 소유로 등재되었는데, 1718년에 별급한다는 것은 무슨 일인가? 아마도 이들은 차남 호적에 등재되었어도 부친의 소유였고 부친이 돌아가셨으므로 모친이 정식으로 차남 앞으로 별급한 것으로 보인다.
주 8) 1706 장흥고주부(長興主簿), 1706 의금부도사(禁府都事), 1716 한성부 중부주부(中部主簿), 1716 군자감주부(軍資主簿),
1717(숙종43) 하양현감(河陽縣監)
주 9) 침심(侵尋) : 점점 앞으로 나아감.
주10) 극중(極重) : 극히 무거움. 병 증세(症勢)가 매우 위태로움. 범죄가 아주 무거움.
주11) 모거(毛擧) : 털끝만한 작은 일이나 죄(罪)를 하나하나 들추어 냄.
주12) 갈진(竭盡 渴盡) :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다하여 없어짐
주13) 잠구(潛遘) : 잠시 만나다.
주14) 공의 호는 ‘허주(虛舟)’로 알려져 있으나, ‘구고(勾辜)’로도 쓰신 듯하다.
3. 1722년 하양현감 정치상(鄭致相)의 차남 임기(林基) 앞 별급문서
康熙 六十一年 壬寅 七月 初十日 子林基處 別給文
右文爲汝亦 累經死病 幸得回甦 心甚喜幸 而無物表情 別將 楊州伊淡 伏薄字(주15)畓 四斗落(주16)只庫(주17)及 使喚(주18)婢憲德一生奴庚述年庚寅 明川婢雪香四生奴承白年己丑 婢元代年甲辰 同婢一生婢敏色年癸亥 二生婢敏禮年戊辰 故婢承玉四生婢草香年辛亥 婢秋香二生奴順白年甲子 等七口乙 前後所生 竝以永永別給爲去乎(주19) 汝亦鎭長執持者
財主 父 前縣監 鄭 (수결)
筆執 女壻 幼學 安德裕 (수결)
강희 육십일년(1722년) 임인 칠월 십일 자임기처 별급문
너에게 작성한 우 문서는 여러 번 죽을병을 치르고 다행히 소생하게 되니 마음이 매우 기쁘고 다행인데 부모의 정을 표할 물건이 없으므로 특별히 행하는 것이다. 양주 이담의 복박자 논 4두락 이 곳과 사환비 헌덕의 첫째 아들 노 경술 경인 생, 명천비 설향의 넷째 아들 노 승백 기축 생, 비 원대 갑진 생과 첫째 딸 비 민색 계해 생, 둘째 딸 비 민례 무진 생, 사망한 비 승옥의 넷째 딸 비 초향 신해 생, 비 추향의 둘째아들 노 순백 갑자 생 등 7구를 후손을 포함하여 영구히 특별 지급하니, 네가 오래토록 간수하도록 하여라.
재주 부 전현감 정 (수결)
필집 사위 유학 안덕유 (수결)
주15) 복박자(伏薄字) : 복박 번지의, 지번의 표시를 ‘ㅇㅇ字’ 이런 형식으로 사용했다.
주16) 두락(斗落) : 마지기. 논밭 넓이의 단위(單位).
주17) 지고(只庫) : 이두어로 보인다. 이곳. 다른 사례에 ‘지고을(只庫乙), 이곳을’로 쓰였다.
주18) 사환(使喚) : 잔심부름을 시키기 위(爲)하여 관청(官廳)ㆍ사삿집 또는 가게 같은 데에서 고용(雇用)하여 부리는 사람. 사역(使役) 사환꾼. 심부름
꾼. 심부름 애.
주19) 위거호(爲去乎) : (이두어) (읽는 법) 하거온, 하거등. (뜻) 1 -하므로. -하기로. -하기에. 2 –하고서. -하고는. 3 –하오니.
ㅇ 문서작성일 : 1722년 7월 10일
ㅇ 별급사유 : 죽을병을 여러 고비 넘기고 쾌차한 기념
ㅇ 별급내용 : 이담 복박자(伏薄字)의 논 4 두락(斗落)과 노비 7구(口)
※ 재주(정치상) 졸일 : 1722년 8월 18일
※ 1723년 정임기공의 호구단자에 아래 별급 노비의 이름이 보이지 않으므로 실행되지 않은 듯보인다.
첫댓글
조상숭모사업을 홀로하시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참고로 광주세설 목차에 나오는 정봉(鄭韸)관련 기록이 기옹만필(畸翁漫筆)에 있기에 올립니다
故友鄭韸
故友鄭韸字尚古為人閒雅可愛與橘屋尹丈為表從兄弟一生相随不離遺落身世日飮無何及尹丈殁後尚古益無生趣沈冥病辭年僅六十以終臨終使家人進酒酒至張視嫌其器小曰此翁平生唯嗜此物今将辭去安用此㳙滴為㪅命浮二大白訖頺然就枕而
●옛 친구 정봉(鄭韸)은 자(字)가 상고(尙古)로 사람이 조용하고 깨끗하여 사귈 만하였다. 귤옥(橘屋) 윤광계와 외사촌 형제간이며 일생을 서로 추종하며, 세상을 등진 생활에 날마다 술을 취하도록 마셨다. 윤선생이 세상을 떠난 후에는 상고도 더욱 살 맛을 잃고 병과 술에 잠겨 있다가 나이 겨우 60에 세상을 떠났다. 임종시에 사람을 시켜 술을 가져오게 하고, 술을 가져오니 멀건히 보다가 술잔이 작은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말하기를, “이 늙은이가 한평생 이것만을 좋아했는데, 지금 떠나가면서 어찌 한 방울을 마시겠느냐.” 하며, 다시 명하여 큰 술잔을 가져다 둘을 마시고 쓰러져 베개에 누워 가고 말았다.
족보에도 詩酒自娛(시주자오)시와 술을 즐겨다고 언급되어 있으며, 정홍명이 지은 기옹만필에 죽음에 이르러서도 큰술잔 두잔을 마시고 임종 히셨네요 조선의 술사랑꾼에도 외사촌 윤귤육과 함께 소개되어 있네요
'2. 1718년 하양현감 정치상(鄭致相)의 차남 임기(林基) 앞 별급문서"의 한문은 여러 날 찾아보고 고민하였음에도 판독을 하지 못한 글자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뜻을 전하는데는 큰 오차가 없을 것 같아 우선 게시하고, 추후 보완할 부분은 고쳐나가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