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산 가는 길입니다.
중앙선이 없는 좁은 길인데요, 편도가 아닌 왕복차선입니다.
길 양옆으로는 절벽입니다.
오른쪽은 산사태 위험이 있고 왼쪽은 추락위험이 있습니다.
산사태가 자주 나는 편이라 시멘트로 발라버린 구간도 나옵니다.
안전을 생각한 것은 좋습니다만 미관상으로는 영 아닙니다.
왼쪽으로는 란창강이 흐릅니다.
란창강은 중국 청해성에서 발원한 강입니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로 긴 강인데요, 중국을 거쳐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으로 흐릅니다.
중국 국경을 넘으면 메콩강으로 이름이 바뀝니다.
임창에서 흐르는 란창강은 색이 오묘합니다.
마치 비취색 물감을 풀어 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일 년 내내 저런 색이라고 하니 신기합니다.
이 강이 보이쪽으로 흘러가서 다른 강과 만나면 황토색으로 변합니다.
계속 달려서 중간 도시에 도착합니다.
대설산과 가까운 현(縣)급의 도시입니다.
이곳에서 800km 정도 떨어진 맹해도 현급 도시입니다.
화려한 맹해와 비교하면 초라해 보입니다만, 조용하고 아늑한 도시입니다.
일단 숙소를 잡았습니다.
거실에 커다란 자동 마작기가 놓여 있습니다.
중국 사람들 마작 엄청 좋아합니다.
온종일 차 마시며 담배를 물고 마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돈은 언제 버는지 모를 정도로 말입니다.
저는 마작도 할 줄 모르니 쓸모없는 테이블입니다.
나중에 의자는 깨끗하게 닦아서 빨래 넣어 놓는 용도로 썼습니다.
쓸모가 있었군요.
중국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복권방입니다.
당첨금이 엄청나게 높아서 일확천금을 노리고 사람들이 모입니다.
매장의 벽면에는 보기만 해도 어지러운 도표가 붙어 있습니다.
당첨번호와 확률을 계산한 도표입니다.
도시에서 하루 머물고 산으로 갑니다.
날이 좋습니다.
가장 멀리 보이는 능선을 넘으면 차산이 있는 마을이 나옵니다.
도시 부근에도 차를 생산하는 마을이 있습니다만, 환경이나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대설산, 그것도 아주 구석에 위치한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가늠이 안 되는 오래된 고차수가 즐비합니다.
채엽시기를 맞은 새싹들이 햇볕을 받아 반짝입니다.
오래된 차나무에 달린 채 녹색의 싱그러운 기운을 뽐내며 퍼트리고 있습니다.
이곳도 채엽 기준은 일아이엽입니다.
어리게 따는 것이 요즘 고수차의 유행입니다.
차 가격이 올라가니 채엽기준도 고급화됩니다.
아(芽)는 가늘고 살짝 짧습니다.
다 자란 이파리입니다.
면적으로 계산해보니 특대엽과 대엽입니다.
외형이 특이하게도 계란형입니다.
사진의 차나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 차산에 있는 대부분의 차나무가 저런 형태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차산에서 봐왔던 기다란 타원형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외진 곳이라 확실히 다른 지역과 차별이 되는 차나무 품종입니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재래품종입니다.
첫댓글 대설산 고수차 맛 좋음
동의합니다.
사진만 봐도 차향이 솔~솔~
정말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