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인간의 활동에 의해 세계가 위험지대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 지구 건전성에 관한 여러 주요 지표에서 밝혀졌다. 앞으로 지구상 환경에 격변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8개국 과학자 29명이 경종을 울리고 있다.
과학자들은 서로 관련된 9가지 지구의 한계(플래너터리 바운더리)를 분석했다.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담수이용, 토지이용, 화학물질에 의한 오염, 에어로졸(공기 중에 장시간 부유하는 미립자)의 부하 등으로 이루어진 각각의 항목에는 세계가 안정적으로 거주 가능한 공간으로 남아 있는데 필요한 한계점이 마련되어 있다.
분석 결과, 인간의 활동에 의해 이들 플라네터리 바운더리 중 6개에서는 더 이상 안전한 수준이 유지되지 않고 있으며 인류에게 있어서의 「안전한 활동 공간」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 밝혀졌다. 해당 보고는 과학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13일자로 게재되었다.
9개의 플래너터리 바운더리는 2009년에 쓰여진 논문 중 처음 설정되었다. 온실가스 배출에서 삼림 벌채까지 인간이 지구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 일련의 한계를 정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론상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면 지구환경이 불안정해질 위험은 극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이번 보고의 공저자인 캐서린 리처드슨 코펜하겐대 교수(해양생물학)는 올여름 전례 없는 이상기후와 관련해 산업혁명 이전부터 세계 평균기온이 1.2도 상승한 상황과의 연관성을 시사했다. 한 번의 상승폭이라면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류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우리는 지금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안전한 영역에 있는 3개 항목에서도 해양 산성화와 공기 중 에어로졸 양 두 가지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편으로 좋은 소식도 있다. 리처드슨에 따르면 오존층에 관한 항목은 1990년대 시점에서 넘어서는 안 될 한계치를 넘어섰으나 국제공조로 오존층을 격감시키는 화학물질을 단계적으로 폐지한 결과 현재는 층 회복의 길이 완전히 트여 있다.
각 항목에서 한계치를 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서 세계가 파멸적 전환점을 맞는 것은 아니다. 한계치 초과가 절벽에서 굴러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라고 리처드슨 씨도 말했다. 다만 그것이 경계해야 할 징후임은 분명하다.
리처드슨에 따르면 지출이 늘어나면 은행 예금 잔액이 줄어들듯이 인류가 지구 한계치를 넘는 활동을 하면 그만큼 지구 본연의 자원도 상실된다.
「저축이 없어져 가는 중에도 파티에서 흥을 돋울 수는 있지만, 그런 행동은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그런 상황에 이르렀다.」(리처드슨 씨)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사이먼 루이스 교수(세계변동과학)는 이번 보고에 대해 이미 경계해야 할 구도에 대해 눈에 띄게 비관적인 갱신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연구에 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플라네터리 바운더리를 설정하는 연구 모델에는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레이먼드 피에런버트 교수(물리학)는 CNN 취재에서 한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할 수 있는 탄소오염 같은 항목이라면 이 모델이 유효하다며 토지이용 변화 같은 다른 항목으로는 어디에 한계를 설정할지, 한계를 넘었다고 판단하는 기준을 논의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를 단순화하려는 대담한 시도이지만 아마도 지나치게 단순화돼 실제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환경문제를 현실적으로 처리하는 데 유용하다고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데이터나 모니터링에 과제가 있다는 것은 리처드슨 씨도 인식하고 있다. 「데이터의 수집과 대조를 보다 포괄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이를 통해 인류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감시할 수 있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