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맞이 행사 시작시각인 7시가 다가옵니다. 모둠별로 맛있는 저녁 식사하고, 모둠별로 더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여러 사람이 모였습니다. 인사 나누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립니다.
만두 빚기 전, 아이들은 기다리는 동안 이런저런 놀이 합니다. 하음, 지원, 예헌, 다은이는 모여서 아이엠그라운드 놀이합니다. 조용히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볼 때면 덩달아 즐겁습니다. 마스크 쓰고 있는데도 아이들의 미소가 투명하게 보이는 느낌입니다. 아이들이 놀이하는 소리, 웃는 소리, 대화 소리로 시끌벅적한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새로우면서도 정겹습니다.
“만두 빚으러 올라오세요!”
만두소 모둠의 부름에 쿡쿡 방으로 올라갑니다. 모둠별로 만두 빚었습니다. 하음이, 가연이, 소헌이, 예헌이와 함께 했습니다. 임미라 선생님께서 친절히 가르쳐주신 덕분에 아이들은 금방 뚝딱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가르쳐주신 모양대로 만들더니, 저마다 다다른 모양으로 만두를 빚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이것 봐요!”
특이한 모양으로 만두를 빚을 때마다 아이들은 꼭 불러서 자신의 예쁜 만두를 보여줍니다. 꼭! 자신의 만두를 볼 때까지 부릅니다. 아이들의 만두 보느라 제가 만든 만두는 못생겼을 겁니다.
만두 만든 후, 하음이와 예헌이의 줄넘기 공연을 시작으로 행사진행팀에서 재밌는 놀이를 준비해주었습니다. 실내에서 줄넘기하는 게 쉽지 않아도 열심히 하는 아이들 모습에, 모두가 손뼉 치며 응원해줍니다. 미소 지으며 보았습니다. 용기 있게 나서준 하음이와 예헌이에게 고맙습니다.
마피아 게임, 노래 첫 음 듣고 제목 맞추고, 어릴 때 모습 보고 누구인지 맞추는 놀이 했습니다. 어찌나 많이 준비했던지 그동안 왜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있었던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사회부터 놀이 진행, 구성까지 참 공들인 걸 느꼈습니다. 덕분에 참 재밌게 즐겼습니다. 아이들보다 더 신나서, 엉덩이가 들썩거렸습니다. 행사진행 모둠이었던 슬찬, 지헌, 선우, 양서호 선생님 모두 고맙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감사 편지 쓰고, 1년 뒤 나에게 글 썼습니다. 소헌이와 하음이가 편지지와 엽서 나눠주었습니다. 예헌이가 고른 음악도 틀었습니다. 저마다 집중할 수 있는 자리 찾아 조용히 펜 들어 적었습니다. 모두가 글 쓰는 데 집중하지만, 소헌이는 편지 받느라 바쁩니다. 감사 편지와 타임캡슐 종이 분류하려고 맨 뒤에서 두 손이 분주합니다. 시간이 부족한지 틈틈이 물어봅니다.
“선생님 저 잘했죠?”
편지까지 마치고, 소헌이가 뿌듯한 얼굴로 묻습니다. 진심 가득 담아 칭찬해주었습니다. 소헌이는 바쁠수록 더 즐거워했습니다. 소헌이 덕분에 감사한 사람을 떠올리며 진지하게 자신의 마음을 적는 사람들의 모습을 눈으로 편히 담을 수 있었습니다.
가연이네 아버님께서 치킨 선물해주셔서 다 함께 치킨 파티했습니다.
“제가 양념치킨을 꼭 먹어서 아마 양념치킨과 간장치킨 보내신 것 같아요.”
가연이가 주로 사 먹는 치킨집에서, 꼭 먹는 메뉴로 사서 보내주신 아버님의 사랑을 느꼈습니다. 가연이 덕분에 모두가 맛있게 야식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원이가 타임캡슐 행사 진행해주었습니다. 용기 있게 사람들 앞에 나서서 설명해준 지원이가 멋있었습니다. 처음 꾸미기 모둠에 들어와서 한 말도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게 어려워서 꾸미기 모둠에 들어왔다고 했는데, 그 용기를 낸 지원이가 참 빛났습니다.
꾸미기팀 모두가 타임캡슐 엽서 나눠주고, 받았습니다. 1년 전의 쓴 엽서를 펼쳐 보기도 합니다. 1년 후의 나에게 소망을 담아 적습니다. 꾸미기팀 아이들이 스스로 타임캡슐 진행을 잘 해주어, 저도 구석에 자리 잡고 썼습니다. 꾸미기팀 아이들은 제 할 일 하느라 바쁘고, 선생님은 편히 즐깁니다. 미안하면서도 아이들이 참 대단합니다.
타임캡슐 진행 후 행사진행팀이 낭독회 해주었습니다. 슬찬, 지헌, 선우, 양서호 선생님이 각자 시를 골라 읽어주었습니다. 조용한 분위기 속 읊어주는 시들이 참 좋았습니다.
“여러분 2022년 7분 남았어요. 남은 시간 동안 부모님께 전화 한 번씩 하면 좋을 것 같아요.”
7분 남았다는 말에 바로 부모님께 전화했습니다. 항상 어떤 특별한 일 없이 한 해를 마무리했지만, 열심히 살았던 올 한 해는 부모님 덕분에 잘 마무리했습니다. 항상 누구보다 저를 응원해주고 바라봐주는 부모님 덕분에 잘 버티고, 지금도 철암에서 행복하게 누리고 있습니다. 잠깐이지만 소중한 사람들과 연락으로나마 한 해를 마무리하며 마음을 전할 수 있게 해준 양서호 선생님 고맙습니다.
“십! 구! 팔! 칠! 육! 오! 사! 삼! 이! 일! 댕~”
오늘처럼 새로운 해로 넘어가는 십 초의 시간을 이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외쳐본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다 같이 설레하는 마음으로 한 해를 보내고, 맞이하는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마음속으로 나의 소망을 말했습니다. 모든 이의 소망이 이루어지는 2023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다음날 새벽부터 일어나서 조로 나누어 차 타고, 해돋이 보러 갔습니다. 삼척 고포마을 다녀왔습니다. 승민이 아버님께서 준비해주신 탑차에 올라가서 해돋이도 보고, 맛있는 코코아도 먹었습니다. 낭만 가득한 새해 첫날이었습니다.
해변으로 가서는 서로 예쁘게 사진도 찍어주었습니다. 서서히 올라오는 해돋이 보며,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습니다. 행복하고 따스한, 기분 좋은 새해 첫날입니다. 철암에서 낭만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 오늘도 감사합니다.
2022년에서 2023년으로 넘어갔던 어제와 오늘, 잊지 못할 겁니다. 시간이 지나 이날을 떠올려본다면, 나의 보물상자 속 소중한 선물을 꺼내 보는 기분이 들 겁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합니다. 2023년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한 해가 더욱더 행복이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