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영되는 영화의 대세는 단연 레트로 장르인 것 같다.
지난 크리스마스 4일 연휴중에 별 외출계획을 잡지않아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연휴 첫날인 토요일 밤, 평촌 CGV에서 국산 레트로 영화인 <스윙키즈> 한편을 보았다.
레트로란 영어단어 Retrospect의 줄임말로서 추억, 향수, 복고라는 의미인데, 역사물이 "정치, 문화, 사회, 생활의 사실에 대한 제작자의 의도적 해석을 영화화한 것"임에 비추어, 레트로는 근시대의 생활을 그대로 재현하여 카메라에 담아 비추고 내용의 해석을 관객에게 맡기는 형식을 취한다는데서, 양자간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상영중인 레트로 영화로는, 우선 외화 부문에 있어서 상당 기간 동안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있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있는데 이 영화는 70~80년대 남성 4인조 록 그룹에 대한 이야기로 향수를 불러 일으켜 당시의 세대 뿐아니라 이를 경험하지 못했던 젊은 세대들까지도 큰 공감을 끌어들여 스테디하게 성공을 거두고 있고, 이에 상응하는 레트로 국산영화로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에 맞춰 개봉되어 현재 극장가에서 절찬리에 상영중에 있는 <스윙키즈> 라는 타이틀의 영화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스윙키즈>는 한국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던
1951년의 거제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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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내에서 좌우간 잦은 충돌과 소요사태로 인해 전쟁포로 처우에 관해 국제적인 이미지가 실추되자, 이의 수습을 위해 새로 부임해 온 수용소장(미군 준장)은, 공산 포로들 중에서 탭댄스단을 선발.결성하여 수용소내에서 공연하고 이를 외부에 공개함으로서, "미국은 적국의 전쟁포로들이라 할지라도 제네바 협약에 따라 처우한다"라는 대외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이런 발상의 근저에는, 전직 브로드웨이 탭댄서 출신인 ‘잭슨’(자레드 그라임스)이 그 곳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수용소 내에서 공산 포로의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최고 트러블메이커인 ‘로기수’(한류스타 그룹 EXO의 디오, 도경수 분)는 어느날 무대 주변에서 노역을 하던 중, 잭슨이 홀로 탭댄스를 추고 있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되는데, 그가 전쟁전 러시아에서 유학하면서 러시아 춤을 추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춤 재능이 몸속에 아직 숨어 있어서, 잭슨이 추는 탭댄스가 '반동적인 자본주의 춤'이라고 경멸하면서도 차츰 매료되고 만다.
잭슨의 탭댄스를 본 후, 로기수의 운명은 사상이 끄는 끈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춤에 대해 열망의 끈을 따라가고 있었다. 그가 외면적으로 애써 거부해봐도, 본능적으로 눈이가고 몸이 저절로 움직여지는 운명적 힘 앞에서, 그의 외면적 거부는 쓸데없는 허세에 불과할 뿐이었다.
여기에, 4개 국어가 가능한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2015년 K-Pop Star 출신 박혜수 분), 잃어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유명해지면 아내가 자신을 찾아오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갖고 춤을 추는 아내 사랑꾼 ‘강병삼’(오정세), 몸이 비만인데도 반전 댄스실력을 갖춘 영양실조 비만돼지 춤꾼 ‘샤오팡’(김민호)이 우여곡절 끝에 급조된 탭댄스그룹 <스윙키즈> 구성원으로 선발된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갖고 춤을 추게 되는 스윙키즈의 첫 데뷔 날 수용소장 이하 외신 기자단이 모인 공연장에서, 수용소내에 암약하고있던 공산주의 포로 총책은 소장 암살 계획을 수립하고, 도경수에게 권총을 쥐어주며 소장을 살해함으로서 그간 의심받아온 사상을 검증하라고 명령한다.
댄스 공연이 시작되고, 명령에 따라 죽여야만하는 절대 순간은 다가온다. 이때 같이 수감되어 있던 로기수의 바보형이 무대에 나타나, 바보로서 할 수는 최고의 형제애를 발휘하여 로기수 대신 총을 난사한다.
이 사태로 여럿이 죽는 가운데 소장은 구사일생으로 자리를 빠져나가며, 미국 기간병들에게 "여기있는 황인종은 모두 죽이라"고 명령한다.
공연장 내에서 미군에 의해 무차별 난사가 자행되고 한국인 댄스단 4명마져 황인종이라는 이유로 모두 무대에서 무참히 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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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렇게 너무나 허무하게도 비극으로 끝을 맺는다.
EXO의 멤버, 도경수의 탭댄스에 대한 실력이 압권이었던 영화다. 그가 캐스팅되지 않았다면 도저히 시도될 수도 완성될 수도 없는 영화였다.
도경수는 지난 가을에 이미, TV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에서 여성팬들의 간덩어리를 부드럽게 맛사지해버린 적이 있었는데, <스윙키즈>를 통해 큰 배우로 성장해 있음을 새삼 발견했다.
춤에 매료된 도경수의 운명과 색소폰에 매료된 우리 블루님들의 운명.....
이야기는 달라도 "미침"이 없이는 매료되기가 불가능한 일이라는데서, 묘한 데자뷰가 느껴졌다.
너무나 닮지 않았는가?
시간이 되시면 한번 보시길 권해 드린다.
첫댓글 어제밤 기분내느라고 가족들과 과음을 하고 일찍 일어나게 되었네요ㆍ
강추위가 찾아와서 동파파열 뉴스가 이어지는 추운날씨인데 출퇴근길 안전하시고 건강하시라고 격려 인사 드립니다
완전 실감나게 글을 써내려가서
꼭 한번 보고싶네요~~~
연말에 봐야지?
나하고 같이 볼사람 없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