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한강병원의 꽃
" 아빠 ! 저희 병원 약제실로 오세요 " " 뭐라고 이게 무슨 말인가 " 국내 최고의 명문 의과대학인 S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로 근무를 하고 있던 아들이다. 갑작스런 자식의 한마디에 할말이 없다. 40여년 가까이 경영을 하던 약국을 접은지 며칠 지난 시기이다. 어미 애비인 부모와는 한마디 의논도 없이 자신만의 결정으로 뛰어든 모양이다. " 경험도 없이 갑자기 그런 결정을 너 혼자 하다니 말이나 되냐 " 터져나오려는 한마디를 꿀꺽 참을 수 밖에 없다. 커다란 꿈을 품고 결단을 내린 아들의 현실을 어찌 부정할 수가 있을까. 용기를 북돋아 주는 방법밖에 없지 않는가. " 그래, 잘 해야지 장소는 어디냐 " 바로 마포역 1번 출구에 있는 연세한강병원이아들이 경영하고 있는 병원이다. 개원한지도 이제 겨우 6개월을 넘기고 있는 신생아와 같다. 척추 관절 전문병원으로 최첨단의료장비로 정형외과 신경외과 내과 마취통증의학과 건강검진센터를 중점 진료하는 병원이다. 국내 국내 명문 대학병원의 교수 출신들로서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들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외적으로도 환자들에게 인정과 각광을 받는 올곧은 병원이라 하겠다. 인간 수명 백세시대라는 말이 어색하지도 않은 세상이다. 이처럼 장수를 하게된 이유와 배경은 무엇일까. 달나라를 여행할 수도 있으리만치 모든 지식과 문명이 엄청난 발전을 거듭한 요인일 것이리라. 특히나 의약학의 도약은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을 하고 있다. 질병의 원인과 병소(病巢)를 정확히 찾아내여 도려냄으로서 죽음의 굴곡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곳에는 첨단기기를 통한 명확한 판단과 날카로운 손놀림의 의사가 있음으로 가능한 결과이다. 간호사를 비롯한 여타 의료진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지 않은가. 머리에는 간호사 캡(CAP)을 얹고 흰 가운을 입은 백의(白衣)의 천사(天使)가 있다.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수 많은 병사들을 살려낸 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ale)에게 병사들이 " 당신은 백의의 천사군요"라고 불러준 데서 유래한다. " 나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하느님과 여러분 앞에 선서합니다." " 나는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지 않겠습니다." " 나는 간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전력을 다하겠으며, 간호하면서 알게된 개인이나 가족의 사정은 비밀로 하겠습니다." " 나는 성심으로 보건의료인과 협조하겠으며,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하겠습니다. "
간호교육을 마치고 촛불을 들고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는 것이다. 간호사의 윤리와 행동강령을 표방하고 있다. 어찌보면 의사들이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일맥상통하는 면도 있다. 인체의 혈관과 신경통로를 한강에 비교해 봄도 좋을 듯하다. 발원지인 태백 구룡소에서 솟아오른 맑은 물은 작고 큰 개울과 계곡을 흘러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여 본류가 된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홍수와 태풍으로 강물이 범람하며 온 마을이 흔적도 없이 파괴되고 사라진다. 인간들이 버리고 흘려보낸 오염물질로 한강물은 폐수로 변하고 인간을 비롯한 모든 물고기와 생물들은 생활터전을 잃고 말것이다. 터진 둑을 재건하고 토사로 막힌 강바닥을 깨끗이 걷어내고 물줄기를 회복시킨다. 다리가 다시 놓여지고 깨끗한 물은 천만 서울시민의 생명수가 된다. 이처럼 막힌 혈관을 뚫어주고 신경통로의 장애물인 암덩어리들을 제거한다. 탁월한 임상실험의 효능을 가진 의약품을 혈관과 경구로 주입한다. 죽음의 문턱에서 신음하는 생명을 살려내는 것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단 하나의 생명을 지켜주고 살려내는 것이 바로 의사 간호사 모든 의료인들이 해야 할 의무가 아닌가. 환자로서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할런지도 모르겠다. 40여년을 약국을 지켜온 약사였으며 지금은 연세한강병원의 약제실에 근무하는 약사이다. 직접 병원에서 접하는 의사는 물론이고 간호사들의 열정과 고충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을 것도 같다. 의사와 간호사의 말 한마디가 환자에겐 죽음의 나락과 삶의 환희를 오르내린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다. 종종 걸음으로 뛰여다니면서도 환자들에게는 언제나 상냥하고 친절하게 최선을 다 하는 그녀들이다. 연세한강병원의 환자들에게는 아픔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있는 환한 꽃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대신할 수만 있다면 병동에서 수시로 걸려오는 환자들의 전화를 가끔은 받아주고도 싶은 마음일 때도 있다. 모처럼의 수간호사와 간호부장님과의 저녁 회식에 합류하는 영광을 가졌다. 양곱창과 냉면을 곁들인 쏘맥 한잔이 간호사선생님으로만 비추던 모습은 찾을 수가 없는 게다. 길에서 스쳐 지나면 알아보기가 힘들 정도의 미모들이다. 간호사이기 전에 한 남자의 아내로 자녀들의 어머니로서 그 이전에 딸과 며느리로서의 참삶의 여성을 보고 있다. 항상 딸 같은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 미안한 마음이기도 하다. 약제실에 근무하는 70대 중반인 약사는 그녀들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으려는지. " 안녕히 가십시요 " 라는 퇴근 카드를 누르며 다시 한번 약제실을 뒤돌아본다. 연세한강병원이 한국에서 뿐 아니라 지구촌의 건강지킴이로 우뚝 서기를 기원하면서 말이다.
2018년 6월 16일 연세한강병원 약 사 최 정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