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말부터 일산인들은 좀 더 부지런해졌다. 벚꽃은 조금 이르다지만 그 대신 솜사탕처럼 피어난 매화 꽃망울이 탁 트인 호수공원을 가득 감싸 안았으니까. 꽃향기에 정신이 아득해지고 심장이 멎는 4월, 일산의 달이 돌아왔다.
1. 일산칼국수, 일산 애니골 | 8.3점
여기 일산인의 소울푸드가 왔다! 어머니의 어머니, 아버지의 아버지에서부터 대를 이어 내려오는 역사 깊은 닭칼국수. 푹 고아낸 닭 육수에 바지락과 파가 듬뿍 빠졌으니, 깊고 감칠맛 나며 시원한 그 밸런스 한번 아주 대다나다. 아삭한 겉절이마저 어찌나 맛있는지 과식에 단단히 한몫한다고.
2. 양지미식당, 일산 애니골 | 8.3점
하루에 오직 여섯 타임만 운영하는 아늑한 식당이지만 SNS 풍문을 타고 대기하는 예약 손님들이 이미 지구 한 바퀴 반! 일산에 친구가 없더라도 볼일이 없더라도 가서 맛봐야 하는 파스타라니, 수많은 사람이 삼고초려를 불사하고 예약하는 이유를 알겠다.
3. 카페 비라티오 (B.ratio), 일산 웨돔 | 8.2점
커피 좀 마신다는 일산인들이라면 이 정직한 카페를 모를 리 없다. 블렌딩이 아닌 싱글 오리진으로 제공하기에 생산지마다 각기 다른 원두를 원형에 가깝게 느낄 수 있다고. 자체 생산 디저트마저 수준급이라니 체인점과 비교를 불허하는 건 당연지사.
4. 오말리 본점, 일산 정발산역 | 8.2점
"누구나 마음속에 풍요로운 파스타 맛집 하나쯤은 품고 있는 거잖아요?" 흔한 서가땡쿡st라 오해하면 섭섭하다. 토종 한국인의 입맛을 저격한 맛에 푸짐한 양까지 겸비한 진짜 진화형이니까. 양 많고 푸짐하며 언제나, 그때처럼 여전히 맛있는 퓨전 이탈리안 레스토랑.
5. 가나안덕 본점, 일산 애니골 | 8.1점
"세상에서 가장 몸에 좋은 고기는 닭도, 돼지도 아니요, 바로 오리이니라." 기름마저 건강에 좋다는 건 두말하면 입 아프며 유달리 탄력 있고 꼬수운 고기는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어마어마한 규모와 싱싱한 생오리고기 덕에 서울에서도 원정 온다는 오리요리 전문점.
6. 착한곱창, 일산 웨돔 | 7.3점
미세먼지로 한없이 유약해진 기관지에 기름칠이 필요할 때 이 곱창집을 찾자. 신선하고 깔끔한 소곱창, 돼지곱창에 잃었던 원기마저 회복될 테니까. 질 좋은 곱창에 가격마저 괜찮으니 주민들에게 유명할 수밖에.
7. 오향선, 일산 주엽동 | 7.2점
이 오향족발 앞에서 일산인은 두 무리로 나뉜다. 이미 먹어본 자와 먹어보지 않았으나 이름만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본 자. 매일 오후 5시 30분에 나오는 따끈따끈, 야들야들한 중국식 족발에 얇디얇은 양배추, 오이와 레몬소스가 방점을 찍고야 마는데…! 훠궈와 고량주까지 있으니 여기가 주당의 천국이로다.
8. 명성각, 일산 백마역 | 7.0점
뚝배기와 맥반석 그릇에 나오는 짬뽕과 짜장이라니, 클라스 한번 남다르다. 자극적이지 않은 옛날st 짜장과 속이 뚫리는 칼칼한 전복 짬뽕, 맛있는데 저렴하기까지 한 탕수육까지! 조금은 허름하고 조금은 외진 곳에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성이 드높은 이유.
9. 양촌리아구, 일산 대화동 | 6.9점
콩나물만 남은 껍데기는 가라, 여기 대단한 알맹이가 있으니! 맵싹한 양념을 잔뜩 품은 큼직하고 촉촉한 아귀살을 콩나물은 그저 거들뿐이다. 마약 같은 볶음밥은 솥을 뚫을 기세로 긁어먹어도 언제나 부족하다고. 엄청난 웨이팅과 밀린 서빙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만석인 그 가게.
10. 후앙 ROUEN, 일산 백석동 | 6.8점
송영광 제과명장의 손에서 피어나는 마성의 프랑스식 빵들. 심금을 울리는 앙버터와 혀마저 씹게 만드는 크림치즈바게트와 입천장이 까져도 흡입을 멈출 수 없는 바게트 샌드위치까지! 유기농 건강빵이 맛까지 좋다는 언빌리버블한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