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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정월대보름 청도 달집태우기와 도주줄다리기 행사가 오는 2월6일 청도천 둔치에서 펼쳐진다. 2010년 열린 청도 달집태우기 행사 장면. <청도군 제공> |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정월대보름 청도 달집태우기가 오는 2월6일 청도군 청도읍 청도천 둔치에서 열린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구제역 여파로 달집태우기 행사가 취소되는 바람에 열리지 못한 도주줄다리기 재연행사까지 더해져 축제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달집태우기
청도군의 달집태우기는 솔가지로 만든 달집을 보름달이 뜰 때 태우면서 풍년을 기원하는 세시풍속으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달집의 크기는 높이 20m, 지름 15m에 이르며 4.5t트럭 50대 이상의 솔가지에다, 볏짚 200단과 새끼 30타래, 지주목 150개가 들어간다. 각 마을 주민이 야산에서 모은 솔가지 등이 청도천 둔치로 운반되면 달집태우기전승보존회에서 2월1일부터 연인원 500명을 동원해 대규모 달집을 짓는다.
올해 정월대보름달이 뜨는 시각은 오후4시30분쯤으로 예보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4시부터 달집기원문이 낭독되고 보름달이 떠오르면 이중근 청도군수를 비롯한 지역의 기관·단체장 20여명이 달집에 불을 지피게 된다. 이후 군민과 관광객은 풍년농사와 가족의 건강 등 저마다의 소원을 빌고, 행사장 주변에서는 쥐불놀이와 불꽃놀이 등 한마당 잔치가 펼쳐진다.
◆조선 중종 때부터 이어져 온 도주줄다리기
달집태우기에 앞서 오전 11시부터는 격년주기로 개최되는 도주줄다리기가 재연된다. 도주는 청도의 옛 지명이다. 조선 중종 때부터 청도지역에 이어져 내려온 세시풍속인 도주줄다리기에는 짚단 3만단으로 꼬아 만든 길이 100m의 줄이 사용된다. 전국에서 가장 큰 줄인 도주줄을 동군(청도읍, 운문·금천·매전면)과 서군(화양읍, 각남·풍각·각북·이서면)으로 나눠 잡아당기면서 한 해의 액운 물리치기를 기원하는 대규모 줄다리기다.
도주줄 제작과정과 행사 재연은 좀저럼 보기 힘든 장관이다. 도주줄은 읍·면별로 지난해 추수한 뒤 확보해둔 짚으로 굵기 15㎝, 길이 80~90m의 가닥줄 80개를 만들면 도주줄전승보전회에서 동군은 숫줄을, 서군은 암줄을 각각 만든다. 원줄 제작에 걸리는 기간만 4일. 참여인원만 해도 연인원 920명에 이르는 큰 작업이다.
동군줄과 서군줄로 나눠 각 진영 장군 10명의 진두지휘 아래 줄꾼과 기수단, 농악단 등 6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벌어지는 줄나가기 시가지 행진도 볼거리다. 동군줄은 원정교~구미삼거리~청도역~청도삼거리에서 청도천 둔치로, 서군줄은 새마을공원~대남병원~청도읍사무소에서 청도천 둔치로 진입하게 된다.
동·서 양 군의 줄은 오후 1시 암·숫줄을 결합해 비녀를 꽂는 줄걸기를 거쳐 오후 2시30분 동·서군 대장을 소개한 뒤 양군의 기세를 드높이는 진잡이에 이어 줄다리기 시작을 알리는 축포를 신호탄으로 한판 진검승부에 돌입한다. 승리한 진영에서 패배한 진영의 줄을 끊어 상여를 만들고 축제장을 돌면 패배한 진영은 엎드려 통곡하는 의식으로 재연행사는 마무리된다.
이외에도 행사장 곳곳에서는 민속예술단 공연을 비롯해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세시음식 나눠먹기, 소원문 써주기, 연날리기, 윷놀이 등 다채로운 전통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이중근 청도군수는 “마을마다 솔가지와 짚단을 모아 큰 줄을 만들고 대규모 달집을 짓는 과정을 거치면서 군민화합을 도모하고, 줄을 당기고 달집을 태워 군민의 안녕과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행사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에 많이 오셔서 달집태우기를 통해 한 해의 액운을 물리치고 소원성취하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도=박성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