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딱
지난 2년간 일 벌이는 걸 좋아하던
사장님?이 승진해서 인천지점으로 가시고
전주지점에서 새로 사장님이 오신단다.
새로 오시는 분은 예전에 여기 계시던 분이였다는데, 나로서는 기억이 없다.
어제 아침 전주에서 전화가 왔다.
새로 오시는 분이 '조선일보와 매일경제'를 구독하고 있으니 신경을 써달란다.
우리 과에서 신문 업무를 맡아보고 있어서
이런 전화가 온 것인데, 담당자가 전화를 끊자마자 내가 한마디를 던졌더니 사무실에서 폭소가 터졌다.
"조선, 매경이면 딱 틀딱이구만!"
오늘 간만에 주말을 맞아 늦게만치 동네 도서관에 왔다.
보통 나의 도서관 루틴은 먼저 4층 휴게실로 가서
노노까페(화성시 노인일자리 카페) 커피 한 잔을 마신다음, 2층 열람실로 가는 것인데, 오늘은 루틴이 깨지고말았다.
노인 10여명이 엘리베이터에서부터 왁자지껄 떠들어대면서 의자를 이리저리 옮기기 시작했다.
노인이 되면 귀가 어두워져서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어쨌든 여기는 도서관인데도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
나는 주문한 커피를 들고, 신속히 시장바닥 같은 4층을 벗어나는 수 밖에 없었다.
엊저녁 아들과 '틀딱'의 어원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었다.
내가 인터넷에서 찾아본 바로는 '틀딱'은 노인 비하어로 '틀니+딱딱+충(蟲)'에서 '틀딱충','틀딱'으로 변해왔다고 하자, 아들이 요새는 그냥 '틀~'이라고 한단다.
요새는 깃발 들고 용산과 광화문 그리고 의왕시를 누비는 노인들 때문에 노인 혐오어가 더 늘어날 것 같다.
나도 머리가 허옇게 변해가고 있어 노인 정거장에 도착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내가 비록 '어른 김장하'나 '박무영 선생님'같은 '어른'이 될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틀딱'은 되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리고 성찰해야겠다.
첫댓글 오래 장수한다는 것이 반드시 축복인 것은 아니랍니다. 남에게 최소한 피해를 주지 않도록 정신을 차리고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