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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길: .....
(유중원을 찾는 듯. 그러나 내부에는
멀리 뒷모습의 감색 점퍼 뿐이다.
야릇한 긴장.
천천히 걸음 옮기며 다가가는 이장길.
조금씩 가까워지는 감색 점퍼.
점점 다가올수록 표정 굳는 이장길.
벗어놓은 유중원의 안경 반사로 이장
길 모습 보인다.
유중원과 조금 떨어진 대각선 뒤편.
자리 앉는 이장길.
.... 잠시 말없이 앉아있다.
유중원 역시 정면 주시한채)
이장길: ......
유중원: .......
이장길: 감색 점퍼가 아주 잘 어울리
네요
유중원: ......
이장길: (냉소) 나말고 누굴 기다리
죠?
유중원: 예정대로라면 이방희가 나타
나겠지
이장길: 내게 전하를 한 것도 내부에
서 누군가 이 정보를 흘려주
리라 확신했겠군요
유중원: 지금으로선 그렇게 되주길 바
랄뿐이야
이장길: 내가 여기온건 O.P 내부에선
아무도 모르죠. 보고하지 않
았으니까요. O.P 내 통신도청
이 불가능한 사살을 선배님이
더 잘 아실 테고. 만약 그들
이 나타나면... 저뿐이군요
유중원: ......
이장길: 잘 아시겠지만 이방희가 사용
하는 PSG-1은 6연발 자동소
총이죠. 임봉주때도 어제 관호
씨 펴격때도 그녀는 어김없이
두발만을 사용했어요. 그때마
다 선배님은 항상 그녀의 표적
속에 노출되어 있었는데고 말
입니다.
유중원: .......
이장길: 내가 이방희라면. 나머지 네발
을 남겨두지 않았을겁니다.
(이때 레시버를 통해 들어오는 다급한
무전)
무전: "상황 발생 하나! 회색 승합차
출현! 확인 탑승자 2명!"
유중원: (무전) " 상항 하나 접수. 현
위치 고수"
(품 속에서 권총 꺼내 무릎위에 올린
다. 순간 얼핏 시선 마주치는 이장길,
유중원.)
이장길: ......!
#90 동 오페라 하우스 밖
(스르륵 다가와 멈춰서는 회색 승합
차.
카메라. 멈추는 바퀴에서 천천히 틸
업해보면 앞 좌석의 박무영과 안현철.
굳은 얼굴로 주위 둘러 본다.
인적없이 텅빈 마당.
썰렁한 하우스 입구.
철컥! 차문 열리며 나오는 박무영. 안
현철.
천천히 입구쪽 향해 걷는다
담 뒤쪽 특경)
특경: (무전) "탑승 2명 출입구쪽 이
동"
#91 동 하우스 내부
(내부 곳곳의 특경, 일제히 정조준 자
세. 출입구 겨눈다.
총 꺼내 탄창 꼽는 이장길.
유중원, 촉각 곤두 세우고 안경 반사
주시한다)
이장길: 이쯤되면 내부 첩자가 밝혀진
것 같은데요
유중원: .......
#92 동 하우스 현관 입구
(박무영, 안현철, 마당 가로질러 현관
계단쪽으로.
특경들의 조준점. 빈틈없이 그들을 쫓
는다.
총구, 총구들.....!
곧장 걷고있는 두사람.
어딘지 표정 무겁다.
.....
게단 오르는 발.
예리하게 번뜩이는 눈빛.
한차례 세찬 바람이 그들을 핥고 지난
다.
흩날리는 옷깃.
순간 벗겨지듯 게단 밝히는 햇빛.
<빠르게 흐르는 구름. 구름 사이 모습
드러내는 태양>
갑자기 만들어진 두 사람의 그림자 앞
으로 뒤편 옥상에 있는 특경의 조준
그림자가 계단위로 비친다.
일순 멈췻하는 박무영. 안현철.
계속되는 바람.
조준 그림자 금새 사라진다.
박무영. 안현철, 은밀한 시선 교환.
멈추지 않고 계단 지나 곧장 현관 로
비 안으로 )
#93 동 하우스 내부
(등 돌린채 초조한 유중원. 이장길.
특경들 역시 숨죽인채 사격 자세.
----
덩컹! 열리는 문.
이윽고 로비지나 안으로 들어서는 박
무영, 안현철.
상층 기둥 뒤의 특경)
특경: (낮고 짧은) "주준점 둘. 내부
진입"
(권총 움켜쥐는 유중원. 이장길.
천천히 감색 점퍼와 이장길쪼 보며 걷
는 박무영. 안현철.
박무영은 출입구 왼쪽. 안현철은 오른
쪽.
각기 떨어져 좌우측 벽따라 걷는다.
움직이는 총구 조준점.
팽팽한 긴장.
움직임 따라 안경 방향 트는 유중원.
조이듯 다가오는 박무영. 안현철.
아직 총 뽑아들기 전이다.
뒷모습의 유중원.
벽따라 걷는 박무영.
.....
스윽, 자리에서 일어나는 유중원. 태연
하게 돌아서서는 박무영쪽 본다.
순간 숨어있던 특경들도 일제히 은폐
물 밖으로.
쾅! 이와 때를 같이해 좌우측 벽쪽 출
입문 박차고 튀쳐나가는 박무영. 안현
철.
순식간.
불뿜는 총구. 타타탕!!
아차 싶은 유중원. 단숨에 의자 뛰어
엄고 뒤쫓는다.
동시에 이장길. 반대쪽 안현철 쫓는
다)
#94 동 내부 복도
(출입구 밖으로 나온 안현철, 복도 따
라 달린다.
뒤쫓아 오는 이장길. 특경)
#95 오페라 하우스 건물 밖
(비상구 박차고 나오는 박무영. 하우
스 뒤쪽으로 질주.
옥상 위의 특경. 조준사격. 타타탕!!
파편 튀고 무너져 내리는 유리창.
연이어 바싹 따라붙는 유중원, 간부와
특경들도 뒤쫓아 달린다)
#96 동 하우스 내부 통로
(안현철, 후문쪽 향해 전력질주,
틈 주지 않고 달리는 이장길. 특경.
후문쪽, 역으로 치고 나오는 특경.
탕탕! 안현철 발견하고 사격.
몸 숨기며 응사하는 안현철.
이장길쪽도 사격개시. 타타타탕!!!
도주로 봉쇄 당한 안현철, 어쩔 수 없
이 상층 향하느 계단쪽으로.
이장길과 특경들의 집중사격.
부서져 날아가는 난간.
몸 날려 피하는 안현철, 순식간에 게
단 코너 돈다.)
#97 하우스 인근 길
(아아아-!
비명 지르며 피하는 거리 사람들.
도주하는 박무영 주위로 총탄 퍼붓는
다.
박살나는 간판, 차창!
응사하는 박무영
아랑곳 않고 무섭게 돌진하는 유중원.
타타탕!!
박무영 지지않고 반격
자동차 모른채 진입했다가 기겁하고
후진.
거리는 아수라장이다.
거침없이 달리는 박무영.
질부하는 유중원. 특경.
어지럽게 교차되는 거리 시야.
자동차. 그들 피하려다 끼이기, 쾅! 급
정거. 충돌!
유중원, 멈춰서서 조준. 사람들 사이
박무영.
여의치 않다.
다시 추적 )
#98 하우스 상층 통로
(필사적으로 달리는 안현철.
뒤쫓는 이장길, 특경.
계단 지나 연결 복도.
복도 지나 다시 계단.
집요한 쫓고 쫓김.
서로 보였다 사라졌다....
특경하나 멈춰서서 정조준.
옥상쪽 비상구.
코너 돌아 비상구 향하는 안현철.
휙- 빠르게 조준점 포착하는 특경.
탕!
총성과 함께 휘청하는 안현철. 쓰러질
듯.
그러나 어깨 움켜쥐고 비상구 밖으로)
#99 빌딩 뒷골목
(미로같은 좁은 골목.
달리고 쫓기고, 짧게 짧게 교차되는
유중원. 박무영. 특경.
한치 양보 없는 치열한 추격.
....!!.....
그러나 박무영이 다다른 곳은 막다른
골목.
아찔!
유중원, 모서리 돌아 이쪽으로
연이어 밀려드는 특경.
박무영, 골목과 붙어있는 건물 후문
통해 안으로.
00부페.
타탕! 총격 가하는 유중원.
간신히 모면하고 달려 들어가는 박무
영.
뒤쫓아 달려가는 유중원. 특경)
#100 하우스 옥상.
(어깨 움켜쥔 안현철. 비틀대며 난간
쪽으로
온몸에 얼룩진 피.
짧게 외발 총성. 권총 쥔 안현철의 손
목을 관통한다.
튕겨져 나가 떨어지는 권총.
훔칫 돌아보는 안현철.
권총 겨누고 있는 이장길.
특경들, 재빠르게 원그리며 애워 싼다.
꼼짝없이 포위된 안현철.
이장길, 총 겨누고 다가간다.
절망적인 안현철. 거친 호흡.
좁혀드는 특경, 이장길.
일순 빤히 노려보는 안현철.
더욱 가까이 조여드는 특경. 이장길.
(슬로우) 입속에 캡슐 털어 넣는 안현
철.
차가운 미소.
퍼펑!! 둔탁한 폭발음.
산산이 찢겨 형체도 없이 날아가는 안
현철.
파편 맞고 나가 떨어지는 특경. 이장
길.
사방은 온통 몸통 잔해와 피바다.
살점과 함께 뒤엉킨 피들이 흐느적대
는 특경 얼굴을 타고 흐른다.
이장길, 일어나려고 안간힘. 그러나 쉽
지 않다.
낭자한 피. 곳곳에서 베어나오는 신음
소리.....)
#100-1 백화점 옥상.
(옥상 대형 환기구.
측면 한곳에 설치된 CTX.
이미 용액의 대부분이 적색 상태.
--
황급히 비상계단 오르는 O.P 해체반.
--
들끓는 CTX, 청색빛 거의 사라진다.
해체반, 비상문 통해 옥상 밖으로
CTX. 완전한 빗빛 붉은색.
순간 콰쾅!-!!! 한발 늦었다.
거대한 폭음과 함께 하늘 치솟는 옥상
구조물들.
동시에 백화점 전층 유리창 깡그리 박
살난다.
그 아래.
피하고 숨고 경악하는 사람, 사람들.
급정거하는 차.
그위로 떨어지는 해체반....!!)
#101 건물 내부 대형 주방
(우당탕!
겁에 질려 줄줄이 주방 밖으로 나오는
종업원들.
반대로 안으로 밀고 들어가는 유중원.
특경들.
....
갖가지 주방 기구와 선반식 대형 싱크
대.
산더미처럼 쌓인 무우 배추 음식 운반
하는 이동차.
제법 큰 규모의 주방.
한걸음 한걸음, 숨죽이며 접근하는 유
중원. 특경.
예리하게 빛나는 눈빛.
흥건히 젖은 땀이 콧등타고 뚝뚝 흐른
다.
....!
조리대 위에서 끓고있는 물.
선반에 매달려 흔들거리는 요리 도구.
언제 불을 뿜을지 모를 총구, 총구들.
동 안 구석구석을 은밀히 살피며 들어
간다.
이동차. 선반. 식기대....
배추더미 발로 걷어내 보는 특경.
다른 특경. 늘어서 있는 대형 냉장고
앞으로.
바닥에서 천정. 어느 한곳도 놓치지
않는 유중원.
일촉즉발의 긴장이 내부를 짓누른다.
덜컹, 냉장고 문 열어 내부 확인하는
특경.
다시 두 번째.
내부 확인하고 문 닫으려는 순간이다.
바로 옆 세 번째문, 돌출 되듯 열리며
나타나는 총구.
탕!
관자노리 맞고 튕겨져 나가는 특경.
냉장고 밖으로 튀쳐 나오는 박무영.
몸 던져 진열장 뒤로, 개시되는 집중
사격.
진열장 박살나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각종 식기들.
깨지고 부서지고 파편 튄다.
무섭게 불 뿜는 유중원과 특경들의 총
구.
응사하는 박무영.
유중원과 특경, 벌집 쑤시듯 난사. 민
첩하게 위치 옮겨가며 애워싼다.
거덜나는 각종 주방기기, 음식재료, 소
수통....
박무영, 결사적으로 반격해 보지만 역
부족. 더욱 드세지는 총격.
박무영 측면쪽. 불쑥 모습 드러내는
특경. 타타탕!
위협적인 사격.
간신히 몸 뒹굴어 피하는 박무영, 되
받아 쏜다.
동시에 다른쪽의 총격.
사방으로 갇힌 박무영. 도리없이 무너
질 상황.
철컥 철컥!
설상가상 탄알까지 바닥난다.
때를 같이해 스윽 고개 내미는 특경.
여유있게 정조준.
박무영, 절망적인 순간이다.
방아쇠 당기는 특경.
탕!
그러나 뒷머리 피 솟구치며 쓰러지는
특경.
그 너머로 모습 드러내는 이방희<변
장>
탕탕탕탕!
역습.
정확히 급소 가격받고 나뒹구는 특경
들.
느닷없는 기습에 당황하는 유중원. 특
경.
이방희, 바닥에 떨어진 권총을 발로
떠민다.
주루룩 미끄러져가는 권총.
박무영. 집어들고 공격.
양손으로 총격 가하는 이방희.
오차없이 정확하게 특경들을 제압해
나간다.
사태는 역전.
위기 상황 맞는 유중원. 특경.
그 틈에 재빠르게 비상구쪽으로 이동
하는 박무영.
같이 이동하는 이방희.
유중원, 움직임 놓치지 않고 같은 동
선으로 이동.
계속되는 총격.
이방희, 응사하며 박무영 쪽으로.
뒤이어 비상구쪽 몰려가며 총격 가하
는 특경.
그러나 이미 보란 듯이 비상구 빠져나
가는 박무영. 이방희.
우루루 몰려 뒤쫓는 특경.
아차 싶은 유중원. 방향 바꿔 반대편
출입구 향해 달린다)
#102 동 건물 복도
(복도 달리는 박무영. 이방희)
--
(다른 연결 복도 달리고 있는 유중원)
---
(달리는 박무영 이방희 발 발!
추격하는 특경)
---
(달리며 탄창 갈아끼는 유중원)
#103 동 복도 연결지점
(복도 만나는 연결 모서리.
전력 다해 모서리 도는 박무영. 이방
희.
카메라 덮칠 듯 다가와 터닝.
거의 동시에 코너 도는 유중원.
마주치는 박무영.
유중원의 총구가 여지없이 그의 이마
를 겨눈다.
이와 맞물려 뒤따르던 이방희의 총구
가 유중원을 향한다.
동시에 같이 총 겨누는 박무영.
마치 삼각구도로 서로가 서로를 겨누
는 상황
팽핑해 맞선채 제각기 밀고 떠밀며 빠
르게 복도 따라 이동한다.
유중원 보는 박무영.
박무영 보는 유중원.
유중원 보는 이방희.
서로의 이마 향한 총구.
첨예한 눈빛.
연이어 도착한 특경들도 정조준. 그들
의 움직임 따라 이동한다.
언제 누가 누구를 쏠지 모르는 숨막히
는 긴장)
유중원: (박무영) 다시 만나 감회가
새롭군
박무영: 나 역시 마찬가지야.
유중원: 공관 습격때 진 빚은 내가 갚
아야지
박무영: 빚을 갚아야 할 사람은 나야.
어이없게도 내 동료 일곱명이
니 손에 죽었지.
(원을 그리듯 계속해서 밀고 밀리는
세 사람)
유중원: 비굴하게도 넌 동료들을 등지
고 혼자 도망쳤어.
박무영: 물론 너 였더라면 미련하게
동료애 운운하며 마지막 남은
한발로 너의 이말 겨눴겠지
유중원: 나의 이마가 아니라 너의 숨
통 이었겠지.
박무영: 내가 죽을 수 없는건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지. 그일이
뭔지 알아?
(세 사람, 어느새 복도 코너.
각층을 연결한 대형 창문 앞으로)
유중원: 그일은 이방희가 더 잘알겠지
이방희: (안경속 차가운 시선) ....!
유중원: 이번엔 내가 관을 보낼 차례
야
박무영: 쉽지않을걸.
(순간 와장창!!!
유중원과 이방희 끌어안고 몸 던지는
박무영.
순식간 무너져 내리는 대형 유리창.
서로 뒤엉켜 떨어지는 박무영. 유중원.
이방희.)
#104 동 아래
(바닥에 떨어져 제가기 뒹구는 세사
람.
그 위로 비오듯 쏟아지는 유리파편.
주위 오가는 사람들 놀라 어리둥절.
유중원, 몸 추스리고 바닥에 떨어진
권총 집어든디.
거의 동시에 이방희 같이 총겨눈다.
다시 마주보는 유중원. 이방희 총구.
아악! 요란한 여자 비명.
박무영, 어느새 인질 잡고 재빨리 뒷
걸음질.
이방희도 총 겨눈채 반대편 길목으로
물러선다.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유중원.
2층 특경들도 총만 겨눈채.
따로따로 갈라진 박무영. 이방희.
유중원을 사이에 두고 점점 멀어진다.
물러서 있는 사람들 사이.
불쑥 모습 드러내는 친구 관호.
유중원과 시선 마주친다.
끄덕.. 관호, 박무영 따라 은밀히 이동
한다.
다시 이방희쪽 보는 유중원.
이방희 어느새 저만치 건물 너모로 자
취 감춘다.
유중원, 재빠르게 이동.
건물쪽 향해 접근한다.
#105 병원 응급실.
(부상당한 이장길과 특경들, 황급히
이동 침대에 실려 밀려 들어온다.
이장길, 큰 부상은 아닌듯, 그러나 통
증에 고통스러워 한다)
#106 지하철 역
(사람들로 붐비는 역사 내부.
조금전 교전과는 너무 대조적으로 지
극히 평온하고 일상적이다.
정차한 전동차에서 한무리 승객들 내
리고 탄다.
사람들 틈에 섞여 출입문 안으로 들어
는 엄마얼굴을 닮았었어요……. 기억나진 않지만, 엄마얼굴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탕 둘다 빼요? 아니면 설탕만 빼고 프림은 넣어요?
진: 둘다 넣지 마세요
카렌: 네, 둘다 안넣는다구요
샘: 퍼셍한테 얘기했어?
카렌: (진에게 커피잔을 주며) 케익이라두 한 쪽 같이 들래요? 이 호텔 케익이 아주 맛있으니까, 시켜드릴께
진: 아니 됐어요. 감사합니다 (샘에게) 퍼셀씨 말로는 지난날에도 이런 착오가 있었대요. 그래서 그떠는 화일 예순여섯개를 죄다 첵크해서 다시 입력했대요
카렌: (소파 옆에 기대선채) 정말 아무것도 안먹어요? 샌드위치나 토스트 좀 시켜 드릴까?
진: 아녜요. 전 정말 이거면 충분해요. 감사합니다
샘: 안돼! 이 계약서 오늘밤 다시 검토해야돼. 우리가 조금이라도 미심 쩍은 부분이 있으면, 이제까지의 노력이 모두 헛수고가 되거든, 하워드는 퇴근했나?
진: (커피를 홀짝 거린다.) 네 하지만 할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집에서 기다리라고 얘기해뒀어요
샘: 제길랄! 매일밤 이 꼴이니 이거 지겨워서……. (계약서 내려놓으며) 지금 몇시지?
진: (손목시계본다.) 5시 10분요
카렌: (진의 어깨너머로) 5시 10분요
샘: 그럼 하워드 한테 연락해서 6시 15분에서 6시 30분 사이에 사무실에서 만나자고 해. 그리구 1400번 화일에 관계된 서류를 몽땅 다 봐야겠다구 해
카렌: (샘에게 오며) 사무실로 갈꺼에요? 지금요?
샘: 할수 없어! 그 망할놈의 컴퓨터가 또 사람 잡는거라구!
카렌: 그 컴퓨터에 먼지가 많이 끼어서 그러나 본데, 나도 같이 가서 청소라도 할까요?
샘: 아냐 우리 사무실에 있는 누군가의 머릿속에 먼지가 가득한거야 (일어나서 침실 쪽으로 간다. 진은 계약서를 챙겨서 서류가방에 넣는다.) 자, 빨리 사무실로 가서 하워드랑 다시 시작해, 나도 금방……. , 20분뒤에 만나자구
진: 네, 알겠어요 샘: 오늘밤 무슨 약속있는거 아닌가?
진: 이럴줄 알고 미리 약속을 취소해 놨어요 (서류 가방 닫는다 샘은 목욕실로 들어간다.) 커피 잘 마셨어요
카렌: 아니 뭘 좀 먹어야지. 그러다 컴퓨터 앞에서 쓰러지시겠어요
진: (문을 열며) 전 끄떡없어요
카렌: (소파쪽으로 진을 잡아 끈다.) 아니, 조금만 있다가 가요. 샴페인이 곧 올꺼니까 (소리친다.) 여보, 오늘이 무슨 날인지 말해도 될까요?
샘: (화장실에서 나와서) 뭐라구? (가구위에 있던 컵의 물을 마신다. 의자에 걸려있던 위도리 입는다.)
카렌: 이런 얘기는 하지 않기로 했지만, 실은 오늘이 우리 스물 세번째 결혼 기념일이예요
진: 어머나,그래요? 전 몰랐어요.축하합니다!
카렌: (진에게,그러나 동시에 샘에게) 고마워요, 사실 저는요 결혼생활에 만족하고 있어요. 아들은 장학생에 똑똑하구 딸애는 예쁘고 착하거든요. 전 이제 겨우 마흔……. 하나구,아……. 또 뭐드라?
샘: (거실로 오며) 바쁜 사람잡고 웬 수다야? 빨리 사무실로 가야된다는데……. (다시 침실로 와서 가방에서 빗을 꺼내 거울앞에 서서 머리 빗는다.)
카렌: 미안해요. 하지만 너무 늦게까지 일하지 말아요
진: 이젠 익숙해서 괜찮아요. 아무튼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카렌: (진이 나가는걸 따라가며) 고마워요. 저, 저사람이 내게 줄 멋진 선물을 사는지 안사는지 꼭 첵크해줘요
진: (웃으며) 네,그러죠 (문 닫는다.)
카렌: (샘에게) 정말이지 아주 좋은 여자예요. 예쁘고 상냥하고……. 그렇죠?
샘: 여보, 오늘 정말 미안해, 일이 이 꼴이 돼서 미안해 (빗을 도로 넣는다.)
카렌: 젊고,날씬한데다,예쁘고,상냥하고…….
샘: (면도기 꺼내서 화장실로 간다.) 이따가 늦게라도 같이 저녁이나 먹자구!
카렌: (침실의 의자에 앉는다.) 내 걱정은 말아요!……. 오히려 당신이 안됐어요. 멋지게 면도까지 하고 나가서는 기껏 서류나 들여다보고 와야 한다니…….
샘: (면도를 하며 나온다.) 텁수룩한 꼴로 플라자 호텔을 들락 거릴수는 없잖아 (다시 들어간다.)
카렌: 맞아요! 면도 안했단 엘리베이터도 안태워 줄꺼예요. 향수 뿌리는거 잊지 마세요
샘: (안에서) 뭐라구?
카렌: 당신이 쓰는 그 쏀시한 콜롱향수 잊지 말라구요 향수 안 뿌리는 사람은 택시두 안잡아 준대요
샘: (나온다. 캐렌을 잠시 쳐다본다. 그리고 면도기를 본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거지?
카렌: 전 그냥 농담을 하고 있는거죠 뭐, 보면 모르세요? 나 지금 농담하고 있어요
샘: 정말야? (서류가방에면도기 넣는다.)
카렌: (그의 엉덩이 두드리며 침대위로 옮겨 앉는다.) 네, 난 당신이 여비서랑 연애하는걸 가상해서 지금 당신을 놀리고 있는거에요
샘: 그래? (침실 옷장에서 코트 꺼내 입는다.)
카렌: 아녜요? 그 예쁘고 날씬한 미쓰 맥코맥이 당신 애인 아닌가요?
샘: 뭐라구? 아니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카렌: 그야 사실이 아니라면 난 헛소리를 하는거고,사실이면 심각한 얘기죠
샘: 그건,대답할 가치도 없는 얘기야!
카렌: 여보,(어린애 같이 무릅을 꿇었다 일어났다 하면서) 제발 대답해봐요 난 궁금해서 죽을 지경이니까 당신, 그 여자랑 연애중에에요,아니에요?
샘: 내 말을 믿을꺼야?
카렌: 물론이죠!
샘: 좋아,난 미쓰 맥코맥이랑 아무관계도 없어!
카렌: (크게 웃으며) 아녜요. 그럴리가 없어요!
샘: 내,참 답답해 죽겠군! (창밖을 본다.) 비가 오는거 같은데……. 택시나 있을까 모르겠군
카렌: (머리 핀을 풀기 시작하며) 당신이 아직 아무관계도 없다면, 뭐 이제부터라도 일을 벌려도 상관없어요 그만하면 꽤 멋있고 괜찮은 여자니까
샘: (침대에서 서류가방 집으며) 고맙군,미쓰 맥코맥이 들으면 아주 좋아하겠어. 이봐, 내게 전하해서 어디 연극이라도 볼수 있게 표를 구해줄까?여기 혼자서 틀어박혀 있을수는 없잖아! 뭐 보고 싶은게 있으면 얘기해봐
카렌: (웃으며) 내가 보고 싶은건, 당신이랑 그 여자가 조금 있다가 뭘 하는지 보고 싶은데요
샘: 이봐! 그런 천한 소리좀 하지마! (거실로 가서 서류가방을 소파 옆 테이블에 놓는다.)
카렌: 그게 뭐가 천해요? 난 아주 솔직하게 얘기하는거 뿐인데. 사실 당신정도의 남자는 누구나 젊고 날씬한 여자와 연애하길 꿈 꾸는게 당연한거죠, 난 그 정도 충분히 이해해요 (침대에 앉아 머리 빗는다.)
샘: (커피 테이블에서 계약서 챙기다 갑자기 멈추고 침실로 온다.) 내 정도의 남자라니? 무슨 뜻이야?
카렌: (계속 빗질한다.) 당신처럼 그……. X살이 된 남자들 말이죠. 몇살이라고 말해봤자, 당신은 인정을 안할테니 말 않겠어요. 아무튼 남자들은 그 X한살이나 X두살이 되면 되게 불안해 지나보죠? 남자다운 인생이 다 지나가 버리는 줄 알고는 (미소) 몰래 음침한 외도를 해서 그런 기분은 벗어던지려구 하죠 뉴욕 포스트 신문에 났드라구요!
샘: 연구 많이 하셨군!
카렌: 아무튼 내 걱정 마시구, 연애하고 싶으면 하세요!
샘: 난 아무일도 없어! 또 아무일도 없을꺼야!
카렌: 어머나, 왜 악을 쓰구 그래요?
샘: 바보 같은 소리를 하니까 그렇지!
카렌: (침대위에 털썩 눕는다.) 아-, 난 기쁜걸요!
샘: (커피 테이블의 계약서를 서류가방에 넣는다.) 오,이젠 기분이 좋으신가? 내가 아무일 없으니까 안심이 되나?
카렌: 물론이죠. 난 행복해요! 뭐, 내 머리가 약간 돌았다구 할지 모르지만, 난 당신더러 일을 벌리란게 아니라, 혹시 일을 벌리고 있다면 이해하겠단 뜻이었어요
샘: (침실로 와서, 침대위의 계약서 집는다.) 여보, 난 지금부터 회사로 돌아가서 일을 해야되니까, 열두시 쯤 돌아올께 (가려고 한다.)
카렌: 가기전에 5분만 더 얘기해요
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가야 돼!
카렌: 5분만 더 기다리라고 해요! (사이, 샘은 침실 옷장 곁의 의자에 앉는다.)
샘, 우린 요즘 행복하지 못해요! 당신이 바쁘다는 건 알지만, 아무튼 우리는 요새 행복하게 살고 있는게 아녜요!
샘: 그래,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어
카렌: (계속 머리 빗는다.) 왜 그럴까요? 널따란 집도 있고 착한 애들도 있고, 착실한 하녀 까지 있는데, 뭐가 부족해서 그럴까요?
샘: 나도 모르겠어
카렌: 잘 생각해 보세요. 뭔가 원인이 있을테니까……. 샘,당신은 뭐 부족한게 있어요? (샘은 말이 없다.) 내가 당신한테 해줄수 있는건데 안해주고 있는게 있나요? (역시 대답이 없다.) 말좀
해봐요.10분만 같이 얘기해요
샘: 당신이 뭘 안해준건 아냐 문제는 나한테 있어! (거실로 가서 서류를 가방에 넣는다.)
카렌: (빛을 화장대 위에 놓고 그를 따라 거실로 온다.) 계속 해보세요. 무슨 문제가 있죠?
샘: (사이) 나도 몰라……. (벽난로와 소파 사이를 오락가락) 내 얘길 당신이 이해할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일이 끝나고 회사에서 집으로 오면, 내가 원하던 걸 모조리 다 가졌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 내가바라던 것은 결혼해서 아이들을 낳고, 성공하는거였는데, ……. 그래, 난 운이 좋았어, 그 모든걸 다 얻었거든, 결혼했고 애들도 낳고, 내가 바란것보다도 더 많이 돈을 벌었구…….
카렌: 그런데 뭘 더 바라는거에요?
샘: 난 다시 해보고 싶어. 그걸 처음부터 다시 해보고 싶다구!
카렌: 알겠어요. 그나저나 해군에서 다시 당신을 받아줄 까요?
샘: (씁쓸히 웃으며) 그래, 내가 신체검사에 합격해도 안받아 줄꺼야 (서류가방들고 문으로 행한다.) 그렇다고 바보 꼴로 늙어갈수는 없어. 난 머리염색이라도 계속할테니까!
카렌: 그게 아니죠. 당신은 집을 나가고 싶어 죽겠는데, 그말을 나한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거죠
샘: (문앞에서 멈춰, 카렌에게 돌아선다.) 그건 아냐!
카렌: 어떤게 아니죠? 집을 나가기 싫다는 건가요, 아니면, 어떻게 얘기할지 아신다는거에요?
샘: 당신은 왜 그런 심각한 문제를 내가 막 나가려는 순간에 끄집어 내는거야?
카렌: 그렇다, 아니다 딱 잘라서 얘기를 해봐요! 나중에 메모로 전해지는것보다, 당신 입으로 듣구 싶어요
샘: 이 얘긴, 다녀와서 나중에 하기로 하자구! (나가려 한다.)
카렌: (더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선다 이젠 장난과 농담이 싹 가셨다.) 안돼요! 지금해요! 한 밤중에 호텔 빈방에 앉아서, 이제 내 인생은 어찌되는가 하는거 걱정하면서 몇시간 씩 기다릴수는 없어요…….
날 애타게 하지말고 나가기 전에 다 얘기하세요 (둘다 자신을 진정하려고 애 쓰는 동안 잠시 침묵, 샘이 방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는다.)
샘: 커피가 남아있던가?
카렌: 굉장히 심각한 얘기군요! 좋아요, 앉으세요, 커피 갖다 드릴께 (식탁으로 걸어가다가 멈춰서서 손을 들여다 본다. 샘은 소파로 가서 서류가방을 커피테이블에 놓고 앉는다.)
어머나,이거봐……. 왜 이리 떨리지? ……. 저, 당신이 따라서 잡수세요. 당신한테 화내지 않으려면 난 몇분동안 좀 진정 해야될꺼 같으니까 (소파 옆으로 가서 보조의자에 두손을 깍지끼고 앉는다.)
샘: (그녀를 쳐다보기 않으려고 애쓰며) 어쨋건,지난 23년간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은 한번도 변한적이 없어……. 당신은 내 아내였고, 난 지금도 당신을 사랑해
카렌: 그게 심각한 얘기에요?
샘: 아무튼 문제는 당신 때문에 일어난게 아냐! 그냥 어떻게 하다보니까, 그렇게 된거지……. 당신 말이 맞아. 난 진과 연애중이야! (샘은 카렌의 반응을 살핀다. 그녀는 앉아서 손만 들여다보고 있다.)
여섯달 됐어.그리구 몇번이나 그만두려고 해봤는데 잘 안되드라구, 며칠 지나면 또 다시 생각이 나고……. 이 얘기를 더 계속할 필요가 있을까?
카렌: (고개를 들며) 진이 누구죠?
샘: 진, 미쓰 맥코맥 말야!
카렌: 아, 난 또 딴 여자가 또 있는 줄 알았죠
샘: 난, 이런 얘기하는게 서툴러……. 더 이상 무슨 얘길 해야되는지도 모르겠고
카렌: 염려마세요, 아주 잘하고 있는걸요 (일어나 식탁으로 간다.) 커피 드실래요? 이젠 손떨리는게 멎었어요
샘: ……. 우리 어떻게 할까?
카렌: (샘에게 돌아선다.) 당신은 그냥 연애나 하면서 있으면 돼요, 뭔가 행동을 할 사람은 나니까요
샘: 카렌, 당신이 하라는대로 하겠어
카렌: 내가 하라는대로요?
샘: 이대로 아주 떠날 수도 있고……. 아니면 진을 그만 만나고 아예 해고 시킬수도 있어. 뭐든 당신이 하라는대로 할께
카렌: (소파로 간다.) 그래요? 그 여자를 그만 만나라고 할까? 그건 너무 쉽지, 그리구 우린 다시 평소대로 돌아가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게된다? (커피를 따르다 멈추고 주전자를 내려놓는다.) 오늘은 되게 재수없네. 커피두 벌써 식어버리구!
샘: 카렌, 그렇게 점잖에 나오지 말구, 날 짐승같은 놈이라구 부르구, 커피를 끼얹어봐!
카렌: 당신은 짐승이예요! 프림이랑 설탕 넣어요?
샘: 거봐 태도가 달라지는군. 당신 나이 정도면 연애를 해야 정상이죠! 할때는 언제야?
카렌: 밖에서 보면 근사하던게 집으로 가져오면 싫어지는거,뭐 그런거죠
샘: 당신에게 설명하긴 이상하지만, 사실이지 나도 이렇게까지 깊이 빠질줄은 몰랐어.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됐는지 생각도 안나!
카렌: 생각해봐요. 생각날껄요
샘: 하지만 난 2년이상 같이 일하면서도 처음 2년동안은 시선한번 준적도 없어!
카렌: 대단하시군요
샘: (화가나서) 그만둬! (침실로 가서 침대에 길게 눕는다.)
카렌: (따라서 침실로 온다.) 왜,좀더 계속해봐요! 그러니까 당신은 그 여자랑 2년이나 같이 일하며서도 그 여자의 이름이 진이란것도 몰랐다 이거군요! 그런데 어느날 밤 당신이랑 둘이 늦게까지 일하다가 갑자기 당신이 넥타이를 풀고 안경을 벗었더니 그 여자가 "어머,내쉬씨 멋있어요!" 그랬다 이거죠?
샘: (베개를 집어서 밴다.) 기가 막히는군, 창문으로 들여다 보고 있던것처럼 잘 아시는군
카렌: (베개를 잡아채서 침대에 내던진다.) 알다마다요! 당신의 그 응큼한 외도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말해볼까요? 바로 1월 19일이었어요, 당신이 쉰살이 되는 생일날 이었죠, 쉰살, 50이 되던날 말예요.당신은 기분이 좋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불쌍한 기분도 들었죠 아녜 요?
샘: 이젠 내 정신 분석까지 하는군!
카렌: 당신이 미 쓰 맥코맥이랑 연애하게 된 이유는 보나마나, 그날 처음 만난 여자가 그 여자였기 때문이겠죠. 만일 그 여자가 아파서 결근했더라면, 당신은 엘레베이터걸과 연애를 하게 됐을지도 모르죠
샘: 우리회사 엘리베이터는 쉰 두살짜리 남자가 운전해!
카렌: (갑자기 침실에서 나가 거실로 간다.)……. 당신 말대로 이얘기는 당신이 다녀온뒤에 다시 하기로 해요!
샘: (일어나 앉으며) 싫어! 얘기 꺼낸 김에 끝내버리자구! 난 모두 사실대로 얘기했잖아. 당신 외의 딴 여자랑 관계가 있다구, 부끄러운 일이야,어쩔수 없었지만……. , 이제 난 어떻게 하지?
카렌: (침실 쪽으로 다가선다.) 자살하는것도 한 방법이죠? 물론 내가 아니라……. (거실로 간다.) 또 다른 방법도 있죠……. 잊어버리세요!
샘: (날카로운 목소리로) 잊어버리라구?
카렌: (소파로 가면서) 당신을 이해해요. 당신 잘못이 아니란것도 인정해요……. 그리구 난 아마 그일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수 밖엔 없겠죠? ……. 그 외에 내가 할수 있는 일은 없을테니까……. 아무튼 샘, 나는 당신을 떠나선 살 수 없어요. 그러니까……. 자! 어서 나거서, 다녀오세요 그리구 오늘밤 들어올때 데일이 뉴스나 사다주세요. 뉴욕 포스트는 이제 싫증났어요! (소파에 앉는다.)
샘: 앞으로 23년을 더 같이 산다해도 당신을 이해못할꺼야!
카렌: 같이 살자는거면 승락하겠어요!
샘: (카렌에게) 간다 뭐라구?……. 이봐, 카렌……. 당신은
매사를 모조리 그냥 받아들이는 그 태도를 버리라구! 한번 쯤 반항하고 덤벼들어서 싸우라구! 날 이해한다고 하지말고, 중년 나이에 주책 떤다구 악 쓰면서 날 미워해 봐! 난 당신을 속이면서 응큼한 외도를 하고 있단 말야!
카렌: 내가 몰라야 당신이 더 스릴을 느낄줄 알았죠!
샘: 뭐라구? 당신이 알고 있었단 말야?
카렌: 눈치는 챘었죠. 일주일에 세번은 밤일 핑계대고 안들어왔는데 수입은 변동이 없었거든요
샘: 그럼 당신은 다 알면서도 내게 아량을 베푸셨군
카렌: 아량이 아니라, 허가를 한거죠. 난 당신 부인이지 당신 부 모가 아녜요!
샘: 그걸 허가하다니, 그럴수가 있어? 나 당신에게 아주 실망하고 있어!
카렌: 왜요? 내가 당신의 죄책감 느낄 기회를 모두 뺏어서 화가 나세요? 내가 미쳐서 길길이 날뛰고 당신을 할켜야 기분이 좋으시겠어요?
샘: 최소한 그래야 정상아냐! 당장에 히스테리를 부리며 변호사 한테 달려가야 되는거 아냐!
카렌: (덤비듯 일어난다.) 좋아요, 내가 꼭 그렇게 해야 당신 기분이 나아진다면 해보죠! ……. 이 불결한 인간! 정신 나간데다, 자기만 아는 사기꾼애, 곰팽이 냄새나는 이 싸구려 치즈같은 영감! 이만하면 됐어요?
샘: 아,이제야 제대로 하는군
카렌: 당신은 이런걸 좋아하는군요. 그렇게 되면 아주 만사가 쉽고 간단히 해결되겠죠? 불행하고, 외로운 남편인 척하고 도망칠수 있을테니까!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안될껄요. 난 절대로 그렇게는 안해요 (소파에 앉아 기분좋게 하려고 애쓰며) 당신은 고양이니까, 돌아오시면 우유랑 과자를 줄께요!
샘: (소파 옆의자에 앉는다.) 아냐, 그러지 말고 아까하던 욕을 계속해! 23년간 싸웠던 얘기를 죄다 털어놓으라구! 난 더 듣고 싶다니까 불결하고, 정신 나간데다, 사기 꾼에, 곰팽이 냄새나구 또 뭐야?
응? 어서!
카렌: 당신 참 멋있어요. 혼자 속타는게 근사해요!
샘: (화가나서) 그러지 말라니까!
카렌: 미안해요. 하지만 난 천성이 용서하는 성미인걸 어쩌우? 나도 어 쩔수 없어요
샘: (일어나서, 서류가방 집어든다.) 당신은 지금 날 쫑아내는거야, 그렇지?
카렌: 언제나 당신 자리를 비워둘꼐요
샘: 저 문을 나서면 난 다시 안돌아올꺼야
카렌: 당신은 돌아와요!
샘: 그걸 어떻게 장담하지?
카렌: 안약을 두고 가니까 그렇죠
샘: (커피 테이블로 가서 낚아채듯 안약을 집어들고 문으로 간다.) 가기전에 한가지만 말하지 당신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모두 사실이겠지, 그래, 사실이야! 난 처음부터 짐승같은 놈이구, 그래서 당신이 날 용서않기를 바라고 있어
카렌: 난 당신을 용서해요
샘: (돌아서며) 다시한번 얘기하지만, 날 용서하지 말란말야! 다만 당신의 그 넓은 이해심에 한가지 부탁하는건, 진을 탓하지 말라는거야
카렌: (소파에 털석 앉으며, 기운을 되찾으려는듯) 멋진 선물을 보낼까요?
샘: (다시 소파에 서류가방 놓는다.)진은 이 일이 시작된 이래로 계속 자신을 질책하고 있어,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구
카렌: (그에게서 떨어지며, 진을 흉내낸다.) "1400번 화일에 그게 안나타나 있길래, 제가 갖고 있던 화일을 첵크했어요!" 당신도 잘 아시듯이 그게 "피카딜리 호텔에서 만나요" 하는 암호죠?
샘: (소파옆에 무릅 꿇으며) 제발 내 말을 믿어줘.진은 아주 착한 여자라구!
카렌: 당신 한테 착한거랑, 내가 착한거랑은 전혀 다른걸요!
샘: 왜 이래? 그럴수록 난 일처리가 쉬워지는거 몰라?
카렌: 물론 쉽게 처리하시겠죠. 워작시 뭐든 쉽게 하시니까 바람도 아주 쉽게 피우구
샘: 무슨 뜻이야?
카렌: (일어나며) 기껏 연애랍시구 한다는게 겨우 사무실에서 제일 가까이 있는 비서니까 그렇죠!
(전화 흉내낸다.)미 쓰 맥코맥, 잠깐 들어와서 연애합시다!……. 한심해라!
샘: 당신이 그러면 난 그여자편을 들게돼!
카렌: 하는 수 없죠. 하여간 난 되게 실망했어요. 기껏해야 흔한 주간지 얘기나 흉내내고 다니니 원…….
샘: 그럼 비서대신 여자 파일러트라고 골라야 되나?
카렌: 비서하고 연애하는건 흔해 빠진거 아녜요! 우리남편은 그 정도 보다는 좀 나은줄 알았다구요!
샘: (머리 흔들며) 정말 알 수 없군, 평생을 같이 살았은데도 당신 이런건 처음 봐!
카렌: (침실로 간다.) 가보세요, 가서 바람 피우구려! 벌써 쉰하나니 한시간 뒤엔 너무 늦을지도
몰라요! (머리 빗는다.)
샘: (일어나서 침실로 간다.) 역시,당신은 대단해! 진짜 최고품이라구! 23년간 살았는데 아직도 내가 모르는데가 있다니! 보기엔 보통여자 같은데, 이 세상에 두발로 걸어다니는 생물 중에서,당신같은 여자는, 아니 비슷한 여자도 없을거야!
카렌: (빗을 떨어트리고, 그를 보며 웃는다.) 아니 내가 그렇게 최고품인데 당신은 왜 비서랑 바람을 피는거에요?
샘: 글쏀……. 그걸 모르겠단 말야 (서로 바라보다가, 샘은 돌아서서 서류가방 집어들고 문으로 간다.)
카렌: (거실로 가며) 여보! (샘은 멈춘다.) 여보, 아까 얘기한대로 아직도 내게 결정권이 있나요?(돌아서서 카렌을 본다.) 그렇다면 난 "미쓰 맥코맥을 해고시키라는" 쪽을 택하죠. 그리구 여기 남아서 얘기를 완전히 끝내는 쪽을 요구하겠어요! (카렌은 돌아선채 소파에 기댄다.) 그와 다른 방법으로는 비길 자신이 없으니까, 샘, 오늘은 사무실에 가지마요. 여기서 나랑 같이 있어요, 네?
샘: (다가와 카렌을 보며) 그래, 정말 몇년 전으로 돌아가서……. 우리 사이에 아무 문제도 없던 그떠로 돌아가고 싶어
카렌: 그떠로 돌아가죠 뭐. 당신이 아까 얘기한대로 거짓말하면서 살죠, 아무 문제도 없다고 얘기하면서 살자구요 회사에도 아무 문제가 없고, 미 쓰 맥코맥이란 여자는 존재하지도 않고, 나는 스물 일곱의 팔팔한 나이고, -- 어때요?
샘: (어쩔줄 모르고 우유부단하게) 저, 내일부터 하자구! ……. 오늘은 안돼! (문을 연다.) 다녀올 께!
카렌: 언제 오실래요? (샘은 문을 연채 나간다.) 아, 괜찮아요. 불 쑥 찾아와서 놀래는 것도 좋으니까요! (곧 웨이터가 쟁반에 얼음통속에 담은 샴페인과 잔 두개를 가져온다.)
웨이터: 샴페인 가져왔습니다. 혹시나 해서 잔은 두개를 가져왔구요! (문을 닫고 쟁반을 테이블 위에 놓는다.) 주인 께선 곧 돌아오시겠죠?
카렌: (소파에 기댄채) 당신은 별걸 다 묻는군요! (웨이터 샴페인을 터 뜨린다!)
(막)
(제2부: 헐리우드에서 온 손님)
(오후 3시쯤 웨이터가 거실의 창문사이에 가져온 테이블위에 술병과 깨 끗한 술잔을 준비하고 있다. 침실의 전화가 울린다. 제스 키프링거가 화장실에서 나온다. 제스는 40세 정도의 자신감에 찬 남자로 얼굴에 쉐이브 로션을 토닥거리며 바르고 있다. 헐리우드 식의 멋진 옷에 멋진 헤어 스타일을 하고 있다. 전화로 간다.)
제스: 여보세요?-- 아, 잠깐만 기다려요! (수화기 놓고 웨이터한테 간다.) 계산서 주시죠! (웨이터 계산서 갖다주자, 제스는 싸인을 해서 준다 웨이터 인사하고 나간다. 제스는 전화를 들고 웨이터가 나가기를 기다린뒤에 말을 시작한다.) 교환? 그 전화 연결해줘요! (기다린다 그리고는 아주 부드럽고 다정한 소리로) 여보세요? 뮤릴! 어디야?……. 그럼 이리 올라와!……. 그럼 괜찮아. (조금 강한 어조로)
뮤릴, 그럼 내가 그리 내려가서 만나는게 낫겠어? ……. 그래,그럼 엘리베이터를 타고 719호로 오라구!……. 바로 같은 소리 하지마, 난 네가 보고싶어 죽겠다구! 그래,어서와! (전화를 끊는다 그러나 잠시 생각한뒤 다시 수화기 든다.) 여보세요, 교환? 여기 719호의 키플링거인데, 예, 앞으로 1시간동안은 어떤 전화도 연결하지 마세요 회의가 있으니까 전화는 사절입니다……. (급히) 아니, 1시간정도로 하죠!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고, 침대위에 흩어져 있는 스크랩트와계약서등을 정리한뒤, 침대밑에 넣는다. 침대를 정돈한뒤, 신문 만화등을 집어서 쓰레시통에 던져버린다. 옷장을 열고 멋진 스웨터를 꺼내 걸친다. 거울을 통해 자기 모습을 찬찬히 살핀다 거실로 가서 테이블을 살피고, 마지막으로 거울을 보며 자기 머리를 손질한다. 이제 준비가 완전히 끝난 상태에서 심호흡을 한뒤 문을 연다. 뮤릴 테이트가 서 있다. 30대 후반의 여자로 아주 매력적이며, 단순하지만 품위있게 보이는 옷을 입고 있어 날씬한 소녀같이 보인다. 두 사람은 반갑게
미소짓고,제스가 팔을 내민다.) 뮤릴!
뮤릴: (미소와 함꼐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제스?
제스: 아니!
뮤릴: 맞아
제스: 뮤릴, 믿을수 없어, 너 정말 뮤릴이야?
뮤릴: 그래, 뮤릴이야
제스: 자, 어서 안으로 들어와, 들어와!
뮤릴: (급히 들어와 방안에 선다.) 저, 나 여기 오래 있을수는 없어
제스: (문을 닫고 소파 근처에 선다.)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정말 좋은데!
(마주서서, 서로를 바라본다.)
뮤릴: 난 그냥 잠깐 인사만 하려고 온거야, 오래 있지는 못해
제스: 전화로 들으니까 목소리가 여전하더니, 이렇게 보니까 훨씬 더 멋있는데
뮤릴: 난 빨리 집에 돌아가야 돼, 차도 한시간이상 주치시키면 안되구, 제스-- 난 지금 긴장하고 있나봐
제스: 아무튼 그동안 어떠어?
뮤릴: 그냥 늙었지 뭐
제스: 늙어? 넌 너무 멋있게 변했는걸 (팔을 내밀며 다가간다.) 이리로 와봐, 좀 자세히 보게 뮤릴: (피해서 커피 테이블로 간다.) 이러지마, 제스. 날 그렇게 쳐다보지마.……. 차가 맥혀서 두시간이나 터널속에 갇혀 있었다구……. 지금 몇시야? 3시되면 알려줘 난 가야해 (의자에 앉는다.)
제스: (다가간다.) 뮤릴, 널 쳐다보지 않을 수가 없는데, 넌 정말 진 짜 멋있어
뮤릴: 그래? 난 정말 진 짜 기분이 좋은데
제스: (소파의 팔걸이에 앉는다.) 정말야 믿을수 없을 정도로 멋있어
뮤릴: 그래? 난 믿을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아
제스: 넌 정말 아름다움 그 자체야!
뮤릴: 그래? 난 정말 기분 좋은 그 자체야!
제스: 아무튼 요즈음은 어떻게 지내고 있어?
뮤릴: (시큰둥하게) 잘 지내지 뭐,……. 내가 왜 이리 긴장하는지 모르겠어 (코트를 벗어 의자에 놓는다.)
제스: 왜 긴장해?
뮤릴: 글쎄, 아마……. 내가 왜 여기 왔지?
제스: 오면 어때? 여기 오는게 나쁜 일인가?
뮤릴: 뭐,물 론 나쁜 일은 아니지, 나쁠게 뭐 있어? 잠깐 들러서 인사하려고 뉴저지에서 온것 뿐인데 그게 뭐가 나빠? ……. 다만--여기 오지 말껄 그랬어! (벽난로 쪽으로 간다.) 아직 세시 안됐어?
제스: (다가가며) 그 귀엽던 뮤릴 테이트가 이젠 다 자라서, 결혼도 하고……. 아니는 몇이나 돼?
뮤릴: 셋
제스: 뭐야? 셋씩이나!…….
뮤릴: 응,남자애 하나 여자애 하나
제스: 남자하나, 여자하나?
뮤릴: (쇼파의 다른 쪽으로 가며)아,남자애가 하나 또 있는데, 지금 캠핑갔어……. 난 지금 정신이 오락가락해, 우습지?
제스: (소파로 가서 아주 점잖게) 왜 그래, 뮤릴?
뮤릴: 모르겠어, 숨을 제대로 못쉬겠고……. 그래, 너 때문이야, 틀림없어 너 를 만나서 긴장이 되는거야
제스: 긴장이 돼? 나 때문에, 난 고등학교 동창이야!
뮤릴: 그래도 넌 이제 옛날 고등학교 친구가 아니라, 헐리우드의 프로듀서 아냐!
제스: 헐리우드의 프로듀서? (소파에 앉으며) 그래도 난 하나도 변한게 없어. 영화 몇편을 만들었을 뿐 아무것도 달라진건 없어
뮤릴: (소파로 오며) 영화 몇편이라구? 네가 만든 "부활절"이란 영화가 지금도 상영중이잖아? 난 그거 보려고 아이들 셋다 데리고 몇시간이나 비 맞으면서 줄을 섰다구
제스: 왜 그런 바보짓을 했어? 뉴욕에 있는 내 사무실로 전화를 했으면 표를 보내줬을텐데, 앞으로 내가 만든 영화 보고 싶으면…….
뮤릴: 난 그러기 싫어
제스: 왜?
뮤릴: 너를 안다는걸 그런데 이용하긴 싫거든
제스: 이용하다니?
뮤릴: 그건 이용하는거야
제스: 좀 이용하면 어때?
뮤릴: 사무실 전화번호가 몇번이야?
제스: 그래, 가기전에 알려줄꼐 (일어난다.) 우선 앉아서 한잔할까? 너한테 물어보고 싶은게 많아
뮤릴: 아니, 술은 안마실 꺼야
제스: 왜? 조금 만 마셔
뮤릴: 안돼 너나 마셔, 난 5시에 미장원에 가야돼
제스: 술을 전혀 못마셔?
뮤릴: 아니,아주 가끔 아주 조금 마셔,……. 난 집에 가야되는데, 여기 있으면 안돼, 애들이 학교에서 곧 돌아올테고, 래리 저녁 준비도 해야되는데, 아직 쇼핑도 못했으니……. 그냥 인사차 잠깐 들린거야
제스: 뭐 마실래?
뮤릴: 보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