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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기흥허브산악회 원문보기 글쓴이: yangh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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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중 개화시기가 늦은 편인 철쭉은 북상 속도가 빨라 제암산, 봉화산을 비롯한 남쪽지방에서는 벌써 분홍색 꽃이 하얗게 바랬다. 특히 철쭉은 같은 산에서도 고도에 따라 피고 지는 시기가 차이가 많다. 덕유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미 5월중하순 구천동 계류 사이로 앙증맞은 자태를 뽐내던 철쭉은 이제 덕유산 정상 향적봉(1614m)과 중봉 일원으로까지 옮겨가 막 꽃잎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흔히들 철쭉하면 진분홍색상을 떠올리기 쉽지만 덕유산 정상 부근의 것은 연분홍으로 신비감을 더한다. 물론 빛의 세기에 따라 때론 핑크색으로, 아이보리빛깔로 중첩된 색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진한 철쭉꽃은 연산홍과 교배종으로 순수 토종은 아니다. 덕유산 철쭉 역시 산철쭉과 일반철쭉 두가지로 나뉜다. 일반철쭉은 인공적으로 심은 것으로 빨간색을 띠나, 8부 능선 이상에서 자생하는 산철쭉은 꽃잎이 큰 연분홍색이다.
또 산정 부근의 센바람에 몸을 낮춰 키가 작은 편이다. 덕유산 철쭉의 감상 포인트로는 향적봉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중봉 아래 덕유평전이다. 하늘과 맞닿은 평평한 능선위로 군락을 이루며 피어난 철쭉 의 자태란 그야말로 '천상의 정원'을 연상케 한다.
중봉 아래 덕유평전 최고 절경 자랑
"6월초부터 열흘 정도 화사함 뽐낼듯"
정상 비경-구상나무-사철 꽃 '보너스'
덕유산 사계의 변화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향적봉 대피소 박봉진 대장은 "덕유평전의 철쭉은 마치 18세 소녀의 발그스레한 볼 처럼 곱고 순수한 느낌"이라며 "만개를 하면 가히 '하늘 아래 펼쳐진 신선의 놀이터'라 부를 만큼 장관을 이룬다"고 말한다.
박대장은 또 "해거름을 감안 하더라도 올해는 평년 수준은 웃돌만큼 화사한 자태를 뽐낼 것으로 본다"며 "6월초부터 10일쯤까지 만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덕유산 철쭉 구경은 두가지 방법이 있다. 산행은 잘 알려진 무주구천동에서 시작된다. 백련사를 거쳐 정상인 향적봉을 오른 뒤 중봉, 덕유평전을 거쳐 안성 방향인 칠연폭포로 내려오는 6시간 코스와, 무주 구천동에서 백련사, 향적봉, 중봉, 오수자굴, 무주구천동까지 8시간 코스도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이용하는 방법. 설천봉 까지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20여분을 오르면 정상에 도착한다. 여기서 향적봉대피소를 지나 중봉까지 완만한 산행 길을 20여분 따라 가면 중봉이 나선다.
덕유산 철쭉 산행에서는 세 가지 보너스를 더 챙길 수 있다. 덕유산 정상 향적봉에 서면 다양한 톤의 실루엣으로 첩첩한 고봉과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가야산, 남쪽으로는 지리연봉, 서쪽으로는 마이산과 대둔산이 들어온다. 백두대간의 산줄기도 손금처럼 훤히 보인다. 사발팔방으로 뻗은 산줄기 위로 해가 뜨고 지는 광경 또한 수려하다
향적봉과 중봉 사이에는 세계적 희귀목 구상나무 군락지도 있다. 한라산과 덕유산 정상 주위에 살아 있는 세계적 희귀목이다. 특히 능선에 버티고 선 고사목이 이루는 경관도 빼어나다.
덕유산은 사철 꽃이 지지 않는다. 철쭉이 지고나면 6월 하순부터는 노란 원추리가 산을 뒤덮는다. 처녀치마, 현호색, 벌깨덩굴, 바람꽃 등과 함께 여름 덕유산은 야생화 천지로 다시 피어난다. 가을엔 고운 단풍이, 겨울엔 하얀 설화가 눈부시게 피어오른다.
'청정 -친환경 잔치' 내일 개막
수공예 체험 등 이벤트 곁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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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별빛 쏟아지는 맑은 밤하늘에 반딧불이의 환상적인 군무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된다. 반디랜드-곤충박물관에는 2000여종 1만3500마리의 전 세계 희귀곤충 표본이 전시돼 있으며 150여종의 열대식물이 식재된 온실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 11만개의 전구가 불을 밝히는 '사랑의 다리', '반딧골 섶다리 밟기', 전통 수공예 체험, 추억의 먹거리 장터 등 풍성한 잔치마당이 열흘의 축제 기간 동안 펼쳐진다.
무주반딧불축제기획단의 맹갑상 단장은 "반딧불축제는 청정 무주를 알림은 물론, 무주를 찾는 모든 분들에게 맑고 순수했던 시절의 향수와 추억을 일깨워주고 무주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함께 전하는 기회"라며 "무주 방문으로 신선한 감동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주반딧불축제제전위원회(www.firefly.or.kr), 무주관광안내소 (063) 324-2114
● 여행메모
"축제 즐기며 할인 혜택 누리세요"
▶가는 길=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고속도로~무주IC~우회전~무주 리조트/ 무주읍
▶무주리조트=청정-웰빙 축제의 대명사격으로 자리 잡은 '제 10회 반딧불 축제'기간 동안, 객실(30%) 등 특별 할인을 실시한다. 마침 반딧불 축제장과 가깝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시설이 마련 돼 있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베이스캠프로 안성맞춤이다. 가족 호텔(063-320-7000)은 축제 기간 5만원, 주말 7만5000원(4인기준 18평형 실버).
또 반딧불 축제 리플렛 소지자는 무주리조트(www.mujuresort.com)의 곤돌라를 성인 기준 7000원(일반요금: 1만원), 바이킹, 후름나이드 등 어린이 나라 놀이 시설 등을 20~ 3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연인들을 위한 '무주리조트 연인 사랑 키우기' 패키지는 호텔 티롤의 스위트급 이상 숙박 및 룸서비스 식사(2회), 와인, 연인의 이름을 새길 수 있는 초콜릿, 장미-허브 및 입욕제 등이 함께 제공된다. 1박 2인 기준 28만4000~37만4000원. (063)322-9000
▶향적봉 대피소=운해 낀 철쭉의 묘미를 보려거든 향적봉 대피소에서 하룻밤 묵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매번 운해가 끼지는 않지만 덕유산 정상 주변을 여유롭게 둘러보며 맑은 공기 속 하룻밤을 청할 수 있다. 하룻밤 7000원(1인), 담요 대여 1000원(1매), 매점에는 컵라면, 햇반, 비스킷, 음료 등을 갖추고 있고, 취사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45인 정도 수용 가능하다. (063)322-1614
▲ 덕유산 중봉의 털진달래 군락지에서 봄을 즐기는 탐방객들. 이곳 털진달래는 5월 20일쯤 만개한다.
“마치 하늘 꽃밭을 걷는 것 같아요!”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 분수령에 솟은 덕유산(德裕山·1614m)은 장쾌한 능선으로 이름이 높다. 겨우내 유명세를 떨쳤던 눈꽃이 사그라들면 해발 1500~1600m를 넘나드는 아고산대(亞高山帶) 덕유산 능선 마루는 고지대에서만 자라는 희귀한 들꽃 차지가 된다.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 정상엔 탐방객들이 제법 많았다. 대부분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이용해 올라온 사람들이다. 곤돌라를 타면 힘이 부치는 노인들과 어린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높은 능선에 펼쳐진 하늘 화원을 거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덕유산은 삼공리 매표소에서부터 3~4시간 정도 다리품을 팔면서 올라야 제맛이다.
이 코스를 따르면 달빛 아래서야 제빛을 드러낸다는 월하탄(月下灘), 사바세계와 연을 끊는다는 이속대(離俗臺), 풍경소리 고즈넉한 백련사(白蓮寺) 등 무주구천동 33경 중 내구천동의 절경을 덤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주구천동 33경의 정점은 남한의 산 가운데 가장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향적봉. 정상의 바위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가야산(1430m)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백두대간 첩첩 산줄기 이어진 남쪽으로는 지리산이 그리움처럼 아련하다.
하늘 화원을 이룬 아고산대의 봄을 만끽하기 위해 중봉(中峰·1594m)으로 방향을 잡는다. 뒤늦게 높디높은 산자락을 찾아온 봄의 여신은 백두대간이란 화폭에 고운 때깔을 입히는 중이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과 구상나무의 짙은 녹색, 호랑버들과 신갈나무의 연둣빛 신록, 거기에 산기슭에 드문드문 자라고 있는 산벚나무의 연분홍 꽃구름이 그려낸 색상의 조화는 참으로 절묘하다.
산길은 육산(肉山)인 덕유산의 넉넉한 모습을 증명이라도 하듯 완만하다. 하지만 어디 걷는 데만 정신 팔겠는가. 풀숲을 들여다보면 앙증맞은 들꽃의 미소가 넘쳐나는데! 향적봉대피소 주변은 보랏빛 꽃을 피운 처녀치마가 지천이다.
허리를 굽혀야만 하는 결례(?)를 무릅쓰고 우아하면서도 요염한 자태를 카메라에 담는다. 처녀치마란 주름치마처럼 생긴 통꽃들이 고개를 숙인 듯 피어나기 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보통 낮은 산에선 3~4월에 피어나지만, 덕유산 같은 고지대에선 5월이 돼야 한창이다.
“어머, 저기 좀 봐! 하얀색 꽃도 있네!”
덕유산에서도 매우 드물다는 흰처녀치마를 본 이는 마치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환호성을 지른다.
중봉이 가까워지자 샛노란 노랑제비꽃도 자주 눈에 띈다. 꽃의 생김새가 옛날 여인들이 예복을 갖추어 입을 때 머리에 쓰던 족두리와 비슷하다는 족두리풀도 많다. 낙엽을 조심스레 걷어내니 짙은 자주색 꽃송이가 드러난다.
정말로 족두리를 많이 닮았다. 이어 새하얀 만주바람꽃, 연노랑의 흰털괭이눈, 한국 특산종인 흰색의 모데미풀도 이따금 조용히 길손에게 손짓한다. 대부분 높은 지대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귀한 들꽃이라 황홀하다.
“와,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면 평생 후회할 뻔했네!”
가녀린 들꽃 구경에 정신 없던 중년 여인들은 다시 한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중봉 주변을 물들이기 시작한 털진달래꽃 때문이다.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같이 높은 산꼭대기에서 자라는 털진달래는 일반 진달래보다 무려 한 달쯤 늦게 꽃을 피운다. 꽃 색깔은 진달래보다 조금 더 붉은 편이다.
중봉에서 덕유평전(德裕平田·1480m)으로 내려선다. 털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펑퍼짐한 서쪽 사면은 산불이라도 난 듯 온통 붉은빛이다. 작은 몸뚱이를 날려버릴 듯한 거센 바람이 능선을 거칠게 넘나든다. “톡!” 바람결에 꽃송이가 떨어지는 소리일까? 아니, 털진달래 꽃봉오리 벙그는 소리다. 하늘 화원을 붉게 수놓는 중봉과 덕유평전의 털진달래꽃은 이번 주말인 20일쯤에 절정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