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뽀딩~!
10월 중순에 오픈을 하느니 10월 말에 오픈을 하느니 하는 개구라가 인터넷을 떠돌아 댕기더니 결국 11월 말이 되어서야 뽀드장은 오픈을 했다. 그러다 주구리줄창 내려버린 비소식에 사상초유의 '개장 직후 뽀드장 일시폐장'의 헤프닝을 낳았다가 이제야 겨우 기온 떨어지고 눈내려서 '탈만~한 시즌'이 시작되었다.
'잔듸위에서 뽀드를 탈 수 없다는 편견을 버려~' 하지만.. 이 상태로 오픈을 한다는 것은 8개월을 기다려온 뽀더들을 2번 죽이는 일이라고~
하지만, 아직 우리의 겨울은 시작이 되었을 뿐, 끝이 아니다.
오랜 시간 기둘려왔던 하이얀 우리들의 겨울. 앞으로 펼쳐질 4개월의 꿈만 같은 레이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 지금이라도 당장 문을 박차고 달려버리고 싶은 슬로프.
우리들이 가슴졸이며 기다려왔던 꿈의 겨울을 즐기기위해 그대들이 반드시 숙지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이 모든 것이 그대들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보드를 접하고 뽀드장에서 살아온 본 교관의 경험들에 의한 것들이므로 그대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지니 반드시 '본 교관의 지침사항'을 명심하고 또 숙지하여 행동에 옮기도록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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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파서블 2~ 가동! |
아래의 행동지침 10계명을 얼마나 숙지하느냐에 따라서 그대들의 즐거움이 배가될 수도, 반감될 수도 있을 것이니 언제나 처럼 본 교와 본 교관을 믿고 따르도록 하시라.
자 그럼, 우리 들뜬 마음 잠깐 가라앉히고 잠시 이성을 찾도록 하시자.
반드시 숙지하라. 행동지침령 제 2호, 겨울안전 10계명!
기본기를 무시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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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기, 그것이 곧 길이요 진리다. |
우리가 야구를 볼 라치면 잘 치던 타자가 어느날 갑자기 슬럼프에 빠져서는 한창 헤메다가 인터뷰를 하면서 '타격폼을 잊어버렸어요' 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태권도 도장을 오랫동안 다녀보면, 2단 3단이 넘는 유단자일지라도 '정권지르기'를 매일같이 단련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일본의 가라데영웅 중 한명은 나이 60이 넘어서야 '겨우 주먹쥐는 법을 알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모든 게 무엇이겠는가? 그렇다 바로 기본기이다. 모든 운동은, 아니 세상의 모든 것은 '기본'으로부터 시작되고 '기본'으로부터 끝을 맺는다.
수십년 무도를 익히고, 몇년을 매일같이 방망이를 휘두른 이들도 단 몇일의 게으름으로 흐름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런데 하물며, 단 4개월 라이딩을 하고 8개월의 숙면을 취하는 우리나라 환경의 보더들이 그것을 무시해서 되겠는가.
언제나 BBP를 잊지 않고, 베이직턴과 너비스턴의 감각을 상기시키는 것은 그대가 원하는 카빙의 선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바른길이요, 또 그것이 바로 그대의 바램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다. 단 몇해 시즌방 생활을 했다고 기본기를 망각하고 '난 저런 거 안해도 존나 잘타니깐 상관없지' , '졸라 초보도 아니고 쪽팔리게시리..' 라고 생각하는 그대, 그대의 마음속에서부터 그대는 이미 카빙의 선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기본이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실력의 향상과 더불어 부상의 위험에서부터 떨어져 나올 수 있다는 것에도 의미를 둘 수 있겠다. 제대로 된 바른 자세를 가져야 힘이 균형을 가지게 되고, 그러한 힘의 균형은 특정한 부위에 무리를 가지 않게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일부 부위의 부상으로부터 그대를 보호해주는 역할도 해준다.
자. 기본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으면 지금 당장 BBP를 다시 한번 잡아보시라. 그대가 잡은 BBP가 얼마나 제대로 된 것인지를 자신하기보다 그 자세속에서 무엇이 틀렸는지를 알아챌 수 있는 그때가 바로 그대의 실력이 한단계 상승하는 시기일 것이다.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 때 마쳐라
'딱 한번만 더 타고 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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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씨바. 졸라 아쉬운데.. 한번 더 타까? |
이 생각이 들었을 때에 반드시 접어라. 아쉬움을 남기지 않고 마지막까지 모두 소진했을 때 부상은 그대의 곁에 성큼 다가서 있다.
체력이 소진되어서 '마지막 한번만' 이라고 생각을 했을 때에는 이미 집중력이 흐트러져 있어 돌발상황이 닥쳤을 때 제대로 대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폐장하는 시간이 다 되어서 '마지막 한번만'이라고 생각했을 때에는 이미 조급한 마음이 그대의 판단력을 흐트려놓았기 때문에 역시 돌발상황이 닥쳤을 때 제대로 대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슨 말이냐면, 나중에 '그때 그 마지막 한번을 타지 말 것을..' 이라고 생각해봐야 부상을 당하고 나면 그걸로 땡이라는 거다. 사후 약방문에 소잃고 외양간 고쳐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마지막 한번, 어쩌면 그것이 '올시즌 마지막 한번'이 될 수도 있음을 언제나 명심토록 하시라.
시작전 준비체조와 마치고 난 이후 종료체조를 잊지마라.
운동을 하기 전 굳어있는 신체를 풀어주고, 운동을 마친 후 한쪽으로 편중되어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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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다리가 왜 일케 안 찢어진데? |
스노보드라는 것은 전신운동이다. 몸 전체의 힘의 균형을 이용해서 원심력을 따라 궤적을 그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은 부분적으로 힘이 가해지는 운동인 것이다.
따라서 라이딩을 하기 전 한 껏 긴장되어 있는 마음과 장시간의 이동 혹은 잠에서 깨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굳어있는 신체는 한쪽으로 편중된 힘을 물흐르듯 다른 근육으로 전달시켜줄 수가 없다.
이러한 때문에 유연하지 않은 근육이 갑자기 몰려오는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 말그대로 '삐끗~' 하게 되는 것이다 하겠다.
때문에 라이딩을 하기 전 잠시의 시간을 내어 준비운동을 하면서 몸을 풀어주는 것과 라이딩을 끝낸 이후 마무리 운동으로 다시 경직된 몸을 말캉말캉~하게 풀어주는 것.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그대는 '아 씨바 존나 빡시게 보딩했더니 다리에 알이 배겨서 아침에 어기적 거리면서 출근했어요~' 가 되는 것이다.
시작전 10분과 마친후 10분. 절대 잊지 마시라. 하루타고 말꺼 아니자나?
밥은 꼭 먹어라.
그래 본 교관에게도 존나 헝그리한 시절이 있었다. 어느정도로 헝그리 했냐면, 보드장에서 5km는 떨어진, 나무로 불을 때주는 한달 15만원짜리 시즌방에서 살면서 보드장까지 걸어서 다니고, 아침에 일어나서 밥 해먹고 저녁에 내려와서 밥해먹고 몇달을 살았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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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작가! 나 정말 열심히 할께!' 샌드위치를 꼬옥 쥔 딴지일보의 전설 최내현 전 편집장 |
4명이 자면 딱 맞는 방에 8명이 기거하면서 한달에 3만원씩 내서 시즌방비 내고 부식사고 반찬은 김치와 계란, 고추장밖에 없는 생활이었다. 뜨거운 물이 안나와서 아침에 리조트에 올라와서 세수를 하고 락커비가 아까워서 애기팔뚝만한 쇠사슬을 들고다니며 가방을 묶어두곤 했었다.
당시 돈을 아끼기 위해 점심식사를 거른 적이 많았는 데, 실로 빡센 라이딩을 하던 당시로써는 점심을 먹지 않아서 기력이 다해 헉헉거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근데 이게 자랑이 아니다.
다 재미있게 즐기자고 하는 일이다. 라이딩처럼 열량을 많이 소비하는 운동은 없다. 어려운 말 다 빼고 쉽게 말해서 '밥 안 묵고 타믄 힘 빠져서 좆돼는 수가 있다.'
힘이 없으면 집중력이 약해지고, 집중력이 저하되면 정신이 산만해진다. 정신이 산만해지면, 판단력이 느려져서 결국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가 없게 된다. 역시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어뿐다 이거다. 만약 돈이 없다면 컵라면이라도 먹고, 시간이 아깝다면 열량을 보충해줄 수 있는 초코바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먹어제껴라. 다 묵고 즐기자고 하는 짓 아니겠냐?
배고프면 만사가 다 귀찮은 법이다. (호..혹시.. 본 교관만 그런 것이냐? -_-;)
50분 라이딩에 10분 휴식을 꼭 지켜라
군대를 갔다온 사람이라면 군대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지는(혹은 지킬 시늉이라도 반드시 하는) 이 '50분 작업, 10분 휴식' 의 규칙을 알 것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역시 이 '50분 산행, 10분 휴식'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한시간을 하나의 스탭으로 보고, 일정한 시간동안의 운동과 일정한 시간의 휴식을 동시에 취해주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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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쉬는 시간 따위 필요없어!' (그러나 그는 급격한 체력저하로 인해 십오분 뒤 그날의 뽀딩을 접어버렸다) |
본 교관이 언제나 강조하는 것이 하나 있는 데, 그것은 한달에 2~3일동안 하루 10시간씩 라이딩을 해서 30시간을 채우는 것보다, 일주일에 두번씩 하루 3시간동안 라이딩을 해서 24시간을 라이딩하는 것이 훨씬 더 좋다. 라는 것이다. 이게 뭐냐믄 운동은 한번에 많이 한다고 해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쉽게 말해서 '하루에 늘 수 있는 양과 받아들여서 내것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다'라고 보면 된다. 그 이상의 운동은 단지 '노동'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흐름과 감각을 잊어먹지 않고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이어주는 것이 좋다.
물론, '저는 보딩이 너무 좋아서 하루에 10시간씩 절대로 쉬지 않고 전투보딩을 했어요' 라고 말하는 생도, 그대에게는 '만약 그대가 보딩이 그렇게 좋다면, 그 보딩을 더 오랜 세월동안 계속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쉬는 시간을 가져라' 라고 말한다.
적당한 운동과 적당한 휴식은 오히려 몸 상태를 더더욱 최상으로 만들어주어 보다 즐거운 라이딩과 힘찬 라이딩을 도와줌을 잊지 마시라. 리프트값 아깝다고 빡세게 타지 마시라. 그대의 몸이 허하는 순간, 그때까지만 딱 해라.
동료와 함께 타라
한때 본 교관은 함께 라이딩을 할 사람이 없었다. 본 교관이 처음 보드를 배우던 시기에는 스키장(그때는 보드장을 스키장이라고 불렀던 시절이다. 존나 신기하지 않냐?)에서 보더라는 존재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하루 10명 보면 그날은 정말 '기분 좋은 날' 이었더랬다.
물론 당시에도 날고기는 고수들은 있었지만, 그런 고수들이 이제 막 배운 본 교관과 친분이 있을 리 없었다. 또한, 당시 본 교관의 친우들은 '보드? 난 스키도 못타는데? 야야 스키부터 마스터하고' 라며 보드를 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더랬다.
게다가 당시 본 교관은 함께 라이딩을 하던 아주 소수의 몇몇 친구들보다는 보다 빨리 실력이 늘었던 상황이라(이게 다 기본기를 중요시여긴 탓이다) 언제나 혼자서 라이딩을 했다.
그러다보니 '내가 얼마만큼 타는지' , '내가 어떤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오죽하면 본 교관이 처음 라이딩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본 것이 본 교를 만들기 위해 강좌를 쓰던 2001년이었겠는가? 그래서 본 교관은 언제나 그림자를 보면서 라이딩을 하고, 그 그림자의 모습에 따라서 스스로 나쁘다고 생각되는 자세들을 고쳐나가곤 했다.
자랑이냐고? 이게 자랑처럼 들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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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를 언제나 소중히 여겨라 |
본 교관은 절대로 혼자서 라이딩을 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여러명이 함께 라이딩을 하면서 비디오를 찍고, 그것으로 피드백을 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그대들은 혼자서 라이딩을 할때보다 적어도 2배이상 빠른 실력의 향상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각종 위험에 빠졌을 때에 동료들로 인해 언제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된 라이딩을 하게 된다.
본 교관은 그대들이 위와 같이 동료와 피드백, 그리고 기본기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본 교관이 지금의 실력에 이르기까지 거쳐온 7~8년의 시간을 단 3~4년으로 단축시킬 수 있을 것임을 장담할 수 있다.
라이딩은 언제나 즐거워야 한다는 명제를 잊지 마시라. 그리고 그 즐거움은 혼자보다 여럿일 때에 한층 배가 된다는 것도 잊지 마시라. 반드시 동료와 함께 라이딩을 즐기시라.
참고로 당시의 본 교관 친우들은 이제 보드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당시 본 교관과 함께 라이딩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마인드 콘트롤을 해라
영화 올드보이를 보면, 독방에 갇힌 주인공이 15년동안 무술을 연마해서 풀려난 이후 여러명의 양아치들을 싸그리 잠재우고 망치한자루로 조폭 수십명을 아작내는 장면이 나온다. 당연히 구라겠지만, 어쨌든 영화상에서 주인공은 적과 싸우는 과정을 15년동안 단지 마인드콘트롤만으로 형상화해냈다.
각종 운동에서나 사회생활에서도 이러한 시뮬레이션의 마인드콘트롤은 실제상황이 닥쳤을 때에 아주 유용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경험의 한부분이 된다. 끊임없는 마인드콘트롤은 자신의 역량을 한층 진일보시킬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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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콘트롤? 다크아칸? 교관님도 스타좋아 하시나바여? 히히 |
단, 마인드 콘트롤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수 있다고는 절대로 생각치 마시라. 그건 오바다. 마인드 콘트롤이라는 것은 자신의 능력이 닿는 한도내에서 그것을 자기것으로 보다 정확히 만들수있는 것이라는 데 그 의의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오늘 사이드슬리핑을 연습했다면, 매일매일 그 사이드슬리핑을 연습했을 때의 느낌과 상황과 자세등을 생각하고 머릿속으로 그려보라는 것이다. 만약 오늘 어쩌다 카빙의 느낌을 받았다면 그 느낌을 잊지 않도록 정확히 기억하고 또 여러번 되살려서 리플레이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내것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내가 오늘 처음 너비스턴을 배웠는 데, 램프를 날아서 빽사이드루다가 360도를 돌고 착지한다음에 멋지게 '훗, 존나 쉽네 씨바' 라고 말하는 마인드 콘트롤따위는 아무리 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경험으로 몸에 전달되지 않은 능력은 머릿속으로 아무리 생각해봐야 공염불일 뿐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내가 가질 수 있는 한도내에서의 마인드 콘트롤, 그것은 한단계 한단계를 그대의 것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또다른 방법임에 다름없다.
오바하지 마라
언제나 12월달에 가장 많은 부상이 생겨나고 3월달에 두번째로 많은 부상이 보고된다. (물론 보드장 인원대비 되겠다.)
이러한 현상은 적어도 본 교관이 처음 스키를 탔던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는 가히 절대적이라고 말해도 무방할만한 수치되겠다.
왜 그런가? 왜 하필이면 그 시기에 부상이 몰리는 것인가? 거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는 데 본 교관은 3가지로 그 원인을 함축하고자 한다.
먼저 첫번째는 몸상태이다.
8개월을 쉰 우리나라의 라이더는 시즌이 막 시작되는 시기가 오면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보드장으로 달려가 차문도 잠그지 않고 슬로프로 뛰어가 버린다. 그리곤 곧장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그냥 쏘면서 내려와버린다.
하지만, 그대의 몸은 8개월간 동면을 했다가 이제 막 깨어나서 라이딩모드로 변형되어가고 있는 상황임을 알아야 겠다. 즉, 아직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몸상태는 순발력과 유연성에서 한층 저하된 상황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언제나 라이딩을 할 때에는 '내 실력의 80%만 발휘한다' 라는 마음으로 라이딩을 하는 것이 좋다.
한해두해 라이딩하고 접을 껀가? 이번달만 타고 눈 존나 많이 내리고 설질 죽여주는 1월달부터는 안 탈껀가? 그게 아니라면 몸을 아끼시라.
이러한 상황은 3월달, 폐장이 가까워오는 무렵이 되면 또한번 나타나는 데, 시즌내내 주말이면 어김없이 보드장으로 달려가서 라이딩을 즐기거나 혹은 시즌방생활로 인해 온 몸이 삐그덕 거리게 된다. 이렇게 몸이 혹사된 상황에서 부상의 그늘은 다시 한번 그대들을 덮친다.
몇개월의 풀시즌을 거친 야구선수, 축구선수들을 보시라. 시즌 막판이 되면 부상이 한결 늘어나지 않는가.
두번째는 정신상태이다.
8개월의 비시즌이라 했다. 8개월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지난 시즌의 라이딩을 생각하는 것과 인터넷으로 정보를 교환하며 회상하는 것, 그리고 외국 프로라이더나 우리나라 프로라이더의 동영상을 보며 마인드콘트롤을 하는 것 이외에는 없다. (아.. 새로운 장비를 구입하거나 묵은 장비를 점검하는 것은 제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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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즌만 시작되면, 이런 거 정도는 그냥 돌려 버릴 것만 같은데... |
본 교관, 위에서 마인드콘트롤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히 단정내린 바 있다.
너비스턴도 제대로 못하는 라이더가 비디오속 프로라이더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에어를 할 수 있을 턱이 있는가! 절대 없다.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시즌만 시작되면 백사이드 900정도 휘리릭 돌려버릴 것만 같애~' 되겠다.
또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정보들을 교환하고 보면서 눈은 높아져만 가고, 자신의 실력보다 훨씬 더 높은 곳에 눈이 위치하게 되어버린다. 게다가 인간의 기억력이라는 것이 언제나 실제보다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 왜 어린시절 10CM 짜리 붕어를 잡았는 데 커서 이야기 할 때에는 '내가 어릴 때 한 30CM는 되는 월척을 낚았었거덩. 와 그놈아 힘이 엄청 쎈기라~'라고 말을 하고 있거나 '내가 군대에 있을 때 말야. 한 1000명은 들어가는 야외무대를 만들라구 그래서 산 하나를 다 깍았대니깐' 이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 것은 기억이 왜곡되기 때문이다.
즉, 몸의 기억은 눈의 기억을 따라서 머릿속에 저장이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실제 자신의 실력보다 훨씬 더 나은 실력이었다고 스스로 생각하게 되어 시즌이 시작되면 안그래도 몸이 굳어 자신의 원래 실력보다 못한 실력이 나오게 되는 데도 불구하고 '어 왜 이렇게 잘 안되지?' 라고 생각하며 마구마구 공격적이고도 무모한 라이딩을 감행해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마인드콘트롤은 역시 자신을 부상의 수렁속으로 한껏 노출시켜버리고 만다는 것을 명심하시라.
세번째는 슬로프의 상태이다.
우리나라의 시즌은 4개월이지만 실제로 시즌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2개월이 조금 넘는다. 12월달과 3월달은 슬로프 상태고 상태이거니와 슬로프 외적인 상황, 즉 유사시에 몸이 다칠 수 있는 슬로프 외곽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는 데에 있다. 슬로프의 양쪽에 위치한 언덕이나 펜스밖은 돌들이 난무하고 설사 눈이 덮혀 있다해도 아주 살포시 덮혀 있기 때문에 만약의 상황시 부상의 위험이 크다.
또한, 슬로프 하단에서부터 베이스까지의 상황도 질척질척한 슬러쉬 상태일 때가 많은 데, 이러한 슬러쉬 상태에서는 갑자기 보드의 속력이 '팍!' 줄어들기 때문에 앞으로 뒤로 옆으로 위로 자빠지고 고꾸라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성의 법칙 알쟈? 몸은 앞으로 나가는 데 보드는 슬러쉬에 잠겨버리는 상황, 버스는 급정거했지만 졸던 직딩은 앞으로 날라가는 현상~)
이러한 슬로프 상황은 라이더의 심리적인 부분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데, 운동이라는 것이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서 많이 좌우되는 것인지라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면 역시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의 슬로프 상황도 부상의 증가를 가중시키는 하나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속도를 줄여라
본 교관은 라이딩을 할 때에는 언제나 '내 실력의 80%만을 발휘한다' 라고 생각하면서 즐기라고 권한다. 우리는 프로라이더가 아니며, 프로라이더와 아마추어라이더의 차이는 아주 현격히 크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정신적인 면에서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다.
물론, 프로라이더도 부상에 언제나 주의를 기울이고 조심을 하지만, 어느 순간이 다가오면 '부상을 입더라도 실력의 120%를 보여주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프로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로 프로라이더가 아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본 교관은 적어도 우리에게 '부상을 입더라도 실력의 100%를 다 보여주어야 하는 상황'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존나 작업하고 있는 꽃보더가 보고 있어서 무조건 100%의 실력, 아니 가능하다면 200%의 실력이라도 보여주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치자.
그런 상황에서 100%를 넘어 우연찮게 200%의 실력을 보여주어버렸다! '아아.. 존나 멋지게 성공해버렸다. 이제 나는 그녀의 기억에 존나 멋진 놈으로 각인 되어 있을꺼야' 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녀가 그대에게 '오빠 존나 멋져~ 한번 더 보여줘~' 라고 한다면 어떡할 것인가!
만약 그러한 상황에서 200%를 보여주려다 부상을 입어 팔이 부러져버렸다면 그 이후에는 어떡할 것인가? 직장이고 작업이고 모두다 '굿바이 에브리원' 되겠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그냥 실력의 80%만 보여주고, 나머지는 다른 곳에서 그대의 매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빵이라는 거 되겠다.
즉, 언제 어느때라도 '100%의 실력을 발휘해야만 하는 때'가 와서는 안되며, 그 순간 그대는 아슬아슬한 부상의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라.
속도를 줄여라. 그대가 보지 못했던 또다른 경지가 보일 것이다.
보험에 가입해라
'NO Pain, NO Gain'
고통이 없다면 얻을 수 없다. 라는 영어속담으로 아주 멋진 말이다. 근데 최근 몇몇 보더들 사이에서 이게 아주 이상한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게 무엇이냐면.
'NO Injury, NO 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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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싸부가 이정도는 견뎌야 한다고 그랬져~ No Pain, No Gain 몰라여? (오바다 그대.. 오바야 오바..) |
'다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러니깐 부상을 두려워하지 말고 무조건 과감하게 해보는 것이 짱이예요.' 되겠다.
원래 'NO Pain, NO Gain'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을 해야만 한다라는 뜻이지 부상을 입어야한다는 것이 아니다. 물론, 스노보드라는 운동이 언제나 부상의 위험을 동반하고 있고, 본 교관 역시도 수없는 부상을 당해왔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겠다. 하지만, 조금만 천천히 간다면 분명 부상을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우리가 비디오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에어를 구사하는 외국의 라이더들도 역시 언제나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들이 스스로 확보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안전을 언제나 고심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보호대요? 쪽팔리게 그런 걸 왜 차요?' 라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프로라이더들은 '내 몸은 내가 지켜야죠' 라며 보호대 차는 것을 쪽팔려하지 않는다. 아주 멋진 하나의 에어를 완성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키커의 형태를 수정하고 또 실제로 날라 보면서 최대한 안전한 상황을 만들어 낸다.
그렇게 하는 데도 부상은 끊임없이 라이더들을 괴롭힌다. 때문에 본 교관은 절대로 부상을 입을 정도로 무모한 라이딩을 하는 것을 반대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데도 부상이 다가올 수가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반드시 보험에 들어놓도록 하시라. 얼마 되지 않는 보험료로 그대는 만약의 사태가 닥쳤을 때, (내가 다쳤을 때나 남을 다치게 했을 때) 그대는 아주 큰 빽이 뒤에 버티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을 다 아껴도 보험과 안전에 대한 비용만은 절대로 아끼지 마시라. 다치면 그걸로 끝이다. 그날로 '행복끝 불행시작, 봄날은 존나 멀리 가써 씨바' 되겠다.
금번 기사에서 나온 10가지 행동지침 대부분이 부상과 관련된 것이다. 왜 이렇게 부상에 대해서 썰이 많으냐면 그것은 본 교관이 그만큼 많이 다쳐왔기 때문이다. 본 교관이 지금까지 다쳐본 곳은 '12번째 척추뼈골절, 오른쪽 손목뼈 복합골절, 우측 갈비뼈 골절, 좌측 갈비뼈 골절, 발목 인대부상, 좌측 손목 인대부상, 발등의 연골터짐, 뇌진탕, 골반뼈 실금등등' 이루말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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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냐.. 나도.. 졸라 아프다.. |
이게 모두다 몰라서 다친 것이며 부상은 결코 자랑이 될 수가 없다. 본 교관이 라이딩을 처음 배울 때에 위와 같은 주의사항들을 숙지하고 있었다면 지금까지 절대로 다치지 않는 라이딩을 했을 것이다.
부상은 당해본 사람만이 그 고통을 안다 하겠다.
최근 시즌이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았는 데도 여기저기서 부상소식이 마구 들려오기 시작한다. 물론 잘 모르는 사람의 부상이야 그냥 '음..' 하고 넘어갈 일이지만, 본 교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생도들의 부상에 대해서는 본 교관에게도 너무나 아픈 고통이다.
때문에 본 교관은 절대로 그대들이 부상을 당해서 즐거워야할, 8개월을 기다린 시즌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닥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겨울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며, 우리의 겨울을 보다더 멋지게 즐기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안전을 확보해야만 한다. 본 교관이 무슨 말을 하는 지 알겠나? 자 그럼 다시 한번 외쳐보자.
'안.전.뽀.딩~!' |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각골명심 하겠습니다.!!
정말 좋은 글 이로구? 그런데 올리는라 좀 고생 했겠다! 그리구 언제 지산오는겨~~ 미워 할꺼야?? ^^*
방세야 이번주는 힘들고 담주 정도 되야 갈수 있을꺼 같다... 나도 가구시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