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11 - 7. 18 갤러리엠 (T.02-735-9500, 인사동)
Galaxy Tale (성운이야기)
허병훈 개인전
글 : 허병훈(서양화가)
인간은 별을 보고 눕고 별을 보며 깨어난다. 모든 생명들이 광막한 비애로 가득한 우주에서 가장 먼저 동무 삼았던 존재가 밤하늘의 별들이다. 만물의 길흉화복을 말해주는 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태생이 외로운 존재라 별 없는 밤은 생각만 해도 서글퍼진다. 근데 하늘이 씨어미 똥 씹은 상이다. 인간들이 토해내는 나쁜 물질들로 대기가 날로 더러버져 그런다. 이러다가 진짜로 별 볼일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휘황했던 별빛들이 기운을 잃어간다. 은하수가 그려내는 불가사의한 꿈들이 자꾸만 멀어진다. 신비와 기이함으로 가득한 현존과, 생명에 대한 예찬과 영원을 향한 꿈들이 모두 희미해진다. 만상이 별들에서 나와 별들로 돌아가니 나 역시도 원자로 해체되는 날 별이 될 것이나, 빛없는 별, 꿈을 주지 못하는 별은 되긴 싫다.
사실 이번 ‘성운 이야기’전은 믿거나 말거나 가끔 별들이 내 어깻죽지에 내려와 들려주던 이야기들이다. 아직 지상에 남은 몇몇 별들이 거욷하게 눈 맞춤을 하고 있다. 그들이 영영 떠나버리기 전에 전하는 것이 좋을 듯싶었다. 별을 보며 밤을 지센 이들은 내 그림이 한낱 찍자박자로 그려진 별똥별들의 얼룩이거나 혹은 눈 흘김 같은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제 별들마저 떠나려고 하니, 난 개의치 않고 기억 속 이명으로 남은 별들의 노래-그 이야기를 옮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