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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이후 총); 어떻게 첫 번째 이너뷰 대상자로 선정 됐는지 아십니까? 외모로 뽑았어요.
심상정(이후 심) ; 그러신 거 같아요.
총 ; 일단 의원님 저 표정부터 찍어놔라.
총,심 ; 하하하하하(웃음)
심 ; 요즘 대통령 후보 되니까 아우 하두 간섭이 많아서 스트레스가... 말투도 바꿔라, 뭐 너무 도전적이다...
총 ; 호전적이다?
심 ; 응. 뭐 뭐 뭐.
총 ; 흐흐 호전적이긴 하죠.
심 ;그 담에 뭐 뭐 모 정당에 모 여성인사는 따뜻하고 어머니 같은데, 너무 쌀쌀하다.
총 ; 흐흐 것두 맞고.
심 ; 그렇게 저렇게 하고 가면 다 믹스 되가지고 칼라가 없을 거 같아...
총 ; 예전에 그 강금실... 나왔을 때도 강금실 장관이 먹히는 포인트가 있었잖아요? 근데 정치인들이 붙어서 기존 후보들하고 비슷하게 만들어 버리니까 고유의 매력이 없어지더라구요.
심 ; 그러니까 오리지날 강금실이 훨씬 더 값어치가 있고, 설득력이 있는데 이게 그냥 퓨전이 되버려 갖고.
총 ; 그러니까요 어디 어디 방문하고... 사진 찍고 그런 거... 강금실이 그러는 거 굉장히 반갑지 않았습니다. 근데 요즘 주변에서 그렇게 하자고 하지요?
심 ; 고민이에요 그러니까. 그런 주문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해서,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하나? 고민을 좀 하고 있습니다
총 ; 근데 사실은 대중정치인 하려면 그런 연출을 했어야 했는데 의원님은 그 동안 너무 오랫동안 안 한 거 아닌가요? 거꾸로?
심 ; 아니 뭐 이제 시작인데, 뭐 너무 오랫동안 안 한 게 아니라...
총 ; 국회의원도 대중정치인이죠.
심 ; 맞죠. 근데 제가 국회의원 중에는 제가 좀 뜹니다.
총 ; 하하하하.
심 ; 대선 후보로 뭐 좀 표가 안 돼서 그렇지 국회의원으로선 해볼 거 다해봤습니다. 2004년도 들어오자마자 정치부 기자가 뽑은 1위, 그 다음에 초선의원들 여당, 한나라당 할 거 없이 초선 의원들이 뽑은 1위 그 다음에 시민단체에서 뽑은 최우수, 또 뭐 작년에는 국회에서 뽑은 최우수.
총 ; 대중은 잘 모른다는 거.(웃음)
심 ; 아니 그리고 솔직히 말씀 드려서 초선 의원 중에 제가 지금 4년 짼데 비례대표 1번 할 땐 기자들이 심상정이 누구야? 그랬습니다.
총 ; 그랬죠.
심 ; 근데 이제 3,4년 만에 이만하면 비약적인 속도로 가고 있는 거죠. 근데 이제 중요한 거는 월드컵 때도 보세요, 호나우두다 뭐다 하지만 실제 월드컵이 개최돼서 누가 플레이를 주도하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인물이 이제 나오는 거죠.
총 ; 근데 민노당 경선은 월드컵은 아니라는 거. (웃음) 냉정하게 말하면 저, 오세아니아주 예선 정도 됩니다. (웃음)
심 ; 아니 뭐 수신제가치국평천하고 있기 때문에.
총 ; 월드컵 본선에 나가면 약해요.
심 ; 민주노동당 내의 후보가 일단 되면, 그 다음 그라운드는 이제 굉장히 넓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트랜드가 이쪽으로 온다... 지금 뭐 정치인들 얼마나 수많은 사람들이 짧은 시간에 명멸하냐구. 그래서 당장 뭐 이렇게 뜨고 안 뜨고 보다 우리 민주노동당은 미래를 책임질 정당이니까, 미래를 앞서가는 시대의식과 비전으로 시대가 밀려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내공이 얼마큼 되냐... 이게 중요하다...
총 ; 네.. 저희 인터뷰는 굉장히 현실적이고 솔직해야 합니다.
총, 심 ; 하하하하하하
심 ; 근데 이제 그게 말이죠.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솔직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워낙 큰 현실을 한 번 엎는 결정을 하고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 대중을 설득하는 데에는 약간.. 어색한 편이에요. 근데 이것이 민주노동당이 집권하는 길로 가는데 있어서 상당히 위크포인트다.. 인정합니다.
여기까지 아이스 브레이킹. 진보진영의 인물들은 자신들의 당선 혹은 집권 가능성에 대한 일반의 회의에 대해 기본적으로 신경질적이다. 끊임없이 존재 증명해 보여야 했던 탓일 게다. 그러나 그 대응이 대중설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흔히 저지르는 실수. 논리적 제압과 설득을 혼돈한다.
총 ; 그럼 이제 그거 여쭤볼게요. 왜 출마 하셨냐에 대한 답변이야 많이 하셨을 텐데, 현실적으로 민주노동당의 후보가 대통령 당선이 되는 게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심 ; 음, 그 불가능 하는 걸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게 진보죠.
총 ; 하하하하.
심 ;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걸 제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총 ; 물론 정치인이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걸고 가야 되는 것이지만, 제 말은...
심 ; 아, 1% 퍼센트라니 이건 좀 너무 심하잖아.
총 ; 하하하하.
심 ; 민주 노동당 지지율이 이십 몇 프로 까지 갔었어요.
총 ; 하하하. 5% 그럼. 물론 대중적으로는 당선이 목표라고 해야겠지만, 최소한 여기까지는 도달해야겠단 목표치는 분명히 있어야 될 거 같거든요.
심 ; 민주노동당이 사실 아직 힘이 많이 부족하긴 한데, 그런데 그런 양적인 부족함 때문에 민주노동당의 위기가 오느냐? 저는 아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비록 힘은 적지만은 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싹수가 있다.. 이렇게 만드는 것이 제 목표고 그래서 이제..
총 ; 그런 생각이 들도록. 다른 사람들이?
심 ; 아 그렇죠. 당연하죠. 보수정치는 현재 체제를 해석하는 것 만으로도 정치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진보정치가 원외에 있을 땐 기성정치 시원하게 깨면 그것만 갖고도 자기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데, 그런데 제도권에 들어와서 집권을 목표로 하려면 새로운 체제를 만들려고 한다, 그게 가능하다.. 이거를 확인시켜주려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운명을 가진 게 진보 정당이거든요. 근데 제가 우리 당을 반성해 보건 데 과연 우리가 만들어 갈 대안의 비전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그런 대안에 대해서 비용을 얼마나 투자해 왔느냐..
총 ; 마케팅비용을 얼마나 썼느냐?
심 ; 아니 마케팅 비용 뿐 아니라 기획비두.
총 ; 아, 네.
당에 대한 비판의 핵심이다. 미래에 대한 그림 자체가 제대로 그려지지 않았다는 거.
심 ; 기획 자체가 아직 안 돼 있다고 봐요. 설계도가. 사실 각론이나 개별 정책에서는 열린 우리당이나 한나라당 의원들도 상당히 저희를 인정합니다. 재경부도 처음에 바깥에서 주먹질만 하는 줄 알다가..
총 ; 야, 일 잘한다..
심 ; 예. 민주노동당 보니까, 아주 근거도 철저하고 그래서 인제 인정을 받는 건 됐지만 뭐 개별정치란 것은 기성정치권이 도저히 내쳐서는 안 될 만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면 먹어버리면 그만이에요. 함몰 되는 거지.
총 ; 그렇죠.
심 ; 민주노동당이 좋은 아젠다를 많이 내도 거의 다른 당에서 다 채가요. 거대 정당들이. 국민들은 그게 지적소유권이 민주노동당인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구. 개별 정책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어떤 가치, 대안을 종합하는 정당으로 다른 싹이다.. 이런 걸 보여줘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고.
두 번째로는 니네들이 운동권 정당이냐, 아니면 정말 집권을 목표로 하냐 이런 말을 하잖아요? 제가 중앙당을 보구 있으면 집권을 목표로 하는 중앙당은 보수정치권하고 일상적인 전투 대면구조가 딱 되야 되는데 이게 중앙당 각 부서 조직이나 이런 걸 보면 뭘 하는 정당인지 불명확 하단 말이에요.
총 ; 주장하신 쉐도우 캐비닛으로 가자는 거..
그녀는 당 구조를 쉐도우 캐비닛으로 개편하자고 주장한다. 당 내부에 정부 각 부처에 대응하는 구조를 두고 그들이 정부 부처를 각각 담당해 정책도 개발하고 정치적 대처도 하게 하자는 거다.
심 ; 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모든 분야에서 일상적인 전투태세를 갖추고 그런 대응구조 속에서 단련도 되고, 실력도 늘고 그래야 되는 건데, 그런 검증이 없으니까 내 정파 줄 세우기로 인해서 최고의원 되기도 한단 말이에요.
그게 아니라 경제 파트 누구 딱 임명해 봤더니 저쪽하고 게임을 하는데 영 밀리고 실력도 안 되고 게임도 안 된다.. 그럼 과감하게 교체를 해야겠죠. 그리고 또 한 몇 년 하고 나면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이렇게 보수정치를 대체 할 수 있는, 그런 실력을 키워내는 시스템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까진 당이 그렇게 안 됐어요.
그래서 저는 실력 있는 진보, 능력 있는 진보를 만들고 이번 대선에서 그 가능성을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겠다.. 그렇게 하면 저는 뭐 표가 많이 모이리라 봐요. 왜? 한나라당이 50% 이상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 그건 노무현 정부의 배신 때문에 간 표고, 민주노동당 보니까 뭐 아직 민주노동당은 책임져 줄 것 같지도 않았고.. 하지만 일단 싹수만 분명하게 보이기만 한다면 저는 많은 서민들이 민주노동당에 관심을 갖게 된다..
총 ; 대선후보가 되면 당 체제를 쉐도우 캐비닛으로 하겠다?
심 ; 아니, 대선 후보는 그럴 권한이 없어요. 당에서. 지금까지 민주노동당 안을 들여다 보면은.. 두 가지에요, 제일 익숙한 게. 하나는 NL이냐 PD냐. 그 다음은 "언론에서 뭐라고 하느냐"? 이거 밖에 없었어. 이게 가장 지배적인 요인들 이거든요.
근데 진보정당이 그래선 안 돼. 그래서 NL 이든 PD든,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은 문제의식이 지나치게.. 낙후되어 있다.. 급변하는 정세에 앞서가는 시대의식으로 전면적으로 보수되어야 한다. 이게 제 생각인데..
총 ; 근데 그건 대선후보가 아니라 민주노동당이...
심 ; 아니 제가 말씀 드리는 건 이번 대선과정을 통해서 기존의 낙후된 구조 있지 않습니까? NL이니 PD니. 이런 걸 뛰어넘는, 내용을 가지고 뛰어넘는 강력한 흐름을 만들어 냄으로써..
총 ; 권영길 의원이 그걸 그나마 그 중간을 잘 타서 지금까지 오신 거잖아요? 권의원과 본인의 차이점은 나를 따르라 타입이라는 건가요?
심 ; 아니 그건 아니죠. 권영길 대표님의 리더십은.. 봉합 리더십이다..
총 ; 아 봉합!
심 ; 이게 제가 너무 도발적인가? (웃음)
봉합. 이 보다 적확한 단어는 찾기 어렵겠다.
총 ; 하하하하. 오늘 제목 나왔다. 권영길은 봉합 리더십!
심 ; 아니 그러니까 봉합 리더십이...
총 ; 근데 엄밀하게 말하자면 그게 권영길의 한계라기보다는 이때까지 민주노동당의 한계 아니었나요?
심 ; 뭐 리더십과 당은 뗄래야 뗄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창당을 할 때, 지금 7살 됐는데, 창당을 할 땐 여러 사람을 끌어 모아야 하기 때문에 그 시대에.. 지금까지 창당해서 오는 시기까지는 봉합 리더십이, 그 시기에 필요한 통합력이었다고 봅니다 저는. 근데 지금은..
총 ; 지금은.
심 ; 지금은 그런 봉합 리더십을 가지고는 어떤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 낼 수 없다. 당 안팎에서 과감한 변화, 과감한 혁신 그리고 비전과 실력과 실천경쟁력을 갖는 그런 강한 리더십이 요구된다...
총 ; 심상정 리더십의 제목이 너무 길어요.
총, 심 ; 하하하하하.
총 ; 봉합은 팍 오는데, 폭파해체 리빌딩입니까?
심 ; 하하하하.
총 ; 무슨 리더십이에요 그건?
심 ; 그건 뭐, 에...너무 길다.
총 ; 예전엔 봉합 리더십이었다. 지금은? 직관적으로 탁 오는 단어 없을까요?
심 ; 글쎄. 그걸 준비를 못했네. 비전... 저는 이제 강한 민주노동당, 강한 리더십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이거는 이제 봉합 리더십의 댓구에는 잘 안 맞고...
총 ; 저는 원래 이 얘기를 하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말씀 하셨으니까, 민주노동당은 보면..
심 ; 아니 진보, 좌파의 그.. 특명한 리더십? 그렇게 하면 조금 다르긴 한데 여튼...
총 ; 계파 이야기 하셨는데 그것도 그렇지만 민주노동당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민주주의가 다 맞먹는 건 아니잖아요?
심 ; 그렇죠.
총 ; 민주주의가 모두가 다 맞먹자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심 ; 그렇죠. 저 강 보좌관 거 내 책자 있지. 아 지난 번에 드렸구나. 거기에 보면 제가 거 써놨어요..
총 ; 아 그래요? 안 봤습니다.(웃음) 근데 민주노동당 사람들은 다 맞먹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다들 고생했으니까 다들 자기 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리더십, 인정하지 않는다.. 제가 보기엔. 그리고 그게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근데 민주주의를 위한 결사체니까 서로 다 맞먹어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결사체인 이상 그에 반드시 필요한 리더십이란 게 없다..
심 ; 민주노동당을 굉장히 잘 아시네요?
총 ; 흐흐흐.. 그래서 다 맞먹자는 게 민주주의는 아니지 않나.. 그런 의미로 말하고 싶은데..
심 ; 그렇게 말해도 되요.
총 ; 어느 누구도 다른 누군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다들 맞먹는 거죠. 국회의원도 그저 당원 중 하나일 뿐이고.. 권위가 나쁜 게 아니지 않습니까. 어떤 일을 할 때 꼭 필요한 상징적 힘이죠. 근데 권위,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 정당에선 뭐 할라고 국회의원 만들었나? 그런 생각..
심 ; 그... 아주 중요한 지적을 하셨는데... 제가 당에서 좀 당혹스러운 점이 바로 그건데요. 어... 진보정당은 강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그 지도부의 권위가 굉장히 중요한 정당이 진보정당이거든요. 그러니까 이... 민주주의가 당내에서 당원들이 활발한 토론 필요하고, 충분한 토론도 필요하지만 신속한 결정도 필요하고...
총 ; 그렇죠.
심 ; 그 결정에 따른 또 투명한 책임이 필요하거든요. 결정이 투명해야 책임도 지죠. 지금까지 아까 내가 봉합 리더십이야기도 했지만.
총 ; 무마 리더십이랄 수도..
심 ; 그렇죠. 그러니까 이야기를 했지만, 봉합 리더십에서 시작해서 무마 리더십으로 가면서 당이 점점 반리더십 정당이 되면서.. 멍이 든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는 게 제 생각이고.. 오랫동안 군사독재라던지 권위주의와 싸우다 보니까 권위 자체를 굉장히 터부시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리고 민주주의를 이해 할 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당 같은 경우 진보정당의 조직원리가 민주집중제라는 거거든요. 충분히 토론을 하되, 지도부가 책임 있는 결정을 해야 된다.. 왜냐하면 민주노동당 같은 경우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 미래를 겨냥하면서 여러 가지 결정을 하기 때문에 불확실한 게 많아요.
총 ; 네.
심 ; 그래서 논쟁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토론이 활성화 되어야 합니다. 의견그룹도 많고. 그러나 정치세력인 이상 그때그때 분명한 결정을 해야 하는데 이게 인제 책임 있게 진행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되냐..
충분한 토론은 투표로 대체가 됩니다. 그 다음에 책임은 선거로 대체 돼요. 뭐 잘못 됐으면 내려와라 그러고 선거에서 다시 누구 세우고.. 이 민주집중제가 토론의 활성화는 투표행위로 대체 되고, 책임은 선거로 대체 되었단 거죠..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리더십의 부재를 말하고 리더십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지만, 리더십이란 건 혼자 한다고 되는 건 아니거든요, 조직이 만들어 가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반리더십적인 경향은 많이 보이고 있다.. 이런 점은 시급히 극복해야 한다..
총 ; 어떻게 극복하시려고?
심 ;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 민주노동당에게 요구되는, 그런 내용 있는 리더십이 선행되면서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결국은 리더십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총 ; 리더가 결정하는 게 언제나 반드시 옳을 수는 없잖아요.
심 ; 아 물론이죠.
총 ; 근데 힘 있는 조직은 토론은 하되 어쨌든 리더가 결정을 하면, 그 리더가 결정 내린 게 백 프로 옳아서가 아니라 결정을 했기 때문에, 그 순간부터는 거꾸로 그 결정을 백 프로 옳게 만들어 내야 한단 말이죠. 근데... 토론만 반복되고.. 결정은 안 나고..
심 ; 권력 구조의 문제죠.
총 ; 구조적인 문제만인가요? 체질적인 문제 아닌가요?
심 ; 아니 그 권력구조의 문제가 뭐냐면 결국은 조직투표로, 정파선거로 지도부가 선출되니까. 그 정파구조에 구속될 수밖에 없죠.
총 ; 근데 그걸 어떻게 극복하시겠어요?
심 ; 아, 정파구조를 뛰어 넘는 비전과, 내용을 가지고 대중적인 지지를 획득하는 리더십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저는 그에 대한 도전장을 이번에 낸 거예요.
총 ; 그러니까 양쪽 정파로부터 컨텐츠로 인정을 받고,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사대중적인 지지까지 끌어낼 수 있다?
심 ; 저는 예전에... 아시겠지만, 금속에서 오랫동안 선거 운동을 했는데 거기에 보면 심상정 파가 있어요 거기도. 중앙파라고.
총 ; 금속노조.. 네.
심 ; 그 분들... 제가 노조 그만 둔 이후에 단 한번도.. 뭐냐.. 안 했다.. 이제 노조는 당신들이 할 일이고 나는 정치에서 내가 할 일 해야 되고.. 요번에 대통령 후보 되면서 며칠 전에 제가 가서 그분들한테 이야기 했어요. 심상정이 대통령 후보 출마해서 여러분들한테 표 얻으러 온 거 아니다. 과거 심상정하고 같이 하고 친하고 그러니까 표 달라 이런 소리 하러 온 거 아니다.
여러분들이 민주노동당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라. 그리고 민주노동당을 바로 세우는데 심상정이 주장하는 것이 옳으면 함께 하자, 그렇지 않고 심상정하고 친하니까 심상정을 찍어야 한다 그렇게 제가 선거운동 하고 다니면.. 심상정 떨어진다.. 그렇게 이야기 했죠.
그래서 저는 컨텐츠를 가지고 선거 하겠다. 그리고 제가 당내에서, 개인적으로는 그런 구분법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른바 NL, PD 중에 제가 PD로 불리죠. 제가 요즘 자민통 동지들 많이 만나는데 만나서 듣는 얘기가 심상정이 싫다 이거죠. 심상정을 좋아할 하등 이유가 없어요.. 왜냐하면 그 동안 제가 운동하면서도 PD로 구분되고, 그런 구분법에 동의하지 않지만 어쨌든 권력구조에서도 대립적인 위치에 있었고, 국회 들어와서도 자주, 민주적 평화통일에 관한 의제는 등한시 했다..
제가 진작부터 대통령후보 할 거였다면 여러 이슈에 대해서 막 개입력을 좀 갖고 했을 텐데.. 저는 경제문제 대해서만큼은 확실하게 당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통일의제에 대해서 개입을 못했죠..
총 ; 내부 정치 안 하셨구나.
심 ; 어.. 그런데.. 이 당이 정말 이 NL, PD 구도를 뛰어넘으려면 PD진영에서 평화통일에 대해 어떤 책임 있는 비전이 나와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기존의 낙후된 인식에 갇혀 있는 구조를 뛰어넘어야 한다..
그래서 전 그런 얘기 많이 해요. 진정으로 평화통일주의자라고 하면 심상정을 지지하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들겠다. PD들이 맨날 마치 통일이라는 의제 자체에 대해 네거티브 한 것처럼 보이는 거.. 그건 대안이 아니죠. 통일은 실제로 중요한 거고. 우리 한반도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은 그 어떤 정치인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지 않으면 안 되고요.
이제 한반도 대통령이 되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제가 오랜 기간 고민하고 준비해서 세 가지 안을 만들었는데, 세 가지 중에서 하나는 정치, 경제 군사 현안 해결 5대 의제인데, 월요일 날 제시했어요. 손학규 후보 탈당 때문에 좀 죽어버린 측면이 있는데, 얘기 했고. 평화 로드맵 다음 주에 이야기 할거고. 이제는 평화가 곧 돈인 시대가 되고, 평화 경제공동체를 어떻게 구상하느냐가 통일의 길이거든요. 제 목적은 뭐냐면 현재 기존 구도.. 정파선거 이런 것을 과감하게 컨텐츠를 가지고 후려쳐서 흔드는 거다..
총 ; 출마 목표 중 하나가?
심 ; 그러니까... 제가 경선에서 승리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가 그것이고 그리고 그것이 또 이번 대선에 운명을 걸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승리를 위한 길이고.
총 ; 당내는 컨텐츠로 정파를 휩쓸어 버리고..
심 ; 휩쓸..(웃음) 너무 어그레시브하다.
총 ; 하하하. 뭉개버리고.
심 ; 제가 표를 얻어야 하는 사람인데..(웃음)
총 ; 거기까지는 이해가 갑니다. 민주노동당 내부를 컨텐츠로..
심 ; 흔든다.
총 ; 정파의 경계를 뭉갠다, 허물어 버리겠다.
심 ; 정파도 스스로 컨텐츠 정파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되도록, 존립이 안 되도록 하겠다..
컨텐츠만으로 정파 구조를 허문다. 민주노동당이 아니라 그 어떤 조직도 과연 컨텐츠만으로 그게 가능할 것인가. 그녀, 내부 '정치'를 안 한다. '정치적'으로 순진하다. 현실 정치를 하고 있는 그녀가 '정치적'이지 않다는 거. 매력인가, 흠인가.
총 ; 그건 뭐 그럴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치고.. 그런데 설혹 그럴 수 있어서 당 내에서 승리를 했다고 칩시다. 민주노동당 간판을 걸고 대선후보가 됐어요, 그 다음부터가 진짜 문제라고 생각이 되는데, 예전에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하셨어요. 5.31 지방선거 이후 "민주노동당이 이번 선거에서 대안정당으로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 대의와 조직의 요구에 복무하는 사람으로서 당을 위해 온 힘을 다할 생각이다." 이렇게 말씀 하셨는데..
전 그거 딱 읽고 무슨 생각이 들었냐. 대의와 조직의 요구에 복무하는 사람이라.. 참 지사적이다...(웃음) 또 하나는 근데 심상정은 어디 있냐. 사람이 안 보인다. 물론 정책도 중요하지만, 컨텐츠 당연히 중요하지만 컨텐츠가 미치는 영향의 백 배는 사람이 미친다고 생각하거든요. 전 선거는 결혼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결혼은 판타지죠. 결혼 하고 나면 사람 변했다고들 하지 않습니까. 근데 사실은 사람이 변한 게 아니라 결혼 전에는 상대에게서 자기가 보고 싶은 면만 봤던 거죠, 그래서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인 줄 안, 자기가 머리 속에 그려낸 어떤 허구의 인물과 결혼하는 거죠. 판타지죠. 저는 선거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유권자는 후보에게서 자기가 보고 싶은 면만 봐요. 판타지죠. 뽑고 나면 실망하죠. 원래 그런 후보였는데. 그렇지만 결혼이든 선거든 그게 고유의 속성이라고 봐요.
사실 그 판타지가 없다면 애초 결혼할 이유조차 생기지 않죠. 그러니까 민주노동당의 태도를 보면 결혼하기 전에 나는 결혼하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10대 결혼운영방안을 작성해요. 그리고 상대를 만나지도 않고 딱 서류 제출한단 말이에요. 근데 상대방은 사람은 안 보이고 결혼운영방안만 보인다 말입니다. 설혹 그 운영방안이 퍼펙트 하더라도 사람이 안 보이면 그걸 읽어보지도 않죠. 아예 결혼할 마음 자체가 생기지 않는데 말이죠. 전 민주노동당이 컨텐츠만 훌륭하면, 정책만 좋으면 승부가 된다고 하는 함정에 빠져있다고 보는데..
심 ; 그건 인제.. 이 정책과 정치를 굉장히 분리해서 사고하시는 건데요 물론, 현실은 그렇습니다. 언론도 그렇고.. 언론을 먹고 또 표를 얻어야 되니까 인정을 하는데..
총 ; 일단 결혼은 해야 신방을 꾸미죠.
심 ; 아 그렇죠. 저는 우리 남편하고 결혼 했던 거 상기시켜 보면 제가 인제 우리 남편이 저를 쫓아다닐 때 전 처음엔 되게 싫어했어요. (폭소) 왜냐 처음엔 한 마디로 매력을 못 느꼈어요. 이렇게 말 하면 안 되는 데.(폭소)
총 ; 으하하하하하. 처음엔 그럴 수 있죠..
심 ; 아니 왜냐면 좀 아저씨 같은 인상이었어요. 운동권이고. 하지만은 좀 왜 젊은 나이에는..
총 ; 로망도 있어야 하고..
심 ; 매너도 좋고 좀 이렇게 사람이 좀 끌리는 게 있어야 되는데 데이트를 한다고 길에 다니면 팔짱 낄 줄도 모르고, 마냥 걷는 걸 좋아해. 저는 약간 반 평발이라 걷는 걸 싫어하거든요.
총 ; 흐흐흐흐.
심 ; 근데 이 양반은 걷는 걸 좋아해. 심상정이가 뭘 좋아하는 지도 잘 모른다 말이야. 그렇게 재미가 없었어요. 제가 대학교 첨 들어갔을 때 소박한 꿈이 연애를 한번 신나게 해봐야겠다 했는데.. 근데 이제 안 맞았어요. 그래 가지고 제가 굉장히 섭섭하게 대했거든요.
그러다가 나이를 서른 다섯 살이나 먹게 되니까, 매력은 없지만. 뭐 아무도 없지 않습니까. (폭소) 그런데 제가 그렇게 대했더니 우리 아저씨가 약간 질려가지고, 고만 만나자고 도망갔는데. 도망가는 순간 왜 그렇게 그 자리가 크고 허전한지 응? (폭소) 주변에서 사람들이 진짜 이건 인생 일생일대의..
총 ; 하하.. 그럼, 국민들이 아쉬워지게 민주노동당도 한 번 없어져야겠네요? 하하하.
심 ; 일생일대의 패착이다, 실수다.. 그렇게 훌륭한 사람 놓친다는 것은. 그 얘기 들으니까 맘이 그냥 허전한 게 손해 보는 거 같아서 그래 갖구, 그 때 전노협이라는 조직이 있었을 땐데, 돈도 없었어요. 편집 부장하는 여자친구가 저한테 돈 오 천원을 주면서 택시 타고 가 가지고 형을 만나가지고 잘못했다고 그러라고, 그래 가지고 제가 인제 만나게 됐는데. 결론이 뭐냐.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고자 하냐,면 그래도 살아보니까 그저 매력 보다 판타지 보다 응? 참.. 그.. 잘 선택했다...(폭소)
총 ; 적절한 비유가 아닌 거 아시죠?
심 ; 아니...
총 ; 우선 선거는 연애기간이 굉장히 짧고..
심 ; 아니, 아니 얘기 들어보세요. 그런데 그게 선거가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수많은 정치인이 떴다, 죽었다. 이렇게 명멸 하잖아요?
총 ; 네.
심 ; 그러니까 민주노동당은 보면 볼수록,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참 끌리는 그런 사람으로, 그런 리더십으로 가야겠다.. 그런 생각이고 그렇다고 마냥 가자는 게 아니고 무슨 일이든 도약이 있게 마련이거든요. 지금 뭐 한나라당 50% 이상 되는 판을 보고 있으니까.. 오늘 김 총수가 민노당 1%, 이거 큰 실수한 발언이에요..
총 ; 하하하..
심 ; 그건 너무 현실에서 조준해 보려는 시각인데..
총 ; 아니 있는 현상을 설명하는 거죠. 그래야 한다는 게 아니라..
심 ; 그런데, 저도 한 28년 째 진보진영을 활동하고 있지만, 역사의 변화는 한 방향으로 아주 꿋꿋하게 가고 있고, 그 속에서 이제 컨텐츠를 갖춘 후보, 그런 덕목을 가지고 어떻게 인물이 뜰 거냐? 저한테 많은 분들이 그래요. 당신은 컨텐츠 이런 거 돼 있는데 그러니까 심상정이 떠야 뭐..
총 ; 제 말도 그 말인데.
심 ; 제가 좀 고민은 됩니다. 그런데 앞으로 월드컵이 시작되면 플레이를 주도할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에, 제가 뜰 수밖에 없어요. (웃음) 그리고 삼각관계가 왜 뜨는 줄 아세요? 민주노동당이 지금 삼각구돈데. 뜰 수밖에 없는 이유가 예측이 불가능 하다는 거예요. 삼각연애의 주인공이 바로 심상정 이예요. 그래서 기대를 해보세요. 그리고 또 뭐..
총 ; 글쎄요. 신방을 어떻게 꾸미겠다는 신방 시방서와 인생운용계획표만 보고 결혼하진 않는다... 저도 개인적으로 심상정 의원 좋아해요. 팬인데...
심 ; 이렇게 해서 뜨는 거예요. (웃음)
총 ; 그런데, 심상정 의원이 민주노동당 경선 통과하고 나왔다, 그 다음 어떻게 될까..라고 저한테 물어본다면, 전 불가능하다..라고 말 할 겁니다. 그랬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전 제 3자니까 보고 싶지 않은 것까지 보니까. 왜냐면은 사람은 진국인데 물건이 아니다... 그런 표현 있죠. 심의원은 컨텐츠 좋아요. 근데 컨텐츠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심의원이 사람으로써 다가오는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데, 노무현도 드라마 하나로 뜬 거 아닙니까.
심 ; 아 노무현의 드라마는 대선 하기 한 달의 드라마인데, 지금 무려 대선이 6개월 뭡니까 8개월이나 남아있는데 지금 드라마를 이야기 하면 어떡하자는 겁니까.
총 ; 하하하하. 과정의 드라마가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드라마. 그러니까 제가 좀 도와드리려는 건데. 오늘 이너뷰는 그래서 도대체 심상정이 누군가에 집중하자는 겁니다. 보통 인터뷰에선 마지막에 짧게 연애 어떻게 했어요.. 물어 보는데, 오늘은 다른 정책이니 뭐니 하는 소리 다 때려치우고. 그거부터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 ; 하하하하하...
총 ; 심상정, 드라마가 없다, 정책은 있는데, 컨텐츠 좋다 이거에요. 논리도 좋고, 제가 인터뷰 하면 항상 느끼는 건데 국회의원들은 대부분이 말을 시작하면 문장이 완성이 안돼요. 주어하고 술어가 안 맞는 경우가 많은데, 말하다 보면 자기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자랑하고 싶은 게. 근데 심상정 의원은 주어와 술어가 맞아요. 몇 안 되는 정치인 중의 하납니다. 김근태 의원도 그렇긴 한데, 근데 김근태 의원은 주어부터 술어까지 30분이야. 중간에 졸아. (폭소)
그리고 그 분은 8월 16일날 독립운동을 시작하죠.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만 말이죠. 그런데 심상정의원에 대해선 저부터 금속노조 운동, 각종 삼성관련 현안에 대한 활약.. 금산법 때 활약이라든가 의정활동 말고 도대체 심상정 개인은 모르겠다 이겁니다. 어디서도 본 적이 없어요. 도대체 이 사람은 누구냐. 저는 지금 그런 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떡하다 운동을 시작하신 거예요?
심 ; 운동이요?
총 ; 네.
이번 이너뷰의 목표다. 인간, 심상정.
총 ; 네.
심 ; 첨에 국회에서, 초선의원 연찬회를 하는데, 저쪽 구석에서 국회 직원들이요 틀림 없이 저를 쳐다보는 것 같아. 수근수근거리더라구. 그래서 내가 다가가서 그랬지. 공무원노조더라구, 아니 왜 절 보고 그러시냐니까. 와아 그렇게 험한 노동운동 하는 사람 같지가 않아요. 어쩜 전혀 노동운동 하는 사람 같지 않아요. 굉장히 아름다우세요.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그랬죠. 그게 바로 선입견이다. 노동 운동하는 사람이나 진보운동 하는 사람에 대한. 지난 번에 저랑 인터뷰 할 때 일부러 옷 허름하게 입고 그런 거 싫어한다고... 일부러 전 허름하게 안 입어요. 전 제가 할 수 있는, 제가 들일 수 있는 한 많은 공을 들여 가지고 깔끔하게 입을라고 하고, 실력 없지만, 맞춰 입을라고 하고, 선입견이라니까 그게.. 저는.. 제가 이제 처음부터 대단한 신념이 있어서 노동운동 한 게 아니고..
총 ; 맨 처음에는..
심 ; 예. 그리고 노동운동을 하다 보니까 국회의원이 된 건데, 국회의원 되려고 노동운동 한 것도 아니고. 근데 이제 대학 처음에 들어가서, 제가 아주 소박한 꿈을 가지고 들어갔어요. 아주 연애를 실컷 해봐야겠다. 제가 재수를 했거든요! 우리 집이 4형제인데 4형제 재수를 다 합치면 13수에요. (웃음)
심 ; 십 이순가 삼순가 했는데..
총 ; 부모님이 고생 좀 하셨겠네요
심 ; 그렇죠. 그래서 참고서 이런 거 말고, 소설책 역사책 이런 걸 마음대로 읽어야겠다.. 여행을 아주 실컷 다녀야겠다.. 이게 제 꿈이었어요. 그래 가지고 대학 들어가서 5월달이 됐는데 도서관에서 뭐 막 뿌리고 뭐 선배들이 모여서 막 터져 가지고 막 끌려가고.. 데모...
총 ; 몇 학 번 이시죠?
심 ; 전 78학번이죠. 그런데 굉장히 쇼크를 먹었지만 제가 애써서 외면했거든요. 그건 내 관심사가 아니니까. 그 때는 상상을 잘 못하시겠지만 학생머리를 쳐 내리고 그 다음에 7센티 이하 구두는 제가 신지를 않았어요.
총 ; 우하하하..
심 ; 아주 멋쟁이였어요 제가.
총 ; 하하하하. 7센티 이하는 신지 않았어요?
심 ; 그렇죠. 우리 언니가 미대를 다녔는데, 언니 거 입구 다니고, 그게 대학생은 그렇게 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이제 운동엔 관심도 안 가졌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어 또 제가 이렇게 맘에 드는 남학생들, 사귀어 보고 싶은 남학생들 찝어 보면 영락없이 운동권이었어요. (폭소)
총 ; 푸하하하.
심 ; 진짜 그렇다니까. 그래서 그 친구들하고 좀 데이트 하고 소통을 하려 해도 특히나 서클을 가지 않으면 안 됐어요..
총 ; 연애하려고 가셨네..
심 ; 운동권 여자들은 딱 스타일이 있었어요, 커트 머리에 청바지에 운동화에. 아 그래서 저도 그런 생각을 했지. 아니 운동권이면 운동권이지 꼭 저렇게 획일적으로 해야 하나. 약간 열등의식이 생기잖아요. 저는 제가 좀 멋있는 줄 알았는데, 제가 좀 괜찮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은 그런 친구들하고 어울리니까. 열등의식도 있고, 그런 생각도 막 하고 그래서 막 나쁘게도 말하고 그랬어요.
그 다음에 인제 책도 읽고 소설책도 읽어야 하는데, 그 때 당시만 하더라도 정보 요원들이 강의실까지 막 들어와 있고, 문 밖에 뭐 이렇게 경찰들이 있고 이런 상황이었거든요. 뭐 잘 아시지만 <전환시대의 논리>니 뭐나 다 금서였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읽을 만한 책을 전부 분책해서 접선하듯이 해서 받아야 되고 그러니까 읽고 싶은 책을 맘대로 읽으려고 해도 결국은 그 군사 독재 정권 벽이고 여행은 돈도 없으니까 하지도 못했지만 그니까 대학의 낭만과 자유, 지성을 맘껏 누리는 게 제 소박한 꿈이었어요.
그리고 재수 하면서도 그 일념으로 공부도 하고 그랬는데, 이 지성과 낭만을 누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그 독재체제와 맞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제가 그 운동권이 됐는데, 운동권 되고 나서 보니까 1학년 지나고 학생처장이 저를 보자고 해요. 제가 그렇게 7센티 9센티 신고 사진에 찍히고 스커트 입고 머리 치렁치렁하고.. 거기서부터 신림 4거리까지 데모대 뛰어 다녔어요 같이.
그리고 그 날 밤에 아주 죽었죠. 다리가 아파 가지고.(웃음) 사람들이 힐끔힐끔 봤어요. 왜냐면 운동권하고 이질적인 사람이 쫓아다니니까, 저 무슨 얼치기인가. 근데 학생처장이 인제 징계를 내려야 하는데, 데모하는 사진을 다 찍어서 분석을 하지 않습니까. 뭐 매번 데모 때마다 나온 사람들 똥글뱅이 치고 한 다섯 번쯤 나온 사람은 세모치고 심상정은, 매번... 그 때부터 제가 어디나 사진에 다 찍혀 있는 거야. 근데 이거 복장을 보니 골수는 아닌 거 같고 좀 얼치기 같아요. 학생처장이 저를 불러서 첫 질문이 뭐냐면, 운동권 애인 뒀어요? 이렇게 물어 보더라고. (폭소)
그래서 내가 아니라고, 그랬더니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 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그 차림 때문에 그 옷차림과 미모 때문에 그 정도면 한 정학은 맞아야 되는데, 그 근신을 받았지요. (폭소) 그래가지고 인제 그 때 운동권 하면서 제가 제일 먼저 한 게 야학이었는데, 저는 이 야학도 그 당시 어떻게 생각했냐면 굉장히 감상주의적인 대안이다... 그 야학 해가지고 얼마나 가르칠 거며 그게 뭐가 달라지냐. 차라리 과외 열심히 해 가지고 돈 많이 벌어서 지원해주는 것이 낫다. 그런 정도 생각이었거든요. 초기에는.
그런데 이제 제가 직접 야학을 해보면서 노동현장을 접해 보면서, 굉장한 충격을 받았죠. 아 우리 대한민국이 이게 우리 사회의 현실이 이 모습이구나. 이런 모습에서 충격을 받았고, 그 길로 지금까지 한 번도 옆을 보지 않고 한 번도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 회의 하지 않고 지금까지 왔죠.
총 ; 연애는 그럼 그 때 딱 한 번 그 지금 남편 되시는 분하고 밖에 안 하신 거예요?
심 ; 아니죠 이제 대학 다닐 때 여기 저기...
총 ; 여기 저기. (폭소)
심 ; 많이 했어요.
총 ; 연애를 몇 번 하셨습니까?
심 ; 연애는 뭐 셀 수도 없죠.
총 ; 하하하. 본인만 짝사랑 하신 건 아니시구요?
심 ; 예? 아니 그런 것도 있고. 제가 이제.. 그게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사람은 이 남자는 이래서 좋고 저 남자는 저런 측면은 멋있고, 아니 솔직히 그런 거 아닌가요?
총 ; 그렇죠. 다 만나보고 싶죠..
심 ; 아니 싫은 사람도 있죠..
총 ; 양다리는 해보셨나요?
심 ; 아니 사람들이 그게...
총 ; 의원님, 양다리는요?
심 ; 아니 근데 저한테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사람들이 많진 않아서 그게 참 불행한 일이었어요.(웃음) 대학생활 때 운동권이 아니었으면 멋있는 연애를 많이 해봤을 텐데 너무 조기에 운동권이 되는 바람에...
총 ; 운동권이었던 학생들하고 연애 하셨겠네요?
심 ; 아니.. 뭐.. 저 인제.. 운동권 안에 들어가서 보니까, 좀 덜 멋 있더라구. (폭소) 그래서 인제 오히려 대학사회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그런 분들.. 뭐 개인적으로 흠모한 분들도 있고 저를 이제 쫓아다닌 분들도 있는데, 저를 쫓아다닌 분들을 저는 별루 좀 안 좋아했어요.(폭소)
총 ; 원래 그렇죠.
심 ; 아 원래 그렇습니까?(웃음)
총 ; 연애의 속성이라는 게..
심 ; 그래가지고 운동권 되고 나서는 거의 연애를 못했죠.
총 ; 운동권이 어릴 때 되셨는데 그러니까 사실은 연애를 많이 못 하셨네요.
심 ; 그러니까 그게 굉장히 아쉬운 겁니다. 제 인생에서...
총 ; 흐흐흐흐흐. 찐한 연애는 못하시고. 맘에 드는 사람은 여럿 있다가 따라 간 게 운동권이고?
심 ; 찐한 게 어디 까진 지는 잘 모르겠지만. (폭소) 그런 아쉬움이 많이 있죠. 대학 생활의.. 그 지성과 낭만에 대한 향수랄까.. 그런 게 아직도 많이 있어요. 그런데 워낙 제가 좀 성격이 몰입하는 성격이에요.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성격인데, 뭐 제가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오면서 이 길을 선택해서 몰입해온 것에 대해서는 힘든 일도 많았지만, 뭐 대체로 행복했습니다. 저는.
총 ; 형제 분들은 다 운동 하셨습니까?
심 ; 아니에요.
총 ; 뭐 하십니까?
심 ; 사 형젠데요... 에... 그 중 세 형제는 골프 치는 사람들이에요.
총 ; 하하하. 선수?
심 ; 선수는 아니고.
총 ; 아, 먹고 산다..
심 ; 아주 상류층은 아닌데 중상 정도 되는, 먹고 사는 사람들 정도 되는데요.
총 ; 사업하세요?
심 ; 사업을 하다가 쫄딱 망한 분들도 있고, 그 다음에 직장생활 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런데... 우리 고향이 파주거든요? 그리고 파주 심씨면 굉장한 양반입니다. 양반 집안의 외아들이에요 우리 아버지가. 그리고 파주 지역은 잘 아시겠지만, 과거로 치면은 YS 지지 세력이에요. 그런데다가 제가 여성이잖아요. 근데 우리아버지가 아이들 교육에 대해서는 몰락하는 잔반..(폭소)
총 ; 몰락 잔반..하하하하하.
심 ; 몰락하는 잔반에서 계층상승 욕구가 굉장히 크셨기 때문에 좋은 대학 보내서 가문을 세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근데 아들들한테 지나치게 투자를 많이 하셨는데..
총 ; 셋은 아들?
심 ; 아니 아들 둘, 딸 둘. 근데 이제 아들들이 사실 아버지 눈 높이에는.. 그 때 당시 대학 기준으로 볼 땐... 유일하게 아버지 눈에 들게 들어간 사람이 심상정이에요. 저는 막내인데, 어느 틈에 컸는지도 모를 만큼 방치되었던 사람이었는데.. 아들들한테 신경 쓰는 동안에.. 그래 가지고 동네방네 엄청나게 아버지가 자랑을 하고 다녔는데 한 일 년 이년 지나니까.. 이게 뭐 전담반이 편성 돼 다니니까 이게 뭐 집집마다 그러고 다니니까.. 아버지가 너무 쇼크를 먹으신 거죠.
총 ; 흐흐 전담반...
심 ; 그 이후에 저는 집안에서 이제 문제아가 된 거죠. 집안이 약간 보수적인 그런 집안이거든요. 그런데다가 또 딸들은 헤게모니가 별로 없습니다. 집안에서. 그 전까지는 형제들이고 부모님들이고 심상정은 자기 앞가림은 똑 부러지게 하는 사람... 터치를 못하는 그런 사람이었는데...
그 이후로 만나면 이제 항상 제가 일대 다수로 공격을 받고 그래서 식구들 모이는 자리는 상당히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너무 억울하고 분했어요. 저는 그래서 항상 집안 내에서도 정치적인 비주류로 소외된 상태였는데, 그러다가 그런 오랜 설움을 국회의원이 되면서...
총 ; 하하하.. 일거에?
심 ; 일거에 그냥. (폭소)
총 ; 아버님 살아 계시죠?
심 ; 살아 계시죠.
총 ; 국회의원 되니까 뭐라셔요?
심 ; 국회의원 되니까 뭐...
총 ; 노동운동 할 때야 뭐...
심 ; 근데 이건 좀 약간 그런 얘긴데, 노동운동 할 때 말이죠, 우리 어머니가 그 뭐 집도 반 지하에 살지 뭐.. 이러니까 만날 듣기 싫은 얘기만 하셨어요. 그만큼 봉사 했으면 됐지...
총 ; 이제 됐다?
심 ; 이제 그만두고 애 키울 생각해라. 애도 하나 못 키우면서 뭘 그런 일을 하냐. 그런 얘기 하면 싫어하니까, 꾹 참고 계시다가 결국은 문 열고 나갈 때 뒤통수에 대고 꼭 얘기를 하셨다고. 그러다가 이제 국회의원 되고 나니까 좋은 게 뭐냐. 예전엔 노동운동.. 금속이니까 지방출장을 다닌단 말이야. 그럼 이제 시댁도 그렇고, 친정도 그렇고 전화해서 너 얼마냐 힘드냐? 이런 얘기는 없고.
총 ; 으하하하
심 ; 애비는 뭐 밥은 잘 먹고 다니냐? 무균이는 뭐 어디 아프다는데 괜찮냐? 그 원망하는 듯한 말씀을 하실 때 아주 서럽고.. 그래서 아주 드라이하게 답하고 끝내버리고, 그랬는데 국회의원이 딱 되고 나니까 뭐 사위, 아들, 손주는 물어보지도 않아. (포복절도)
총 ; 으하하하하하하하.
심 ; 너 얼마나 힘드냐? 근데 이거 우리 노인네들은 안보시겠지 설마?(폭소) 너 얼마나 힘드냐, 먹구 다녀야 된다. (폭소)
총 ; 하하하하하. 하는 일은 비슷한데 사실은...
심 ; 2002년도에 제가 양쪽 집에 가서 권영길 선거운동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럼 이제 시댁은 아들이 이제 설득을 하고 친정도 이제 사위가 가서 설득을 하고, 그럼 이제 우리 친정엄마가 그랬어요. 야 나는 권영길 찍었다. 근데 니네 아부지는 말 안 한다. 아마 틀림없이 이회창 찍었을 거다 이렇게 이야기 하시고.
시댁에서도 우리 어머님은 야, 나는 권영길 찍었다. 근데 니네 아부지는 말을 안 한다.. 그러셨고. 근데 제가 이제 국회의원이 되는 그 순간부터 모든 가족친지형제들이 민주노동당맨이 됐죠. 민주노동당은 맘에 좀 덜 드는데, 심상정이 국회의원 하고 하니까 민주노동당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도 하고 건의도 하고 그러죠.
총 ; 인생 일대 역전 하셨군요.
심 ; 예, 제가 이제 요즘은 조금 대접을 받고 있죠.
총 ; 아버님은 국회의원 되고 나니까 뭐라고 하십니까?
심 ; 우리 아버님이요?
총 ; 네.
심 ; 첫 마디가, 데모 그만해야 된다. 지금 뭐 말씀 그렇게 많이 안 하시지만.. 국회의원 됐을 즈음이 사실은 제가 금속노조에서 임기를 딱 마쳤을 시기에요. 그때 저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저 같은 사람이 끝까지 대중운동 해야 한다.. 평생을 대중운동에 복무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민주노총 운동이 한계에 부딪쳐 있고 그 한계는 오랫동안 해 온... 저도 그 책임이 상당히 있기 때문에 그래야 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심상정은 이런 사람이다.
근데 뭐 당이 이제 총선을 앞두고 있다 보니까, 강력하게 권유가 있었고, 그리고 제가 느낀 거는 아 이런 사회를 바꾸는데 정치인이라는 게 굉장히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인제 이렇게 오게 된 거죠. 근데 밖에서 보기엔 뭐 노동운동 한 거와 국회의원 한 거는 완전히 이제 신분자체가 다른 것이기 때문에 하나는 철저히 뭐 비주류고 비주류 중에서도 땅 밑에 있는 비주류이다가 이거는 뭐 우리사회의 가장 뭐 응? 권위 있는 지위.. 비슷하게 된 거잖아요.
국회의원 되면서 제가 사실은 부담이 되게 컸는데, 딱 한 가지 좋았던 거는 오랜 세월 동안 부모님들 가슴에 멍처럼 남아 있었는데, 그렇게 드디어 고생하더니 드디어 빛을 이제 좀 보는구나.. 노인네들이 굉장히 행복해 하셨어요. 그래서 내가 이 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이분들한테 뭔가..
총 ; 가족에 대한 짐을 덜고..
심 ; 왜냐면 우리 어머니가요. 지병이 오른쪽이 완전히 마비되는 지병이 있는데, 그때 이제 저한테 수배 내렸을 때거든요. 아니 그러니까 구로동맹 파업 이후에 전담반을 만들어 사돈에 팔촌까지 뒤지고 다니더라고. 그러니까 인제 우리 형부가 직업군인인데 보안대에서 와 가지고, 형부한테 가서 찾아내라고 하니까.
총 ; 친인척에 다 피해를 입히셨군요
심 ; 그때는 굉장히 뭐 엄혹한 상황이었잖아요. 거의 뭐 빨갱이 취급 받고 얘가 제 명에 못 사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 하셨겠죠. 우리 어머니는 딸이 저렇게 해서 잡히면은 고문도 당하고 저거 어떻게 하나, 내 딸 제 명에 못 사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셔 갖고.. 그 때 충격을 받으셔 가지고 오른쪽이 다 마비가 되셨죠. 그 이후에 그 지병 때문에 계속 고생을 하셔 가지고.. 또 제가 결혼해서는 애 낳고, 애 맡겨 가지고 또 고생을 하셨고..
총 ; 가족한테는 빚이 많으시군요.
심 ; 국회의원 되 가지고 다 갚지는 못했지만, 아주 좋아하시니까 그건 뭐 아주 잘 됐다고 생각해요.
민노당 사람들은 이런 류의 개인 히스토리를 마케팅 하는 데 서툴다. 남사스러워하고 유세떤다 여긴다. 개인 히스토리를 세련되게 어필하는 자체가 매우 중요한 정치력인데 말이다.
심 ; 명품이요?
총 ; 네. 소위 명품.
심 ; 또 뭐 우리 그 이 사회의 졸부 근성중의 하나라고 봐요.
총 ; 그렇죠. 근데...
심 ; 예쁘고 좋은 거 갖고 싶죠.
총 ; 네.
심 ; 그건 사람들 누구나 갖고 있는 공통된 심리잖아요? 근데 이제 문제는 좋은 걸 다 가지고 싶어도 자기가 소화할 수 있는 수준에서 통제를 받게 되는데, 사람이라는 게. 그런데 우리 사회는 그걸 일탈을 해서라도 가지 않습니까? 그렇게까지 몰아가는 사회가 안타까워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도 보면 이래요.
기자들이 아 여성국회의원들 옷차림을 보면 딱 딱 계산을 해내요. 저 옷 얼마짜린지. 제 딴에는 이렇게 좀 굉장히 신경 써서 옷을 입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뭐 동료의원들하고 비교해서 뭐 크게 빠지지는 않게 이렇게 해도 기자들이 볼 때는 항상 저한테 그런다구요. 이렇게 카메라 뒤에서 의원님 저 앞에 박영선 의원 좀 보세요. 만날 시커먼 그런 옷 입지 말고 산뜻하게 입고 오시면 제가 잘 찍어 드릴께요.
총 ; 하하하..
심 ; 이렇게 귀에다 대고 뒤에서 이야기 한다고.
총 ; 하하... 그럼 좀 화려하게 입으시지.
심 ; 그런데 그렇게 하려고 애를 많이 쓰죠 제가. 그런데 그게 뭐 이런 게 있어요..
총 ; 자기검열 없어요?
심 ; 자기검열?
총 ; 예. 난 민노당이니까 튀게 못 입는다.
심 ; 아니 그러니까 제가 적응이 잘 안 되는 게 있고, 그 다음엔 또 하나는 이런 거죠. 저를 많이 알고, 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분들이 어떻게 볼까 이런 부담이 있어요 사실은. 근데 이런 얘기는 건방진 얘긴지 모르겠지만, 그런 시선에 대한 의식보다는 제 스스로 충분히 소화되는 그런 선택을 하는 편이거든요.
총 ; 내가 이 옷 정도를 소화 할 수 있으니까 입는 거다.
심 ; 예. 제 이미지하고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안 입는 거고.
총 ; 명품 선호에 대해서 비판도 많지만 사실, 누구나 기죽지 않고 싶지 않거든요. 누구나 차별화 하고 싶고. 얄팍하다고 할 수 있고 공허하다고 할 수 있지만, 자기 정체성을 그렇게 표현하고 싶어 하는 절실한 욕구가 있는데, 누구나 있죠, 명품이 그걸 대행해주는 겁니다.
천박하다 혹은 경제적 관점에서 과소비라 할 수 있죠. 하지만 대중의 자기 정체성 차별화 욕구, 혹은 기죽지 않으려는 욕구, 그 욕구를 충족시킬 대안은 가지고 그걸 비판하느냐 이거죠. 넌 형편이 안 되니까 그러지 마라, 플러스, 천박하다, 플러스, 도덕적인 설교. 이거 밖에 없거든요.
심 ; 아니 근데 저는 이래요. 국제회의, 진보진영 국회의원들 만나는데 가보잖아요. 그리고 사회포럼 이런 데 가보는데, 진짜 유명한 사람들 또 이렇게 그 인정받는 사람들, 다른 유럽 쪽의 국회의원들 보면 진짜 잠바에 노타이에 딱 입고 나오는데, 그게 그렇게 멋있어 보여요. 김총수님도 멋있어 보여요. 저보다도 뭐 좀 더 후줄근한 옷인데, 멋있어 보여요. 도덕적 기준을 가지고, 명품선호 이런 걸 나쁘다.. 이런 거 보다는.
총 ; 안 어울린다는 건가요, 하하.
심 ; 아니 그런 거 보다는, 우리 사회가 거 뭐 값어치는 별로 안 나가지만, 개성을 살려서 입는 것이 멋있는, 그런 사회분위기로 만드는 거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저도 청바지 한동안 입었잖아요. 운동권이 되다 보니까. 운동권 타입이 딱 되더라구요. 왜냐면은 뛰어 다녀야 하는데 구두가 너무 힘들어요. 그러니까 운동화 신어야 되고, 처음에 운동화 신다가 뒤로 자빠지는 줄 알았어.
총 ; 하하..뒤로 자빠져..
심 ; 그게...
총 ; 뒤에 받쳐주는 굽이 없으니까.
심 ; 응. 그렇지. 그 다음에 아스팔트에 앉아야 되니까 청바지 입어야 하겠더라구요. 그리고 머리 치렁치렁 한데 사실 뭐 어디 가서 엠티하고 머하고 하면은, 밤 세우고 어쩌고 하면은 첨에 뒤로 묶다가 그래도 끝까지 커트는 안 했어요. 근데 사실 그런 데는 그런 데 나름의 문화가 있잖아요. 그런 데서는 자유로운데 편안하고. 그런데 이쪽 사회로 오면은
총 ; 촌스러워 보이고?
심 ; 굉장히 촌스럽고 예의에 어긋나고 이렇게 되는 거죠. 저 같은 경우는 하루에도 일정이 현장에도 가야 되고, 집회도 가야 되죠, 그 다음에 상임 위원회도 가야 되죠, 그 다음에 우아한 리셉션 같은 데도 가야 되니까 굉장히 고민이 되는 거예요. 근데 제가 그 자세는 훈련이 됐어요. 왜냐면 제가 대중정치인으로써 제가 결합하는 그 대중들에게 가장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자세가 되야 겠다. 우리 기득권 문화, 주류문화가 너무 획일화 되어 있고 상업화 되어 있는 게 사실 이예요. 그런 거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상당히 있어요, 사실은.
총 ; 민주노동당이 위로하는 정당이잖아요. 제 식으로 말하자면 그렇게 표현하겠습니다. 위로하는 정당.
심 ; 위로?
총 ; 예, 그게 다는 아니지만, 경제적으로든 권력으로든 기 죽은 서민들을 위로하는. 명품에 대한 질문을 드린 이유가 뭐냐면 심상정 의원도 명품을 입어라,가 아니라...
심 ; 저도 명품 있어요.(웃음)
총 ; 하하. 그건 조금 있다 여쭤볼께요. 이게 다 교육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등을 제외하곤 전부 사회적으로 기 죽어야 하는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방어적 기제와 피해의식이 발달해 있고 누가 나 무시할까봐.. 명품 같은 데 기대서, 그 권위를 빌어서 기 죽지 않으려는, 그런 마음이 있죠. 그런데.. 그걸 도덕적으로 공격하는 거나 너 형편 안 되니 분수에 맞게 명품 갖고 싶은 욕구 참아라 하는 거.. 말고.
왜냐면 어떤 사람들한테는 어떤 기죽은 서민한테는 그걸로 먹는 거 보단 그런 옷이나 가방 들고 밖에 나가서 기죽지 않는 게, 라면 먹더라도, 그 사람에게는 실존적으로 큰 위로가 될 수 있는 거예요. 그 순간에는. 그게 얄팍하다고 말 할 수 있고, 공허하다고 말 할 순 있지만, 그걸 아무 것도 아니다, 하찮다고 말할 순 없는 겁니다
유럽인들처럼 명품만 입는 이들을 보고 너만의 미의식이 없는 거냐.. 이렇게 비판할 만큼 문화적 여유도 없고. 우리는 어느 누구도 위로를 안 해주니까. 이거 어려운 일이지만 민주노동당이 할 일 중 하나다... 민주노동당 컨텐츠들 대부분 하드한 경제정책들인데 사실 이런 소프트한 문화정책도 아주 분명하게 서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명품 이야기 꺼낸 건데, 그럼 민주노동당은 그런 세련된 문화정책 있냐? 만날 청바지 입고 티셔츠 입는 거 자랑으로 여기지 말고, 있냐 이거죠.
심 ; 명품 문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게 민주노동당의 책무이기도 해요. 저는 있는 사람이 명품을 찾는 거야.. 그런데 젊은 친구들이 명품 때문에 나쁜 짓도 하는 거 보도될 때 그분들을 비난하기 보다는 참 그 안타깝고 연민의 정 같은 게 느껴져요.
우리 아들을 봐두요, 어린 나이에도 그렇게 학교에서 받는 소외감 같은 게 많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걸 볼 때 저 분들이 자기 조건에 맞게 미를 가꾸어도 진짜 편안하고, 자랑스런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이런 걱정이 항상 생기는데.. 그런 건 이런 거 같아요. 이번에 국회에 처음에 들어오니까 사람들이 뭐라고 하냐면 과거에는 여성들 같은 경우에 반팔도 못 입었다 그래요. 그리고 바지 정장도 못 입었다 그래요.
총 ; 네.
심 ; 스커트 정장, 딱 그렇게 입었는데, 지금은 뭐 바지정장도 입고 반팔도 입고하는데 그래도 유시민 전 장관이 티셔츠 입고 갈 때 난리가 났었잖아요.
총 ; 났었죠.
심 ; 제가 언제 유시민 장관 만났을 때 그랬어. 그거는 뭐 그렇게 공격받아도 싸다. (폭소) 왜? 그 전까지는 양복 잘 입고 다니다가, 티브이 사회자 할 때도 양복 잘 입고 다니다가 거 좀 튀어볼라고 사실 그런 거잖습니까? 아무리 뜻이 좋더라도 진정성에 있어서 사람들한테 그렇게 안 읽혔기 때문에 공격을 받았는데.. 그렇기 때문에 공격 좀 받을 만하다 이렇게 본다.
예를 들어 강기갑 의원 이라든지, 단병호 의원이라든지 그분들도 뭐 구속된 면이 있어요, 해방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 데, 그렇다 하더라도 단병호가 점퍼입고 단상에 올라가면, 그런 걸 다른 당에서 했으면 야유도 쏟아지고 비난도 쏟아지고 했을 거예요, 그런데 단병호가 그렇게 하는 건 흠이 아니더라 이거예요.
총 ; 그게 정체성이죠.
심 ; 흠이 아니고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민주노동당이 들어오면서 복장문제가 사실 많이 달라졌습니다. 강기갑 의원만 한복을 입고 오는 게 아니라 다른 분들도 계량한복을 입고 나타나는 분들도 있고, 남자 분들도 그런 분들이 있고, 그리고 여성의원들 같은 경우도 뭐 사실은 뭐 회의 공식회의장까지는 제가 청바지를 안 입고 가지만은, 그냥 일상 활동 같은 공간 같은데, 국회 내의 공간, 그런 데는 청바지도 자주 입고 나타나요.
처음에는 그 의원회관 들어갈 때 왜 경위들 계시잖아요. 이 분들이 국회의원한테는 이런 걸(경례) 붙입니다. 근데 청바지를 입고 나타나니까 안 붙여요. 국회의원이라고 생각 안 하는 거죠. 그래서 그런 문화나 이런 것들도 말하자면은 주류 문화를 어떻게 바꾸냐 변화시켜 나가느냐에 따라서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결국은 뭐 우리사회를 바꾸고 변화시키는 것들이 어떤 의식의 변화를 수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건 출마 선언문에도 썼지만, 진짜 명품을 못 가져서 절망하거나, 또 아주 고급 아파트 못 가져서 괴로워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체로는 당장 장사 안 되고 더군다나 집 값 오르고 그리고 더더군다나 많은 걱정이 뭐냐면 내 자식 잘 되는 거가 최선인데 자식 잘 되는 거에 모든 걸 걸지 않습니까. 근데 이제 아이들 미래에 대해서 절망스럽다는 거.. 이게 큰 가슴의 멍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보통 서민들이 갖고 있는 정서나 문화나 이런 것들을 당당하게 만드는 거 일을 해야 되죠. 그런데 조금 일조를 하고 있죠.
총 ; 사실 사람들이 기댈 데가 없어서 그런 거거든요. 내가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아니고, 나도 여기서 고개를 뻣뻣하게 들 수 있는 사람이다..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그나마 그거 밖에 없어서 거기 매달리는 거거든요. 그 마음을 달래주는 것도 경제적인 것만큼이나 중요한데 그런데 그런 컨텐츠를 본적이 없어서요. 물론, 정책 하나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닌데, 하지만 제 표현대로 하자면, 위로 정당이어야 할 민주노동당은 그런 위로 컨텐츠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말씀 드린 건데.
심 ; 맞습니다.
민주노동당이 대변하겠다고 하는 계급이 민주노동당을 오히려 무서운 존재로 여기는 아이러니. 과거 권력의 상징조작이 큰 몫을 했다지만 이제 민주노동당 스스로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스스로 외양부터 튜닝 해야 한다.
총 ; 그래서 가지고 계신 명품이 뭡니까?
심 ; 저는 저 사실 제가 구입한 것은 없고 의원 되고 나서 선물 받은 것 중에.. 이런 이야기 좀 챙피한 데..
총 ; 히히.
심 ; 만년필 있잖아요. 유명한 만년필.
총 ; 몽블랑 이런 거.
심 ; 제가 인제 국회의원 되고 나서 동창들이 선물을 전달한다고 만년필을 주더라구요.
총 ; 네.
심 ; 그래서 뭘 만년필을 주나 저는 그 만년필이 그렇게 비싼 건 줄 몰랐어요.
총 ; 만년필 백만 원 넘는 것도 있습니다.
심 ; 헉. 저는 아니 몇 만원 하는 줄 알았어요.
총 ; 몇 만 원.
심 ; 아니 그 요즘엔 싼 만년필도 많잖아요. 근데 이제 메이커 있는 만년필 몇 만원 하는 줄 알았는데, 근데 제가 외국출장을 가끔 다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공항에서 시간이 남아서 이제...
총 ; 공항 면세점서 봤더니?
심 ; 그래서 인제 들여다봤어요. 응? 그랬는데 이게 팔십 만원 인가 그렇더라구요.
총 ; 팔십 만원!
심 ; 근데.
총 ; 놀랐다? 팔 만원인줄 알았는데.
심 ; 놀란 정도가 아니라 제가 그날 밤에 잠을 못 잤어요.
총 ; 왜요?
심 ; 잃어버린 뒤였거든.(폭소) 약간 보라색에 이렇게 꼭지에 마크가 달려 있었는데, 그래도 선물로 받은 건데 잃어버렸다는 데서 제가 열심히 찾긴 찾았어요.
총 ; 누가 훔쳐 갔을 수도! 그 정도면.
심 ; 근데 그게 그 정도 가격이란 걸 전혀 상상도 못 했어요. 아 그러고 나니까 진짜 속이 쓰리더라구요.(웃음) 아 그게 굉장한 거였구나..
총 ; 내 돈 주고는 안 살, 못 살 물건인데.
심 ; 그거 하나 있고, 그리고 스카프 하나 있어요. 비싼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