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클리닉 찾는 여성 50% 정상-체중미달
정상 체격인 여성이 자신을 비만으로 착각해 비만클리닉을 찾는 경우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경우 이들은 비만 여성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이화여대 대학원 의학과 박샛별씨(37·여·아주대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석사학위 논문 ‘비만클리닉에 내원한 여성의 심리적 특성’에서 밝힌 것이다.
3일 이 논문에 따르면 서울 시내 비만클리닉을 찾은 여성 1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상자의 50%인 58명이 비만 정도를 나타내는
체질량지수가 25.0㎏/㎡ 미만인 정상 체중이었다.
특히 대상자의 31.9%인 37명은 체질량지수가 23.0㎏/㎡ 미만인 정상
이하 체중군에 속하는데도 체중 감량을 위해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48.6%여서 젊은 여성들의 비만에 관한 강박관념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체질량지수는 몸무게 대비 신장을 수치화한 것으로 의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25.0㎏/㎡ 이상을 ‘비만’, 23.0∼25.0㎏/㎡를 ‘과체중’, 23.0㎏/㎡ 미만을 ‘정상’으로 구분한다. 신장이 160㎝인 여성의 경우 체중이 64㎏ 이하이면 건강한 여성에 속한다.
그러나 비만이 아닌 여성이 느끼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실제로 비만인
여성과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정상 이하 체중군에 속하는 여성들이 느끼는 우울증 척도는 평균 44.6점으로 실제 비만여성의 44.1점보다 0.5점 높고
정신적인 불균형 상태로 인해 체중감소에 대한 집착증세를 나타내는
편집증 척도 역시 44.5점으로 비만여성의 45.4점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박씨는 “체중에 대한 과도한 강박증은 비만보다 신체에 더 큰 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신체에 대한 만족감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2001년 8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