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대 초록의 향연! 제주 초여름의 속살에 홀리다
2024년 6월 오름학교는 <초여름의 힐링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신례천 생태탐방로 2코스, 이승악 둘레길>
이승태 교장선생님은 얘기합니다.
6월이 코앞입니다. 6월은 늘 오후 3시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봄이라기엔 여름 같고, 더위에 맞춰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기엔 때로 서늘하기도 해서요. 이런 날엔 짙은 숲과 광활한 조망이 펼쳐지는 제주 오름 트레킹이 제격입니다. 가없는 품을 가진 중산간 숲지대를 둘러보고, 천연의 숲길을 걸어가서 제주민의 애환이 서린 역사적 유적지도 찾아보려 합니다. ▶참가신청 바로가기
▲족은바리메오름 가는 길. 절대 초록의 향연이 펼쳐진다.Ⓒ이승태
오름학교(교장 이승태. 여행작가·제주오름 전문가) 제29강은 2024년 6월 14(금)-15(토)일로, <초여름의 힐링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신례천 생태탐방로 2코스, 이승악 둘레길>을 찾아갑니다.
*참가회원님은 미리 제주행 항공편을 확인하시고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와 독감 관련, 안전하고 명랑한 답사가 되도록 출발 준비중입니다. 제때 예방접종 해주시고, 당일 실내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와 대화 자제, 꼼꼼하게 손 씻기, 기침·재채기 예절 등 예방수칙을 꼭 지켜주시기 바라며, 발열·근육통·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참가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 출신 화가 강요배 선생은 “오름에 올라가본 일이 없는 사람은 제주 풍광의 아름다움을 말할 수 없고, 오름을 모르는 사람은 제주인의 삶을 알지 못한다”면서 제주 오름의 소중함을 얘기했습니다. 이는 제주도가 오름과 오름이 세포처럼 유기적으로 이어진 곳이어서 제주를 알려면 반드시 오름을 알고 올라보아야 한다는 말일 겁니다. 들판 한가운데, 바닷가에, 작은 마을 뒤편에 순하디 순한 모양으로 솟아 제주의 자연풍광을 이룬 오름. 사람들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유명 관광지에서는 만날 수 없는, 날것 그대로의 제주의 모습이 그곳에 있습니다.
2017년 11월 개교하여, 아름다운 제주도 오름을 순례하는 <오름학교>는 제주 자연풍광의 결정체이며 마을 형성의 모태인 오름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그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짚고 감상하고 있습니다. ‘오름’은 ‘산’의 제주도 방언으로, 한라산 산록으로부터 해안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있는 작은 화산체들을 이릅니다.
▲초여름의 힐링, 제주 오름 트레킹이 제격이다.Ⓒ이승태
2024년 6월 강의를 준비하는 교장선생님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2024년 6월 14일 금요일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어느 스님이 두고 가셨나?
-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과 족은바리메오름은 노꼬메오름의 남서쪽에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바리메오름은 해발고도가 763m, 오름 자체의 높이는 213m에 달해 꽤 덩치가 크죠. 산체는 다랑쉬오름과 비슷하게 탄탄한 삼각뿔 모양으로 솟았습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기운 굼부리를 가졌고, 정상이 있는 남쪽 사면 아래로는 해송이 빼곡하며, 북사면과 남사면의 중턱 이상은 낙엽 활엽수가 주종을 이룹니다.
접근 쉽지 않은 중산간 오름
산 정상에 굼부리가 움푹 파였는데, 그 모양새가 바리때(발우, 절에서 쓰는 스님의 공양 그릇)와 같아 일찍부터 ‘바리메’라 불렀습니다. 한자 차용 표기로 鉢山(발산)으로 적었는데, 최근엔 發伊山(발이산)으로도 했다는군요. 굼부리 안은 독특한 풍광을 보여줍니다. 굼부리 바닥에서 남쪽의 정상까지는 수목이 울창한 반면 굼부리 바닥과 북쪽은 초지대를 이뤘습니다.
바리메오름은 애월의 중산간 깊은 곳에 있습니다. 인가가 없고 버스도 다니지 않는 산록서로에서도 차량 한 대가 다닐 좁은 콘크리트 포장도를 따라 2km를 들어서야 들머리에 닿기에 승용차가 없다면 접근이 쉽지 않고요. 크고 높은 산체를 가졌기에 굼부리 능선까지는 꽤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야 합니다. 등산화와 스틱 등 장비도 잘 챙겨야 하는 곳이죠.
▲바리메오름 탐방로의 울창한 숲길Ⓒ이승태
깊고 거대한 굼부리가 압권
들머리의 주차장이 꽤 넓고, 화장실도 갖췄습니다. 탐방로는 주차장에서 바로 시작됩니다. 처음부터 오르막이기에 서둘러서는 안 됩니다.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게 주의하며 천천히 오르는 게 좋습니다. 능선에 닿기까지 이 오르막은 계속됩니다. 이웃한 노꼬메처럼 울창한 활엽수 아래로 조릿대가 무성한 길입니다. 중간에 줄이 매진 곳이 몇 번 나타나지만, 20분쯤이면 능선에 닿습니다.
바리메오름은 직경 130m에 깊이가 78m나 되는 크고 깊은 굼부리를 품었습니다. 굼부리 북쪽은 낮고, 작은 철탑이 서 있는 남쪽이 정상입니다. 두 곳 모두 최고의 조망이 펼쳐지고, 굼부리를 한 바퀴 도는 동안에도 풍광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노꼬메를 비롯해 서부 제주의 오름들을 오롯이 감상하며 걸을 수 있죠.
국가시설물과 태양열집열판이 설치된 정상에서는 제주 서부의 남쪽 풍광이 훤히 펼쳐집니다. 넓은 들을 가로지른 끝에서 빈네오름과 북돌아진오름, 왕이메오름이 우뚝우뚝 시선을 끕니다.
가파른 탐방로여서 내려설 때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올랐던 길을 되짚어 내려서면 되며, 반쯤 내려온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길이 갈리는데, 어디를 택해도 비슷합니다.
▲서쪽 상공에서 본 바리메오름과 족은바리메오름Ⓒ이승태
숲길 오름의 진면목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동쪽에 붙어 있어서 ‘족은바리메’로 불리며, 한자로는 ‘小鉢山(소발산)’이라 적습니다. 바리때와는 상관이 없는 모양이지만 자리 탓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걸치고 있는 격입니다. 동서로 비스듬히 누운 족은바리메오름은 어감 때문에 쉽고 만만한 느낌을 주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동쪽 높은 곳에 원형의 굼부리가 보이고, 그 서쪽에 말굽형 굼부리로 짐작되는 골짜기가 길게 서쪽으로 기울어지며 엎어진 ‘U’자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두 굼부리 사이엔 얕은 안부가 남쪽과 북쪽 능선을 이어줍니다. 원형 굼부리는 북서쪽으로 골짜기를 흘려보내는데, 탐방로는 원형 굼부리를 제외한 서쪽 구역을 따라 나 있습니다.
▲바리메오름 굼부리 북쪽 능선에 놓인 벤치. 값으로 매기기 힘든 풍광이 펼쳐지는 곳이다.Ⓒ이승태
원시의 숲을 걷는 느낌
오름 전체에 걸쳐 숲이 울창해 걷는 동안 조망이 트이는 곳이라곤 채 두세 곳을 넘지 않습니다. 동남쪽 사면에 걸쳐 해송이 더러 보이지만 길에서 보이는 것은 전부 활엽수입니다. 큰 나무들이 이룬 숲 아래는 관목과 덤불로 빼곡해 길이 아니면 발을 들이기가 쉽지 않을 정도죠. 길을 따라 명찰을 단 나무가 많아 살펴보는 재미가 좋습니다.
출발하자마자 곧 길이 갈라집니다. 오른쪽은 주봉이 있는 남쪽 능선으로 이어지며, 가파른 편입니다. 왼쪽은 비교적 완만한 북쪽 능선으로 향합니다. 목재 데크와 폐타이어 매트, 통나무계단 등이 깔린 탐방로는 한 명이 걷기에 충분히 넓고 쾌적합니다. 전체적으로는 동서로 길쭉한 타원형을 그리며 이어집니다. 남쪽 능선의 쉼터에서는 한라산도 잘 보입니다.
참꽃나무 자라는 쌍둥이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상천리(上川里)는 서귀포시 안덕면의 창고내[창곳내] 중상류 일대에 형성된 중산간의 자연마을입니다. 창고내 상류 ‘모록밧’ 주변에 상천리가 들어섰고, 창고내 중류에 상창리와 창천리가 자리를 잡았죠. 그래서 상천리를 옛날엔 ‘모록밭’이라고도 불렀답니다. 대병악과 소병악은 상천리의 서쪽에 있습니다.
절대 초록의 향연! 제주 초여름의 속살에 홀리다
2024년 6월 오름학교는 <초여름의 힐링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신례천 생태탐방로 2코스, 이승악 둘레길>
이승태 교장선생님은 얘기합니다.
6월이 코앞입니다. 6월은 늘 오후 3시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봄이라기엔 여름 같고, 더위에 맞춰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기엔 때로 서늘하기도 해서요. 이런 날엔 짙은 숲과 광활한 조망이 펼쳐지는 제주 오름 트레킹이 제격입니다. 가없는 품을 가진 중산간 숲지대를 둘러보고, 천연의 숲길을 걸어가서 제주민의 애환이 서린 역사적 유적지도 찾아보려 합니다. ▶참가신청 바로가기
▲족은바리메오름 가는 길. 절대 초록의 향연이 펼쳐진다.Ⓒ이승태
오름학교(교장 이승태. 여행작가·제주오름 전문가) 제29강은 2024년 6월 14(금)-15(토)일로, <초여름의 힐링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신례천 생태탐방로 2코스, 이승악 둘레길>을 찾아갑니다.
*참가회원님은 미리 제주행 항공편을 확인하시고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와 독감 관련, 안전하고 명랑한 답사가 되도록 출발 준비중입니다. 제때 예방접종 해주시고, 당일 실내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와 대화 자제, 꼼꼼하게 손 씻기, 기침·재채기 예절 등 예방수칙을 꼭 지켜주시기 바라며, 발열·근육통·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참가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 출신 화가 강요배 선생은 “오름에 올라가본 일이 없는 사람은 제주 풍광의 아름다움을 말할 수 없고, 오름을 모르는 사람은 제주인의 삶을 알지 못한다”면서 제주 오름의 소중함을 얘기했습니다. 이는 제주도가 오름과 오름이 세포처럼 유기적으로 이어진 곳이어서 제주를 알려면 반드시 오름을 알고 올라보아야 한다는 말일 겁니다. 들판 한가운데, 바닷가에, 작은 마을 뒤편에 순하디 순한 모양으로 솟아 제주의 자연풍광을 이룬 오름. 사람들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유명 관광지에서는 만날 수 없는, 날것 그대로의 제주의 모습이 그곳에 있습니다.
2017년 11월 개교하여, 아름다운 제주도 오름을 순례하는 <오름학교>는 제주 자연풍광의 결정체이며 마을 형성의 모태인 오름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그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짚고 감상하고 있습니다. ‘오름’은 ‘산’의 제주도 방언으로, 한라산 산록으로부터 해안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있는 작은 화산체들을 이릅니다.
▲초여름의 힐링, 제주 오름 트레킹이 제격이다.Ⓒ이승태
2024년 6월 강의를 준비하는 교장선생님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2024년 6월 14일 금요일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어느 스님이 두고 가셨나?
-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과 족은바리메오름은 노꼬메오름의 남서쪽에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바리메오름은 해발고도가 763m, 오름 자체의 높이는 213m에 달해 꽤 덩치가 크죠. 산체는 다랑쉬오름과 비슷하게 탄탄한 삼각뿔 모양으로 솟았습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기운 굼부리를 가졌고, 정상이 있는 남쪽 사면 아래로는 해송이 빼곡하며, 북사면과 남사면의 중턱 이상은 낙엽 활엽수가 주종을 이룹니다.
접근 쉽지 않은 중산간 오름
산 정상에 굼부리가 움푹 파였는데, 그 모양새가 바리때(발우, 절에서 쓰는 스님의 공양 그릇)와 같아 일찍부터 ‘바리메’라 불렀습니다. 한자 차용 표기로 鉢山(발산)으로 적었는데, 최근엔 發伊山(발이산)으로도 했다는군요. 굼부리 안은 독특한 풍광을 보여줍니다. 굼부리 바닥에서 남쪽의 정상까지는 수목이 울창한 반면 굼부리 바닥과 북쪽은 초지대를 이뤘습니다.
바리메오름은 애월의 중산간 깊은 곳에 있습니다. 인가가 없고 버스도 다니지 않는 산록서로에서도 차량 한 대가 다닐 좁은 콘크리트 포장도를 따라 2km를 들어서야 들머리에 닿기에 승용차가 없다면 접근이 쉽지 않고요. 크고 높은 산체를 가졌기에 굼부리 능선까지는 꽤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야 합니다. 등산화와 스틱 등 장비도 잘 챙겨야 하는 곳이죠.
▲바리메오름 탐방로의 울창한 숲길Ⓒ이승태
깊고 거대한 굼부리가 압권
들머리의 주차장이 꽤 넓고, 화장실도 갖췄습니다. 탐방로는 주차장에서 바로 시작됩니다. 처음부터 오르막이기에 서둘러서는 안 됩니다.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게 주의하며 천천히 오르는 게 좋습니다. 능선에 닿기까지 이 오르막은 계속됩니다. 이웃한 노꼬메처럼 울창한 활엽수 아래로 조릿대가 무성한 길입니다. 중간에 줄이 매진 곳이 몇 번 나타나지만, 20분쯤이면 능선에 닿습니다.
바리메오름은 직경 130m에 깊이가 78m나 되는 크고 깊은 굼부리를 품었습니다. 굼부리 북쪽은 낮고, 작은 철탑이 서 있는 남쪽이 정상입니다. 두 곳 모두 최고의 조망이 펼쳐지고, 굼부리를 한 바퀴 도는 동안에도 풍광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노꼬메를 비롯해 서부 제주의 오름들을 오롯이 감상하며 걸을 수 있죠.
국가시설물과 태양열집열판이 설치된 정상에서는 제주 서부의 남쪽 풍광이 훤히 펼쳐집니다. 넓은 들을 가로지른 끝에서 빈네오름과 북돌아진오름, 왕이메오름이 우뚝우뚝 시선을 끕니다.
가파른 탐방로여서 내려설 때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올랐던 길을 되짚어 내려서면 되며, 반쯤 내려온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길이 갈리는데, 어디를 택해도 비슷합니다.
▲서쪽 상공에서 본 바리메오름과 족은바리메오름Ⓒ이승태
숲길 오름의 진면목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동쪽에 붙어 있어서 ‘족은바리메’로 불리며, 한자로는 ‘小鉢山(소발산)’이라 적습니다. 바리때와는 상관이 없는 모양이지만 자리 탓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걸치고 있는 격입니다. 동서로 비스듬히 누운 족은바리메오름은 어감 때문에 쉽고 만만한 느낌을 주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동쪽 높은 곳에 원형의 굼부리가 보이고, 그 서쪽에 말굽형 굼부리로 짐작되는 골짜기가 길게 서쪽으로 기울어지며 엎어진 ‘U’자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두 굼부리 사이엔 얕은 안부가 남쪽과 북쪽 능선을 이어줍니다. 원형 굼부리는 북서쪽으로 골짜기를 흘려보내는데, 탐방로는 원형 굼부리를 제외한 서쪽 구역을 따라 나 있습니다.
▲바리메오름 굼부리 북쪽 능선에 놓인 벤치. 값으로 매기기 힘든 풍광이 펼쳐지는 곳이다.Ⓒ이승태
원시의 숲을 걷는 느낌
오름 전체에 걸쳐 숲이 울창해 걷는 동안 조망이 트이는 곳이라곤 채 두세 곳을 넘지 않습니다. 동남쪽 사면에 걸쳐 해송이 더러 보이지만 길에서 보이는 것은 전부 활엽수입니다. 큰 나무들이 이룬 숲 아래는 관목과 덤불로 빼곡해 길이 아니면 발을 들이기가 쉽지 않을 정도죠. 길을 따라 명찰을 단 나무가 많아 살펴보는 재미가 좋습니다.
출발하자마자 곧 길이 갈라집니다. 오른쪽은 주봉이 있는 남쪽 능선으로 이어지며, 가파른 편입니다. 왼쪽은 비교적 완만한 북쪽 능선으로 향합니다. 목재 데크와 폐타이어 매트, 통나무계단 등이 깔린 탐방로는 한 명이 걷기에 충분히 넓고 쾌적합니다. 전체적으로는 동서로 길쭉한 타원형을 그리며 이어집니다. 남쪽 능선의 쉼터에서는 한라산도 잘 보입니다.
참꽃나무 자라는 쌍둥이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상천리(上川里)는 서귀포시 안덕면의 창고내[창곳내] 중상류 일대에 형성된 중산간의 자연마을입니다. 창고내 상류 ‘모록밧’ 주변에 상천리가 들어섰고, 창고내 중류에 상창리와 창천리가 자리를 잡았죠. 그래서 상천리를 옛날엔 ‘모록밭’이라고도 불렀답니다. 대병악과 소병악은 상천리의 서쪽에 있습니다.
절대 초록의 향연! 제주 초여름의 속살에 홀리다
2024년 6월 오름학교는 <초여름의 힐링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신례천 생태탐방로 2코스, 이승악 둘레길>
이승태 교장선생님은 얘기합니다.
6월이 코앞입니다. 6월은 늘 오후 3시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봄이라기엔 여름 같고, 더위에 맞춰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기엔 때로 서늘하기도 해서요. 이런 날엔 짙은 숲과 광활한 조망이 펼쳐지는 제주 오름 트레킹이 제격입니다. 가없는 품을 가진 중산간 숲지대를 둘러보고, 천연의 숲길을 걸어가서 제주민의 애환이 서린 역사적 유적지도 찾아보려 합니다. ▶참가신청 바로가기
▲족은바리메오름 가는 길. 절대 초록의 향연이 펼쳐진다.Ⓒ이승태
오름학교(교장 이승태. 여행작가·제주오름 전문가) 제29강은 2024년 6월 14(금)-15(토)일로, <초여름의 힐링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신례천 생태탐방로 2코스, 이승악 둘레길>을 찾아갑니다.
*참가회원님은 미리 제주행 항공편을 확인하시고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와 독감 관련, 안전하고 명랑한 답사가 되도록 출발 준비중입니다. 제때 예방접종 해주시고, 당일 실내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와 대화 자제, 꼼꼼하게 손 씻기, 기침·재채기 예절 등 예방수칙을 꼭 지켜주시기 바라며, 발열·근육통·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참가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 출신 화가 강요배 선생은 “오름에 올라가본 일이 없는 사람은 제주 풍광의 아름다움을 말할 수 없고, 오름을 모르는 사람은 제주인의 삶을 알지 못한다”면서 제주 오름의 소중함을 얘기했습니다. 이는 제주도가 오름과 오름이 세포처럼 유기적으로 이어진 곳이어서 제주를 알려면 반드시 오름을 알고 올라보아야 한다는 말일 겁니다. 들판 한가운데, 바닷가에, 작은 마을 뒤편에 순하디 순한 모양으로 솟아 제주의 자연풍광을 이룬 오름. 사람들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유명 관광지에서는 만날 수 없는, 날것 그대로의 제주의 모습이 그곳에 있습니다.
2017년 11월 개교하여, 아름다운 제주도 오름을 순례하는 <오름학교>는 제주 자연풍광의 결정체이며 마을 형성의 모태인 오름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그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짚고 감상하고 있습니다. ‘오름’은 ‘산’의 제주도 방언으로, 한라산 산록으로부터 해안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있는 작은 화산체들을 이릅니다.
▲초여름의 힐링, 제주 오름 트레킹이 제격이다.Ⓒ이승태
2024년 6월 강의를 준비하는 교장선생님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2024년 6월 14일 금요일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어느 스님이 두고 가셨나?
-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과 족은바리메오름은 노꼬메오름의 남서쪽에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바리메오름은 해발고도가 763m, 오름 자체의 높이는 213m에 달해 꽤 덩치가 크죠. 산체는 다랑쉬오름과 비슷하게 탄탄한 삼각뿔 모양으로 솟았습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기운 굼부리를 가졌고, 정상이 있는 남쪽 사면 아래로는 해송이 빼곡하며, 북사면과 남사면의 중턱 이상은 낙엽 활엽수가 주종을 이룹니다.
접근 쉽지 않은 중산간 오름
산 정상에 굼부리가 움푹 파였는데, 그 모양새가 바리때(발우, 절에서 쓰는 스님의 공양 그릇)와 같아 일찍부터 ‘바리메’라 불렀습니다. 한자 차용 표기로 鉢山(발산)으로 적었는데, 최근엔 發伊山(발이산)으로도 했다는군요. 굼부리 안은 독특한 풍광을 보여줍니다. 굼부리 바닥에서 남쪽의 정상까지는 수목이 울창한 반면 굼부리 바닥과 북쪽은 초지대를 이뤘습니다.
바리메오름은 애월의 중산간 깊은 곳에 있습니다. 인가가 없고 버스도 다니지 않는 산록서로에서도 차량 한 대가 다닐 좁은 콘크리트 포장도를 따라 2km를 들어서야 들머리에 닿기에 승용차가 없다면 접근이 쉽지 않고요. 크고 높은 산체를 가졌기에 굼부리 능선까지는 꽤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야 합니다. 등산화와 스틱 등 장비도 잘 챙겨야 하는 곳이죠.
▲바리메오름 탐방로의 울창한 숲길Ⓒ이승태
깊고 거대한 굼부리가 압권
들머리의 주차장이 꽤 넓고, 화장실도 갖췄습니다. 탐방로는 주차장에서 바로 시작됩니다. 처음부터 오르막이기에 서둘러서는 안 됩니다.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게 주의하며 천천히 오르는 게 좋습니다. 능선에 닿기까지 이 오르막은 계속됩니다. 이웃한 노꼬메처럼 울창한 활엽수 아래로 조릿대가 무성한 길입니다. 중간에 줄이 매진 곳이 몇 번 나타나지만, 20분쯤이면 능선에 닿습니다.
바리메오름은 직경 130m에 깊이가 78m나 되는 크고 깊은 굼부리를 품었습니다. 굼부리 북쪽은 낮고, 작은 철탑이 서 있는 남쪽이 정상입니다. 두 곳 모두 최고의 조망이 펼쳐지고, 굼부리를 한 바퀴 도는 동안에도 풍광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노꼬메를 비롯해 서부 제주의 오름들을 오롯이 감상하며 걸을 수 있죠.
국가시설물과 태양열집열판이 설치된 정상에서는 제주 서부의 남쪽 풍광이 훤히 펼쳐집니다. 넓은 들을 가로지른 끝에서 빈네오름과 북돌아진오름, 왕이메오름이 우뚝우뚝 시선을 끕니다.
가파른 탐방로여서 내려설 때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올랐던 길을 되짚어 내려서면 되며, 반쯤 내려온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길이 갈리는데, 어디를 택해도 비슷합니다.
▲서쪽 상공에서 본 바리메오름과 족은바리메오름Ⓒ이승태
숲길 오름의 진면목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동쪽에 붙어 있어서 ‘족은바리메’로 불리며, 한자로는 ‘小鉢山(소발산)’이라 적습니다. 바리때와는 상관이 없는 모양이지만 자리 탓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걸치고 있는 격입니다. 동서로 비스듬히 누운 족은바리메오름은 어감 때문에 쉽고 만만한 느낌을 주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동쪽 높은 곳에 원형의 굼부리가 보이고, 그 서쪽에 말굽형 굼부리로 짐작되는 골짜기가 길게 서쪽으로 기울어지며 엎어진 ‘U’자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두 굼부리 사이엔 얕은 안부가 남쪽과 북쪽 능선을 이어줍니다. 원형 굼부리는 북서쪽으로 골짜기를 흘려보내는데, 탐방로는 원형 굼부리를 제외한 서쪽 구역을 따라 나 있습니다.
▲바리메오름 굼부리 북쪽 능선에 놓인 벤치. 값으로 매기기 힘든 풍광이 펼쳐지는 곳이다.Ⓒ이승태
원시의 숲을 걷는 느낌
오름 전체에 걸쳐 숲이 울창해 걷는 동안 조망이 트이는 곳이라곤 채 두세 곳을 넘지 않습니다. 동남쪽 사면에 걸쳐 해송이 더러 보이지만 길에서 보이는 것은 전부 활엽수입니다. 큰 나무들이 이룬 숲 아래는 관목과 덤불로 빼곡해 길이 아니면 발을 들이기가 쉽지 않을 정도죠. 길을 따라 명찰을 단 나무가 많아 살펴보는 재미가 좋습니다.
출발하자마자 곧 길이 갈라집니다. 오른쪽은 주봉이 있는 남쪽 능선으로 이어지며, 가파른 편입니다. 왼쪽은 비교적 완만한 북쪽 능선으로 향합니다. 목재 데크와 폐타이어 매트, 통나무계단 등이 깔린 탐방로는 한 명이 걷기에 충분히 넓고 쾌적합니다. 전체적으로는 동서로 길쭉한 타원형을 그리며 이어집니다. 남쪽 능선의 쉼터에서는 한라산도 잘 보입니다.
참꽃나무 자라는 쌍둥이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상천리(上川里)는 서귀포시 안덕면의 창고내[창곳내] 중상류 일대에 형성된 중산간의 자연마을입니다. 창고내 상류 ‘모록밧’ 주변에 상천리가 들어섰고, 창고내 중류에 상창리와 창천리가 자리를 잡았죠. 그래서 상천리를 옛날엔 ‘모록밭’이라고도 불렀답니다. 대병악과 소병악은 상천리의 서쪽에 있습니다.
절대 초록의 향연! 제주 초여름의 속살에 홀리다
2024년 6월 오름학교는 <초여름의 힐링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신례천 생태탐방로 2코스, 이승악 둘레길>
이승태 교장선생님은 얘기합니다.
6월이 코앞입니다. 6월은 늘 오후 3시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봄이라기엔 여름 같고, 더위에 맞춰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기엔 때로 서늘하기도 해서요. 이런 날엔 짙은 숲과 광활한 조망이 펼쳐지는 제주 오름 트레킹이 제격입니다. 가없는 품을 가진 중산간 숲지대를 둘러보고, 천연의 숲길을 걸어가서 제주민의 애환이 서린 역사적 유적지도 찾아보려 합니다. ▶참가신청 바로가기
▲족은바리메오름 가는 길. 절대 초록의 향연이 펼쳐진다.Ⓒ이승태
오름학교(교장 이승태. 여행작가·제주오름 전문가) 제29강은 2024년 6월 14(금)-15(토)일로, <초여름의 힐링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신례천 생태탐방로 2코스, 이승악 둘레길>을 찾아갑니다.
*참가회원님은 미리 제주행 항공편을 확인하시고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와 독감 관련, 안전하고 명랑한 답사가 되도록 출발 준비중입니다. 제때 예방접종 해주시고, 당일 실내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와 대화 자제, 꼼꼼하게 손 씻기, 기침·재채기 예절 등 예방수칙을 꼭 지켜주시기 바라며, 발열·근육통·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참가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 출신 화가 강요배 선생은 “오름에 올라가본 일이 없는 사람은 제주 풍광의 아름다움을 말할 수 없고, 오름을 모르는 사람은 제주인의 삶을 알지 못한다”면서 제주 오름의 소중함을 얘기했습니다. 이는 제주도가 오름과 오름이 세포처럼 유기적으로 이어진 곳이어서 제주를 알려면 반드시 오름을 알고 올라보아야 한다는 말일 겁니다. 들판 한가운데, 바닷가에, 작은 마을 뒤편에 순하디 순한 모양으로 솟아 제주의 자연풍광을 이룬 오름. 사람들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유명 관광지에서는 만날 수 없는, 날것 그대로의 제주의 모습이 그곳에 있습니다.
2017년 11월 개교하여, 아름다운 제주도 오름을 순례하는 <오름학교>는 제주 자연풍광의 결정체이며 마을 형성의 모태인 오름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그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짚고 감상하고 있습니다. ‘오름’은 ‘산’의 제주도 방언으로, 한라산 산록으로부터 해안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있는 작은 화산체들을 이릅니다.
▲초여름의 힐링, 제주 오름 트레킹이 제격이다.Ⓒ이승태
2024년 6월 강의를 준비하는 교장선생님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2024년 6월 14일 금요일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어느 스님이 두고 가셨나?
-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과 족은바리메오름은 노꼬메오름의 남서쪽에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바리메오름은 해발고도가 763m, 오름 자체의 높이는 213m에 달해 꽤 덩치가 크죠. 산체는 다랑쉬오름과 비슷하게 탄탄한 삼각뿔 모양으로 솟았습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기운 굼부리를 가졌고, 정상이 있는 남쪽 사면 아래로는 해송이 빼곡하며, 북사면과 남사면의 중턱 이상은 낙엽 활엽수가 주종을 이룹니다.
접근 쉽지 않은 중산간 오름
산 정상에 굼부리가 움푹 파였는데, 그 모양새가 바리때(발우, 절에서 쓰는 스님의 공양 그릇)와 같아 일찍부터 ‘바리메’라 불렀습니다. 한자 차용 표기로 鉢山(발산)으로 적었는데, 최근엔 發伊山(발이산)으로도 했다는군요. 굼부리 안은 독특한 풍광을 보여줍니다. 굼부리 바닥에서 남쪽의 정상까지는 수목이 울창한 반면 굼부리 바닥과 북쪽은 초지대를 이뤘습니다.
바리메오름은 애월의 중산간 깊은 곳에 있습니다. 인가가 없고 버스도 다니지 않는 산록서로에서도 차량 한 대가 다닐 좁은 콘크리트 포장도를 따라 2km를 들어서야 들머리에 닿기에 승용차가 없다면 접근이 쉽지 않고요. 크고 높은 산체를 가졌기에 굼부리 능선까지는 꽤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야 합니다. 등산화와 스틱 등 장비도 잘 챙겨야 하는 곳이죠.
▲바리메오름 탐방로의 울창한 숲길Ⓒ이승태
깊고 거대한 굼부리가 압권
들머리의 주차장이 꽤 넓고, 화장실도 갖췄습니다. 탐방로는 주차장에서 바로 시작됩니다. 처음부터 오르막이기에 서둘러서는 안 됩니다.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게 주의하며 천천히 오르는 게 좋습니다. 능선에 닿기까지 이 오르막은 계속됩니다. 이웃한 노꼬메처럼 울창한 활엽수 아래로 조릿대가 무성한 길입니다. 중간에 줄이 매진 곳이 몇 번 나타나지만, 20분쯤이면 능선에 닿습니다.
바리메오름은 직경 130m에 깊이가 78m나 되는 크고 깊은 굼부리를 품었습니다. 굼부리 북쪽은 낮고, 작은 철탑이 서 있는 남쪽이 정상입니다. 두 곳 모두 최고의 조망이 펼쳐지고, 굼부리를 한 바퀴 도는 동안에도 풍광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노꼬메를 비롯해 서부 제주의 오름들을 오롯이 감상하며 걸을 수 있죠.
국가시설물과 태양열집열판이 설치된 정상에서는 제주 서부의 남쪽 풍광이 훤히 펼쳐집니다. 넓은 들을 가로지른 끝에서 빈네오름과 북돌아진오름, 왕이메오름이 우뚝우뚝 시선을 끕니다.
가파른 탐방로여서 내려설 때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올랐던 길을 되짚어 내려서면 되며, 반쯤 내려온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길이 갈리는데, 어디를 택해도 비슷합니다.
▲서쪽 상공에서 본 바리메오름과 족은바리메오름Ⓒ이승태
숲길 오름의 진면목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동쪽에 붙어 있어서 ‘족은바리메’로 불리며, 한자로는 ‘小鉢山(소발산)’이라 적습니다. 바리때와는 상관이 없는 모양이지만 자리 탓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걸치고 있는 격입니다. 동서로 비스듬히 누운 족은바리메오름은 어감 때문에 쉽고 만만한 느낌을 주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동쪽 높은 곳에 원형의 굼부리가 보이고, 그 서쪽에 말굽형 굼부리로 짐작되는 골짜기가 길게 서쪽으로 기울어지며 엎어진 ‘U’자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두 굼부리 사이엔 얕은 안부가 남쪽과 북쪽 능선을 이어줍니다. 원형 굼부리는 북서쪽으로 골짜기를 흘려보내는데, 탐방로는 원형 굼부리를 제외한 서쪽 구역을 따라 나 있습니다.
▲바리메오름 굼부리 북쪽 능선에 놓인 벤치. 값으로 매기기 힘든 풍광이 펼쳐지는 곳이다.Ⓒ이승태
원시의 숲을 걷는 느낌
오름 전체에 걸쳐 숲이 울창해 걷는 동안 조망이 트이는 곳이라곤 채 두세 곳을 넘지 않습니다. 동남쪽 사면에 걸쳐 해송이 더러 보이지만 길에서 보이는 것은 전부 활엽수입니다. 큰 나무들이 이룬 숲 아래는 관목과 덤불로 빼곡해 길이 아니면 발을 들이기가 쉽지 않을 정도죠. 길을 따라 명찰을 단 나무가 많아 살펴보는 재미가 좋습니다.
출발하자마자 곧 길이 갈라집니다. 오른쪽은 주봉이 있는 남쪽 능선으로 이어지며, 가파른 편입니다. 왼쪽은 비교적 완만한 북쪽 능선으로 향합니다. 목재 데크와 폐타이어 매트, 통나무계단 등이 깔린 탐방로는 한 명이 걷기에 충분히 넓고 쾌적합니다. 전체적으로는 동서로 길쭉한 타원형을 그리며 이어집니다. 남쪽 능선의 쉼터에서는 한라산도 잘 보입니다.
참꽃나무 자라는 쌍둥이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상천리(上川里)는 서귀포시 안덕면의 창고내[창곳내] 중상류 일대에 형성된 중산간의 자연마을입니다. 창고내 상류 ‘모록밧’ 주변에 상천리가 들어섰고, 창고내 중류에 상창리와 창천리가 자리를 잡았죠. 그래서 상천리를 옛날엔 ‘모록밭’이라고도 불렀답니다. 대병악과 소병악은 상천리의 서쪽에 있습니다.
절대 초록의 향연! 제주 초여름의 속살에 홀리다
2024년 6월 오름학교는 <초여름의 힐링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신례천 생태탐방로 2코스, 이승악 둘레길>
이승태 교장선생님은 얘기합니다.
6월이 코앞입니다. 6월은 늘 오후 3시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봄이라기엔 여름 같고, 더위에 맞춰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기엔 때로 서늘하기도 해서요. 이런 날엔 짙은 숲과 광활한 조망이 펼쳐지는 제주 오름 트레킹이 제격입니다. 가없는 품을 가진 중산간 숲지대를 둘러보고, 천연의 숲길을 걸어가서 제주민의 애환이 서린 역사적 유적지도 찾아보려 합니다. ▶참가신청 바로가기
▲족은바리메오름 가는 길. 절대 초록의 향연이 펼쳐진다.Ⓒ이승태
오름학교(교장 이승태. 여행작가·제주오름 전문가) 제29강은 2024년 6월 14(금)-15(토)일로, <초여름의 힐링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신례천 생태탐방로 2코스, 이승악 둘레길>을 찾아갑니다.
*참가회원님은 미리 제주행 항공편을 확인하시고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와 독감 관련, 안전하고 명랑한 답사가 되도록 출발 준비중입니다. 제때 예방접종 해주시고, 당일 실내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와 대화 자제, 꼼꼼하게 손 씻기, 기침·재채기 예절 등 예방수칙을 꼭 지켜주시기 바라며, 발열·근육통·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참가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 출신 화가 강요배 선생은 “오름에 올라가본 일이 없는 사람은 제주 풍광의 아름다움을 말할 수 없고, 오름을 모르는 사람은 제주인의 삶을 알지 못한다”면서 제주 오름의 소중함을 얘기했습니다. 이는 제주도가 오름과 오름이 세포처럼 유기적으로 이어진 곳이어서 제주를 알려면 반드시 오름을 알고 올라보아야 한다는 말일 겁니다. 들판 한가운데, 바닷가에, 작은 마을 뒤편에 순하디 순한 모양으로 솟아 제주의 자연풍광을 이룬 오름. 사람들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유명 관광지에서는 만날 수 없는, 날것 그대로의 제주의 모습이 그곳에 있습니다.
2017년 11월 개교하여, 아름다운 제주도 오름을 순례하는 <오름학교>는 제주 자연풍광의 결정체이며 마을 형성의 모태인 오름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그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짚고 감상하고 있습니다. ‘오름’은 ‘산’의 제주도 방언으로, 한라산 산록으로부터 해안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있는 작은 화산체들을 이릅니다.
▲초여름의 힐링, 제주 오름 트레킹이 제격이다.Ⓒ이승태
2024년 6월 강의를 준비하는 교장선생님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2024년 6월 14일 금요일 /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방주교회
어느 스님이 두고 가셨나?
-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과 족은바리메오름은 노꼬메오름의 남서쪽에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바리메오름은 해발고도가 763m, 오름 자체의 높이는 213m에 달해 꽤 덩치가 크죠. 산체는 다랑쉬오름과 비슷하게 탄탄한 삼각뿔 모양으로 솟았습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기운 굼부리를 가졌고, 정상이 있는 남쪽 사면 아래로는 해송이 빼곡하며, 북사면과 남사면의 중턱 이상은 낙엽 활엽수가 주종을 이룹니다.
접근 쉽지 않은 중산간 오름
산 정상에 굼부리가 움푹 파였는데, 그 모양새가 바리때(발우, 절에서 쓰는 스님의 공양 그릇)와 같아 일찍부터 ‘바리메’라 불렀습니다. 한자 차용 표기로 鉢山(발산)으로 적었는데, 최근엔 發伊山(발이산)으로도 했다는군요. 굼부리 안은 독특한 풍광을 보여줍니다. 굼부리 바닥에서 남쪽의 정상까지는 수목이 울창한 반면 굼부리 바닥과 북쪽은 초지대를 이뤘습니다.
바리메오름은 애월의 중산간 깊은 곳에 있습니다. 인가가 없고 버스도 다니지 않는 산록서로에서도 차량 한 대가 다닐 좁은 콘크리트 포장도를 따라 2km를 들어서야 들머리에 닿기에 승용차가 없다면 접근이 쉽지 않고요. 크고 높은 산체를 가졌기에 굼부리 능선까지는 꽤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야 합니다. 등산화와 스틱 등 장비도 잘 챙겨야 하는 곳이죠.
▲바리메오름 탐방로의 울창한 숲길Ⓒ이승태
깊고 거대한 굼부리가 압권
들머리의 주차장이 꽤 넓고, 화장실도 갖췄습니다. 탐방로는 주차장에서 바로 시작됩니다. 처음부터 오르막이기에 서둘러서는 안 됩니다.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게 주의하며 천천히 오르는 게 좋습니다. 능선에 닿기까지 이 오르막은 계속됩니다. 이웃한 노꼬메처럼 울창한 활엽수 아래로 조릿대가 무성한 길입니다. 중간에 줄이 매진 곳이 몇 번 나타나지만, 20분쯤이면 능선에 닿습니다.
바리메오름은 직경 130m에 깊이가 78m나 되는 크고 깊은 굼부리를 품었습니다. 굼부리 북쪽은 낮고, 작은 철탑이 서 있는 남쪽이 정상입니다. 두 곳 모두 최고의 조망이 펼쳐지고, 굼부리를 한 바퀴 도는 동안에도 풍광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노꼬메를 비롯해 서부 제주의 오름들을 오롯이 감상하며 걸을 수 있죠.
국가시설물과 태양열집열판이 설치된 정상에서는 제주 서부의 남쪽 풍광이 훤히 펼쳐집니다. 넓은 들을 가로지른 끝에서 빈네오름과 북돌아진오름, 왕이메오름이 우뚝우뚝 시선을 끕니다.
가파른 탐방로여서 내려설 때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올랐던 길을 되짚어 내려서면 되며, 반쯤 내려온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길이 갈리는데, 어디를 택해도 비슷합니다.
▲서쪽 상공에서 본 바리메오름과 족은바리메오름Ⓒ이승태
숲길 오름의 진면목
-족은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 동쪽에 붙어 있어서 ‘족은바리메’로 불리며, 한자로는 ‘小鉢山(소발산)’이라 적습니다. 바리때와는 상관이 없는 모양이지만 자리 탓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걸치고 있는 격입니다. 동서로 비스듬히 누운 족은바리메오름은 어감 때문에 쉽고 만만한 느낌을 주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동쪽 높은 곳에 원형의 굼부리가 보이고, 그 서쪽에 말굽형 굼부리로 짐작되는 골짜기가 길게 서쪽으로 기울어지며 엎어진 ‘U’자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두 굼부리 사이엔 얕은 안부가 남쪽과 북쪽 능선을 이어줍니다. 원형 굼부리는 북서쪽으로 골짜기를 흘려보내는데, 탐방로는 원형 굼부리를 제외한 서쪽 구역을 따라 나 있습니다.
▲바리메오름 굼부리 북쪽 능선에 놓인 벤치. 값으로 매기기 힘든 풍광이 펼쳐지는 곳이다.Ⓒ이승태
원시의 숲을 걷는 느낌
오름 전체에 걸쳐 숲이 울창해 걷는 동안 조망이 트이는 곳이라곤 채 두세 곳을 넘지 않습니다. 동남쪽 사면에 걸쳐 해송이 더러 보이지만 길에서 보이는 것은 전부 활엽수입니다. 큰 나무들이 이룬 숲 아래는 관목과 덤불로 빼곡해 길이 아니면 발을 들이기가 쉽지 않을 정도죠. 길을 따라 명찰을 단 나무가 많아 살펴보는 재미가 좋습니다.
출발하자마자 곧 길이 갈라집니다. 오른쪽은 주봉이 있는 남쪽 능선으로 이어지며, 가파른 편입니다. 왼쪽은 비교적 완만한 북쪽 능선으로 향합니다. 목재 데크와 폐타이어 매트, 통나무계단 등이 깔린 탐방로는 한 명이 걷기에 충분히 넓고 쾌적합니다. 전체적으로는 동서로 길쭉한 타원형을 그리며 이어집니다. 남쪽 능선의 쉼터에서는 한라산도 잘 보입니다.
참꽃나무 자라는 쌍둥이오름
-대병악과 소병악
상천리(上川里)는 서귀포시 안덕면의 창고내[창곳내] 중상류 일대에 형성된 중산간의 자연마을입니다. 창고내 상류 ‘모록밧’ 주변에 상천리가 들어섰고, 창고내 중류에 상창리와 창천리가 자리를 잡았죠. 그래서 상천리를 옛날엔 ‘모록밭’이라고도 불렀답니다. 대병악과 소병악은 상천리의 서쪽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