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3일 사순 1주간 수요일
<이 세대는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9-32
그때에 29 군중이 점점 더 모여들자 예수님께서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30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31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32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나우루 공화국의 비극
나우루 공화국(Republic of Nauru)은 호주와 하와이의 중간쯤에 있는 면적 21km²로 여의도만 한 나라에, 인구 1만 3000명 정도인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공화국입니다. 섬 전체에 널려있는 수백만 년간 퇴적되어 온 바닷새 앨버트로스의 배설물이 산호충과 작용해 만들어진 인광석을 석유보다도 더 비싸게 수출해서 잘 먹고 잘 살았던 나라였습니다.
1968년 호주에서 독립한 나우루 공화국은 인광석을 수출해 막대한 부를 쌓아 1970년대에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 우리나라 국민 소득이 1,500$수준일 때 나우루 공화국의 국민 소득은 20,000$가 넘었던 나라이니 얼마나 잘 사는 나라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주민들은 자가용비행기로 하와이 쇼핑을 다니고. 차로 25분 만에 도는 나라에 1개의 포장도로를 가진 곳에서 고급스포츠카들을 수입할 만큼 사치와 호사로 살던 나라입니다.
외국인 사기꾼들에게 정부가 속아 공연기획에 국부를 투자하고 채굴권을 넘겨받은 외국회사들이 무분별한 채굴로 2003년 인광석이 고갈되어버리고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은 2,0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고, 경제회생이 불가능한 지경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설상가상으로 국민의 80%가 비만에 당뇨병환자가 대부분인 나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남자의 평균연령이 52세에서 54세이고 여성도 55세에서 57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나우루 공화국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나라이지만 인광석 채취로 국토의 80%가 황폐화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농사를 지을 줄도 모르고 지으려고 하지도 않으며 자연경관을 잘 가꾸거나 보존하려고 하지도 않는답니다. 기름지고 단 음식만 사 먹어버릇해서 집에서 조리한 음식은 맛이 없어서 먹으려고 하지도 않고 또 주부들도 조리할 줄도 모른다고 합니다. 병원에 입원해서도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만 찾는다고 합니다.
게을러져서 걷거나 일하거나 운동하지도 않아서 사람들은 비만으로 고생도 하고, 당뇨병으로 무척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걷기 대회를 열면서까지 ‘살아 있으려면 살을 빼야 한다.’고 걷고 운동하기를 권장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걸으려고 하지도 않고 식습관을 바꾸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자원이 가져다 준 부(富)가 저주가 되고, 생활습관과 식습관이 사람들을 피폐하게 만들었지만 아무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이제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하지만 아무도 걷고 일하려고 하지도 않아서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문명은 인류에게 번영을 가져다주었고, 우리는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명은 필연적으로 자원을 소모하고 그로 인해 변화를 불러오는 것입니다. 미국의 로체스터대의 천체물리학자 아담 프랭크 교수가 우주생물학(Astrobiology) 저널에 게재한 ‘The Anthropocene Generalized: Evolution of Exo-Civilizations and Their Planetary Feedback’ 논문에서 문명 발전→인구 및 기온 상승→인구 정점→몰락(문명 붕괴 or 소멸)이라는 테크트리를 탄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에너지원인 석유와 가스, 원자력 등 모든 에너지원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소비한다면 앞으로 57년 후에는 대부분 고갈 된다고 합니다. 이제 에너지의 전쟁으로 세계는 치달을 것입니다.
나우루 공화국만의 사정은 아니라는 생각이 우리를 우울하게 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사기꾼들을 동원해서 나우루 재산을 착취하고, 부유함으로 게으름과 사치를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기름진 음식으로 당뇨병을 앓게 하고, 게으름에 빠져 일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만들었습니다. 식량이나 식습관은 우리도 그렇게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나우루 국민의 대다수는 개신교와 가톨릭 신자들입니다. 그들도 복음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잘못된 생활을 개선하려고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난국을 맞이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회개 하라고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한 것처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성령을 내려주신 예수님을 사람들은 믿지 않습니다. 그 말씀을 귀담아 들으려고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니네베 사람들처럼 회개하고 생활을 개선하려고 하지도 않고, 남방의 여인처럼 지혜와 사랑을 찾아서 주님을 찾아오지도 않습니다. (루카 11, 29-32) 그래서 점점 쇠퇴와 멸망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신과 육체는 병들어 죽음을 재촉합니다. 타성에 젖어 게을러져서 영혼과 육신을 단련하고 건강하게 돌보지도 않습니다. 나우루 공화국처럼 세금도 없고 병원과 학비도 공짜고, 전기요금도 내지 않는다는 환상에 젖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병들어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니네베 사람들은 요나의 권고 말씀을 듣고 회개하였습니다.
<니네베 사람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섰다.>
▥ 요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3,1-10
주님의 말씀이 1 요나에게 내렸다.
2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네베로 가서, 내가 너에게 이르는 말을 그 성읍에 외쳐라.”
3 요나는 주님의 말씀대로 일어나 니네베로 갔다.
니네베는 가로지르는 데에만 사흘이나 걸리는 아주 큰 성읍이었다.
4 요나는 그 성읍 안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하룻길을 걸은 다음 이렇게 외쳤다.
“이제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5 그러자 니네베 사람들이 하느님을 믿었다. 그들은 단식을 선포하고
가장 높은 사람부터 가장 낮은 사람까지 자루옷을 입었다.
6 이 소식이 니네베 임금에게 전해지자,
그도 왕좌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자루옷을 걸친 다음 잿더미 위에 앉았다.
7 그리고 그는 니네베에 이렇게 선포하였다. “임금과 대신들의 칙령에 따라
사람이든 짐승이든, 소든 양이든 아무것도 맛보지 마라.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라.
8 사람이든 짐승이든 모두 자루옷을 걸치고 하느님께 힘껏 부르짖어라.
저마다 제 악한 길과 제 손에 놓인 폭행에서 돌아서야 한다.
9 하느님께서 다시 마음을 돌리시고 그 타오르는 진노를 거두실지 누가 아느냐?
그러면 우리가 멸망하지 않을 수도 있다.”
10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셨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