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형님께 전화 드리고
제일 손 많이 가는 전은 서울에서 준비를 해 좀 늦게 출발하겠노라 했더니
차분하게 앉아서 해야 하는 전 부치기를 싫어라 하시는 형님은 오케이 하셨는데
정작 냄푠은 새벽부터 출발 해야 한다고 난리난리..ㅎㅎㅎ
명절 앞두고 티격거릴 일도 없고 해서
밤새 전을 부쳤다.
기름기 없는 쇠고기 살을 얇게 저며 칼집을 넣고, 양념을 조물조물해서 찹쌀가루 묻혀
계란물 입혀 얌전하게 부치고
빨강,초록,노랑 색색깔 파푸리카를 콩알만하게 썰어서 새우살을 넣고 동그랗게 알록달록 부쳐내고,
산적꽂이를 하면서 하나 자투리 남김없이 딱맞게 맞춘 내 눈썰미에 스스로 감탄해가면서..ㅋ
남은 동그랑땡 반죽을 호박을 동그랗게 구멍내어 꽉꽉 채운후 전을 부쳐
특별한 호박전을 부쳐낸 내 솜씨를 머리 쓰다듬으며....^^;;;
대여섯가지 전을 부치고
그 새벽에 압력밥솥 김 소리 푹푹 내가면서 약식을 해서 김 빼서 통에 담아두고
선물셋트는 술로 준비를 하고
형님께 드릴 봉투 준비하고....
두세시간 눈 붙이고 일어나 출발했는데
도로가 워낙 잘 뚫려선지 8시간만에 도착.....이 정도야 가뿐~!!!
도로에서 25시간 꼼짝없이 갇혀 있었던 공포에 길막히는게 제일로 무서운 명절
앉아서 맞으시는 형님이야 음식준비가 제일 힘들다 하시겠지만
길떠나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힘들더라는...ㅎㅎㅎ
제일 잔손가는 전은 다 준비를 했으니 특별히 명절이라 해서 그답 힘들것도 없이
술렁술렁 보내는데
냄푠한테 밤을 치라고 건네주니....날보고 하란다.
다른건 몰라도 밤 치는건 남자가 하더라 하면서
꿈보다 해몽이라고...밤 치다 명절날 내내 주방에서 일해야 하는 여자가 손을 다치면
안되는지라 남자들이 치기 시작한건 아닐깝셔?? 하니.....주섬주섬 밤을 친다.
헛..그런데 밤 치는건 보도 못했는지.....
양면을 납작하게 도려내고 빙 둘러 날을 세워서 하는걸 보고 친다라고 하는것 아닌가??
냄푠씨가 쳤다는 밤은 그저 알뜰하게 속껍질만 벗겨낸 형상!!
그래도 흉보면 담부터는 아예 손도 안댈까 싶어...잘했군 잘했어~!!!
어릴적부터 친정 아버지 밤 치는걸 곁에서 보고 해본지라...밤치는건 도사급
작은집 동서들까지 다 합치면 며느리들만 해도 일곱이다.
남자들 상물리고 여자들 밥한끼 먹어볼까 싶어 상에 둘러 앉았는데
동갑네기 작은집 서방님....동서한테 오더니
첫댓글 잘 다녀 오셧군요 수고 하셨습니다 ^^* 그믐날 만두 빚다 남은것 어제 아들래미 하고 둘이 마주 앉아서 피를밀고 속을 싸면서 하나의 오차도 없이 딱 맞추어서 끝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 ㅋㅋㅋ
심마니님이야 주부 공인10단이신데..그정도야 기본이실테구요.ㅎㅎㅎ
어머님 떠나시고 나니 허리 휘도록 맏며늘 대신해서 많이도 만들어 냈던 음식들~~ 이젠 할일도 없고 하니 몸은 편하건만 .... 마음은 쓸쓸한 명절을 보냈네요. 저의 잽싼 손놀림으로 삼색으로 빗어내던 만두들~ 이젠 함께 할 가족도 없으니...
살림 경력 15년에 음식 하는건 부담스럽지가 않네요. 오랫만에 집에서 전을 부쳤더니 명절기분 난다고 아이들이 좋아해서 계속 해갈까 그러고 있어요. 안녕하시지요??
음식준비 대단하게 하셨어요... 재미있게 잘 읽엇습니다.
겨우 저정도에 대단하단 소리를 하시다니...ㅎㅎㅎ 아기 잘 크지요??
요즈음은 경상도 남자들 많이 부드러 워졌는데,, 아직 노루귀님 부군만 말짝대기인감? ㅎㅀㅎ
다른 서방님들은 전부 말작대기고 냄푠만 오로지 흐물흐물하데요.^^ 서울서는 몰랐건만...작은 동서는 일년만에 포기했다는데 전 10년 투쟁의 결과지요. 가끔 확인사살용으로 한번씩 투쟁빼고는 싸울일 없네요.
새해엔 더욱 건강하세요...
공기 좋은곳에서 몸이 아프셨으니 체면이 말이 아니시지요?? ^^;; 올해부터는 약주 조금 하시고 건강 꼭 챙기세요.
혼자살면.. 암것도 안해도 됩니다. 얼마나 홀가분하고 자유로울까요? ..하지만 그자유를 좋아라 하는사람을 아직 만나보지를 못했습니다 ..사람은 찌지고 뽁는맛에 사는가 봅니다 ^^*
자유를 좋아라 하는사람 전데요...ㅎㅎㅎㅎ
노루귀님 야무진건 미리 눈치 챘지만 살림 솜씨 역쒸~~!! 늘 행복 가득 하시길...
살림솜씨요?? ㅋㅋㅋ 전만 잘부쳐요. 다른건 그까이꺼 대충~!!!
냄푠..... ㅡ,.ㅡ반대말은?
뭐더라??? 뭐더라???...ㅡㅡ^ 니편???
그간 시간이 없어 카페 들여다 보지도 못했더니...명절이었군요. 새해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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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됐던 즐건 명절 보내셨군요. 셈세하고 이쁘게 만들었을 노루귀님이 맨든 전을 묵고잡네요....쩝 " .
더 맛난거 드셨을거 같은데요...ㅎㅎㅎ 올해는 더 건강하시구요.
모처럼 보는 노루귀님 글이 무지 반갑네요...제가 볼때는 -형님은 그러시게 생겼어요...켁~!!- 이 아니시던데요?...^_^
그말 듣고는 하루종일 거울로 제 관상만 봤다는....ㅠㅠ 드센사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ㅠㅠㅠㅠ
놀귀님의 지혜를 누가 따르랴......ㅎㅎㅎㅎ 말 잘듣는 냄푠 만들기 무쟈게 어렵다는걸 모르고...ㅎㅎㅎㅎㅎ놀귀님을 존경할 동서들이 있어서 즐거웠지요???
동서 일년만에 포기했을때 저 십년간 투쟁했는데요 뭘....이젠 서로가 지쳐서 싸우지 않을려고 피해가는것 같아요..ㅎㅎㅎ
음식을 잘하시는군요. 다음에 초대하세요. 자랑하셔야지예.
여자들 살림만 십년 넘게 해보세요. 식당개도 3년이면 라면 끓인다는데....허구헌날 하는게 살림인데 그정도 못하는 여자 없어요.
궁중요리 배워서 한식집차리면 대박날겁니다. ㅎㅎ에구..반쪽이님 부러버라~~
재료만 비싼거 쓰면 궁중요리지 뭐 별거라고..ㅎㅎㅎ 아내가 궁중요리 하게 하는 비결....소태국을 끓여내도 궁중요리 같다고 칭찬한다. 반쪽씨는 음식투정땜에 궁중요리는 절대 맛볼일 없을껄요...ㅎㅎㅎ
반쪽씨에서 남푠씨로...철 드셨는가?..떡국의 힘인가?...
밤 치는건 내가 전문인디 ...남편 이곳에 보내시면 한수 가르처 줄텐데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