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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26. 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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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삼월 호시절이 다가오고 있다. <여기서 춘삼월은 물론 음력을 말한다.> 춘삼월이 되기까지는 자연은 끊임없는 변신의 징조들을 조금씩 보여준다. 사람들도 자연의 일부로서의 변화를 느끼면서 봄맞이를 준비를 하여왔다. 시절이 입동이란 절기가 시작되면 땅속 깊은 곳에서는 감추어진 지열이 조금씩 자라 길고긴 엄동설한에도 쉬지 않고 날마다 올라온다. 깊은 우물물은 7~8월의 염천에도 시원함을 넘어서 엄동의 얼음처럼 차가움을 느끼게 하고, 한겨울에는 따뜻한 온기를 가져오는 현상은 위대한 자연의 섭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렇게 봄은 다가오고 있다.
산골로부터 시작한 실개천은 마을 앞을 굽이굽이 돌아 지천으로 흐르는데 벌써 지열과 태양열에 조금씩 녹기 시작한다. 얼음의 두께도 얇아지고 물의 량도 많아지기 시작한다. 개천에 뿌리를 박고 자라는 버들강아지는 멍울이 맺히기 시작하고 땅속에 잠자던 개구리는 살판이 난 것인지 네다리를 쭉 펴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직 경칩은 아닌데도 시절이 앞선 모양이다. 초등학교 아이들은 봄방학으로 밖으로의 활동시간이 늘어나고 망아지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깔깔거리는 소리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소리다. 양지바른 산자락에는 좌청룡 우백호라고 지관의 가르침에 조상님을 모신 산소에는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할미꽃이 나 여기 있소이다. 하얀 머리 보란 듯 자랑한다.
산 색이나, 들 색들 도 확연히 변색의 징조들을 보이고 있다. 정월대보름을 지났으니 각 가정에서는 영농준비에 서서히 바빠지는 계절이다. 아직은 겨울이 왔다 갔다 하는 날씨가 종잡을 수 없지만은 작년에 사용하던 농기구들을 점검하고 준비하였던 씨 갑도 다시 점검한다. 텃논에는 벼를 심고 뒤 사례긴 밭에는 고추며, 감자, 콩, 수수 등을 심고 옆에 사과나무는 가지치기에 풍년을 구가한다. 춘삼월은 모든 만물이 소생하고 활동하는 계절이다. 양지바른 처마 밑 웅크리고 졸고 있는 강아지는 봄을 대변하고 일찍이 병아리를 까고 난 어미닭은 졸고 있는 강아지를 혹에나 해코지를 하지 않나 예의 주시하면서 어린 병아리에게 살아가는 법을 교육하고 있다. 겨울동안 움추렸던 사람들도 출입이 널어나는 날씨에 몸과 마음은 바빠지기 시작한다. 만나야 할 사람들도 만나기 시작하고 각종 모임도 늘어나기 시작한다. 가족 간의 만남이 설날을 기하여 만나 보았지만 또 만나고 싶어지는 것이 가족이다. 핵가족이라 뿔뿔이 흩어져 살아온 이유일 것이다. 친척 간에 만남이, 친구 간에, 동창 간에, 인간관계에 얽혀진 즐거운 만남의 계절이다. 만남은 항상 마음 설레게 하지만 한해 두해 지날수록 늙어 감을 에들 하면서도 왜 그렇게도 좋은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저 만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것이다.
금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손녀가 며칠 전에 어린이집 졸업식을 가졌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에서 학교별로 졸업에 이어서 상급학교로 진학하고 하급생은 상급생으로 승급하며 대학을 졸업한 일군들은 사회의 초년생으로 취업함으로써 가정과 사회에 기여하는 즐거움이 있다. 또 청춘 남녀는 하나 되는 꿈을 이루는 결혼이란 절차를 밟아서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 가정, 사회와 국가에 공헌하는 만남을 가져보는 계절이다.
어린이집 졸업식에서 새봄을 확연히 느끼게 되었다. 어린아이들이 자유분방한 가운데도 질서를 지키는 모습에서 봄은 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있으면 날마다. 애기 짓에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즐거움을 안겨 주었지만 여기 와서 보니 훌쩍 커졌다는 것이 그들의 언행에서 알 수 있었다. 이제 새싹이 무럭무럭 잘 자라서 가지가 무성하고 잎이 하늘을 가리는 큰 나무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였다. 그들의 그늘 막에서 많은 사람들이 쉬어가는 모습을 연상하여 보았다.
부처는 윤회설을 가르쳤다. 어미로부터 태어나 보살핌으로 자라서 독립하고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자식 낳아 기르고 가르치면서 늙어 본향으로 돌아가고 대를 이어 진행되는 삶 자체가 윤회라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진리를 배워왔지만 삶의 무게에 잊혀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 곧 남쪽에서는 꽃소식들이 봄바람을 타고 북상할 것이다. 꽃만이 전해주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생명의 귀중함과 탄생, 그리고 아름다움을 함께 전해주는 계절이다. 오다보면 훼방꾼에 의하여 잠시 동안 지체가 있기도 하지만 사계절의 진리를 그르칠 것은 아무도 없는 것임을 알아야할 것이다. 봄은 점점 우리들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만나야할 사람들 만나는 즐거운 계절이다. 끝
2016년 02월 26일(금요일)
夢室에서 김광수
#일상·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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