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폭탄돌리기 경고론<3>] 가격하락 등 실수요자 피해 우려
"투기수요 제한적"…집값 하락 불안감 개선 등 긍정적 효과도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부동산시장을 두고 벌써 과열론이 제기되고 있다. 주택거래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신규분양시장에서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청약 마감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프리미엄(웃돈)을 노린 분양권 거래도 늘어나는 조짐이다. 이같은 부동산시장 변화는 전세난에 따른 내집마련 열기가 원인이다. 초저금리 시대가 그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하지만 거래 급증과 달리 집값은 제자리걸음이고 내집마련 러시에 주택담보대출마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자칫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집값마저 하락한다면 하우스푸어가 양산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켜지고 있다. 5회에 걸쳐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부동산 폭탄돌리기' 논란을 다뤄본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부동산시장 벌써 과열일까…하우스푸어 양산 위기?
2.전세난에 떠밀리듯 내집마련, 위험한 선택인가
3.분양시장 호황에 '웃돈' 노린 투자도 밀물
4.올 분양물량 40만 가구 쏟아진다…"2년 뒤 집값 하락" 경고등
5.가계부채 급증,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경고론' 솔솔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각종 규제완화와 저금리 정책에 힘입어 신규 분양시장의 호황이 지속돼고 있다. 올해 계획된 신규 아파트의 분양물량은 총 34만7000가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신도시 알짜 입지 단지에는 수백대 1의 최고 경쟁률이 나오고 있다. 10년만의 호황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1%대 저금리 환경으로 투자수요가 신규 분양시장에 대거 유입된 만큼 가수요가 높다는 분석이다. 분양권거래 증가 등 일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환경이 열악해 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수백대 1 경쟁률이라지만…"대부분 투자수요"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봄 이사철을 맞아 신규 분양시장은 훈풍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알짜 신도시 단지들은 수백대 1의 최고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는 총 3만7350가구 공급에 38만9991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전국 평균 10.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달 반도건설이 분양한 동탄역 반도유보라 5차와 6차는 각각 55.67대 1과 63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고 최고경쟁률이 487대 1, 493대 1에 달했다. 이달 초 GS건설이 분양한 '하남 미사강변 리버뷰자이'는 1만1천870명이 청약해 평균 23.88 대 1, 최고 66.6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쟁률이 높은 단지들에는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수요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실제 동탄역 반도유보라 5차의 경우 분양 한달여 만에 4000여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은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신도시 알짜 단지들에는 실수요도 실수요지만 단기 수익을 바라는 투자수요도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초기 투자금액이 적고 투자할 곳도 마땅치 않아 신규분양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 분양시장 '과잉 현상'…실수요자 유의해야
서울 강남구 도심 아파트단지. 2015.02.12/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분양권 거래는 전체 아파트거래량의 30%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온나라부동산정보에 공개된 3월 분양권 거래는 3만3165건으로 전체 전국 주택거래 11만6022건의 28.5%를 차지했다. 세종은 매매거래의 94.1%가 분양권 거래였으며 대구(47.8%) 부산(34.8%) 경기(21.4%) 등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의 경우 분양권·입주권 전매건수가 1분기 1435건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7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과도한 투자 경쟁이 이뤄질 경우 실수요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일부 알짜 단지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백대 1의 청약경쟁률과 프리미엄 형성은 수요자의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분기 분양된 73개 사업장 가운데 17곳이 순위내 마감에 실패했다.
김덕래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붙고 몇 백대 일의 경쟁률이 나는 곳만 주목을 받기때문에 부동산 시장 등에 밝지 않은 수요자들은 잘못된 판단을 내릴 여지가 크다"며 "단지의 특성을 따져보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과도한 분양권 거래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공택지 내 분양물량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혜택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손바뀜이 지속되면서 실입주금이 올라가고 이에 따라 주변 분양가 역시 동반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전체적인 시장경기가 부동산경기를 따라잡지 못한 상황에서 과도한 빚을 끼고 분양시장에 뛰어들 경우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조명래 단국대학교 교수는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부동산 시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 정도로 활성화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청약제도가 바뀌고 부동산 3법 폐지 등 부동산 시장의 걸림돌이 사라지면서 지나치게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소득도 오르지 않고 가계 부채도 높은 상황에서 분양가격이 점차 상승하는 것은 이상 현상"이라고 말했다.
◇ "투자 수요 제한적"…매매 불안 완화 등 긍정 효과도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다만 분양시장 훈풍을 주도하는 것은 실수요자인 만큼 '과열'이라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었다. 과도하게 올라간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과 정부의 대출지원 확대로 내집마련 수요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청약열풍 등이 그동안 부동산 경기침체를 주도했던 집값 하락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주택구매에 나서게 되면서 전세시장과 매매시장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실제 대한주택보증이 집계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초기분양률은 84.7%로 3분기 78.3%보다 6.4% 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3분기 48.6%에서 4분기 83.4%로 34.8%포인트 상승해 가장 높은 지역별 상승률을 보였다. 초기분양률은 분기말을 기준으로 분양 3개월에서 6개월 미만 사업장의 계약률을 의미한다.
김덕래 박사는 "지금의 분양시장 활성화가 투자수요로 인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며 "소형주택형의 경우 공급과잉의 우려가 있긴하지만 매매 불안감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완화된 것은 긍정적인 효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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