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작게 시작하는 힘이지만 이로인해 더 큰 힘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확신합니다.
여느해보다 비싸진 김장배추값이 맘을 졸이게 하였지만
그래도 보이지않는 희망을 갖고 좀더 싼 가격에 맛난 배추선택하느라 농가는 물론
구월동시장을 돌아보면서 지혜를 키워주신는 김처장님.
여의치않은 돈으로 원하는 만큼은 아닐지라도 많은 대상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눠주고픈
간절한 마음은 혼자만으론 절대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소래포구에서 사온 젓갈을 직접 끓여 만들어낸 젓갈은 완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지만
맛은 훨씬 더 좋다는 것이 김장담그는 날 노련한 자원봉사자분들이 입증하였답니다.
그렇게 첫번째 젓갈구입과 함께 직접 오산에 있는 농가에서 배추 300여포기를 구입하고
투명하고 빛깔고운 고추를 구입해 오는 것이 두번째-
직접 농가에 찾아간 덕에 김장양념에 필요한 무우랑, 대파, 쪽파는 덤으로 주셔서
부담이 훨씬 줄어들었답니다.
세번째 예상했던 5백포기에서 부족한 배추량을 구월동시장에서
고마우신 분의 도움으로 경매물품을 싼가격에 구입하는 과정에서 5백포기가 6백포기되고
결국엔 8백포기에 이르게 되었답니다.
예상했던 양보다 훨씬 많아짐에 따라 이런저런 구입비도 만만치 않았지만
그저 즐거울 뿐이었습니다.
사실 8백포기 김장의 양을 가름할 만큼 노련하지못한 저는
그저 김장나눔이 즐거울 뿐이었지요.
탑차에 배추를 싣는 과정부터 만만치않은 어려움을 주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구월동으로 동행하여 함께 해주신 봉사자분들 덕에
쉽게 일이 진행 될 수 있었습니다.
행사전 날,
시흥실내체육관 지하 주차장에 지역협의회 은행동, 대야동, 목감동, 연성동, 신천동회원님들의
활기찬 시작으로 다듬기에서 배추절이기가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엄청한 양이라고 생각했던 배추들이 순식간 노련한 봉사자들의 손길에 정리되어
소금물에 절여지고 주차장 한쪽이 군데 군데 비닐봉지배추언덕이 만들어졌답니다.
모두 돌아간 늦은 저녁 9시부터 김처장님과 둘이서 발보다 두배로 큰 장화를 싣고
절여진 배추를 뒤집고 소금물이 제대로 배이지 못하는 배추들을 찾아
배추언덕을 다시만들다보니 밤 11시,
정말 잘 절여진 배추처럼 몸이 먼저 절여진 채로 이른 아침 잘 절여진 배추를
만나기로 약속하고 돌아왔습니다.
행사 당일날,
이른아침 일곱시 조금 넘은 시간,
누구보다 먼저 도착한 김처장님과 둘이서 배추의 안부를 한무더기씩 확인하기 시작했지요.
어쩌면,
이렇게 이쁘게 잘 절여졌을까요? 김처장님이랑 둘이서
서로 감동하면서 봉사자들이 도착하기 전 배추를 건져내기 시작했습니다.
아홉시가 되자 하나둘 봉사자들이 오기시작하면서 더욱 활기찬 현장이 되었지요.
잎사귀에서 물소리가 사각사각 날만큼 싱싱했는데
잘 절여지고 잘 씻겨진 배추는 정말 또다른 모습으로 이뻤습니다.
한쪽에선 배추를 씻고, 한쪽에선 야채를 썰고,
또다른 한쪽에선 산더미처럼 쌓인 무채를 버무리고,
하얀 무채에 조금씩 조금씩 꽃물이 드나 싶었는데 조금씩 조금씩 손놀림이 더해짐에 따라
빨간 꽃물이 배인듯 정말 곱게 변했습니다.
오전 11시 1층 행사장입구에서 천막치고 테이블을 비닐로 말끔하게 정리하고 준비완료.
서서히 맛깔스런 김장버무리기는 모두의 입가를 홍건하게 했지요.
노련한 선수들의 손놀림은 정말 마음까지 흥겹게 합니다.
쏘~옥 속을 하나 가득싸서 서로의 입안에 넣어주며 따뜻한 정도 배추속맛만큼 깊어졌답니다.
손식간에 수백포기가 버무려져 미리 준비한 종이박스에 포장되었지요.
김장나누기는 나누기도 중요하지만 행사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함께 나눌수 있는 마음을 갖게하는 효과도 생각해야하는데 일잘하는 우리 봉사자분들은
지칠만도 한데 이에 아랑곳없이 손은 거의 날아다닙니다.
옆에서 바라보는 제가 더 지칠지경이었습니다.
오는사람 가는사람 모두 맛깔스런 배추속에 잠시 발길을 멈추어 섭니다.
이에 힘얻은 봉사자분들 마음까지 여유로워 정성가득, 마음가득, 맛가득 듬뿍듬뿍 담아
한입에 쏘~옥 넣어드리기도 합니다.
이럴땐 평상시 아끼던 사람도 그러지않았던 사람도 모두 한결같습니다.
그래서 나눔은 아름다운가 봅니다.
오후 4시 30분 대망의 김장버무리기는 마무리되었습니다.
85박스에 담겨진 김치는 대상자들에게 돌아가기위해 각각 지역협의회에
필요한 만큼 배분되어지고 나머지는 추후 필요한 대상자들을 위해
김장비닐봉투안에 꼬~옥 꼭 저장되었습니다.
하루종일 밖에서 고무장갑끼고 김치버무리고 나르는 일에 여념이 없었던 터라
행사장안의 부스체험은 해보지 못했지만
모두가 돌아간 뒤 온몸에 매콤하게 배인 양념맛과 팔뚝이 배인 고추물의 흔적을 보면서
스스로 잠시 감동에 빠졌습니다.
김장 800포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보여줬던 많은 사람들의 마음, 사랑, 정성, 그 놀라운 힘,
그것은 새로운 희망을 갖게해주는 큰 힘이었습니다.
추운데 하루종일 밖에서 고생하신 봉사자분들.......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이날 나눈 김장은 오래도록 겨울지킴이, 든든한 사랑이 될 것입니다.
첫댓글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도와드리지는 못했지만 저녁에 맛본 보쌈의 김치맛으로 우리들의 피로가 확 풀린거 아시죠~ 그 김치를 드시는 모든 분들이 행복해지실겁니다!^^
행복한 고생이죠~? 김치 맛 쵝오!!였답니다~ 수고하신 모든 지역협의회 자원봉사자와 송선생님 김처장님! 노인부스 지키느냐 옆에서 도와드리지 못해 미안했답니다~ 한숨 푹~쉬기를 바랄께요^^
수고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아주 풍성한 행사가 되었습니다..^^감사합니다~-센터 직원 일동
보고서 글은 스크랩하여 센터 홈페이지 활동수기란에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