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14만 초등교사 커뮤니티가 되어버린 인디스쿨, 그 20년간의 실험기" (책의 부제)
회원 모두가 주인공인 커뮤니티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 자발성, 소통이 보장되는 광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품어주는 포용성, 그리고 '인디'라는 말로 대표되는 독립적인 개체성. 이것이 14만 초등교사들을 흡입하는 이유다. 광고 수입 없이 회원들의 자발적 회비로 운영되어 왔고, 대표라는 역할도 닉네임에 가려 두드려지지 않고 임기가 끝나면 다시 회원으로 돌아가는 수평적인 구조를 지향하고 서버를 운영하는 난이도 높은 기술도 외부에 의탁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 중 재능을 기부받아 운영하는 웹싸이트가 바로 인디스쿨이다.
교실주의를 타파하고 과감히 교실 문을 열어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우리의 생각을 공유하고 자료들을 조건없이 나누자는 자발적 운동은 20년 간 학교 문화를 바꾸고 교사들을 살리며 결국은 소리 없는 교육운동을 일으켰다. 수 많은 회원들의 목소리를 일일히 듣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황금별로 칭하는 운영진들이 그들의 의견을 패싱하지 않고 경청하는 모습에서 큰 도전을 받는다.
단위학교에서 조차도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는 일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지칠 수 있는데 14만 회원들의 독립적인 개체성을 보장하고 다양한 생각들을 받아내는 일이 과연 쉬운 일인가라는 의문점이 들지만 20년 간 이런 일들을 해 온 커뮤니티의 방향이 결국은 20년 간 장수의 비결이 되었으며 앞으로도 영리적인 단체들보다 더 영향력 있는 커뮤니티 모임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특출한 몇 명의 운영진들이 이끌어가는 모임은 커뮤니티라규 할 수 없다. 모두가 운영진이 될 때 자발성이 나오고 무한 책임감을 갖게 된다. 밤잠을 지새우며 만든 자료를 아무런 보상없이 공유하고 동료 교사들이 남긴 응원과 감사의 댓글에 피곤함을 훌훌 털어버리는 수 많은 회원들이 있기에 지금도 견고하게 인디스쿨 커뮤니티는 경력 교사 뿐만 아니라 새로게 학교로 발을 들여놓는 신규 교사들의 의지처가 되고 있다.
단위 학교가 이런 역할을 하지 못했기에 수 많은 교사가 학교 밖 인디스쿨에서 목마른 갈증들을 해소해 갔다. 씁쓸한 현실이지만 다행히도 인디스쿨이 존재하기에 지금도 고민과 도전과 변화를 쏟아내고 시작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하다. 나이 어리다고 무시하지 않는 곳, 경력이 부족하다고 낮게 보지 않는 곳, 이상한 생각 조차도 끝까지 들어주는 곳,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곳. 그곳이 인디스쿨이기에 입소문을 타고 인디스쿨로 가입하고 꾸준히 방문한다. 학교도 그런 곳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학교란 건물이기도 하지만 교직원 개인 개인이 곧 학교라고 본다. 선생님들이 편하게 물어올 수 있는 대상, 실험적인 시도조차도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는 사람, 고민과 갈등을 들어주는 사람이 된다면 학교는 참 행복한 곳이 될 수 있다. 독립성을 보장해 주는 학교, 그러면서도 함께 하는 공동체성을 꾸준히 유지해 갈 수 있는 학교라면 즐겁고 편하게 출근할 수 있는 학교가 되지 않을까 싶다.
2022년 1월 1일, 새해 <오늘도, 인디스쿨>을 읽으며 새로운 마음을 가져 본다. 특히 젊은 선생님들이 학교에 무엇을 바라는지, 고민하는 점 등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창수의 교감일기,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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