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지병으로 별세, 12일 꽃상여타고 영면에 들어
고인의 열정 스민 간고등어 공장과 예미정에서 노제
안동간고등어의 탄생과 성장의 주역인 권동순씨가 10일 별세했다. 12일 꽃상여를 타고 와룡면 선영에 묻혔다. 엄재진 기자
안동간고등어의 탄생과 성장의 주역인 권동순씨
안동간고등어와 종가음식 '예미정'을 비롯해 안동지역 향토음식의 산업화를 위한 외골 삶을 살아온 권동순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 대표가 지난 10일 지병으로 삶을 마감했다. 향년 67세다.
12일 생전 함께 살 부대끼며 향토음식의 세계화를 고민하던 안동간고등어 식구, 몇몇 지인들의 배웅을 받으며 꽃상여를 타고 영면에 들어갔다.
그는 영면에 들기전 자신의 반생의 삶이 스민 일직 안동간고등어 공장과 예미정에 들렀다. 비릿한 공장의 내음도 잔치판으로 북적이던 예미정의 모습도 이제 남은 자들의 영광으로 맡기고 그리운 이들과 이별을 고했다.
고인은 매일신문 재직시절 앞서 고인이되신 최종성 당시 북부지역본부장의 "간고등어를 규격화하면 좋을텐데"라는 한 마디를 귀담아 듣고 중앙신시장 어물전 간고등어를 포장, 규격화, 산업화해 안동지역 특산품으로 만든 주역이었다.
안동간고등어는 2000년 창업 첫해 4억 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07년 280억이라는 매출을 올려 안동을 간고등어의 고장으로 만들었었다. 또 한해 전 세계로 20t가량을 수출하면서 고등어를 안동의 주력 수출 상품으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안동의 대표적 전통 종가음식을 연구하는 '예미정'을 창업해 지역음식의 브랜드화에도 나섰다. 이 밖에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과 용정문화재단을 설립해 안동병산탈춤 보존, 이육사추모사업회, 이육사기자상 제정, 안동 석빙고 장빙제, 각종 문화행사 후원과 장학금 전달 등 지역사회에 크고작은 뜻있는 일을 해왔다.
매일신문 기자로 재직하면서 지역의 다양한 사회 분야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해 한국언론재단과 한국기자협회가 수여하는 '한국기자상'을 비롯해 일경언론인상 등 다양한 수상과 '향토음식산업화, 맛', '부네야 아! 부네야' 등 다수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런 노력으로 그는 지난 2020년 안동의 날 행사에서 '자랑스러운 시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살아생전 그는 "어떤 일을 해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지 늘 생각하고 있다. 안동은 어쩔 수 없이 문화유산을 경쟁력으로 삼아 발전해야 하고, 그 속에서 지역 경제가 발전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해 왔다.
안동간고등어의 탄생과 성장의 주역인 권동순씨가 10일 별세했다. 12일 자신의 열정이 스며있는 일직 안동간고등어공장과 예미정에 들렀다가 와룡면 선영에 묻혔다. 엄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