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절 팔만사천 진로와 삼매
1 어느 때에 희왕보살은 칠 일 동안을 아무 다른 생각 없이 앉아 있다가, 칠 일을 지낸 후에는 생각하는 바 있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이렇게 여쭈었다.
“도법은 현묘하므로 가히 반연할 수 없어, 그 위없고 진정함은 비유할 수 없습니다. 모든 보살 비구 성중들과, 모든 존신과 하늘들은 한데 모여 갈앙하며, 모두 법에 허기가 나 있습니다. 나는 온 지가 오래 되어서 시간이 지나가려 하나이다. 여쭙고 싶은 것이 있으니, 만일 허락하시면 감히 말씀하겠습니다.”
“즐거이 물으라. 여러 사람의 의심이 맺혀 있다면, 여래는 모두 분별 해설하여 마음에 걸림이 없게 하리라.”
“부처님이시여, 나는 홀로 앉아 생각하였습니다.
‘모든 보살들은 적공누덕하여 뜻을 세우고, 마음을 조복하여 여러 선본을 심으며, 지극히 참된 도를 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혹 어떤 보살은 중생을 위하는 연고로 행도가 무극하여 불도를 이루려하고, 혹은 모든 보살을 위하므로 행도가 무극하며, 혹은 생사에 여러 가지 누를 끊으려고 행도가 무극하고, 혹은 무루로서 행도가 무극합니다. 모두 자기의 뜻을 따라 행도가 무극하여 보살도를 닦아 정각을 이루려 합니다. 모든 보살들은 여러 가지 선권 방편의 흥발을 받아 도법을 일으키려 하오니, 원컨대 그 의취를 설하소서.“
2 ”보살은 여러 가지 사업이 있으니, 수치습행 바라밀에도 육사가 있고, 광요 바라밀에도 육사가 있으며, 세 바라밀에도 육사가 있고, 그 밖에 위의 바라밀.민상 바라밀.행공 바라밀.연사 바라밀. 멸도 바라밀. 변화 바라밀.유포법교 바라밀. 분사리 바라밀에도 낱낱이 육사가 있으니, 이것이 모든 비구.보살들의 행할 바 이천일백 적연도 바라밀이다. 보살이 만일 이것을 체험해 알면, 모두 일체 법의 특수하고 현묘하고 무제한 행에 이르리라. 이 이천일백 도무극 중에 별도로 일백 도무극이 있어서, 사대를 제하고 육쇠를 버리되 남음이 없고, 홀로 삼계에 왕래. 주선하여 삼세에 두루 들어가되, 마치 일월이 여러 어두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만물과 백곡.초목을 성취라듯 하리라. 이천일백 도무극이란 것은 탐.진.치.등분의 네 가지에 각각 이천일백이 있어서, 합하면 팔천사백이 되고, 이 팔천사백이 따로 각각 열 가지의 일이 있어서, 모두 팔만사천이 된다. 능히 이 팔만사천 도무극만 구족하면, 곧 팔만사천 상업이 갖추어져서, 팔만 사천 모든 총지문이 자연히 통달되어, 문득 모든 부처님의 오백 가지 성공에 통하며, 오락으로써 일체 중생을 교화하며, 일체 행할 바 경계를 알아서, 때를 따라 발기하되, 이루지 못하는 것이 없는 것이다.“
3 희왕보살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나는 본성이 불민하여, 부처님께서 다만 부처님 경계의 명목만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는, 능히 그 의취의 돌아가는 것을 알지 못하겠으니, 오직 원하건대 자비를 드리워, 널리 그 뜻을 연설하시어 알게 하소서.“
부처님은 다시 수습행법 바라밀로부터 분사리 바라밀까지 낱낱이 해설하셨다.
”어떤 것이 수습행법 바라밀에 육사가 있는 것인가? 예전부터 일찍이 발하지 못했던 뜻에, 곧 지극히 진실한 보살심을 발하여 부처님 및 중생에게 보시.지계.인욕. 정진.선정.지혜로 불도를 즐거워하며, 마음에 지진을 원하여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 수습행법 바라밀의 여섯 가지 일이니라.…… 어떤 것이 분사리 바라밀에 있는 육사인가? 사리를 위하여 여러 가지 공양구를 구해서, 주야로 공경.승사하면, 이것이 보시요, 무수한 대중과 한가지로 환희하여 귀명.경계하면 이것이 지계요, 만일 다시 광명 위신을 나투어 원근 사람으로 하여금, 와서 배관하고 서로서로 마음이 화하게 하면 이것이 인욕이요,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기뻐 지극히 높는 줄 알고, 도심을 발하게 하면 이것이 정진이요, 만일 사리를 친견하고는 보다 더 즐거움이 없어서, 불도만을 생각하면 이것이 선정이요, 사리를 찬탄하여 묘한 변재를 얻어서 걸림이 없으면 이것이 지혜니, 이가 곧 여섯 가지 일이니라.
이 이천일백 가지 바라밀 외에 다시 구십 가지 바라밀이 있어서, 세상의 구뇌를 소멸하고, 구십육 종의 모든 외도 사학을 교화하여 진정한 도로 들어오게 하니라.
이 이천일백 바라밀로 설법하여, 모든 탐음하는 종자를 교화하고, 이천일백 바라밀로 설법하여 모든 진에의 종자를 교화하고, 이천일백 바라밀로 설법하여 모든 우치한 종자를 깨우치고, 이천일백 바라밀로 설법하여, 등분업 종자를 가르쳐 교화하나니, 이것이 모두 팔천사백 바라밀이 되는 것이다. 다시 하나가 변하여 열이 되므로 합하면 팔만사천 바라밀이 된다. 부처님은 의원 중의 왕이 되고, 법은 모든 행이 되어 삼계에 좋은 약이 되어서 삼독의 음개를 다스리어 소멸하게 하나니, 이 팔만사찬 바라밀을 받들어 행하지 않고는, 백천 가지 사람을 위하여 팔만 사천 진로를 제하고, 팔만사천 삼매 문을 얻으려 하여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이러하므로 팔만 사천 공행 법을 닦아 백천 사람을 교화하여, 팔만 사천 진로를 소멸하고, 팔만사천 삼매 문에 들어가게 하나니, 이것이 이른바 불도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