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2월 초음파와 세침흡입술을 통해 갑상선 유두암 진단을 받고 엊그제(4월 2일) 삼성서울병원에서
김정한 교수님께 수술을 받았습니다.
아마, 암 진단을 받으신 모든 분들께서 그러셨겠지만 저도 처음에는 무척이나 상심이 컸고
사실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또 저를 바라보시는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미안함이 커서 더 힘들었던 것 같고요.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 거 빨리 정신차리고 치료받자는 생각에 수술도 빨리 할 수 있었고 이렇게 후기도 적게 된 것 같네요..
4월 2일 수술날짜를 받고 나서부터는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건강한 몸 상태를 만들어서 수술 잘 받고 빨리 회복하자는 마음으로 운동도 열심히 하고 밥도, 과일도 많이 먹었습니다.
제가 환절기만 되면 편도가 잘 붓고 감기에 꼭 걸리곤 했는데 수술 전 열심히 몸관리 한 덕분에 감기도 걸리지 않고 건강한
몸으로 수술일을 맞이한 것 같아요.
수술 전 날이 금요일이었는데 오후 4시에 입원을 했습니다.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병원에서 주는 밥을 먹고 있으니 정말 내가 수술하러 병원에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혈압과 체온을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항생제반응주사와 정맥주사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있을 수술에 앞서 레지던트 선생님이 수술받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수술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남자 두 분이 더 있었는데 모두들 유두암 초기인 것 같더라고요.
설명을 듣다가 김정한 교수님이 나타나셔서 수술 잘 될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오늘 잘 쉬고 내일 보자고 하셨고요.
제 나이가 제일 어려서 수술 순서는 가장 마지막으로 잡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입원 첫날을 보내고 밤 12시 이후 물을 포함해서 금식하라는 말에 일찍 자기로 했습니다 ^^
드디어 수술하는 날! 순서를 기다리는데 조금 긴장이 되더라고요.
9시, 11시가 되면서 아, 첫번째 분은 이제 수술이 끝났겠구나, 두 번째 분 들어가셨겠구나..생각이 들면서
천천히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왠지 예상했던 것보다 이른 시간에 수술이 들어갈 것 같았는데 역시 그랬어요.
처음에는 오후 3시쯤 내려갈까 생각했는데 1시가 채 안되어서 내려갔습니다.
병실에서 나와 수술실로 이동하는 침대에 누워 천장만 쳐다보면서 수술실까지 가는 동안은 정말 별에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마음도 단단히 먹었다고, 별 거 아니니 금방 끝날 거라고 그렇게 수십, 수백번 마음 속으로 연습했던 저였지만 수술실로 이동하는
동안만은 솔직히 겁이 났던 것 같습니다.
수술실 앞에서 가족들은 대기하는 곳으로 갔고, 저만 혼자 수술실 앞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 때 아마 마지막으로
눈을 감고 기도했던 것 같습니다. 잘 끝나게 해 달라고...곧이어 수술실 간호사 두 분이 오셔서 본인확인 및 이상있는 곳 없는지
확인하시고 제가 발이 좀 시렵다고 엄살을 부리니 따뜻한 담요로 덮어주시면서 수술실 안이 조금 더 추운데 몸 덮어드릴거니까
걱정하지 말라시며 웃어주시는데 긴장이 많이 풀리더라고요 ^^ 그리고 곧 마취과선생님인 듯한 분이 오셔서 몇 가지 체크를 하시면서
눈을 계속 마주치셨습니다. 어느 분께서 후기 쓰셨을 때 눈이 예쁜 마취과선생님이 오셨다고 하셨던게 기억나는데.. 저도 그 분
글이 생각났어요. 어찌나 눈이 예쁘시던지 ^^;; 수술실 앞이었지만 잠시 정신줄을 놓을 지경이었다는 (.. ) ㅎㅎ 아무튼 곧 수술실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난생 처음 실제로 수술실에 들어가는 거라서 긴장을 또 한 번 하고 수술대로 옮겨져 마취과선생님과
몇 마디를 또 나누었었습니다. 몇 분 의사선생님들이 들어오시는 게 느껴졌고 마취과선생님이 정맥주사관에 뭘 쭉 넣으시는 걸
봤는데... 순간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깨어나보니 수술이 다 끝나있고 저는 회복실에 있었습니다 +_+
수술은 잘 끝난것 같았습니다. 숨이 잘 쉬어졌고, 조심스레 침을 삼켜봤는데 목이 아프긴 했지만 침도 잘 넘겨졌습니다.
가장 걱정되었던 목소리.. 아주 살짝 목소리를 내 보았습니다. 아주 잘 나왔어요. 오히려 수술실 들어가기 전 긴장 탔인지 가래가
자꾸 나왔었는데 오히려 수술 후에 목소리가 더 잘 나오는 듯한 ^^ 그렇게 20~30분 정도 회복실에 있다가 병실로 올라왔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다시 병실로 돌아오니 살 것 같더라고요. 목에 수술자국이 있고 피주머니를 달고 있었지만 수술이 잘 끝났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기뻤던 것 같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김정한 교수님이 가족들을 만났는데 월요일에 퇴원하라고 하셔서
가족들이 놀라 물었나봐요. 그렇게 일찍 퇴원해도 되느냐고 ^^;;
수술이 끝나고 가장 힘들었던건!! 마취때문에 계속 잠이 오는 것을 참고 심호흡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수술이 아주 빨리 끝나서 1시간 30분만에 수술을 마치고 나왔는데, 병실로 올라온 오후 3시경부터 8시까지 심호흡을
하면서 깨어있어야 했었거든요. 정말 눈이 계속 감겨서 혼났습니다 ㅎㅎ 이 때 이후로는 모든게 쉬웠고요 ^^
그렇게 수술당일을 보냈고 기침은 거의 나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나오면 최대한 작게 했습니다. 기침이 나오려고 할 때
물을 마시거나 뭘 물고 있으면 좀 나은 것 같더라고요.. 가래는 진통제와 함께 주는 가래 묽게하는 약 덕분인지 그렇게 많이
생기지 않아 뱉어낼 정도는 아니었던것 같고요.
수술 다음날부터는 별 어려움 없었습니다. 아침에는 죽으로 나온 밥을 먹고(반찬은 다 먹었고요) 이어폰으로 음악 들으면서
막 걸어다녔어요 ㅎ 그리고 책 보고, 티비 보고, 또 밥 먹고 낮잠 좀 자고 또 티비 보고 저녁 먹고;;;; 이젠 내가 병원을 나가야겠구나
싶더라고요 ^^;; 피주머니도 수술 당일에 조금 나오고 다음날부터는 거의 나오지 않았고요.
그렇게 수술 다음날을 아주 잘 보내고 오늘, 그러니까 수술 이틀 후(입원 4일차) 오전에 퇴원했습니다!!
여전히 목은 좀 아파요.(편도선이 좀 많이 부었을 때 침 넘기면서 느끼는 정도 + 수술부위 땡기는 느낌 정도)
그렇지만 이렇게 목소리도 너무 잘 나오고 수술을 아주 잘 마치고 회복해서 금요일 오후에 입원해 월요일 오전에 퇴원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격스럽습니다 ^^
이제 병원에서 준 약 잘 먹고 일주일 후에 외래 가야지요..
수술 앞두고 계신 분들, 그리고 처음 수술하시는 분들...
걱정하실 필요 절대 없습니다!! 마취과선생님 눈에 빠져드시고 나면 바로 회복실이랍니다 ㅎ
그리고 수술후에도 회복이 빨라서 일상생활에 빨리 복귀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저는 운좋게도 삼성서울병원에서 날짜를 아주 빨리 잡아서 수술할 수 있었는데요, 병원칭찬을 좀 하고싶네요^^
삼성서울병원 시설도 시설이지만, 의사선생님, 간호사선생님, 기타 직원여러분들까지 너무나도 친절하시고 모두들 자신의
자리에서 최고이신것 같았습니다!! 치료가 잘 되려면 환자와 의료진 상호간에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이 점에서 삼성서울병원은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
병원에서 3박 4일동안 좀 자주 누워있었더니 좀 답답해서 집에 오자마자 폭풍 인터넷하고 있네요 ㅎㅎ
긴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모두들 수술 잘 받으시고 저처럼 3박 4일만에 퇴원하시길 바랄게요!! 화이팅!
◆갑상선질환 전문 사이트 갑상그릴라 ▶
◆출.처:갑상선질환 전문 사이트 갑상그릴라 ▶크릭 여기 - 갑상선 자료 사이트
첫댓글 저도 김정한샘께 받았어요. 저는 얄짤없이 꼬박 6개월 기다렸는데 님같은 분을 보면 좀 샘도 나고, 아무 연줄도 없는 내가 한심도 하고 그랬네요, 지금은 다 지난 일이지만 ㅋㅋ
김샘 참 명의시죠? 방부제를 드시는지 얼굴도 최강동안이고.. 저는 동위치료 후 결과 볼 때 내분비내과 샘이 "수술 의사가 도대체 누구냐? 수술 너무 깨끗이 잘했다" 하시더라구요.
님은 젊은 남자분이신 거 같은데, 신경쓰고 관리하며 살면 또래 분들보다 훨씬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으실 거예요. 화이팅이예요!!^^
김정한교수님 정말 동안이시지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술이라는걸 받아봤는데 참 좋은 선생님 만난것 같더라고요.. 응원 감사합니다! 젊었을 때 한 번 건강에 대한 경고가 온 걸로 여기고 잘 챙기면서 건강히 지내려고 합니다 ^^
글을 참 아기자기(?)하게 잘 쓰셔서 여자분인줄알았는데 남자분이셨네요^^ 전 담주에 수술이라 점점 긴장하고있었는데 별거아니라고들 말씀하시니 조금이나마용기가나네요
네 남자였습니다 ^^;; 걱정마세요!! 저도 생각했던것보다 힘들지 않았어요^^ 수술 담날부터 넘 쌩쌩해서 다른 환자분들께 좀 민망했다는...ㅎ 잘 끝나실거에요~ 화이팅!!
★수술 과정을 참 잘 기술해 주셔서 회원들에게 많은 도움될것입니다. 그리고 제목을 카페에서 원하는 양식으로, 회원들이 제목을 보아도 바로 병원과 수술 의사를 알수 있도록 제목을 잘 작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목을 잘 기술하고 내용도 좋아서 "좋은 투병일기"에 스크렙합니다..감사합니다.
ㅎㅎ 눈이 예쁜 마취과 샘..... 순 간 포착을 너무 잘 하셨네요 ㅎㅎ
긴장되고 두려운 순간 일수록 작지만 따뜻한 기억이 긴장을 풀어주지요
수술 잘 되신 거 축하 드리고 앞으로 더욱 활기찬 님이 되시길 진실로 바랍니다 ^ * ^
그 상황에서도... 정말이지 마음이 많이 가라앉더라고요 ^^;; 감사합니다 ^^
수술 잘 마치셨으니 건강관리 잘하시고 빠른회복 바랍니다
응원 감사드립니다 ^^ 퇴원날부터 운동도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