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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전쟁
0. 프롤로그
2016년 3월 신서고.
이번 년도에는 새로운 신입생들, 그러니까 엄청난 신입생들이 입학했다. 여러 중학교에서 모였지만 유독 눈에 띄는 두 학교가 있었다.
하나는 부평역에서 동쪽으로 자리한 세림중, 또 하나는 서쪽에 자리한 신서 재단의 신서중. 이 두 하교는 취미 농구팀을 가지고 있었는데 세림의 <비스켓>과 신서의 <농구 클럽>이었다.
두 팀의 공통점 또 하나. 슛터가 막강했다. 둘 다 유일한 홍일점의 슛터로 3점 슛 보유자였다. 세림의 신소월, 신서의 신주영이 그 주인공. 같은 신씨 집안의 라이벌이기도 했다.
혹자는 집안끼리 대결한다고는 하지만 본관이 다르다.
다른 팀은 감히 도전하지도 못할 그런 강력하고 막강한 두 팀이었고, 어느 팀에서도 잘 싸울 두 여자였다.
두 여학생의 어려가지 공통점 중 또 하나. 둘 다 학교에서 잘나간다는 사실. 친한 친구들이 모두 일진이었다. 무서운 언니들로 통했다.
학생들은 비스켓과 농구 클럽의 빅 매치, 특히 여왕들의 싸움을 좋아했다. 끊임없이 들어가는 3점 슛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점수까지 모두 관중들을 긴장시켰다.
이러한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딱 하나, 다른 점이 있는데 그것은 인간관계였다.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버림받아 친척집에 거주하고 있는 천덕꾸러기 소월은 상처가 많았다.
웃고 있지만 그 속엔 아픔이 가득했다. 소월은 중학교 때 양궁 선수이기도 했으나 친척집에선 소월을 키워낼 비용도 없을 뿐더러 친딸도 아닌 조카를 굳이 지원해줄 생각도 없었다.
게다가 소월은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었고, 문제를 일으키는 시한 폭탄이었다.
반면에 주영은 대대로 의사 집안에 잘나가는 치과의사 엄마, 대학병원 외과계의 유명 인사인 아빠의 빵빵한 지원과 IQ140 의 두뇌를 가지고 있었다.
친구들 또한 일진이지만 다들 부모 스펙이 좋았다. 금수저 계급인 것이다. 잘못해도 뒤처리가 깔끔했다. 인간관계 또한 좋았다.
둥글둥글한 성격, 직설 화법, 돌직구를 날리는 그녀이지만 포용력이 좋아 사람들이 잘 따랐다. 친해지려는 사람도 많고, 처음엔 불편해도 막상 같이 있으면 편한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주영이었다.
혹자들은 말한다. 찍히지만 많으면 주영이처럼 편한 사람도 없다고. 그러나 찍히는 순간 인생 끝나는 거라고.
20 16년 올해. 신서고는 크게 두 패로 나뉘었다. 세림중파, 신서중파. 교실 또한 1~7반까진 본관 건물, 8~14반까진 신관 건물로 완전히 분리되었다.
3반인 소월은 본관, 11반인 주영은 신관. 타 중학교 출신도 많지만 대부분 70%가 세림과 신서중이었다. 타 중학교 출신은 알아서 두 파중 하나로 흡수해 들어갔다.
두 학교는 각각 따로인 것 같지만 결국 신서고 학생이라는 것은 똑같다. 두 학교는 서로 다른 세상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다른 세상 사람들이 ‘농구’라는 공통점으로 모였다.
물론 그 곳에서도 두 학교는 물과 기름처럼 따로였지만 말이다. ‘농구’매개체가 연결 고리로 작용하기는 했다. 그게 아니었으면 아예 다른 세상이었을 것이다.
신소월, 그리고 신주영. 이들은 각 팀에서 별 같은 존재였다. 둘 다 홍일점에 키가 큰 남학생들 사이에서 슛터로 활약하고 있다.
게다가 둘 다 주특기는 3점 슛. 거침없이 밀고나가는 드리블 또한 대단했다. 속공은 주영이 위이긴 하지만…
학생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비스켓>과 <농구 클럽> 중 승자는 누구이며 진정한 별은 누구인가였다.
농구 시합에서 빠질 수 없는 두 여자. 3반과 11반의 대결이자, 중학교의 명예와 자존심 대결이자, <비스켓>과 <농구 클럽>의 대결이었고, 여자들의 대결이었다.
별들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진정한 별은 누구일까. 소월일까, 주영일까.
그것은 2016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결말은 나지 않았다. 다만 신서중, 세림중, 타 중 중학 출신에 관계없이 드디어 섞였다는 것 이것 하나는 다를 것이다.
그래도 반 안에서 은근히 패로 갈라지긴 했지만 말이다.
진정한 별이 누구인지 이제 가려질 때가 왔다.
2017년. <비스켓>이냐, <농구 클럽>이냐, 신소월이냐 신주영이냐 그것이 결론 지어져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과연 결론은 날 수 있을지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겠다.
1. 소월
오늘은 우리 <비스켓>이 체육관을 차지하였다. 농구 코트가 총 3개이긴 하지만 누군가와 같이 쓰는 건 좀 그렇다.
더군다나 <농구 클럽> 애들은 더더욱. 그게 뭐냐고? 우리 학교 농구팀(농구부 제외)의 양대 산맥인데 우리 <비스켓>의 초강력 라이벌이었다.
“문 닫아 버려!”-소월
애들이 체육관 문을 걸어 잠갔다. 이러면 이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농구 클럽> 너희들은 다른 데 가서 하거라. 먼지 나는 운동장에서? 훗.
“연습하자.” –소월
간단하게 몸을 풀고 연습 시합을 했다. 3대2 농구. 나는 효령이와 한 팀, 나머지 팀. 훗. 센터로 잡아줄 애는 있어야 하니까.
쾅쾅쾅.
“문 열어!” –농클 멤버1
농구 클럽(이하 농클) 애들이 체육관 문을 두드렸다. 시끄럽게. 범민이가 뻐큐를 날렸다. 그러자 농클 애들의 표정이 변했다.
어? 그런데 그 년은 없네? 농클에도 유일한 여자 멤버가 있다. 신주영이라고 나와 같은 슛터였다. 슈팅 가드.
그년도 발 엄청 빠르던데? 게다가 과감하면서 부드러운 3점 슛까지. 그러나 나도 지진 않는다고.
“문 열라고, 씨발들아! 체육관 네 새끼들이 전세 냈냐! –농클 멤버2
문을 열 우리가 아니다. 체육관은 우리 것. 우리가 먼저 차지했으니 당연하지. 자기네들도 먼저 오면 자기네 거라고 꺼지라고 해놓고는.
그때 등장하는 신주영. 우리를 그리고 나를 흘겨보고는 자기 팀원들을 데리고 가버렸다. 잘 가거라, 개 씨발 것들아~~
“쟤네들 뭐하나 보자.” –해울
우리는 창문으로 농클을 지켜보았다. 운동장 농구 골대에서 연습하고 있었다. 꼴 좋네~ 꼬시다~ 큭큭.
“졸라 초라해 보인다. 큭큭.” –동현
“처량한 신세들 같으니라고.” –해울
농클 애들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우리 할 일을 했다. 연습을 끝내고 나왔는데, 김다은이 앞에 서 있었다.
김다은이라고 해울이 여자친구인데 새초롬이 연약한 척하며 비련의 여주인공 마냥 그러고 있는 게 무지 재수없다.
중학교 때 따 당했었다. 우리 파한테. 해울이랑 사귀고 나서부터는 본격적으로 따돌림 당했다. 그런데도 해울이는 꿋꿋하게 김다은과 사귀었다.
“너의 공주님 오셨네.” –소월
“연습 끝났어?” –다은
보면 모르냐, 개 같은 년아? 눈이 있으면 좀 보라고.
“언제부터 기다렸어?” –해울
김다은은 해울이의 물음에 웃기만 한다. 오래 기다리기는 했나보다. 해울이가 좋긴 좋은 모양이구나?
“다들 수고했어.”-다은
모두 김다은의 말을 개무시 했다. 해울이를 제외한 나머지 애들은 나처럼 김다은을 싫어한다. 우리 세림중 출신 중에 김다은 좋아하는 년놈들 아무도 없다.
혹여 좋아하는 년놈들 있으면 내가 찾아다가 개 작살 내줄 거다.
운동장에선 농클 애들이 아직도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우리를 보았다.
“뭘 야려.”-범민
그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저것들이 지금 비웃는 거지?
“쪼개?”-동현
동현이가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들이 농구하다 우리를 보았다.
“쪼갰냐고, 새끼들아.”-동현
‘하, 병신’ 하며 우리를 보는 농클들. 비아냥대듯 했다. 신주영만 표정이 없었다. 저년은 맨날 저딴 표정 없는 표정이다.
저년은 무슨 기계 인간이야? 웃겨, 큭.
‘괜차나요? 마니 놀랬조?’ 큭큭큭.
“시비 털지마. 존나 싼티나보여.”-주영
그 말에 범민이와 동현이가 빡쳤다. 둘이서 신주영에게 바투 다가갔다.
“다시 말해봐, 그 말.”-범민, 동현
“귓구녕 청소 해야겠네. 싼. 티. 나. 보. 인….”-주영
퍽. 범민이가 신주영에게 주먹을 날렸다. 살짝 피하고는 역습했다. 그녀의 역습에 범민이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맞고야 말았다. 범민이 입술이 터졌다.
“깔깔. 존나 꼬시다.”-범진
이범진, 범민이와 약간 비슷한 캐릭터 같다. 주접. 그래도 범민이가 더 낫다.
“개. 년. 이!”-범민
범민이가 다시 달려들었고, 신주영은 범민이의 등을 가격했다. 휘청거리며 넘어지는 범민이.
“뭐하는 거야~ 병신 새끼.”-종운
“시간 낭비네. 가자.”-주영
위풍당당한 신주영이 돌아섰다. 범민이가 분해서 씩씩거렸다.
“개년! 거기 안 서?”-범민
신주영은 돌아서서 범민이를 비웃고는 가버렸다.
“아, 씨발!”-범민
건방진 년. 넌 내가 기필코 밟아버린다.
*
“어? 김범민 입술 왜 터졌대?”-영은
“신주영한테 쳐 맞았다네?”-해울
“그 년이 왜!”-수연
‘신주영’이라는 이름이 거론되자 수연이의 이마에 힘줄이 생겼다. 나도 나지만 수연이도 그들이라면 경기를 했다, 재수 없어서.
“김다은 년아.”-수연
김다은이 수연이를 보며 흠칫했다. 김다은은 수연이를 특히나 무서워했다. 김다은 왕따 주동자가 바로 수연이었다. 내 베스트 프렌드. 큭큭.
“배고픈데 매점 좀 갖다 올래?”-수연
“……”-다은
“싫어?”-수연
김다은이 자리에서 일어나 수연이에게 왔다. 수연이가 500원을 건넸다.
“소보루 빵 7개, 바나나 우유 3개, 흰 우유 1개, 딸기 우유 2개, 초코 우유 1개. 오키?”-수연
“……”-다은
“가지?”-수연
김다은은 500원을 받아 들고 나갔다. 웃겼다. 꼬라지 하고는.
“왜 그래, 다은이한테.”-해울
“시끄럽다, 정해울. 김다은한테 마음도 없으면서.”-수연
“……”-해울
“김다은이랑 어디까지 갔냐, 너?”-수연
“저년이랑 뭘 했겠냐?”-영은
“딱 한 번 키스 해봤다.”-해울
그 말에 빵 터진 우리들. 해울이가 민망해했다.
“신소월~”-대원
2반의 김대원이라고 남자 애들이랑 친하지만 은근 라이벌인 애 있다. 농클 다음 라이벌이었다.
“오늘의 활약은 어땠냐?”-대원
“항상 짱이지 뭐가 어때, 새삼스럽게.”-대원
“이따가 활약도 기대하마. 오늘도 농클이랑 시합하지?”-대원
“걔네 재수없어서 안 해.”-효령
“오늘은 소월이랑 신주영이랑 1대1 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은데?”-대원
신주영년이랑 1대1? 가끔 하긴 했지만 최근엔 한 적이 없다. 실력 많이 늘었을까? 그렇다고 내 쪽에서 먼저 1대1 하자고 제안하기는 죽어도 싫다. 그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김다은이 돌아왔다.
“왜이리 늦게 와! 빵을 만들어 오냐, 넌?”-수연
봉지를 받은 수연이가 안의 내용물을 확인하고는 김다은을 노려보았다. 왜 그래?
“뭐하자고, 개년아? 엿 먹이는 거지?”-수연
수연이가 김다은의 머리채를 잡았다. 왜 그래?
“헐.”-영은
영은이의 표정도 썩었다. 봉지 안을 보니… 진짜 헐. 쓰레기만 잔뜩 있다. 저게 진짜 장난하나. 나는 김다은의 머리 위로 봉지를 쏟아 부었다. 큭. 웃긴다.
“네 년이 남김없이 다 먹어라.”-소월
반 애들도 키득거리며 웃었다.
“……”-다은
“엿 먹으라는 거잖아, 지금. 씨. 발.”-수연
수연이가 김다은을 뒤로 끌고 가려는 찰나 수업종이 울렸다.
“넌 잠깐 운 좋은 줄 알아. 저건 네 년이 다 치우고. 알겠어?”-수연
김다은은 조용히 쓰레기를 치워야 했다. 사서 고생을 하는 구만. 큭큭.
“정의의 기사 정해울 군은 왜 가만히 있는가요?”-소월
“하지마, 너네.”-해울
그러나 딱히 영혼이 있지는 않았다. 지루하고 재미없기 짝이 없는 수업을 듣고 있으려니 좀이 쑤시다.
“나갈까?”-소월
“그럴래? 재미 없는데.”-수연
수연이와 의기투합을 한 후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야, 너넨?”-문학
“화장실요.”-수연
수연이는 당당하게 나를 데리고 교실을 나갔다.
“안 돼!”-문학
“안 되긴 뭐가 안 돼.”-수연
수연이가 비웃었다.
“이것들이 버르장머리 없이!”-문학
“쿡. 지랄하네. 꺼져. 수업이나 해.”-수연
수연이는 이렇게 말하고는 나를 데리고 가버렸다. 멋지다, 정수연! 나와 수연이는 옥상으로 올라가 담배를 피웠다. 아, 이 자유! 이게 바로 자유란다!
“완전 멋진데, 정수연?”-소월
“문학 년, 왜 지랄이래? 병신 같은 게.”-수연
“내 말이. 개 병신 같은 년.”-소월
아, 시원하다. 여기서 자고 가자~
“잠이나 잘까?”-소월
“여기서? 좀 더럽지 않나?”-수연
그렇긴 한데… 아, 근데 저쪽에 웬 남녀가 보였다.
“저쪽에 누가 있어.”-소월
가까이 다가갔다. 자고 있었다. 누구… 신주영? 그 옆엔… 잘 모르는 남자애. 애가 꽤 생겼는데 둘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벽에 기대어 앉아 자고 있었다. 뭐하니, 너넨?
툭. 신주영을 발로 쳤다. 그러나 미동 없는 신주영년. 대신 남자애가 눈을 떠서 나를 보았다. 멍해 보였다. 그 남자애는 나보고 조용히 하라고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었다.
뭐야, 얜. 남자애는 신주영의 머리를 자기 어깨에 기대게 했다.
“쟤네 뭐야?”-수연
“너네 뭐하냐, 여기서?”-소월
남자애는 우리를 보며 조용히 웃기만 했다. 입에 손가락을 갖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만 보냈다. 그러더니 신주영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기서 연애하는구나? 신주영, 능력은 좋네? 하긴, 남성 편력이 심하다고 듣기는 했다.
이 남자 저 남자 유혹해서 가지고 노는 게 취미라지? 이 남자애도 그 희생양이구나? 쯧쯧, 불쌍하네.
**작가의 말**
일단은 졸리므로 여기까지 올려요~~^^ 정식 작가의 말은 따로 올릴게요~~ ^^
부족하지만 다시 연재를 시작합니당. 재밌게 봐주세요~ '
오타는 귀요미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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