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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코너리의 대표작 베스트5
숀 코너리가 출연한 장편영화 목록은 무려 60편이 넘는다. 주연작 중 흥행에 성공하고 대표 이미지 구축에도 영향을 준 5편을 골라 소개한다.
01
<007 살인번호>(1962)
영국 비밀요원인 제임스 본드가 자메이카에서 벌어진 동료의 죽음에 관련된 비밀을 밝히는, 시리즈의 첫 편이다. 본드의 상대역은 ‘노박사’로 그는 ‘스펙터’라는 조직에 연관되어 있고 섬에서 위험한 핵연구를 진행한다. 초기 007 시리즈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후 등장하는 ‘특수 무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다. 일부 평론가들은 숀 코너리에 비해 다소 부족한 로저 무어의 매력 탓으로, 1980년대 이후의 시리즈에서 특수한 장비들이 많이 투입되기 시작한다고 지적한다.
02
<장미의 이름>(1986)
14세기 이탈리아 수도원을 배경으로, 움베르토 에코가 지은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은 주인공을 ‘셜록 홈스’ 분위기로 묘사하는데, 장 자크 아노 특유의 음울한 미장센이 어떻게 재연될지 제작 초기부터 관심이 모아졌다. 개봉 후 ‘중세의 수도복 입은 셜록 홈스’ 역할을 숀 코너리가 유연하고 태연스레 연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종교적 모호주의에 맞선다는 테마와 배우의 분위기가 잘 어울렸지만 무엇보다 머리카락이 없던 당시 배우의 외적 특성이 배역과 잘 겹쳐졌다.
03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
무려 ‘인디아나 존스의 아버지 역할’이다. 바꾸어 말해 숀 코너리가 아니면 누가 인디아나 존스의 아버지가 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기도 하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가 이 역할을 두고 당시 열심히 의논했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007 시리즈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숀 코너리는 단연 1순위 캐스팅 대상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그는 기대 이상의 존스 아버지 역할을 보여줬다. 매력적이지만 나이가 들었고, 투덜대는 모습에서 화려한 과거를 짐작할 수 있는 밉지 않은 노신사를 연기했다.
04
<붉은 10월>(1990)
당대 미국 최고의 작가로 꼽힌 톰 클랜시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로, 숀 코너리가 007 이후 또 다른 국제적인 성공을 경험한 작품이기도 하다. 배경은 007과 마찬가지로 냉전시대의 한가운데인데, 개봉 당시 냉전이 끝나가던 상황이라 시대착오적이란 지적을 받았다. 숀 코너리가 맡은 ‘러시아 핵 잠수정 사령관’ 역할이 한정된 배경에서 생성되는 스릴을 최고조로 끌어간다. 팽팽한 긴장감에 무려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을 잊게 된다.
05
<젠틀맨 리그>(2003)
<매트릭스>(1999)의 모피어스 역할을 거절하고,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2001)의 간달프 역할을 거부한 뒤, 마침내 그가 택한 할리우드 대작은 <젠틀맨 리그>였다. 드물게 도전한 SF영화였고, 기대와 다르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해 아쉬움을 줬다. 그럼에도 유작이라는 이유로, 무엇보다 아름다운 그의 노년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작품을 목록에 넣고 싶다. “얼굴이 아름다운 노인이 되고 싶다. 히치콕처럼. 아니면 피카소처럼.” 30대 배우의 소망이 어느새 이루어진 것 같다. 글 이지현(영화평론가) 2020-11-06
자료출처: 씨네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