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복자로 태어난 분이 계시다
60년대 쯤 아버지는 군인이었는데 사고로 순직하셨다
결혼한지 얼마 안된 어머니는 남편의 죽음을 맞아 얼마나 슬펐을까?
죽은이에 대하여 아무리 위로의 말을 건넨들 얼마나 도움이 될까?
어머니는 재혼을 안하고 아들 키우면 험한 일생을 지내 지금까지 왔다
아버지 얼굴도 못보고 세상에 나온 간난아이는 자라면서 어머니를 많이 기쁘게 하였지만
성격적으로 많이 원만하지 못하다
그 어머니가 나에게 자기 아들과 시간을 가져달라고 부탁하여 오늘 아들과 그의 부인 그리고 80가까운 노인 한분과
조령관문으로 길을 나섰다
다들 수안보에 사니 차로 10분거리면 3관문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누군가 현위치에서 신선봉을 거쳐 마패봉까지 갔다 오는데 7시간인가 걸렸다 한다
우리는 그저 눈으로만 볼 뿐이지 올라갈 엄두를 못낸다
오늘 우리의 목표는 삼관문에 올라서 2관문 1관문까지 가는 것이다
거기서 점심을 먹고 다시 올라 주차한 곳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80가까운 노인을 모신 것은 내가 좀 천천히 가는데 보조를 맞춰주실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키가 크니 걸음이 빠르고 체력도 좋아 한번도 쉬지 않으니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수술한 몸이라 멏번이나 쉬고 싶었는데 좀 쉬자고 하니 세분이 손사래를 하며 쉴 시간이 없다하며 서둘러 올라가자고 재촉한다
지금 지나는 이 길은 잣나무가 많아 여름에는 피토치트냄새가 진동하였던 길이다
몸이 아픈 아내와 피톤치트냄새를 맡으며 누워있기도 한 곳이다 그것이 잠깐전인 것 같은데 벌써 5년전 일이다
지금은 잣나무를 베어내고 대신 소나무를 심어 허브 냄새가 잘 나지 않는다
30분간 쉬지않고 가파른 길을 올라오니 숨이 찼는데 이 곳도 그냥 지나가려고 하길래
안되겠다 싶어 쉬어가자고 소리를 질렀다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쉬어갔는데 그것도 잠깐 화장실들 갔다 오더니 빨리 내려가자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아니 이런 곳에 왔으면 주위도 둘러보고 약수물도 마시고 성위에도 한번 올라가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혼자 오면 천천히 둘러보고 쉬기도 하면서 갈텐데 같이 오니 이렇게 끌려가애 히는구나 궁시렁궁시렁
삼관문을 지나면 펼쳐져 있는 잔디밭
조령산 자연휴양림은 경북문경시 문경읍 상조리,하초리,
촐 715만평이며 대성산업(주)사유림지 라고합니다.
문경은 대성탄광이 유명한데 탄광 개발을 위한 갱목으로 이용하기 위해 소나무를 벌채하고 심은 전나무를 심었나보다
주변에 전나무숲이 우거져 있다
제 3관문 조령관
경상도 사람들이 과거시험 보러 한양으로 올라간다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는 속설,
죽령을 넘으면 미끄러진다는 선비들의 금기가있어
영남의선비들이 이 길을 통하여 한양으로 올라갔다
그 시대에 이 길을 넘으려면 아마도 문경읍에서 잠을 자고 일찍 서둘러 이 고개를 넘었을 것이다
점심때쯤이면 주막에서 요기를 때우고 서둘러 길을 재촉했을 것이고
저녁이면 대안보를 지나 수안보에 도착했을 것이다
그 당시는 수안보보다 대안보가 마방도 있고 하여 더 큰 동네였다
지나는 사람이 적고 한적하니 강도들이 나타날 수도 있겠다
무리를 지어가야 좀 안심이 되었겠지
문경에서 충주로 통하는 제1관문을 주흘관(主屹關), 제2관문을 조동문(鳥東門) 혹은 조곡관(鳥谷關),
제3관문을 조령관(鳥嶺關)이라 이름하였다 한다
삼관문인 조령관문에서 10분쯤 내려가다 보면 공기가 매우 서늘해진다
여기서부터는 눈을 크게 뜨고 조심스럽게 가야한다
반갑지 않은 뱀을 만나기가 쉽기 때문이다
몇년 전 저녁쯤 선글라스를 쓰고 가다 큰 독사를 밟을 뻔 했다
오늘은 오전인데도 뱀이 길을 가로질러 가다가 우리와 마주쳤다
뱀도 놀랐겠지만 우리도 놀랐다
배가 볼록한다
웬 손님들이 식사하고 돌아가는 길인데 구찮게 구노하면서 길을 재촉합니다
영남제2관문 조곡관이다 3관문부터는 내리막이니 그리 힘은 들지 않다 여기까지 오는데 1시간 40분쯤 걸렸다
쉼터도 있어서 여기서 많이들 쉬어간다
벰을 만나 놀란 가슴에 또 한번 놀랐다
이 짐승이 좀 어두운 나무밑에 웅크리고 있었서 우리는 시라소니가 나타났다 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데 이 시라소니가 도망을 가지 않는다 다가가서 자세히 보니 고양이였다
원래 이거 산에 있으면 안되는 거 아닌가? 주변에 다람쥐가 많은데 이 고양이가 큰 위협이 될텐데
눈빛을 보니 뭐좀 달라는 눈치다 새우깡을 꺼내려고 하니 냄새를 맡았는지 가방곁으로 얼른 다가온다
참 불쌍해보입니다 관리사무소에서 이 고양이 잡아다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
바위에서 호박돌 크기로 작아진 개울 한가운데 ‘꾸꾸리바위’가 있습니다.
바위 밑에 송아지를 잡아먹을 정도로 큰 꾸꾸리(환경부 보호어종 2급으로 고양이눈을 가진 여울성 물고기)가 있어
지나가는 아가씨와 새댁을 희롱했다는 전설을 안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이 물이 꽤 깊었나봅니다
별로 좋은 바위는 아니네 여자들을 희롱하다니...
조령산 용추계곡이라고 하는데 크지는 않다 작은 폭포가 있다 비가 오면 이 계곡이 폭포처럼 된다 한다
시간은 흘러간다
우리는 시간에 따라 먹고 자고 사람들을 만난다
어제 만났던 사람들과 오늘 만나는 사람들이 같지 않다
이 곳 충주에 와서 30여년전 이 곳에 여러사람들과 왔었는데
그 분들은 다 어디서 지내는지
함께 했던 추억들이 어제일 같다
오늘은 새로운 분들과 이곳을 들렀다
배도 고프니 점심하러 가야지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빨리 빨리때문에 제대로 구경도못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