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AM 5시~ AM 10시까지는 정기점검. 리니지는 대규모 에피소드가 예정된 경우 몇 주 전부터 업데이트(파일만)를 진행해 정작 대규모 업데이트 당일은 파일 업데이트로 인한 속도 저하 현상이 없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장수 게임다운 면모다.
하지만 이에 걸맞지 않게 업데이트 후 리니지 실행 파일(lineage.exe)이 삭제되어 곤란을 겪었다는 제보를 오래전부터 수차례 보아왔다. PC 세팅이나 PC 초보들만의 문제려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사안이다.
그러나 30일 업데이트에서 그 해묵은 버그를 경험했다.
5차 UI 업데이트가 있었던 30일(수) 사무실에서의 플레이에는 문제가 없었다. 퇴근 후 예의 그렇듯 노트북으로 리니지를 실행했다. 패치 후 '게임을 다시 시작해 주십시오.'라는 메시지가 뜨고 리니지를 재실행하자 '실행 파일을 찾을 수 없다.'는 윈도우 에러 메시지가 떴다.
'휴지통'에도 파일은 없다. 혹 수년 전 처럼 특정 백신이 바이러스로 오인해 파일을 삭제한 것일까 했지만, 백신 치료 로그도 없다. 서비스 12년차 되는 게임이기에 백신이 관여했다고 볼 수는 없다.
5차 UI 패치의 버그일 수 있다는 생각에 검색을 해보았으나, 역시나 오래전부터 이런 증상을 겪은 유저들의 글만을 찾아 볼 수 있었다.
리니지가 설치된 PC 가 여러 대라면 쉽게 실행 파일을 구할 수 있지만 아닌 경우가 대다수다.
검색엔진을 통해 여러 유저들이 올려놓은 구버전의 lineage.exe 파일을 다운 받았으나 접속이 않되거니, 신서버 리스트가 나타나지 않는 등 정상적인 구동이 불가능했다.
고사양의 PC 와 빠른 인터넷 회선을 전제한 리니지 재설치에는 11분 가량이 소요된다.
100M bps 광랜 + 고사양 데스크톱 PC 로 테스트한 재설치 시간
리니지는 펜티엄 celeron 500Mhz 의 저사양 PC에서도 돌아가는 게임이다. 유저들 역시 저사양 PC 로 즐기는 경우가 많고, 100M bps 회선이 설치 불가능한 지역도 많기 때문에 최악의 환경이라면 1~2시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실제 광랜이 깔리지 않아 LG 프라임 10M 케이블 인터넷을 사용하는 지인에게 리니지 다운로드 속도 테스트를 시켜본 결과 54분 가량 소요되었다 한다.
최적의 상황이라 해도 931KB 짜리 파일 한 개의 복구를 위해 11분 이상을 재설치에 허비하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1~2시간이 소요된다면 그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예전 lin.bin 파일을 개조해 일명 '뚫어, 스피드핵' 스킨이 난무했던 시절. 엔씨에서는 스킨을 약관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리니지 실행시 UI 에 lin.bin 파일을 복구해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lin.bin 복구는 지금도 쉽게 가능하다.
그러나 막상 겪고 보니 정작 유저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는 실행파일 복구 기능에는 왜 인색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2005년 1월의 공지이며 당시 많은 유저들의 실행파일이 삭제되는 버그가 있어 임시로 FTP 를 열었던 것이다. 현재는 '다운로드 받기' 링크를 눌러도 해당 FTP 에 파일에 없기에 다운 받을 수 없다.
혹여나 하는 마음에 PLAY NC 런처도 설치해 '파일 검사' 버튼을 눌러보았다. 엔씨에서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의 런처이기에 실행파일 복구도 가능할 것이라 판단이다.
파일 검사 버튼을 누르자 '파일 검사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알림 메세지와는 다르게 무엇인가를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검사가 끝났으며, 기대와 달리 실행파일은 복구되지 않았다.
그 후 업데이트 버튼을 누르자 리니지 실행파일이 없는 탓인지 런처는 업데이트 검사 후 실행이 종료되었다.
PLAY NC 런처를 통하든 다운로드 페이지를 통해서든 리니지 실행파일 복구 기능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소수의 유저들이 겪는 것이기는 하나 8년 가까이 방치되어서는 곤란하다.
소수의 유저들과 개인적으로 겪은 이 황당한 경험.
빠른 실행파일 복구 기능 추가로 이 문제가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