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국내 교육자치의 상징적 인물 중 한명으로 손꼽힌다. 지난 2009년 4월 첫 주민 직선제에서 경기도교육감으로 당선된 데 이어 이듬해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재선하며,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의 자치교육단체를 통솔하고 있다.
교육감으로서 지난 2년은
학업성취도 떨어진 것 아냐 기초학력 미달 비율 줄어
학교폭력 학생부기재 정부와 갈등 자율성 침해당해
교육감으로서 앞으로의 2년은
올해는 '혁신학교 시즌2' 남은 임기중 가장 신경쓸것
유·초·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고교까지 확대해야
새정부 '행복교육' 공약 경기교육과 큰 틀에서 비슷
초중등 교육 혁신하려면 대학 입시체제부터 바꿔야
올해로 임기 4년의 반환점을 돌게 되는 김 교육감을 만나 그가 추구하는 교육 철학과 지난 2년, 앞으로의 2년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 "혁신학교는 아직 만개하지 않은 꽃. 튼튼하게 자리잡은 뿌리와 줄기를 토대로 올해 더욱 가꿔나갈 것"
김 교육감과 늘 이름을 함께 올리는 혁신학교사업이 시행된 지 어느덧 4년이 지났다. 혁신학교는 경쟁 일변도의 틀에서 벗어나 창의적 교육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위장전입 등으로 학생들이 몰려 학급당 학생 수가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 교육감은 "혁신학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점에선 즐거운 일이지만, 분명 심각하게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며 "해결책을 찾아 학생 수를 줄이고 본래 취지에 맞는 교육을 실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행정사무감사에서 혁신학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오히려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에 대해 김 교육감은 "혁신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많이 줄어든 편"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혁신학교로 지정된 지 2년이 넘은 22곳의 초등학교와 14곳의 중학교 기초학력 미달비율을 보면, 지난 2년간 각각 1.13%p와 2.66%p 줄어들었다"며 "이는 경기도 전체에서 0.9%p와 2.3%p 줄어든 것에 비해 감소폭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육감은 지난 임기 동안에 그랬듯 남은 기간에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혁신학교'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도내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로 만드는 것이 목표며 올해는 '혁신학교 시즌2'의 해로서 혁신학교의 좋은 프로그램이 일반 학교에도 확산되도록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행복해지고 있고, 학교 곳곳에서 자기혁신과 열정이 발견됨에 따라 올해는 혁신학교 사업이 만개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학폭 학생부 기재 관련 교과부의 입장은 수용 어려워… 끝까지 대응할 것"
교육과학기술부와의 갈등 문제에 관한 질문이 언급되자 김 교육감은 차분히 물을 한 잔 마신 뒤 신중하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현재 교과부의 특별징계위원회 회부와 검찰 수사 등이 경기교육 뿐만 아니라 지방교육자치 전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김 교육감은 "쟁점이 된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는 위헌과 위법 소지가 있을 뿐더러 교육적 판단과 합리적인 절차도 없었다"며 "학교폭력 해결 방안에 대한 논의 대신 학생부 기재에만 열을 올리는 것도 문제지만 특정감사, 징계, 고발 등의 수단까지 동원하는 것은 시·도교육청 및 일선 학교들의 자율성과 권한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또 "교과부가 징계와 고발, 학생부 기재를 모두 중단하고 국민들과 소통할 때까지 법적·행정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여, 갈등 양상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김 교육감은 교과부와의 갈등 원인이 된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 관심과 도움의 학교 풍토를 조성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학교폭력은 무관심과 방관이 원인인 만큼 제도적 조치보다 관계 회복에 노력할 것"이라며 "학교폭력 멈춰, 또래중조프로그램, 학생자치법정, 학생동아리 등 현재 시행중인 학생자치활동을 보다 강화해 관계 개선에 힘쓰고, 학교폭력 징후가 포착되는 학교는 전문가들의 집중 컨설팅을 통해 학교폭력을 줄여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