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모 주교의 명상 칼럼] 에니어그램과 MBTI
9가지 성격유형중 어디에 속하나
어떤 성격 유형이든지 거기에 집착하고 있다면, 그것은 왜곡된 자아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셔터스톡
요즘 인기 있는 성격유형 지표로는 MBTI가 있지만, 좀 더 역사가 오랜 성격유형 지표로는 에니어그램(enneagram)이 있다.
에니어그램은 4500년전(기원전 2500년)에 현재의 아프카니스탄 지역에 해당되는 중동지방에서 발생한 고대 지혜이다. 에니어그램은 인간을 각기 다른 성격에 따라 9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유형론의 하나이다.
이 고대의 지혜가 현대 심리학과 결합되어 오늘 날 전 세계에 보급되어 성격유형을 판단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람들은 에니어그램의 테스트에 따라 나는 제1유형이다, 제2유형이다, 혹은 제9유형이다 하고 자신을 하나의 성격 유형으로 분류하고 그것을 자신의 성격 정체성으로 낙인찍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하나의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모든 성격 유형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이고, 그것은 우리의 집착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제1유형을 하나의 예로 들어 살펴보겠다.
에니어그램 제1유형은 완벽주의자들이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하고,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하며, 더 잘 해야 한다는 신념을 몸에 익힌 사람들이어서 도덕과 정의를 지키는 엘리트가 될 수 있다. 이것은 1유형의 긍정적인 면이다.
그러나 1유형은 강박증 환자가 될 가능성이 많으며, 삶과 사람들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되지 않기 때문에 늘 좌절하곤 한다. 그들은 남을 쉽게 비판하고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사람을 피로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고, 다른 사람을 지배하거나 조정하려고 하는, 즉 독선적인 성격이 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1유형의 부정적인 면이다.
1유형의 사람들은 독선적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며, 진리에 이르는 길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당신은 어떤가? 만일 당신이 완전해야 한다는 지나친 집착에 빠져 있다면, 그리고 특히 부정적인 1유형의 성향에 집착하고 있다면 거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에니어그램은 고대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유래되어 심리학과 결합해 만들어진 성격유형지표다. /셔터스톡
명상하는 사람은 에니어그램을 통하여 자기를 발견하고, 집착을 버리고, 9가지 성격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서 성격의 통합을 이루어 전인(全人)을 지향하기 위하여 마음수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것은 명상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자기를 발견하는 방법으로는 내가 이전에 언급한 것처럼 심리학적인 측면과 존재론적인 측면이 있다.
그런데 에니어그램은 이 두 가지 면을 다 충족시키면서 인간이 자기를 발견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유용한 방법이다.
사람은 에니어그램의 아홉 가지 유형 중 반드시 어느 하나의 유형에만 속하는 것은 아니고, 동시에 여러 유형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유형이든지 거기에 집착하고 있다면, 그것은 왜곡된 자아라는 사실과 거기에서 벗어나야 건강한 정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에니어그램을 통해서 자기를 발견하고, 집착하고 있는 면을 발견하면 고쳐서 성장하고 치유해야 건강한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명상 중에 에니어그램의 아홉 가지 성격이 내 안에 어떻게 얼마나 있는가를 성찰해 보았다. 오랜 기간에 걸쳐 살펴보았다. 신기하게도 나의 내면에는 에니어그램의 아홉 가지 성격이 다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아싸지올리의 보다 높은 자아로 나의 정체성을 삼고, 에니어그램의 각 성격에 있는 긍정적인 면은 강화시키고, 부정적인 면은 고치려고 노력했다.
나의 자아는 크게 성장했고, 자존감도 높아졌다. 마음에는 평화와 만족감, 그리고 잔잔한 기쁨(joy)이 스며들었다. 에니어그램은 자기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에니어그램은 내가 다른 사람을 분석하거나 또는 다른 사람이 나를 분석하는, 분석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떤 유형의 성격이 발달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유형의 성격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성장 지향적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에 의미가 있다 하겠다.
이것은 MBTI도 마찬가지이다.
글 | 윤종모 주교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