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요구 지역화폐 예산 3525억 증액
[2023 예산안 타결]
공공임대 예산도 6600억 늘려
기초연금 부부감액 폐지는 더 논의
내년도 예산안 합의 내용을 두고 22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만족스럽진 않지만 실리는 챙겼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그동안 강조해 온 ‘민생 예산’을 목표했던 만큼은 아니더라도 일부 증액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
여야는 이날 지역화폐 예산 3525억 원을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지역화폐 예산은 이재명 대표가 3·9대선 때부터 줄곧 방점을 찍어 온 예산이다. 당초 민주당이 주장해 온 ‘7050억 원 증액’의 절반 수준이긴 하지만 정부·여당의 “증액 불가” 방침을 돌려세웠다는 데에 의의를 두는 분위기다.
그동안 여야가 공방을 이어오던 공공주택 관련 예산을 두고도 민주당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정부·여당의 ‘공공분양주택융자사업’을 정부안대로 유지하는 대신 민주당이 주장해 온 공공임대주택 관련 예산 6600억 원을 증액하기로 했다. 공공형 노인일자리와 경로당 지원을 위한 예산 역시 당초 목표치였던 957억 원 증액을 성사시켰다. 이 대표가 “서민 금융 지원을 위해 중요하다”고 했던 전·월세 보증금 대출 이차보전 지원 예산도 증액하기로 했다. 이 대표가 주문했던 쌀값 안정을 위한 양곡관리법과 관련해선 전략작물직불사업 예산으로 400억 원을 증액하기로 했다.
다만 민주당이 주장해 온 기초연금 부부감액 폐지는 이날 합의에선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논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합의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10%라도 감액을 하자고 했지만 정부가 완강하게 거부해서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예산안 부수법안에 있어서도 민주당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해 민주당은 “증권거래세와 주식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조정하면 정부의 2년 유예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조건으로 내걸었던 비과세 기준 10억 원 유지를 받아들였고, 민주당이 요구했던 증권거래세 인하는 단계적으로 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국민감세안’으로 내걸었던 월세 세액공제 부분도 연소득 5500만 원 이하 소득자의 월세 소득공제율을 현행 12%에서 17%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허동준 기자